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8234'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12.03 장수에의 꿈,어디까지 바람직한가
  2. 2010.07.16 건배사 모음
  3. 2010.07.14 곱게 늙고,빨리 죽기
종명 수필2011. 12. 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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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수를 향한 인간의 욕망엔 끝이 없는 것 같다. 


 진시황의 불로초 이야기는 귀에 익숙해진 지 오래다. 한참 전 국내에선, 돈 많은 어떤 분의 죽음을 놓고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다면 하루에 1억원 씩이라도 쓰고 싶었을 것"이라고 입방아를 찧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술자리 안주로 올린 재벌과 죽음에 관한 기억이 뚜렷하다. 


 해마다 5월이면 장수노인들에 대한 기사가 매스컴을 장식한다. 기대수명(life expectancy)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건강수명(healthy span)에 대한 염원이 콸콸 솟는다.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이내 노후의 경제적 활동 및 능력에 생각이 미친다. 이젠 오래 산다는 게 결코 유쾌한 것만은 아니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는 10년 정도다. 80세까지 살다가 죽는 경우, 마지막 10년은 크고 작은 병마에 시달린다는 얘기다. 


 



  한때 강남 아줌마들 사이에선 '9988234'라는 게 유행처럼 번졌다. 암호 같은 숫자를 풀이하자면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2~3일 안에 죽는다(234)"라는 뜻이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를 불과 2~3일로 줄이고 싶은 염원이 담겨 있다. 명실상부한 한국 중상층의 장밋빛 꿈인 셈이다.  

    

 의약계도 장수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엔 장수의 비결 가운데 하나가 유전자의 돌연변이임을 밝혀낸 연구결과가 보도됐다. 또 코메디닷컴은 ABC방송을 인용, 미국 샌프란시스코 힐블름 노화생물학센터가 유전자 조작으로 정원의 흙 속에 사는 선충의 수명을 6배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인간의 노화를 막고 수명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책임자는 15년 안에 손에 잡히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ttp://www.kormedi.com/news/article/1202444_2892.html )


 이런 희망섞인 소식과는 달리, 나이 들어가는 사람들이 부닥치는 현실은 사뭇 가혹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년층의 상당 비율이 비참하거나 무기력하게 삶을 지탱하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현대판 고려장의 이야기도 먼 옛날의 민담 따위가 아니다. 지금, 바로 여기(Now, here)에 똬리를 틀고 있다. 


 게다가 베이비부머들과 그 연령대 이상의 고단한 삶을 드러내는 지표나 보도가 속속 나오고 있다. 50세 이상의 생계형 자영업자는 310만 3천 명(10월 현재)에 달한다. 이는 10년 전보다 68만 5천 명이 늘어난 수치다. 뿐만 아니라 중년 여성들이 생계 유지를 위해 수입이 변변치 않은 취업현장에 무더기로 내몰리고 있다고 보도됐다. 50대 여성이 투잡을 해도 한 달 손에 쥐는 돈이 고작 120만 원에 그친다거나, 취업의 벽을 뛰어넘기 위해 학원에 몰리는 '스펙 쌓기 50대 여성'이 최근 두드러지게 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나이가 들어 자원봉사나 취미활동을 하거나, 무력감에서 벗어나 삶의 의미를 느끼게 해주는 일에 종사하는 건 행운이고 행복이다. 하지만 목구멍에 풀칠을 하기 위해 힘들고 보수도 시원치 않는 일터를 전전하는 건 삶의 굴레일 수 있다. 더욱이 병마에 시달리며 연명하는 숱한 사람들에게 장수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도 숨 쉴 수 있고, 걸을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데 감사를 드려야 할까. 수명이 길어지는 이 시대, 오래 사는 게 축복인가 재앙인가. 당신의 의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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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저모/리뷰2010. 7. 16.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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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구.팔팔(9988):99세까지 팔팔하게 살자는 기원의 뜻
     "구구!" 제의와 "팔팔!"화답

◆ 당나귀:'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라는 뜻.
     "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제의와 "당.나.귀!"로 화답

◆ 나이야 가라!:'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나이야 썩 물렀거라'는 뜻
    "나이야! 제의와 "가라!"화답
  
◆ 마음도둑:'고객의 마음을 훔치자'는 뜻.영업이 잘되길 빌 때 쓴다
   "마음을!" 제의와 "훔치자!"화답  

◆ 나가자: '나라를 위하여,가정을 위하여,자신을 위하여'라는 뜻.
   "나가자!" vs "나가자!"

◆ 개나리: '계(개)급장 떼고,나이 잊고'라는 뜻.
   "개나리!" vs "개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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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위하여`→`이대로`…올 연말 유난히

뜨거웠던 건배사들 [조인스]

2008년을 마무리하는 송년회 시즌도 저물어 가고 있다. 송년회를 즐겁게 하는 건 주고받는 술잔만은 아니었다. 다 함께 술잔을 들고 외치는 건배사는 분위기를 띄우는 효과가 있다. '위하여'는 가장 흔히 쓰이는 건배사. 요즘엔 그 건배사도 다양해지고 있다. 10대 여성 댄스그룹의 이름이기도 한 '원더걸스'는 올해 가장 인기를 끌었던 건배사다. '원하는 만큼 더도 말고 걸러스 스스로 마시자'는 뜻이다. 고건 전 총리는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생 송년회에 참석해 '나이야! 가라!'는 건배사를 외쳤다. '불법음원 근절운동'을 하고 있는 엠넷미디어는 건배 제의자가 '우리 모두!'라고 외치면 모두 '불끈불끈'하고 화답한다. 모임의 특성이나 기업의 상황에 맞는 독특한 건배사들을 중앙SUNDAY가 알아봤다.

이달 22일 낮 서울 대학로 인근 중국요리집 ‘진아춘’에서는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생의 송년회가 열렸다. 좌장은 고건 전 국무총리. 건배사 요청을 받은 고건 전 총리는 일어서서 ‘나이야, 가라’를 외쳤다. 고 전 총리가 ‘나이야!’ 하자 나머지 참석자가 ‘가라!’라고 화답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요즘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라는 건배사가 유행이다. 야당과 ‘무력 대치’ 중인 상황에 맞게 전의를 불태우는 내용이다. ‘우리가~!’ 하면 ‘남이가~!’ 하고 답하는 것도 눈에 띈다. 역시 단결을 강조하는 구호다.

술잔을 기울이며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송년 모임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건배사다.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치어스(cheers)’, 일본에서는 ‘간빠이(乾杯)’, 중국에서는 ‘간베이(干杯)’라고 한다. 한국은 ‘위하여!’가 가장 보편적이다. 하지만 다양한 변주가 있다. 연세대에선 ‘위하연!’, 고려대에선 ‘위하고!’라고 외친다. 서울시청에선 ‘위해서!’라고 한다. 이외에도 매년 새로운 유행 건배사가 만들어지고, 모임에 따라 상황에 따라 고유의 건배사도 끊임없이 개발된다.

엠넷미디어의 건배사는 ‘우리모두! 불끈불끈!’이다. 지난해 12월 ‘불법 음원 근절 국민운동’을 시작하면서 사용했다. 이 회사 박광원 대표가 ‘우리모두!’를 외치면 나머지 참석자가 ‘불끈불끈!’이라고 한다. ‘불법 음원 근절’의 약자다. 술자리의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하는 데 특효다.

롯데백화점에선 ‘세우자!’를 건배사로 사용한다. 이 회사 이철우 사장이 외환위기 당시인 11년 전 롯데리아 대표를 맡으면서부터 사용했던 구호다. 여기엔 ‘기초를 탄탄하게, 바로, 높이, 후배들에게 본이 되도록 세우자’는 뜻이 담겨 있다. 잠실 제2 롯데월드 건축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롯데의 최근 상황에 걸맞은 말이기도 하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최근 한 공식 행사에서 ‘쭉-냅시다!’라는 건배사를 했다. ‘쭉-냅시다’는 북한말로 건배란 의미다. 지난해 현 회장은 공식 행사에서 ‘당신! 멋져!’를 외쳤다. 대북사업이 큰 어려움에 처한 올해 그는 북한말 ‘쭉-냅시다’를 통해 그룹의 숙원인 대북사업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두산그룹에서는 ‘위닝팀! 두산!’을 외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은 뭘 하든 언제나 이긴다는 뜻이며, 팀이라고 한 것은 두산은 개인보다 팀의 성과를 중시하며, 두산그룹 전체가 하나의 팀처럼 단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10일 열린 국제경영원 최고경영자 조찬 모임에서 아예 ‘건배사 모음집’을 만들어 참석자에게 나눠줬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었던 건배사는 여성 댄스그룹의 이름이기도 한 ‘원더걸스!’였다. ‘원하는 만큼 더도 말고 걸러서 스스로 마시자’는 뜻이다.

이외에 ▶당신! 멋져! = 당당하게, 신나게, 당당하게, 져주며 살자 ▶진달래! = 진하고 달콤한 내일을 위해 ▶개나리! = 계급장 떼고, 나이는 잊고, 리플렉스(리프레시) 하자 ▶나가자 건! 나가자 배! = 나라와 가정과 자신을 위하여 건강하자 ▶초가집!= 초지일관, 가자, 집으로 등이 눈길을 끌었다.

술잔을 올렸다 내렸다 하며 하는 건배사도 있다. ‘(잔을 높게 들면서) 이상은 높게! (잔을 밑으로 내리면서) 현실은 겸손하게! (잔을 모으면서) 잔은 평등하게!’라고 한다. 골프 모임에서는 이 순서에 맞춰 ‘드라이버는 멀리! 퍼터는 정확하게! 아이언샷은 부드럽게!’라고 한다. 등산 모임에서는 ‘산은 정상까지! 하산은 안전하게! 등산은 수준대로!’ 하면 된다. 일부 회사에선 인화를 강조해 ‘선배는 끌어주고!’ ‘후배는 밀어주고!’ ‘인간 스트레스는 날리고!’를 쓴다.

해고 위협에 떠는 직장인 사이에선 ‘이대로!’라는 건배사도 나온다. 뮤지컬 라이언킹에 나온 대사인 ‘하쿠나! 마타타!’는 아프리카 스와힐리어로 ‘걱정하지 마, 다 잘될 거야’라는 위로를 담고 있다. ‘스페로! 스페라!’는 ‘살아 있는 한 희망은 있어’라는 뜻의 라틴어다.

올해 중소기업인 모임에선 ‘9988! 3944!’, 즉 대한민국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근로자의 88%를 고용하고 있으며 생산의 39%, 수출의 44%를 차지하고 있다는 건배사가 등장했다. 한우 원산지 표시제 정착을 촉구하는 자리에서는 ‘한우는! 한우대로!’라는 건배사가 나오기도 했다.

박혜민·구희령 기자 acirf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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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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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인십색,각양각색이다. 때문에 삶을 꾸리면서 부러워하는 대상이 사람마다 사뭇 다르게 마련이다. 공부 잘 하고,예쁘고,참한 20대 초반의 여대생이 "빨리 늙고 싶다. 곱게 늙고 싶다"고 말하는 걸 오래 전에 듣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최근엔 40대임에도 몸매가 20대 뺨치는 한 인기 여배우가 "곱게 늙고 싶다"는 말을 했다는 보도에 빙그레 웃음지은 적이 있다. 

그래,맞다. '9988234'가 되면 얼마나 좋으랴.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2~3일 만에 죽으면(4) 좀 좋겠는가. 그러려면 운동도 꾸준히 하고, 돈도 구차하지 않을 만큼 모아야 하고,아프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세상사가 뜻대로 되는 건 아닐 게다. 그런 홍복을 안고 태어난 사람은 극히 드물다. 

곱게 늙어가는 것. 그것도 결코 쉽지 않다. 그런 분들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튀어 나온다. 이래저래 나이 듦이 스스로 느껴지고,옆 사람의 눈에 뜨일 때면 바람이 바뀐다. "그래. 정결하게 살다가 빨리 죽으면 좋겠다."  


지난해 강남의 한 마라톤교실에 등록해 준비운동도 배우고 양재천을 헉헉거리며 뛴 적이 있다. 마라톤 국가대표선수를 지냈다는 우리 코치는 10km코스가 가장 위험하다고 매번 강조했다. 나이가 들면서 운동을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절감해, 무턱대고 뛰다가 다치거나 죽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10km코스가 왜 위험천만한 것일까. 곰곰 생각해보니 틀린 말이 아닐 것 같았다. 중장년에 접어들어서도 마음은 20대인 분들이 하고 많다. 자신의 엔진이 이미 낡았는데도,그걸 인지하지 못하는 환상족이 흔하다. 이런 사람들이 10km를 만만하게 보고 꼭 사고를 치는 것 같다. 

마라톤을 잠시 하면서 나도 그런 축에 낀다는 걸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대의 마음,50대의 몸인데 그걸 무시하고 뛰다보면 여기저기 몸 부속품이 처참하게 망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늘,참 기분이 묘하다. 그리고 다시금 곰곰 생각해 본다.결론은 이렇다.  "그래. 정결하게 살다가 빨리 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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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