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3.18 봄에 발이 짱나게 안아프려면?
  2. 2011.03.13 광대무변한 북한산
  3. 2011.03.13 생애 첫 시산제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1. 3. 1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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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춘래춘사춘(春來春似春)이다. 봄철에 해당하는 3월이지만, 아직 본격적인 봄은 아니다. 하지만 곧 화창한 봄이 온다. 봄이 되면 삼삼오오 친구들과 또는 직장 동료들과 야유회 가는 사람들이 많다. 또 겨우내 잔뜩 움츠렸던 등산객들이 산을 오르내리는 발길도 훨씬 더 잦아진다. 봄맞이 행사, 봄 맛보기(嘗春,상춘) 외출이 늘어나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봄철에 가장 칼로리를 많이 소모하는 신체 부위가 바로 발(足)이다. 손이 고생(手苦)하는 것보다는 발이 고생(足苦)하는 게 많은 계절이 봄이다. 발바닥은 흑인이나 백인이나 모두 하얗다. 조물주의 신비인가. 발바닥엔 살갗을 거무튀튀하게 만드는 멜라닌 색소가 없다.

발이 열을 받아 후끈거린다고 호소하는 인종은 주로 아시아 쪽 사람들이다. 특히 한반도에 사는 우리와 일본, 중국인들에게 '발병'이 많다고 한다.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난다"는 노랫말의 그 발병이다. 의사들은 이를 일컬어 '발작열감( 發作熱感)증후군'이라고 한단다. 되게 어렵다. 그냥 발병이라고 하면 될 것을 괜스레 폼 재느라 그렇다.

이 발병은 중장년에 특히 많다고 한다. 하지만 병원에 간다고해서 뭐 뚜렷한 처방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검사해봤자 체크되지도 않는다. 근육이나 뼈,그리고 신경 계통에서 원인을 찾지 못한다. 옛날 사람들은 비타민B가 부족해 발병이 났다고 한다. 특히 비타민B12의 결핍은 치명적은 아니지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다리의 감각이 뚝 떨어지고,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술을 줄창 폭음하는 젊은 술꾼(애주가)들에게도 흔히 나타난다. 영양을 잘 흡수하지 못하는 노인들은 특히 발병을 많이 호소한다. 당뇨병 환자, 갑상선호르몬 환자도 심하다.

봄철엔 누구나 일시적으로 발병 환자가 될 수 있다. 지리산 같은 험산을 잠을 설치며 걷는 사람들이나, 봄이 왔다고 좋아하며 먼 길을 무리하게 걸으면 발에 탈이 난다. 때문에 등산이나 걷기를 하는 사람들은 열을 잘 발산하는 양말을 꼭 신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신발도 열과 땀을 잘 내보내는 좋은 제품을 신는 게 바람직하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기능성 양말.등산화에 딱 들어맞는다. 발병에 잘 걸리지 않으려면 평소 다리를 높이 올리는 운동을 시간 날 때마다 해주고, 찬 물에 담가주고, 비타민 성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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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가끔씩 북한산을 오른다. 그럴 때마다 떠올리는 단어가 있다. 고마움. 그리고 또 하나. 광대무변(廣大無邊). 북한산은 참 넓다. 가없다. 산에서 숙식을 해결할 일도 없으니, 하루해가 너무 짧다고 한탄할 까닭도 없다. 북한산이 무애(無涯)라고 한들, 누가 뭐라 하겠는가. 
 

올 들어 술을 마신 게 겉잡아 일 주일 남짓하다. 음주에 대한 일종의 압박감을 없애려고 작정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이것 저것 따지다보면 술독에 머리를 쳐박아야 한다. 계속 그러다보면 황천길이 눈 앞이다. 좋은 기회를 맞았다. 일부러 목숨을 재촉할 필요는 없다. 더러 미안한 구석도 있지만, 지금까지 몸을 버리면서 퍼마신 주력이 있으니 주변의 이해를 구할 수 있을 터다.  
 
그런데,등산 전 날 해선 안되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몇 해 전, 인턴기자를 했던 까마득한 후배와 '일 잔'하고 말았다. 붙임성도 있고, 일도 열심히 잘해 예뻐하던 녀석이다. 고향에서 재배한 과일까지 보내 정이 듬뿍 들었다. 앞날을 헤아려 보니, 또 한참 동안 못볼 것 같아 일을 저질렀다. 

음주 탓에, 대학 친구들과의 약속시간부터 지키지 못했다. 게다가 저녁에 가족 모임이 있어 "먼저 올라가라"고 친구들을 종용했다. 하지만 의리로 똘똘 뭉친 녀석들이라 40분이나 기다려 주었다. 불광역에서 만나 택시를 타고 삼각산 쪽으로 접근했다. 이날 산행의 목적지는 형제봉. 큰 봉, 작은 봉이 있으니 아무래도 형봉(兄峰)과 제봉(弟峰)으로 나눠 불러야 될 듯하다. 
 
이날 산행 코스는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이었다. 등산객,특히 여자들이 '바둑 놓는 자리'(소피를 보는 곳)라고 부르는 한적한 곳이었다. 한 바탕 유격훈련을 방불케 하는 거친 운동을 피할 수 없었다. 그래도 좋았다. 휴일인데도 인적이 뜸했다. 12시 가까이 되어서야 오르기 시작한 덕분일까. 어쨌든, 택시비 4,200원을 들여 접근할 만한 들목이었다. 포근하고, 넓은 북한산이 우리 곁에 바짝 자리잡고 있다니 큰 행운이다. 코스를 잘 택하고,시간대를 잘 조정하면 뭍사람의 엉덩이를 쳐다보지 않고서도 북한산을 오를 수 있음을 오늘 알았다. 그런 구간을 꼼꼼하게 들여다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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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경험'이 많은 삶은 아름답다
산전수전 겪었다는 중장년에겐 더욱 그렇다. '인생 첫 경험'이 적지않게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다는 것, 그것은 행복의 또다른 이름이다. 가슴 설렐 일들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여전히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우리의 존재 이유다. 이것저것 해봐도 삶이 시들하다는 것은 희망과 호기심의 상실을 뜻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시산제에 참석했다
계곡이 깊고,물이 맑은 유명산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시산제를 지냈다. 등산클럽 회장이 준비한 축문도 아름다웠다. 등산객들의 작은 소망을 잘 담아냈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강의 준비,그리고 사업을 하는 친구들의 바쁜 일정 때문에 꽤 오랜 만에 산을 찾았다. 이번엔 몸이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후미를 지키는 굴욕(!)을 맛보아야 했다. 몸은 참 정직하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꽤 낮아지고,뱃살이 다소 빠지고 '풀밭식사'를 주로 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3시간 여에 걸친 등산과 시산제,그리고 뒷풀이를 감행했는데도 다리에 알통이 배지 않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약 1년의 걷기로 몸이 꽤 단련된 덕분인 것 같다.    

산의 푸르름은 삶의 찌꺼기를 털어준다
시산제를 지낸 뒤, 유명산 계곡에서 바베큐 파티를 열었다. 막소금을 뿌려 구어낸 돼지고기가 입에 착 달라붙었다. 공장에서 직접 사왔다는 막걸리도 일품이었다. 숨가쁘게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겐 등산이 참 좋은 것 같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몸을 점검하는 기회가 된다. 또 푸른 산,푸른 숲을 쳐다보면 마음에 쌓인 삶의 찌꺼기가 자취를 감춘다. 
 
산은 삶을 기름지게 해준다
산은 술독에, 일 중독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에겐 일종의 경고음을 내 준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모두 몸으로 때우려고 하면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음을 가르쳐 준다. 운동과 여행, 그리고 사색과 다소의 여유가 삶을 기름지게 하고 일도 잘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 산을 오른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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