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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14 미역,미역국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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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코님 생신 미역국
아사코님 생신 미역국 by 철수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난 미역귀를 참 좋아한다. 쫄깃쫄깃한 생선 회나 오돌뼈처럼 씹는 맛이 일품이다. 얼마 전, 마나님은 우리 가정의 '소비 조합장'인 날 위해 미역귀를 한 봉지 가득 사왔다. 그런데,뜻밖의 문제에 봉착했다.미역귀가 소금기를 너무 많이 품어 한꺼번에 대량 소비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미역귀를 물에 씻어 염기를 좀 빼고 먹을 수밖에 없었다. 더 오돌오돌해진 미역귀는 블로깅을 하는 나에게 energizer가 돼 주었다.


우리 아이들은 미역국을 참 좋아한다. 엄마한테 미역국을 끓여달라고 조르는 광경을 종종 목격한다. 그러니 집에 말린 미역이 떨어지지 않는다.한동안 아침상에서 미역국을 보고  "오늘 누구 생일이야"라고 묻곤 했다.이젠 그런 일이 없어졌다. 아이들이 언제부터 미역국에 사족을 못썼는지,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미역에 요드와 철분 등의 성분이 들어있고, 콜레스테롤이 몸안에 쌓이는 걸 막아주고,변비에도 좋다는 말을 더 어릴 때 엄마에게 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할 뿐이다.

                              

생일에 미역국을 먹는 이유는 뭘까. 마른 홍합을 넣은 미역국은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한다. 생일엔 산고를 겪은 엄마를 생각하며 미역국을 먹어야 한다.하지만,혓바닥 돌기를 부드럽게 감싸는 미역국을 싫어하는 사람도 꽤 있다.

미역국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수험생이나 승진을 앞둔 사람들이다.그들은 "미역국 먹었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 말은  구한말 일본이 조선의 군대를 해산할 때 생겼다고 한다.군대에서 떨려나온 이들은 호구지책이 막막했다.
일설에 의하면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군대를 '해산(解散)'시켰는데,조선 군인들이 이 단어를 아이 낳는다는 뜻인 '해산(解産)' 및 '해산 미역'과 연결시켜 '미역국 먹었다'는 표현을 만들었다.시험이나 승진에서 '미역국을 먹는 일'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하지만 어머니의 아픔을 상기하는 의미로, 생일에 미역국을 먹는 건 뜻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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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