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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메모/단상 회상'에 해당되는 글 125건

  1. 2010.07.14 코로 마시는 술
  2. 2010.07.14 버섯은 1 능이, 2 표고, 3 송이
  3. 2010.07.14 학생들의 롤링페이퍼 선물_잊을 수 없는 귀중한 추억,고마움
  4. 2010.07.14 성냄(怒)은 '노예(奴)의 마음(心)'이다
  5. 2010.07.14 '나'라는 생각(我相) 버리기
  6. 2010.07.14 나는 닭눈이 싫다
  7. 2010.07.14 돈 없이 베풀 수 있는 7가지(무재칠시)
  8. 2010.07.14 혓바닥을 조심하라(사불급설,駟不及舌)
  9. 2010.07.14 곱게 늙고,빨리 죽기
  10. 2010.07.14 50대 '늙은 생쥐'들은 회사의 10년 후를 생각하지 않는다
  11. 2010.07.14 바보되기가 어렵다(난더후투)_중국인들의 바보론
  12. 2010.07.14 유대인의 식사법 '카샤룻'은...
  13. 2010.07.14 노후의 최대 적은 자식?_장수와 조기퇴직
  14. 2010.07.14 삼족오와 삼두매
  15. 2010.07.14 화가 최석운의 '여름'_익살의 마학
  16. 2010.07.14 세월은 여시,여시 같은 세월
  17. 2010.07.14 생물학적 유전자와 문화적 유전자(gene & meme)
  18. 2010.07.14 달팽이는 나를 떨리게 한다
  19. 2010.07.14 멀티미디어 시대_원소스 멀티유스
  20. 2010.07.14 졸업은 시작이다
  21. 2010.07.14 박수 칠 때 떠나야 하는 이유&노루가 제 배꼽을 물어뜯는 것
  22. 2010.07.14 씹어 먹는 술
  23. 2010.07.14 군중의 지혜,집단지성
  24. 2010.07.14 시간으로부터의 해방은 가능할까
  25. 2010.07.14 고3은 인삼도,해삼도,산삼도 아니라던데... 편집증만 살아 남는다?
  26. 2010.07.14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27. 2010.07.14 우리는 이상한 회사에서 일한다
  28. 2010.07.14 낙타 17마리를 세 사람이 나눠갖는 방법-베두인의 현자
  29. 2010.07.14 솔개 예찬론에 대하여
  30. 2010.07.14 마누라는 여왕개미?

"어이,오늘 술 한잔 마시지 말고(not drink),한 잔 마시자(smoke)!"

앞으로 전세계의 숱한 애주가들이 과연 이런 말을 쓸 것인가.


                        alco
       <포장마차에서 술 마시는 연예인들-출처:일간스포츠>


조인스닷컴과 인터넷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흡입하는 술'이 등장했다. 알코올과 산소를 섞어 코로 빨아들이는 술이다.
한글을 쓰는 우리는, 설령 코로 마시는 술이 유행하더라도 똑같은 단어를 사용할 것이다. 국어 사전을 보면 '마시다'에는 (1)액체를 목구멍으로  삼키다 (2)(공기 따위를)들이쉬다 등 두 가지 뜻이 있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술을 마시자고 권할 때는 커뮤니케이션의 형태를 바꿔야 한다. 손으로 술잔을 꺾거나, 코를 벌렁거리는 몸짓을 해야 한다.
이에 비해 영어권 사람들은 술이 액체냐,기체냐에 따라 다른 말을 써야 한다.  drink와 smoke.     

애주가의 한 사람으로서 '흡입하는 술'을 만든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를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술이 술을 먹는 경우가 있고,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 많은 술을 마시고 있으니 자중을 해야 한다는 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코로 술을 빨아들이겠다니, 이게 무슨 해괴한 발상인가.

주신(酒神) 박카스에 대한 모독이다.
입으로 씹고, 마시고,핥는 것은 우리 인간에게 중요한 미각을 자극하는 행위다. 굳이 심리학자 프로이드를 입에 올리지 않더라도, 구강기(Oral Stage) 욕구는 평생 우리 안에 잠재해 있다. 구강기에 제대로 욕구를 발산하지 못한 사람은 커서도 손가락을 물어뜯고,담배를 질근질근 씹는다고 한다. 그 중요한 '구강 욕구'를, 하찮은 '코 욕구'로 대체하라니 불끈하지 않을 수 없다.

고주망태 알콜중독자를 빼고, 음주 땐 대체로 상대가 있다. 때때로 '술 상무'가 필요한 경우조차 있다. 술은, 주로 혼자 피우는 담배와는 사뭇 다르다. 술 한 잔에 정이 오가고,술 한잔에 긴장을 풀고 대화와 토론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

'씹는 담배'가 오래 전 개발됐다. 하지만 애연가들이 어디 이런 말을 하고 있는가.  "내년부터는 담배를 피우지 않고(not smoke),씹어야겠다(chew)."
 '흡입하는 술' 개발 아이디어-한 마디로 웃기는 발상이다.

(2004.08)
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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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은 1 능이, 2 표고, 3 송이죠."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중원2리 생태건강마을 추진위원장  장영수(61,이장)씨와 총무 이광순(44)씨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능이버섯을 찬미했다.        
천연산 능이버섯이 으뜸이라는 것이다.  그 다음이 표고버섯,송이버섯이라고 한다.
과문한 탓에 송이버섯을 첫째로 쳐 온 터여서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설명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중원산 일대에서 자연채취할 수 있는 능이버섯은 맛과 향이 특히 뛰어나다고 이들은 말했다.


두 사람의 '능이 찬가'는 끊이지 않았다.
"인공재배가 되지 않는 능이버섯은 맛과 향이 뛰어나 향(香)버섯이라고 부릅니다. 송이버섯은 소나무 뿌리에서 균생합니다. 이에 비해 능이버섯은 참나무 뿌리에서 균생하죠. 갓의 크기가 7~40㎝이고  7~30㎝까지 자랍니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성분과 암세포를 억제하는 다량체 성분이 능이버섯에 들어 있습니다. 또한 단백질을 분해하는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비타민도 풍부하죠. 능이의 향은 흙 냄새, 강한 풀 냄새, 꽃 향기, 나무 향, 고기 향, 상큼한 우유 향 등으로 다양합니다."

능이버섯은 가을이 제 철이라고 한다.
버섯을 따는 대로 바로 말리고, 요리하기 전에 데치면 떫은 맛이 없어진다. 전골, 튀김 프라이, 조개국물, 볶음나물, 필라프(밥에 고기,새우 따위를 넣고 버터로 볶은 음식),계란 무침 등 여러 가지 요리에 쓴다.
찬 바람이 불면 제 맛이 나는 능이버섯을 먹고 싶다. 


(2004.08)
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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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마지막 강의를 한 뒤 학생들에게서 귀한 선물을 받았다.  샤또 시삭 1997년산 와인과 스타벅스의 물병(텀블러). 내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동학(同學)의 마음을 모아 사준 선물이다. 한 여학생은 그래도 서운했던지,초컬릿 세 알과 함께 그림을 그려넣은 쪽지를 건네주었다. 가슴이 벅차다.  1학기 땐 스승의 날에 뜻밖의 많은 선물을 받고 당황 반, 기쁨 반의 심정을 속뜰에 심었다. 하지만 2학기 땐 그런 날도 없어 언감생심(焉敢生心)이라 적이 놀란 게 아니다. 
 
더욱 놀라게 한 값진 선물은 롤링 페이퍼(rolling paper)였다. 1학기 땐, 2학기 수업에 참고하기 위해 비판과 충고를 적어주도록 설문조사를 했었다. 2학기 수강생들이 나름대로 정성껏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완성한 롤링 페이퍼에는 참으로 고마운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행복감에 몸이 잠시 떨렸다. 성적 처리를 끝내면, 1년 동안 깊게 정든 고려대를 떠난다. 내가 그동안 가르치면서 배웠던, 젊고 패기에 찬 학생들이 모두 꿈을 이루길 두 손 모아 빈다. 

(2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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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명예를 얻으려다가 자신의 몸을 망친다면 선비가 아니다. 몸을 망치며 진실을 얻지 못한 자는 다른 사람을 부리지 못한다. (이런 부류는) 남의 일의 도구가 되고, 남의 즐거움에 이용돼 자신의 즐거움을 누리지 못한 사람들이다."[行名失己 非士也 亡身不眞 非役人也  是役人之役 適人之適 而不自適其適者也]
(장자 『대종사』편)
 
상당 부분 맞는 말인 것 같다. 일에 중독돼 허우적거리면 안된다. 워커홀릭(WORKAHOLIC)의 굴레에 묶여 있는 사람은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또 명예욕에 눈이 멀어 바른 길을 벗어나면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 자신이 삶의 주체가 되기는커녕 일의 노예가 되거나, 다른 사람의 장단에 놀아나는 사람은 결코 다른 사람들을 부릴 수 없다. 일의 노예가 되면 화를 잘 내게 된다. 상형문자인 한자가 이를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성낼 노(怒)는 천대 받고 멸시 당하는 '종(奴,노예)의 마음(心)'이다.
 
불교에선 마음(뜻)으로 짓는 세 가지 업(業)인 삼독(三毒)을 경계한다. 그건 탐욕(貪), 성냄(嗔),어리석음(痴)이다. 마음을 쉬는 법(停心觀)으로 탐,진,치를 없애라고 가르친다. 명예욕이 지나치거나 일 욕심이 너무 많으면 노예의 마음으로 떨어져 성냄(嗔)이 잦아진다. 그리고 일을 그르치는 어리석음의 덫에 걸리기도 한다. 인도에서 발원한 불교(소승불교)가 중국으로 건너와, 지극히 현실적인 중국인의 곁에 다가선 데는 노자와 장자의 사상이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이 복잡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데는 '무위자연'이 도리어 걸림돌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사람이 일의 아가리 속으로 끌려 들어가지 않기 위해선, 틈나는 대로 마음공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고개를 쳐든다. 노예가 되지 않고, 나 자신이 이 우주의 주재자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높은 경지에는 사실 도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마음의 밭을 가는 일을 매일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그 밭의 주인이 될 수 있을 터다. 오늘 '경자유전(耕者有田)'을 내 멋대로 해석해 본다.   
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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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선원(金剛禪院,원장 혜거스님)에 딸린 시민선방이 내걸고 있는 실천 및 수행 수칙이다. 그 가운데서도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말에 마음이 잠시 머무르면, 오만가지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가는 곳마다 주인의식을 갖고 삶을 꾸리라는 뜻의 이 네 글자는 입처개진(立處皆眞) 과 짝을 이룬다. 그러니까 주인의식으로 모든 일을 대하면 서 있는 자리가 모두 참됨이라는 뜻이 되겠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과거와 미래에 집착하지 말고, 오늘을 뜻깊게 살아야 한다는 말씀으로도 들린다.
 
서양에서도 '바로 지금,여기(Now, Here)'가 중요한 화두다. '생각할 염(念)'자 자체가 '현재(今)를 생각하는 마음(心)'이기도 하다. 하지만 속세에선 선종(禪宗)의 대선사인 임제 의현(臨濟 義玄)스님의 말씀을 곧이곧대로 따를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국내 기업의 한 총수는 과거 '머슴론'을 내비친 적이 있다. 또 어떤 조직에서 개개인이 처한 상황이 사뭇 달라, 자칫 화(禍)를 부를 소지도 없지 않다.
 
따라서 마음가짐은 주인의식으로 가득 채우되, 함부로 겉으로 드러내선 안될 것 같다. 구업(口業)을 짓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도끼눈을 뜨지 않도록 하는 뾰쪽수, 그건 바로 아상(我相)을 버리는 데 있다.  '나라는 생각(我相), 남이라는 생각(人相), 중생이라는 생각(衆生相), 오래 산다는 생각(壽子相)에 대한 집착'(금강경)을  버리면 된다.  아상을 버리면 굳이 표출할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이 신경을 곤두세우게 할 위험성도 낮다. 마음을 닦아, 아상을 여의는 경지에 다가가면 '수처작주'를 하더라도 넘침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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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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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척 부러운 사람들이 있다. 권력을 움켜쥔 사람도 아니고, 엄청난 부(富)를 쌓은 사람도 아니다. 닭 눈(鷄目)을 갖지 않은 사람이 그지없이 부럽다. 닭눈은 사뭇 도전적이고, 참을성이 없는 사람을 상징한다. 닭들은 만나기만 하면 부리로 쪼면서 싸우기 일쑤다. 관상학적으로 닭의 눈을 가진 사람은 며느리나 사위를 삼지 않는다고 한다. 금강선원 원장인 혜거 스님의 말씀이다. 눈이 둥글고,눈동자가 노랗다면 영락없이 닭눈이라고 한다. 우스갯말로는 '순수 혈통의 닭눈'인 셈이다. 불교의 수행 측면에서도, 닭눈을 가진 사람은 끈기가 없어 제대로 수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과 티격태격 하고, 공연히 다른 사람의 결점을 끄집어내 쪼는 닭눈이 나는 싫다.  이런 게 모두 업(業)의 소치인 줄은 모르겠으나, 나에게도 이런 닭눈의 DNA가 아직 꽤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아니다. 어떤 땐 이런 기운이 지나침을 느낀다.  오! 가여운 나의 경박함이여!  아직 오지 않은 것들을 괜스레 걱정하는 것도 이런 닭눈 탓이 아닐까.  이젠 잘 죽는 일을 생각하게 된다. 요즘 선서(善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석가모니불의 경지에 도달할 순 없겠지만, 잘 죽는 준비를 차근히 하고 싶다. 그러자면 우선 닭눈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자기 감정의 조절에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희로애락을 남에게 들키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조어장부(調御丈夫)의 경지를 목표 삼아 여생을 꾸리고 싶다. 혜거 스님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귀격(貴格)으로 친다. 고인은 실실 웃거나 화를 잘 내지 않았다고 한다. 포커 페이스의 일종에 속한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렇더라도,너무 심각한 것은 싫다. 밝은 웃음과 유머,다른 사람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나는 좋다.
 
나는 잘 죽고 싶다. 갱년(更年)의 삶, 제 2의 인생에선 닭눈의 DNA를 내 몸뚱아리에서 완전히 도려내 던져버리고 싶다. 그래야 웰다잉(Well-dying)할 수 있을 것으로 굳게 믿는다. 닭눈(鷄目)의 탈을 벗으려면 많은 수행과 수련이 필요하다. 노자,장자를 읽을 나이에 삼국지나 좋아하고 있어선 안된다.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편안해 지는 경지인 경안(輕安)을 거듭하다 보면 닭눈의 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밤 문득, 여유롭고 관대하고 남의 허물을 덮어주는 덕인(德人)이 사무치게 그립다. 그리하야 언젠가 이승을 하직하기 전에, 덕인으로 거듭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온 몸이 뜨거워 지는 걸 느낀다. 오! 나의 이 경박(輕薄), 이 부박(浮薄)을 어찌 할 것인가.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2009.09)
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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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고(故) 한용철 박사를 기리는 홈페이지(http://www.drhanmemorial.pe.kr/)에 접속하게 되었다. 고인은 서울대병원장과 삼성서울병원 초대원장 등을 지낸 분이다. 호흡기내과의 큰 어른이며,특히 결핵분야의 태두이셨다. 그 분이 생전에 좌우명으로 삼았던 게 무재칠시(無財七施)다.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보석 같은 좌우명을 되돌아 본다. 


무 재 칠 시
[無財七施]- 잡보장경[雜寶藏經]



어떤 사람이 하는 일마다 풀리지 않아 부처님을 찾아가 호소했습니다.
 
"부처님 저는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으니 이 무슨 까닭입니까?"
 
"그것은 네가 남에게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저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빈털털이입니다.
 남에게 줄 것이 있어야 주지 도대체 무얼 준단 말씀입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아무 재물財物이 없더라도 베풀[施]수 있는
 일곱 가지는 있는 것이다.[無財七施]


1.
화안시(和顔施)
 
   얼굴에 밝은 미소를 띠고 부드럽고 정답게 대하는 것이다.
 
   얼굴에 환하고 기쁨 가득찬 미소를 머금은 표정은

   그 자체로도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소중한 보시(布施)가 되는 것이니라.

 
 
2. 언사시(言辭施)
 
  공손하고 아름다운 말로 대하는 것을 말하니
  사랑의 말,칭찬의 말, 격려의 말,양보의 말,부드러운 말 등이다
 

  우리가 몸으로 짓는 열가지 업중에 [身口意]

  입으로 짓는 업[口業]이 네 가지나 된다는 점을 보더라도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니라. [妄語 綺語 兩舌 惡口]

 
 
3. 심시(心施)
 

   착하고 어진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자비심으로 이웃들에게 베푸는 보시행으로

   우리가 늘 따뜻하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도

   소중한 보시(布施)니라.

4. 안시(眼施)

 

   호의를 담아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으로 대하는 것을 말한다.

 

   부드럽고 안온한 눈빛 하나로도 충분한 보시(布施)가 되느니라.

 

 
 
5. 신시(身施)
 
   몸으로 베푸는 것으로, 남의 짐을 들어 준다거나 예의 바르고
   친절하게 남의 일을 돕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면 공손하고 반갑게 인사하고 어른을 만나면

   머리 숙여 인사 할 줄 알고공손하고 예의 바른 몸가짐은

  사람들에게 훈훈한 마음을 안겨 주는 보시행(布施行)이니라.


   *다섯 번째는 '지시(指施)'(지시나 가르침을 고운 말로 하라)도 가능.
 

6. 상좌시(床座施)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내주어 양보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비워주는 것을 말한다.

 

   지치고 힘든 이에게 편안한 자리를 내어주는 것도

   소중한 보시행(布施行)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하느니라.

 

  

7. 방사시(房舍施)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라는 것이다.
 
 굳이 묻지 않고 상대의 속을 헤아려서 도와주는 것이다. (찰시,察施 )
 

 

   "네가 이 일곱 가지를 행하여 습관이 붙으면 너에게 행운이 따르리라"


<자료 출처>(바로가기)

http://blog.naver.com/mcrane/110019800790

Posted by A&Z




진실로,진실로 이르노니 혓바닥을 조심하라. 사불급설(駟不及舌).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가 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직역이다. 네 마리가 끄는 수레가, 혓바닥이 놀리는 말보다 빠르지 않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혓바닥이 쏟아놓는 말(言)이 퍼지는 속도가 말(馬) 네 마리가 끄는 수레보다 빠르니,말을 조심하라는 얘기다. 백 번, 천 번 맞는 말이다.





그 놈의 혓바닥이 놀리는 허무한 말은, 파장이 길고 그 말을 전하는 작자의 인격에 따라 현기증을 일으킬 만하다. 특히 술자리에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이런 저런 말을 쏟아냈다가는 뒷감당이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참으로 중요한 게 말이지만,참으로 힘든 게 말이기도 하다.

듣고,겪고,느끼면서 춤추는 혓바닥이 얼마나 위험한 지 아는 분들이 적지 않으리라. 그런데도 자꾸 술이 우리 자신을 마셔버리는 경우가 적지않다.한심하다. 오늘의 다짐.  사불급설(駟不及舌)!!!  


서양에선 이렇게 다짐한다고 한다.
"Put chains on your tongue,or it will put chains on you."
(네 혀를 쇠사슬로 채워라. 그렇지 않으면 네 혀가 너를 속박할 것이다.)

Posted by A&Z



십인십색,각양각색이다. 때문에 삶을 꾸리면서 부러워하는 대상이 사람마다 사뭇 다르게 마련이다. 공부 잘 하고,예쁘고,참한 20대 초반의 여대생이 "빨리 늙고 싶다. 곱게 늙고 싶다"고 말하는 걸 오래 전에 듣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최근엔 40대임에도 몸매가 20대 뺨치는 한 인기 여배우가 "곱게 늙고 싶다"는 말을 했다는 보도에 빙그레 웃음지은 적이 있다. 

그래,맞다. '9988234'가 되면 얼마나 좋으랴.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2~3일 만에 죽으면(4) 좀 좋겠는가. 그러려면 운동도 꾸준히 하고, 돈도 구차하지 않을 만큼 모아야 하고,아프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세상사가 뜻대로 되는 건 아닐 게다. 그런 홍복을 안고 태어난 사람은 극히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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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늙어가는 것. 그것도 결코 쉽지 않다. 그런 분들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튀어 나온다. 이래저래 나이 듦이 스스로 느껴지고,옆 사람의 눈에 뜨일 때면 바람이 바뀐다. "그래. 정결하게 살다가 빨리 죽으면 좋겠다."  

지난해 강남의 한 마라톤교실에 등록해 준비운동도 배우고 양재천을 헉헉거리며 뛴 적이 있다. 마라톤 국가대표선수를 지냈다는 우리 코치는 10km코스가 가장 위험하다고 매번 강조했다. 나이가 들면서 운동을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절감해, 무턱대고 뛰다가 다치거나 죽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10km코스가 왜 위험천만한 것일까. 곰곰 생각해보니 틀린 말이 아닐 것 같았다. 중장년에 접어들어서도 마음은 20대인 분들이 하고 많다. 자신의 엔진이 이미 낡았는데도,그걸 인지하지 못하는 환상족이 흔하다. 이런 사람들이 10km를 만만하게 보고 꼭 사고를 치는 것 같다. 마라톤을 잠시 하면서 나도 그런 축에 낀다는 걸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대의 마음,50대의 몸인데 그걸 무시하고 뛰다보면 여기저기 몸 부속품이 처참하게 망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늘,참 기분이 묘하다. 그리고 다시금 곰곰 생각해 본다.결론은 이렇다.  "그래. 정결하게 살다가 빨리 죽어야겠다."  


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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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 덕분에 밥벌이를 하는 부류가 참 많다. 정신분석학을 긍정적 시각에서 분석하는 학자나, 부정적 시각에서 문제점을 파헤치는 정신과학자,심리학자가 숱하게 많다. 그뿐인가. 이 학문 체계를 요리조리 돌려 써먹는 신경정신과 의사,심리분석가,카운셀러 등이 세상에 얼마나 널려 있는지 셀 수 없다.

요즘 뉴스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전세계에 숱한 일자리를 만들어준 또다른 대가가 환생한 듯한 착각에 빠진다. 주인공은 바로 마키아벨리. '바티칸의 금서'였던 군주론의 저자다. 입에 풀칠을 하기위해 메디치 집안에 빌붙어 쓴 측면이 있는 그의 저서 '군주론'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최근 부쩍 높아진 것 같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8일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대 개혁 입법이라는 모자를 쓴 게 잘못이라는 반성조의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마키아벨리를 거론했다. 그는 "우리가 세운 방향과 목표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관료의 바다'에 빠졌던 것 같다. 그 때 능숙한 항해술이 필요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나오는 '사자(열정)와 여우(교묘함)의 지혜'가 필요했는데…."라고 말했다. 개혁에 대한 열정은 넘쳤으나,지혜가 부족했다는 투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앞서 한 달 전쯤에도 정치판에 마키아벨리가 등장했다.  전 국회의원(열린우리당) 김성호씨는  "노무현 대통령은 이제 따뜻한 인간의 얼굴이 아니라 여론에 따라 흔들거리며 오직 권력유지에만 골몰하는 ‘마키아벨리의 얼굴’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했다는 그는 일부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이같이 썼다고 한다. 김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이다.  이래 저래 마키아벨리가 무덤 속에서 벌떡 일어나 우리 곁을 배회하는 듯한 느낌이다. '정치 빅뱅'을 앞둔 시점에서 거인이 불티 나듯 팔리고 있는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사무실을 정리하면서 쓰레기통에 버려진 책 한 권을 손에 넣었다. '마키아벨리 회사에 가다'-아무도 말하지 않는 직장인의 생존전략'(페터놀,한스 루돌프 바흐만 지음/황금가지)이라는 책이다. 신문 지상에서 그 내용을 본 기억이 난다. 이 책에선 50대의 '늙은 생쥐'가 등장한다. 은퇴할 날이 머지않은 이 늙은 생쥐들은 조직의 10년 후를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풍자됐다. 이들의 대부분은 매우 현실적이며,목표지향적이고 주도면밀하다. 또 쾌락을 누리고 권력의 열매를 실컷 맛본다는 것이다.  마키아벨리가 날개 돋히듯 잘 팔리는 건 정말 희한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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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중국 연수는 시종여일 강행군이었다. 이번 연수 중 가장 인상깊은 건 우리나라의 현지 기업 전문가들에게서 산업 동향을 들을 수 있었던 점이다. 한마디로 중국 및 외국 기업과의 경쟁이 만만치 않다는 걸 절감했다. 포스코,삼성,CJ 관계자들의 정성어린 브리핑과 따뜻한 영접에 감사를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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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정문 현관에 있는 부조>




 각설하고,내가 가슴 깊이 아로새기고 돌아온 키워드는 네 글자다. 난더후투(難得糊塗). '바보 되기가(멍청해지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총명하기도 어렵지만,바보되기는 더 어렵다(총밍난,후투겅난/聰明難 糊塗更難)'를 4자성어로 줄인 표현이다. 

문화대혁명을 떠올리면 비굴하게 비치는 측면도 없지 않을 터이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집권 전의 이하응(대원군)처럼 바보연하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꼭 그렇게 볼 것만은 아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이게 바로 중국인의 슬기로운 생활 태도이자 상술이 아니겠는가. 

이 성어는 중국인들의 액자에 널리 쓰인다고 한다. 샤오캉(小康)사회를 넘어 다퉁(大同)사회를 지향하는 중국인들의 삶에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난더후투(難得糊塗).  잘난 체하지 말자.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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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가 끝나면 깊은 시름에 잠길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연휴엔 아무래도 마음이 늘어진다. 편하게 두 다리 쭉 뻗고, 이것저것 먹어치운다. 쇼파에 드러누워 TV만 줄창 보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면 뒤룩뒤룩한 뱃살이 손톱 몇 개의 두께에 해당하는 영토를 불린다. 술독에 빠진 사람들은 얼굴까지 붇는다. 의학적으로 따지자면 콜레스테롤과 GPT,GOT 등 수치를 악화시키는 먹을거리가 연휴의 걱정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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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에 관심이 쏠리다보니 유대인의 음식문화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힌두교도는 소고기를,이슬람교도는 돼지고기를 각각 금기로 여긴다. 유대교도에게도 가리는 음식이 있다. 오징어,낙지,문어,새우,게 등을 먹지 않는다. 성서의 가르침에 따라 비늘과 지느러미가 없는 물고기,조개류,갑골류를 멀리 한다.   유대의 식사법인 '카샤룻'에는 '코셔(kosher)'와 '트라이프(tripe)'가 있다. 코셔는 먹기에 적당한 음식을, 트라이프는 부적당한 음식을 가리킨다. 이스라엘에선 율법에 맞고,위생기준에 적합한 식품에 대해 '코셔 인증(認證)마크'를 붙여준다.

오징어,문어,새우에는 콜레스테롤이 많다. 식품 100g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 함량을 보면  닭고기 가슴살의 경우 54mg이다. 이에 비해 오징어는 날것이 312mg,마른 오징어 다리 1,106mg이다. 새우는 183mg이고,낙지는 66mg이며,게는 80mg이다.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내과의사에게서 오징어,문어,낙지,새우 같은 음식을 가급적 섭취하지 말라는 권고를 받는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으나,유대인의 음식 지혜로 느껴진다. 연휴 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면 유대인들의 '카샤룻'을 미친 척 따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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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은 인류 역사상 생물학적으로는 가장 오래 살고, 사회적으로는 가장 일찍 죽을 운명이다.(사회학자 데이비드 리프먼) 노후 대책은 그래서 중요하다. 하지만 사회안전망(social security net)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수급 개시 연령)는 점점 늘어난다. 반면 받을 수 있는 돈( 급여 비율)은 점점 줄어든다. 불안하기 이를 데 없다. '은퇴 위기(retire crisi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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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현재와 비슷한 경제 수준에서 남북통일이 된다면 중년들은 그나마 기대하는 국민연금마저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른다. 통일 비용과 사회복지 비용을 이 세대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할 판이다. 그래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가 신나지 않는다. 세계화 속에서 광증을 드러내고 있는 민족주의와 거기에 바탕한 민족통합이 개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대참사일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 마련된 쪽박마저 깨질 위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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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대책의 걸림돌은, 결코 튼실하지 못한 사회안전망으로만 그치는 게 아니다. 대학까지 가르쳐 놓아도 백수가 우글거리는 사회현상 역시 중년들에겐 큰 짐이다. 요즘 주변을 돌아보면 못난 자식에게 보증을 서거나 사업자금을 대주고 알거지로 전락한 노인들이 적지 않다. 오죽했으면 공영방송에서 "노후대책의 최대 적(敵)은 자식"이라는 취지의 기획보도물을 최근 내놓았을까. 애지중지 키운 자식이 '적'이라니, 우리가 처한 현실이 안타깝다.  

이미 만월(滿月)을 넘긴 '하현달 인생'들은 월식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중년은 구체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의식을 바꾸고,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준비해야 한다. 맞벌이가 가능하면 주저없이 나서야 한다.씀씀이를 줄이고, 눈 높이를 낮추는 연습을 해야 한다. 'The show must go on.'이라고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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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족오(三足烏)가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로 뜨고 있다고 한다. '태양에 살고,다리가 셋 달린 까마귀'인 삼족오는 우리 민족에게 신성(神聖,divinity)을 상징한다.  삼족오는 금오(金烏) 또는 준오라고도 불린다. 금오는 김시습이 쓴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의 금오(金鰲)와는 다르다. 후자는 경주의 산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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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족오는 고대 동북아시아의 태양숭배사상과 샤마니즘의 산물이라고 한다. 설화를 보면 하늘을 건너가는 태양에 까마귀가 살고 있다는 신앙은 중국 전한시대,고구려 때부터 전해 내려왔음을 알 수 있다. 초사(楚辭)와 산해경(山海經)에서 삼족오를 볼 수 있다. 한편 이집트에서도 유사한 설화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삼족오 못지않게 우리 조상의 관심을 끈 건 삼두매(삼두일족응,三頭一足鷹)이다. 삼족오에서 파생된 이미지라 할 수 있다.두 새의 차이점은 다리 셋,머리 셋이라는 것이다. 공통점은 숫자 3이 양쪽에 들어 있다는 것이다.  삼족오는 삼두매 외에도 삼두삼족주작(三頭三足朱雀)을 파생시켰다. 머리가 셋, 다리가 셋인 주작은 '조선왕조실록'과 '악학궤범'에도 모습을 보인다. 중국에선 삼족오가 음양오행론에 수용됐으나, 한반도에선 삼두삼족주작으로까지 변형됐다는 것이다.  



삼족오 같은 고대사의 설화 조류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고대사 관련 드라마 때문이다. 하지만 그 바람이 너무 뜨거워질까봐 걱정이다. 광풍(狂風)이 되어선 안될 것이다. 국수주의 바람을 부르는 데 잘못 이용되면 곤란하다. 이성적으로,실리적으로 꼼꼼이 따져보아야 할 전시작전권 문제에 지나치게 큰 영향을 끼쳐서도 좋을 게 없다. 민족 자존심을 일정 부분 높여주는 활력소가 되는 정도에 그쳤으면 한다. 중추가절에 담긴 뜻처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열풍(熱風)에 그쳤으면 싶다. 이 뜨거운 바람을 좋은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창작한 캐릭터는 썩 많지 않다. 그러니 이런 바람을 타고 삼족오,삼두매,삼두삼족주작 같은 신비의 상징을 우리의 대표 캐릭터로 개발했으면 참 좋겠다. 삼두매의 경우 부적으로 만들어 팔아도 될 듯하다. 일본에선 이런 게 각 지방에 참 많다. 관광수입으로 연결된다. 우리도 민족 혼(魂)을 고취하고, 로열티를 받아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창의력은 다른 나라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20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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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최석운의 작품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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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 걸린 나의 애장품 '여름'> 

  요즘 마누하님에게서 핀잔을 많이 듣는다. 밥을 먹을 때나 커피를 마실 때나,나도 모르게 기린처럼 목을 쭉 빼기 때문이다. 
"당신, 여름 남자 닮아가요? 자세 좀 똑바로 하고 식사해욧!  *%^$#..."
정말 그런가.  화가 최석운(http://blog.joins.com/edwdkim/6726817)의 작품 '여름'에 나오는 두 남자의 바이러스가 내 몸에 들어온 것일까.  10여 년 전 신문에서 그의 익살스런 작풍을 보고 침을 꼴딱 삼켰다. 급기야, 없는 살림에 1백만 원도 넘는 거금을 들여 '여름'을 사고 말았다. 대학로에서 작가를 만나 잠깐 이야기하던 중, 그 사람이 처가의 고향 사람이란 사실을 우연히 알았다. 그러고 보니 마누하님과 같은 항렬이었다.

  이따금 부아가 치밀라치면 이 그림을 쳐다본다. 이내 화가 풀린다. 그림에 화기(火氣)를 흡입하는 빨판이라도 있는 것 같다. 싸움질을 하고 있는 두 남자의 표정이 참 익살스럽다. 순수하다. 사회면을 장식하는 패륜이나 극악무도한 범죄와는 애초부터 전혀 무관한  표정이다. 두 남자는 머지않아 옆구리에 올린 두 팔을 풀 게 틀림없다. 화를 풀고, 마음의 문을 활짝 열 것이다. 요즘 하찮은 일이 법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세태를 보면 참 안타깝다. 이 두 남자처럼 팔을 풀고 막걸리라도 한 잔하면서 화해하면 좋으련만...  우리가 '변호사 전성시대'를 굳이 만들어줄 필요가 있겠는가. 

(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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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여시(如矢). 정말이지 쏜살 같다. 나이 탓인가. 종전엔 여간해선 못느꼈던 걸 요즘엔 느낀다. 시시때때로 목이 마르다. 마시고,또 마셔도 갈증은 나를 풀어주지 않는다. 고독을 씹는다더니,반대로 고독이 나를 씹는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가나 보다. 최근 작은 사건이 하나 있었다. 지난 13일 대학의 홈커밍 행사가 열렸다. 가끔씩 모임에서 보는 얼굴이 대부분이지만, 그 날 학과 동기들의 모습은 웬지 달라보였다. 나이테를 공식확인한 자리였기 때문인 것 같다. 모두들 중얼거렸을 게다. "많이 늙었구나." 

그 시절,대강당에서 진행되는 채플 시간에 우린 '가짜(家字) 대학생'들과 함께 기도를 올렸다. 우린  '연세/상(商)'자를 새긴 배지를 달았고,그녀들은 '연세/가(家)'자  배지를 달고 다녔다. 당시의 가정대학은 요즘 생활과학대학으로 바뀌었다. 상경대학과 가정대학은 같은 시간에 예배를 드렸다.  참 다행이었다. 함께 입학했던 중국 화교 여학생은 1학기를 마치고 학교를 그만두었다. 그 바람에 입학정원이 160명에 달하던 우리 경영학과엔 여자의 씨가 말랐다.  입가에 작은 점이 있던 그녀는 예뻤다.  출결 점검이 매우 엄격해 '연세 고등학교'라고 일컫던 경영학과 커리큘럼을 따라가지 못했을까. 특례입학했던 그녀는 돌연 자퇴를 하고 말았다.  그래서 우린, 대학당국이 여학생만 있는 가정대학을 상경대학과 묶어준 걸 감사하게 생각하곤 했다.
  
"문과대학에는 여학생들이 많았었지. 그런데, 자칫 잘못 했다간 맞아죽을까봐 접근하지 못했었지."  대학 배지가 새겨진 베레모를 받아 쓴 동기들의 이런저런 회상이 이어진다. 
"교양학부 식당은 좀 비쌌지. 음식은 고급스러웠지만 말이야."
"상경대학 건물은 교육과학대학 건물로 바뀌었대. "
"경영학과가 경영대학으로 독립하려고 했을 때, 경제학과와 응용통계학과의 반대가 무척 심했대. 돈 되는 학과가  빠져나가려고 하니 그럴수밖에 없지."
"결국 독립한 경영대학은 문과대학 뒷쪽에 자리잡았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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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과대학 기(旗)를 든 학군단 소속 학생들의 뒤를 따라 우린 행진했다. 강당에서 백양로로,언더우드 동상이 있는 문과대학 앞뜰로... 그러나 축제 기간 중에 있는 후배들은 우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마치 우리가 70년대에 그랬던 것처럼. 어느덧 행진대열은 백주년기념관에 도착해 있었다. 우린 정해진 자리에 앉았다.  앗, 그 때였다. 낮익은 여자 몇 명이 시야에 들어왔다. 아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난 잠시 심호흡을 한 뒤 그녀를 불렀다.
"xxx씨!"

그녀는 나를 단박에 알아보지는 못했다. 명찰을 본 뒤 기억을 더듬으면서 그녀는 손을 내밀어 악수에 응했다. 하지만 옛날과 달리 활달했다. 그래,나이가 몇 살인데...
가정대학 출신의 그녀는 같은 동아리(클럽)에서 활동했던 내 동기들을 많이 알고 있는 듯했다. 계를 묻어 평소에도 자주 만나는 동기에게 물었다. 그녀는 졸업 후 외국계 은행에서 일했고, 그 때 거래 관계로 알고 지낸 사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명단을 찾아보니,서초동에서 살고 있었다. 직위란은 비어있지만,직장이 명기된 걸로 보아 그녀는 아직도 사회생활을 하는 것 같았다.  

동기들과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됐다. 우선,남학생이 전무한 가정대학 학생들이 상경대학 학생들과 미팅을 많이 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  대학 시절에 힘들었던 기억이 남아있는 오대산 등산의 파트너였고, 여러 모로 친했던 동기(사업가)와 나의 첫 미팅 파트너가 동일 인물이었다!
"그러니까,우리 둘 다 그녀에게 결국 차인 셈인가?"
우린 키득대며 웃었다. 그녀는 지방대학의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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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당긴 운명의 화살에 따라 난 삶을 꾸려 왔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쏜살에 얹혀 살아온 인생!  하지만 날아가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정신 없다. 마누하님과 나에겐,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하는 순간이 있다. 좀 쑥스럽지만  그건 TV 시청 시간이다. KBS1의 대하 드라마 '서울 1945' 를 매주말 함께 즐긴다. 오래 전 소설 '태백산맥' 매 권을 가슴 졸이며 함께 즐겼던 것처럼. 끝날 때마다 아쉬워 한 마디 한다. 
"에이~ 짜식들 좀 길게 하지." 
그럴 때마다 마누하님의 말씀은 한결 같다.
"여보, 일 주일 금~방 간다!"
정말이다. 금방 간다. 아찔하다. 아무래도 올해는 이 드라마와 함께 세월 가는 걸 체감하고 살 팔자인가 보다. 세월은 여시(如矢)다. 여시(여우) 같은 세월이다.

(2006.05)
Posted by A&Z

 
JIGOKUDANI, JAPAN - JANUARY 23: A Japanese macaque monkey relaxes in the hot springs at  Jigokudani-Onsen (Hell Valley) on January 23, 2005 in Jigokudani, Nagano-Prefecture, Japan. Japanese Macaques, also known as snow monkeys are the most northerly nonhuman primate in the world. In 1963 a female Macaque ventured into the hot springs to retrieve some soybeans. This behaviour was adopted by other monkeys, and eventually by the entire troop. This Macaque troop regularly visits the Jigokudani-Onsen springs to escape the cold. The hot springs are said to help relieve nerve pain and fatigue. (Photo by Koichi Kamoshida/Getty Images)




"원숭이 똥구멍은 빠~알개. 빨가면 사과,사과는 달다,달면 바나나,바나나는 길어,길면 기차,기차는 빨라,빠르면 비행기,비행기는 높아,높으면 태극기,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하늘 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놀 곳과 놀거리가 마땅치 않던 어린 시절, 목청 높여 외치고 부르던 말잇기와 노래가 새삼 떠오른다.  눈 속에서 포즈를 취한 이 놈은 일본 마카쿠 원숭이(Japaness Macaque Monkey)다.  일명 '눈 원숭이'(Snow Monkey)다.


잔뜩 무뎌진 내 더듬이를 옛 추억에 들이댄 것은  유명한 일본 원숭이 '이모'에 관한 이야기를 '잠들기 전 10분이 나의 내일을 결정한다'(한근태 지음,랜덤하우스중앙,296쪽)에서 읽고 난 뒤다. 마카쿠족(族)에 속하는 이 똑똑한 원숭이가 등장하는 무대는 1953년 9월 일본의 섬 가고시마(鹿兒島)다. 이 놈은 원숭이의 생태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고구마를 주자 가까운 개울가로 걸어가 물에 고구마를 깨끗이 씻어먹었다. 이런 행동은 그 무리에 널리 퍼지고 이내 관습으로 자리잡았다. 저자는 삼성경제연구소의 CEO를 위한 책 소개 프로그램에 내놓은 요약 글을 묶어 출간했다.모두 60권의 경영경제 관련서를 재치있게 요약한 것이다.

동물의 행동을 결정짓는 요인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진(gene,생물학적 유전자)과 밈(meme,문화적 유전자)이 그것이다. 전자는 한 생명체에서 다른 생명체로,후자는 모방을 통해 한 사람의  뇌에서 다른 사람의 뇌로 복제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생일 축하노래로 굳어진 '해피 버스데이 투유'가 밈의 대표주자라는 해석은 자못 흥미롭다. 원숭이의 빨간 항문과 생일케익의 빨간 촛불이 연상돼 입가에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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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와 놀아나다

어딜 가니

몰라

멀리가니

모올라

가기는 가니

(!!)


달팽이 약전

내 안의 뼈란 뼈 죄다 녹여서 몸 밖으로 빚어낸 둥글고 아
름다운 유골 한 채를 들쳐엎고 명부전이 올려다 보인 젖은
뜨락을 슬몃슬몃 핥아가는 온몸이 혓바닥뿐인 生이 있었다.

-서정춘 시집 '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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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 25일 초판 발행된 서정춘 시인의 시집에서 달팽이와 관련된 시 두 편을 발견했다.  평소 자폐아적인 개념으로 달팽이를 바라보던 내게 작은 떨림을 안겨주었다. 가을이 성큼 다가와 그런가.  암수가 함께 사는(자웅동체) 달팽이 모습들이 참 아름답다. 일생을 부디끼며 함께 보내는 달팽이의 삶이, 이 가을 어떤 느낌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갈지 사뭇 궁금하다.

(2005.09)
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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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에서도 오래 전부터 '원소스 멀티유스(One-Source Multi-Use)'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수없이 강조돼 왔다. 쉽게 말해  신문사 편집국에서 생산한 콘텐트를 여러가지 형태로 활용하자는 뜻이다. 하지만 개념만 둥둥 떠다닐 뿐 아직까지 이렇다할 실체가 없다. 그만큼 기존의 사고방식과 습관을 버리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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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념의 기원은 무엇인가.  '원소스 멀티유스(One-Source Multi-Use)'는 영화,즉 영상산업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른바 윈도 전략(Window Strategy)개념이다. 잘 알다시피 영화 시장의 끝은 스크린이 아니다. 우선 비디오로 만들어 팔 수 있다. 그것뿐인가. DVD,오리지널 사운드앨범(OST,영화음악 앨범),TV 방영,해외판권 판매,출판,캐릭터 머천다이징 등으로 돈을 벌 수 있다.  한 편의 영화 콘텐트가 흥행에 성공하면 다양한 부가가치(VA)를 창출한다. 이를 영화산업에선 'CORE(Create One Release Everywhere)의 법칙' 이 적용되는 윈도 전략이라고 한다. CORE법칙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에피소드1'이 꼽힌다. 이 영화는 1억 5천만 달러를 들여 만들었다. 윈도 별 배급수익은 *극장 4억 3천만 달러 *비디오 8억달러,TV방영 4억3천만 달러 *해외배급 로열티 3억 달러 *캐릭터 머천다이징 OST 등 30억 달러다. 모두 50억원을 벌어들인 것이다.<'대박과 쪽박 사이의 영화 경제학,MJ미디어,베니김 지음>


이제 미디어산업 종사자들도 '원소스 멀티유스(One-Source Multi-Use)'개념을 기획 초기부터 염두에 두고  일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우리 실정에선 이런 게 바로 블루오션 전략일 수 있겠다.

(2005.09)
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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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ON] E7900 (1/16)s iso50 F2.8
 김정기 지도교수님(언론정보대학장)과 함께.  이 분의 관심과 애정,지도가 없었더라면 학위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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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ON] E7900 (1/13)s iso50 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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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ON] E7900 (1/5)s iso50 F3.7

"졸업(commencement)은 시작(beginning)이다."
오랜 만에 되새겨보는 말이다.
50을 몇 달 앞두고 학위를 받았으니 감회가 없을 순 없다.
눈을 깔고 뭔가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블로그 친구들의 열렬한 도움이 없었더라면 학위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Posted by A&Z

sonmu

"자벌레가 움츠리는 것은 그 몸을 넓게 펼치기 위함이며,노루가 제 배꼽을 물어뜯는 것은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함이다."

  일본의 기업가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의 정신적 스승은, 시공을 초월해 존재했던, 중국의 손무(孫武)였다. 병가(兵家)의 성(聖)으로 일컫는 손자(孫子)였다. 흔히 '손자병법'이라고 부르는 불후의 명저 '손자십삼편'을 남긴 손무는  오왕 합려를 도와 초나라를 쳐 승리한 뒤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거만하고 횡포해진 합려의 모습을 보고, 오나라의 미래를 밝게 보지 않았다. 월나라 왕 구천에게 살해된 합려의 아들 부차는 부왕의 원수를 갚고 패권을 잡기 위해 오자서를 손무에게 보냈다. 부춘에 칩거하고 있던 손무에게 출사를 권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손무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그는 "여름에 겨울의 가죽 옷을 입고 있으니 우습지 않느냐"라는 비유의 말로 오히려 오자서에게 사직을 권했다. 하지만 책략은 들려주었다. 부차는 손무에게 들은 전략을 바탕으로 전쟁에서 이겼다. 그는 그러나 손무가 던진 세 가지 계책 중 하나를 지키지 못했다. 월나라 왕 구천을 살려둔 것이다. 이는 훗날 오나라 멸망의 씨앗이 되었다. 어쨌든 전쟁에서 이긴 부차는 사례하기 위해 손무를 다시 찾았으나, 그의 행방은 묘연했다. 손무는 이후 모습을 결코 드러내지 않았다.
   월나라 왕 구천을 도와 오나라를 멸망시킨 범려는 물러날 때가 됐다고 여겨 재야로 내려왔다. 세상사의 격류를 등지고 강호에 묻힌 그는 남다른 눈과 판단력으로 장사를 해 큰 돈을 벌었다. 사람들은 그를 '상인의 시조'로 불렀다. 범려는 도지라는 곳에서 상행위를 해 떼돈을 벌었기 때문에 '도주공(陶朱公)'으로 칭송받았다.
   손자와 범려는 '물러날 때'를 알고, 이를 실행에 옮긴 사람들이다.  크고 작은 권력을 내던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쉽지 않은 일을 결행한 연유로 그들의 이름과 언행이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아닐까. 자벌레와 노루의 몸짓이 범상치 않게 여겨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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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씹어먹는 술'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팝뉴스가 독일의 공영방송 도이체 벌레를 인용,보도한 바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알코올 30도의 위스키 과자를 청소년들이 길거리에서 씹어 먹고 다니는 광경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술을 둘러싸고 파문이 일고 있다.  
'씹어먹는 술'은 국내서도 2002년 9월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에서 선을 보였다. 이 술은 1998년 충청대 도대홍 교수팀이 식이섬유를 이용,응고시키는 기술로 개발했다. 연구팀은 충북도의 요청에 따라 엑스포에서 알코올 18~20도의 '씹어먹는 술'을 14.5g단위로 포장해 관람객들에게 나눠 주었다.  설탕과 유기산 등 천연과당류를 이용해 스펀지처럼 매우 작은 구멍을 가진 조직을 만들고 이 안에 식용 발효 알코올을 흡수시킨 술이라고 한다. 

  독일의 '씹어먹는 술'은  알코올과 물을 복합탄수화물에 섞어 건조시킨 것이라고 한다. 이 술은 주로 인터넷에서 팔리고 있으며, 위스키에 국한되지 않고 브랜드,럼,포도주,보드카 등 여러 가지 맛을 낸다.  '씹어먹는 술'에도 좋은 점이 있다. 야구장 등 관중이 흥분해 술병을 내던지기 쉬운 곳에선 불상사를 막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인터넷에서 제한없이 이 술을 살 수 있게 되면 독일에서와 같은 꼴불견을 연출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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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e


 위기라 불리는 상황은 불확실성을 띠게 마련이다. 이른바 비선형적(non-linear) 상황이다.도무지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럴 때 결코 간과해선 안될 일이 있다.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다수(군중)의 의견을 듣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요커'의 칼럼니스트 제임스 서로위키는 '군중의 지혜(Wisdom of Crowds)'라는 책에서 "다수의 지혜를 모으면,때로는 한두 사람의 전문가보다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0년 전 영국의 한 마을의 가축시장에서 살찐 황소를 보여주고, 이 소를 잡으면 몇 파운드의 살이 나올 지 알아맞추는 사람에게 시상하는 경품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6펜스의 돈을 내도록 했다. 모두 787명이 참가한 이 이벤트에서 정답(1198파운드=540kg)을 정확히 알아맞춘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그러나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제출된 답의 평균을 냈더니 1197파운드였다. '군중의 지혜'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또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다.  1968년 미국 잠수함 '스콜피온'이 임무를 마친 뒤 돌아오다 실종됐다. 존 크레이븐이라는 해군 장교는 잠수함 전문가나 해류전문가에게만 기대지 않았다. 그는 엉뚱하게도 수학자,잠수함 전문가,구조대원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팀을 구성했다. 잠수함의 재원 등에 관한 정보를 주고, 팀원 각자가 실종된 잠수함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 거라고 생각하는 지 시나리오를 작성해보라고 요청했다. 상품은 시바스리갈 한 병.
이들은 실종 잠수함의 위치를 정확히 짚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의 시나리오에서 제시된 위치를 종합해 수색작업을 벌인 결과 잠수함을 쉽게 찾아냈다. 그 잠수함은 종합(평균) 예상지점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수학적 또는 과학적으로 분석해 추세선을 발견하면 문제해결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선형적(linear)상황에선 전문가 한 사람의 힘으로도 문제를 풀 수 있다. 하지만 비선형적 상황에선 이야기가 다르다. 통찰력이 남다르고 특출한 사람이 있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땐 '군중의 지혜'를 빌려볼 일이다. 특수 상황에서 우중(愚衆)을 믿어선 안되겠지만, 나름대로 지혜로운 사람들의 의견은 반드시 수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어려울 수록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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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비비아나 토룬이 선보인 '뱅글(Bangle) 시계'. 이 팔찌시계는 "시간이 우리를 구속해선 안되며, 오히려 우리를 시간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 는 철학에서 비롯됐다. 시계줄이 트여 있는 것은 시간의 굴레에서 해방된다는 것을 뜻하며, 거울로 만든 시계판은 현재(Now)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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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은 산삼도,인삼도,해삼도 아니라는 우스갯말이 있다.대학에 가야 인간이 된다고 한다.  

광주에는 대동여지도를 방 벽에 붙여놓고 천산대학을 기여코 졸업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사람이 있다. 그의 말이 걸작이다.
"하고 싶은 일은 천산대학(千山大學)을 졸업하는 일이다. 천산대학이란 죽기 전에 1천 개 산을 오르는 일이다. 현재까지 300여 개의 산을 올랐다. 화랑의 풍류도를 짐작하는 데는 등산이 최적인 것 같다. 산천을 유람하다보면 변화를 받아들이게 된다. 아울러 육체는 건강해지고 정신은 유연해 진다. 등산을 하다보면 호연지기가 길러지고 자연과 교감하게 되며, 자신에 대한 사색과 자신과 만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래서 등산은 운동이라기보다는 풍류도를 실천하는 것에 가깝다. 다시 말해 등산 행위는 도(道) 닦는 일과 같다."

오늘 난장닷컴에는 1년에 1천 곳의 바(BAR)를 가고야 말겠다는  사나이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와 있다. 미국 뉴욕에 사는 댄 프리만(www.thousandbars.blogspot.com )이라는 사람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올해 안에 1,000곳의 바를 방문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지금까지 535곳의 바를 방문했으며, 한 곳에서 보통 3~5잔의 맥주를 마신다는 것이다.  그의 꿈은 '천바대학'졸업인 것 같다.
우리 학창 시절엔 '백미(백번 미팅)대학'의 졸업을 꿈꾸는 사람이 있었다. 또 어떤 사람은 대학 앞 거리의 술집을 하루에 모두 돌아버리겠는 꿈을 실천하곤 3박4일 술에 취해 지냈다는 전설도 없지 않다. 일주(一酒)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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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희한(稀罕)한 이들이 많다. 이것도 일종의 가벼운 편집증(paranoia) 인가.
하긴 '편집증 환자만이 살아남는다(Only the Paranoid Survive)'라는 책이 있는가 하면,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라는 블로그(
http://blog.joins.com/iseek/')도 있긴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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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스터/출처:네이버>

"인생의 드라마는 항상 무게라는 기준으로 표현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인간이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이 그녀에게 일어난 것일까? 그녀의 드라마는 무거움의 드라마가 아니라 가벼움의 드라마였다. 그녀 위에 떨어진 것은 무거운 짐이 아니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었다."
(작품 속의 명문장/그녀=사비나)

바람둥이 외과의사 토마스는 자식을 하나 낳은 아내와 이혼하고 오랜 애인인 화가 사비나 등 여성들과 정사를 나누며 살아간다. 사비나에겐 프란스(대학교수)라는 애인이 있다.
토마스는 어느 날 체코의 한 마을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테레자를 만나 자기 집으로 데려온다. 테레자는 토마스에겐 고향같이 포근한 여자다. 함께 잠 드는 것 자체가 그에겐 행복이다. 이상한 일이다. 그러나 테레자는 다른 여인들과의 섹스를 마다하지 않는 토마스 때문에 심신을 망가뜨려 간다. 1968년 '프라하의 봄'을 짓밟는 소련군의 침공으로 취리히로 피신한 두 사람은 프라하로 다시 돌아오나 토마스는 체제에 협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사 자격을 박탈당한다. 창문 청소부, 농장 트럭 운전기사 등 일자리를 전전하며 늙어가는 토마스는 테레자와 진정한 사랑을 이룬다. 미국으로 건너갔던 사비나는 토마스의 아들에게서 두 사람의 사고사를 알리는 편지를 받는다.
토마스의 사랑은 그렇게 되어야 하는(es muss sein) 것이 아니라, 다른 모양이 될 수도 있는(es konnte auch anders sein) 것이다. 무거움을 견딜 수 없는 가벼운 사랑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사랑과 망명과 현대인의 분열을 다룬,지극히 실제적인 작품이다.  체코 태생의 소설가 이자 극작가인 밀란 쿤데라(1929~)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막 나온 뜨끈뜨끈한 책 한 권을 운좋게 얻었다. 위 내용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요약한, 이 책의 한 chapter를 더 짧게 간추린 것이다. 둘러보니 요긴한 책이다. '교양으로 읽어야 할 절대지식-세계명작 편'(가메야마 이쿠오 외 지음/이다 미디어,864쪽).
이 chapter의 들어가는 부분엔 다음과 같이 서술돼 있다. "사랑과 성,역사와 이데올로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는 주인공들의 방황을 통해 현대인의 분열을 묘사하고 있다. 인간의 삶과 죽음을 가벼움과 무거움이라는 이분법적 측면에서 조명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 많은 세계명작을 읽을 엄두도 못냈던,나같은 사람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일리아스'부터 '반지의 제왕'에 이르기까지 무려 226편의 명작이 보석처럼 빛난다.  개개의 책에 푹 빠지는 게 가장 좋겠다. 하지만 이런 책으로나마 세계명작의 냄새라도 두루 맡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좋은 일이다.  값이 2만 7천원으로 좀 비싸지만,소장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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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


"절대로 회사를 위해 일하지 말라!"
"7년 만에 주어지는 1년 간의 안식휴가,1000만 원의 휴가비와 1,000만원짜리 헬스 이용권..  무료 교육이 유난히 많고 윈윈(win-win)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이상한 회사,휴가는 내 맘대로 가고 사명은 목숨처럼 지키는 회사"

이상한 나라(wonderland)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제목은 '우리는 이상한 회사에 다닌다'이다.(매일경제신문사,남동희 엮음)

10여 년 전부터 내가 견지해 온 작은 기업철학이 있다.
"개인의 목표와 조직의 목표가 일치하는 회사가 가장 좋다. 그런 직장은 '(어른들의)신나는 놀이터'가 될 것이다. 개인이 돈을 위해 일한다고 느끼기보다는, 일을 즐기고 있다고 느낄 때 가장 행복하다. 조직과 개인의, 목표와 지향점이 가장 가까운 회사야말로 가장 훌륭한 조직이다."

누가 뭐래도 아직 이런 작은 철학을 버리지 않고 있는 내게도 '우리는 이상한 회사에 다닌다'는 책은 충격이다. 이 책의 머리말에 등장하는 시간관리 메트릭스 등 익숙한 단어에 잠시 상념의 나래를 접고 똬리를 틀어본다. 리더십,코칭,시간관리,그리고 프랭클린 플래너...

이상한 회사,이상한 문화,이상한 사람들,이상한 고객들. 이 책의 chapter들이다. 눈에 띄는 소제목이 적지 않다. 이상한 단어들 때문이다. 조기출근수당 5000원,I LOVE TEENS,난초에 물 주는 고유업무, 명절 청소경연 대회,People first,Strategy second(사람이 전략보다 중요하다),당신의 감정계좌는 어떻습니까,플래너를 사랑하는 챔피언들.....
흥미롭다. 그런데, 우린 이상한 회사에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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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인 아버지가 세 아들에게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가 남긴 유산은 낙타 17마리였습니다. 
아버지는 유서에서 재산 분배를 명했습니다.
"큰 아들은 낙타의 절반을 상속받고,둘째 아들은 3분의 1을 받아라.그리고 막내는 내가 남긴 낙타의 9분의 1을 가져라."
세 아들은 머리를 쥐어짰으나, 17마리를 아버지의 유언대로 나눌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현자가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는 지혜롭기로 이름난, 나스 알 파드 출신의 헬림 벤 박티어 촌장이었습니다.

촌장은 자신이 타고 온 낙타의 등에서 내렸습니다.
"자네들이 갖고 있는 17마리와 내 낙타를 합쳐보게. 모두 18마리 아닌가.  자,이제 선친의 유언대로 자네들에게 낙타를 나눠주겠네. 장자는 (18마리의) 절반인 9마리를 갖게. 둘째는 (18마리의) 3분의 1인 6마리를 갖고. 막내 아들은 (18마리의) 9분의 1인 2마리를 갖게. 9+6+2=17마리이네. 한 마리는 원래 내것이니 이건 내가 타고 가겠네. 됐나?"

우리의 18번 째 낙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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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e4

병 없이 앓는,
안동댐 민속촌의 헛 제사밥 같은,
그런 것들을 시랍시고 쓰지는 말자.

강 건너 臨淸閣 기왓곡에는
아직도 북만주의 삭풍이 불고,
한낮에도 무시로 서리가 내린다.

진실은 따뜻한 아랫목이 아니라
성에 낀 창가에나 얼비치는 것,
선열한 陸史의 겨울 무지개!

유유히 날던 鶴 같은 건 이제는 없다.
얼음 박힌 山川에 불을 지피며
오늘도 타는 저녁 노을 속,

깃털을 곤두세우고
찬바람 거스르는
솔개 한 마리.

시'솔개'전문 (김종길 시인)


요즘 솔개 예찬론이 뜨겁다.
온-오프가 따로 없다.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의 홈페이지에는,솔개의 진취적 기상을 들어 개혁세력의 비상을 촉구하는 외부 칼럼이 실려 있다. 황영기(黃永基) 우리은행장은  '생존을 위한 개혁'을 강조하면서 솔개가 생명을 연장하는 몸부림을 소개했다. 뿐만 아니다. 각종 포털사이트,언론사 사이트,각종 단체 심지어 교회 홈페이지에도 솔개 예찬 글이 속속 올라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오늘 자 중앙일보 오피니언 면 분수대 칼럼엔 경제부 이세정 차장이 쓴 '솔개'제하의 글이 실렸다.
이러니 솔개에 대해 모르다간 간첩으로 오인받거나 무식꾼이 될 판이다. 솔개 예찬의 요지는 이렇다.
"솔개는 가장 장수하는 조류다. 최고 약 70세의 수명을 누릴 수 있는데 이렇게 장수하려면 약 40세가 되었을 때 매우 고통스럽고 중요한 결심을 해야만 한다.  솔개는 약 40세가 되면 발톱이 노화해 사냥감을 효과적으로 잡아챌 수 없게 된다. 부리도 길게 자라고 구부러져 가슴에 닿을 정도가 되고, 깃털이 짙고 두껍게 자라 날개가 매우 무겁게 된다. 따라서 하늘로 날아오르기가 나날이 힘들다.  이즈음이 되면 솔개에겐 두 가지 선택이 있을 뿐이다. 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리든가 아니면 약 반년에 걸친 매우 고통스런 갱생 과정을 수행하는 것이다. 갱생의 길을 선택한 솔개는 산 정상부근으로 높이 날아올라 곳에 둥지를 짓고 머물며 고통스런 수행을 시작한다.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리가 깨지고 빠지게 만든다. 그러면 서서히 새로운 부리가 돋아나는 것이다. 그런 후 새로 돋은 부리로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새로 발톱이 돋아나면 이번엔 날개의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약 반년이 지나 새 깃털이 돋아난 솔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 다시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라 30년의 수명을 더 누리게 된다.(매일경제 연재 <우화경영>, 정광호 세광테크놀러지 대표의 글)

솔개(소리개,수리개)는 영문명이 Black Kite이고,학명은  Milvus migrans lineatus (J.E. GRAY) 이다. 몸길이는 68.50cm, 깃은 어두운 갈색,부리는 검은 색, 다리는 녹색이다. 꼬리가 다른 수리에 비해 길고, 꼬리를 폈을 때 가운데가 안으로 들어간 게 특징이다. 겨울철새로 도시와 경작지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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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 남쪽의 연도(소리도)의 등대>

살펴보건대 솔개에 얽힌 이야기가 적지 않다.  장자가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제자들이 "까마귀나 솔개가 선생님의 시신을 먹을까봐 두렵다"고 했다. 그러자 장자는 "땅 위에 있으면 까마귀나 솔개의 밥이 되고, 땅 속에 있으면 땅강아지와 개미의 밥이 되거늘 어찌 한 쪽 것을 빼앗아 딴 쪽에 줘 한 쪽 편만 들려고 하느냐"며 나무랐다고 한다.
조선시대 성종은 장군 어유소에게 "날아가는 솔개를 쏴 맞히면 그 놈이 떨어진 곳까지 땅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장군 어유소가 쏜 화살에 맞은 솔개가 떨어진 곳이 경기도 동두천시 생연동이라고 한다.
용인시에는 솔개초등학교가 있다. 이 학교는 이 맹금류의 정신을 가르치기 위해 '솔개교육'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여수 남쪽에는 솔개가 날개를 편 모양의 연도(鳶島)가 있다. 주민들은 이 섬을 '소리도'라고 부른다. 이밖에도 전국 곳곳에 솔개와 관련된 지명이 적지 않다.
 솔개는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의 꿈 그 자체이기도 하다. 시인 김종길처럼 솔개의 웅혼한 기상과 말없음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 것 같다. 가수 이태원은  '솔개'라는 노래를 불렀다. "우리는 말 안하고 살 수가 없나. 나르는 솔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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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환성 감독의 '솔개,그 마지막 몸짓'에서>

그런데 큰 문제가 생겼다. 예부터 우리의 삶 곳곳에 투영된 솔개들이 사라졌다. 연포 해수욕장이 있는 자리는 물론,서울의 고궁 근처에 떼를 지어 살던 솔개들이 자취를 감췄다. 2004년 초에는 TV에서 환경스페셜 프로그램의 주제로 '한반도 마지막 솔개,최초공개!'를 다룰 정도가 됐다. 마지막 생존지가 낙동강 하구라는 것이었다. 또 환경영화제엔 '솔개,그 마지막 몸짓'이라는 작품(박환성 감독)이 출품돼 상을 받았다. 지금 우리 산하에서 과연 몇 마리의 솔개를 발견할 수 있을까.

이쯤되면 매우 착잡하다. 우리 스스로 환경을 파괴하는 바람에 그 놈들이 단말마 같은 비명을 지르며 죽어 가지 않았을까. 아예 이 땅을 떠나 서식지를 옮기지 않았을까. 생각은 '솔개 예찬론'에까지 이른다. 이솝우화에도 등장하는 이 용맹하고 진취적인 새가 우리 눈앞에 잘 보이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면, 솔개를 이렇게 예찬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정신을 상기할 수는 있겠지만, 치열한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기업이 과연 솔개를 배울 수 있을까. 기업은 두 발로 달리는 자전거와 같다는 말이 있다. 조금만 멈추어도 뒤뚱거리다 거꾸러지고 만다. 적자생존(the survival of the fittest)의 좋은 예가 될 수 없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 괜히 트집을 잡는 것 같아 좀 미안하다. 하지만 차라리 '바퀴벌레'를 배우는 게 좋지 않을까? 
<<바퀴벌레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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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여왕개미(Queen ant)가 '신생의 축제'(결혼비행,nuptial fligt)에서 자신을 좇아 하늘로 날아오른 생식개미와 결합한 지도 어언 19년이 더 지났다. 내년 초면 왕국 건설 20주년을 맞는다. 여왕개미는 일개미 한 마리와 병정개미 두 마리를 거느리고 산다. 언젠가 병정개미들은 자신들의 여왕개미를 찾아 길을 떠날 것이다. 이 두마리 개미는 평균 크기인 '2머리(6밀리)'를 이미 넘어섰다. 병정개미는 요즘 매일 '위턱 대련'을 하고 있다. 이들은 완전한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적외선 홑눈'의 기능 향상에 온힘을 쏟고 있다. 이들은 홑눈의 힘이 일정 수준에 달하고 '존슨씨 기관(지구 자기장을 감지하는 감각기관)'이 어른스러워지고,현재 6천5백개인 후각세포가 30만개로 늘어나는 날이 오면 왕국을 떠날 것이다. 페로몬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할 것이다. 자신들의 여왕개미를 찾아 바람을 가르며 하늘로 치솟을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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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여왕개미가 오늘 밤 웃으며 한 마디 토해냈다.
"여왕개미가 무슨 일개미 같냐?"
여왕개미와 일개미,병정개미는 오랜 만에 밥상에 둘러앉아 함께 영양섭취를 했다. '진딧물 분비꿀 43%,곤충 고기 41%,나뭇진 7%,버섯 5%,곡물 가루 4%'의 전통 식단은 아니지만,즐거운 완전소통(더듬이 접촉과 총체적 생각 교환)의 시간이었다.
여왕개미는 오늘도 힘들다. 일개미가 딱 한 마리뿐인 데다가 부실한 탓에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한다. 병정개미들을 실어 나르는 것도 그녀의 몫이다. 그러니 여왕개미의 푸념에 일리가 있고도 남는다.  영양섭취를 한 뒤 일개미와 병정개미들은 일렬로 줄을 서 쓰레기터(주방)로 식사의 흔적들을 날랐다.  일개미와 비슷한 일을 참 많이 하는 우리 여왕개미는 그런 모습이 재미있는 모양이다.  여왕개미가 건강해야 우리 왕국이 안전하다.  신민(臣民)의 한결같은 바람은 그녀의 건재함이다. 여왕폐하,만수무강하소서.
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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