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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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세대’ 남자들은 TV연속극을 잘 보지 않는다.
평소엔 일 때문에, 회식 때문에 시리즈물을 감상할 여유가 없다. 또 주말엔 골프, 등산 등 스포츠나 낚시 등 취미 생활을 위해 바쁘다. 잠자기가 취미인 사람을 빼고는.


지난 토요일, 회사 후배와 함께 청계산에 올랐다. 귀가해 두 아들과 오랜 만에 외식(일식)을 한 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요즘 ‘파리의 연인’이 인기 절정임을 알게 됐다.

모 방송국에서 매주 토, 일요일 저녁에 방영하는 시리즈물이라고 한다.  ‘대장금’ 못지않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니 참 대단하다.


나도 한두 번 본 프로그램이었다. 한 장면은 기억 속에 뚜렷하다.

주인공 남자(한기주, 박신양 분)가 사격연습장에서 회사의 대주주 가운데 한 명에게 던지는 가시 돋친 한 마디.

“방아쇠를 당기는 건 오른손입니다. 왼손은 그저 도울 뿐이죠.”

상황을 정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주식 매집에 대한 경고의 소리였다.

방아쇠를 당기는 손과 돕는 손.

앞으로 어떤 상황이 펼쳐질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힘의 논리, 조직의 논리, 의사결정(Decision-making) 권한, 문제해결(Problem-solving) 등의 단어를 연상시켰다.

무서운 말 아닌가.


아이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요즘 ‘애기야’신드롬이 번지고 있다고 한다. 매스컴에선 신드롬이라는 단어를 신중하게 사용해야겠지만, 어쨌든 요즘 이 말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무게를 갖는 모양이다.  여자 주인공(강태영, 김정은 분)이 곤경에 처했을 때 박신양이 애인인 것처럼 꾸며대며 하는 말. "애기야 가자!"


이밖에도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는 말이 많다고 한다.  

<한기주 어록>

“내가 고맙다는 말이 좀 서툴러 도덕시간에 졸았거든....정치경제 시간은 열심히 했다”

“연애?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같이 밥 먹고 집에 데려다 주고, 큰 상처 주기 싫어 작은 상처 주려는 게 연애라면 하는 것 같다.”


<강태영 어록>

“눈물은 아래로 떨어지지만 밥숟가락은 위로 올라간다.”(북한 속담이라네요.)

“여자들은 가끔 그런 상상하거든요. 화려한 사람들 속에서 나 혼자 시든 꽃처럼 앉아 있는데 어디선가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 내 이름을 불러주고 내 어깨 감싸 안아주고 흐트러진 머리 감아올려주는 상상이요. 그런데 대문 앞까지 바래다주면 너무 완벽하잖아요.”

(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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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