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연속극 사랑을믿어요'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1.03 연속극'사랑을믿어요'의 갈등 11가지
  2. 2011.01.02 주말연속극'사랑을 믿어요' 작가가 풀어야 할 숙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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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주말연속극 '사랑을 믿어요' 에는 등장인물들 사이의 '갈등의 덫'이 지뢰밭처럼 촘촘히 놓여 있다. 주인공들이 이 가혹한 덫에 걸려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은 기필코 막아야 한다. 그래야 가정의 행복이 지고지선(至高至善)한 '사랑'에 단단히 뿌리박고 무럭무럭 피어날 수 있다. 

숱한 갈등의 덫은 가정의 화평을 가로막는 치명적인 지뢰다. 때문에 '지뢰제거반'이 온갖 첨단장비로 무장한 채 출동해야 한다. 지뢰제거반의 역할은 작가와 연출자의 몫이다. 하지만 시청자도 끊임없이 제작과정에 참여해 갈등이라는 지뢰를 해체해야 한다. 그게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중시되는 현대 사회의 드라마를 보는 쏠쏠한 재미다.

[KBS 주말드라마의 주요 등장인물 그룹]

⓵ 김교감 네  김교감 : 김동훈(송재호 분)                  마누라 : 이미경(선우용녀 분)

⓶ 큰 아들  큰 아들 : 김동훈(이재룡 분)                 큰 며느리 : 서혜진(박주미 분)

                  큰 아들의 딸 : 김란이(김환희 분)          큰 며느리 접근남 : 한승우(이상우 분)

 

⓷ 큰 딸         큰 딸 : 김영희(문정희 분)                     큰 사위 : 권기창(권해효 분)

                      큰 딸의 아이들 : 권재현(윤흥빈 분),권두현(오재무 분),권두희(김단율 분)

 

⓸ 둘째 동생   둘째 동생 : 김수봉(박인환 분)           둘째 동생 마누라 : 윤화영(윤미라 분)

                  둘째 동생 아들 : 김우진(이필모 분)         둘째 동생 매니저 : 김철숙(하제숙 분)

⓹ 어머니와 수양딸    

                  김교감 어머니 : 차귀남(나문희 분)          김교감 수양딸 : 최윤희(황우슬혜 분)

⓺ 막내딸     막내딸 : 김명희(한채아 분)                     국밥집 주인 : 김철수(조인웅 분) 


그렇다면 갈등의 덫, 지뢰밭은 어디에 위치하는가.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다. 시청자도 지뢰제거반의 권능을 다소간 발휘하기 위해선 드라마를 정확히 읽어야 한다. 등장인물 상호간의 갈등요소를 짚어보자.

첫째, 김교감과 마누라의 갈등이다. 무려 40년을 함께 살았으니 참 지겹기도 하겠다. 사실 갈등이라는 용어보다는 지겨움,지긋지긋함,싫증(물림)이라는 표현이 옳겠다. 

이건 적극적인 갈등은 아니지만, 적어도 최소한의 갈등은 된다. 김교감 부부의 갈등은 상대방에 대한 적극적인 배려와 사랑,그리고 참신함의 창출이 뒤따라야 풀릴 수 있다. 꽈배기처럼 돌돌 꼬여 있는 등나무를 올곧게 펴줘야 한다. 

둘째, 큰 아들 부부의 갈등 및 손녀딸 란이와 엄마의 갈등이다. 큰 사위의 말처럼,김동훈은 "대한민국에서 하나 있을까 말까 한 예외적 상황을 만든' 원죄를 안고 있다. 마누라를 혼자서,그것도 젖을 막뗀 어린 딸을 남겨둔 채 무려 3년 간이나 프랑스 파리로 유학하게 허락한 원죄가 작지 않다. 

그 죄값을 동훈은 톡톡히 치르고 있다. 하루에 몇 번씩 전화를 걸어도 마누라는 묵묵부답이다. 무슨 사고 났는지, 무슨 짓을 저지르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졸업논문 때문에 바빠서 그럴 테지"라고 생각하지만 미모의 아내를 적진(?)에 보내놓고 속이 편할 남자가 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란이의 엄마를 향한 증오 또는 애증도 만만치 않다. 벌써 크게 굉음을 내며 폭발했다. 학예회 때 자신을 홀로 내팽개쳐둔 '잘난 엄마'가 란이는 밉다. 엄마 때문에 화난 란이가 작은 할머니(윤미라 분)에게  분풀이했다가 아빠한테 된통 야단맞았다. 손에 매질까지 당했다.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한편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다. 이런 깊은 갈등과 애증은 어른들이 이기적으로 행동해 만든 것 아닌가. 다른 아이들의 엄마는 꿈이 없어서 그렇게 아이들 곁에서 희생하고 사나? 


셋째, 둘째 아들 부부의 갈등이다. 이건 정말 심각한 수준의 갈등이다. 30년 째 '부부로 위장'한 채 살고 있으니 그 갈등의 깊이란 도저히 헤아릴 수 없다. 남편은 영화배우인 아내의 연기실력을 형편없다고 비난하고, 아내는 드라마작가인 남편의 '글 실력'을 비웃는다. 

남편은 아내의 얼굴이 보톡스 주사 바늘로 성한 데가 없다고 폭로하고,아내는 남편이 빤스(팬티)도 잘 안갈아 입어서 냄새가 나서 옆에 갈 수도 없다고 비아냥거린다. 평행선처럼 도저히 만난 수 없는 이들의 관계는 약 20년 전의 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영화배우 아내가 어느날 집에 돌아와 보니 남편이 젊은 여배우 앞에서 빤스만 입고 글을 쓰고 있었다는 게 팩트다.  아내는 그 날 큰 충격에 휩싸였고 두 사람 사이는 급속히 냉랭해 진다. 이후 30년 동안 부부는 냉전 상태를 지속해 왔다. 아내는 '핑계없는 무덤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넷째, 큰딸과 남편의 갈등이다. 큰 딸은 결혼생활 16년 동안 떡두꺼비 같은 아들만 셋을 쑥쑥 뽑았다. 안동 권씨 양반 집안의 전통에 맞춰 제사도 지내고 생활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큰딸은 "이제는 떠나고 싶다"를 심심하면 노래한다. 한 달에 100만원 받고 드라마작가인 둘째 아버지의 조수로  일한다. 자신도 꼭 드라마작가가 되는 꿈을 이루고 싶어한다. 

매사에 독불장군처럼, 마초 기질로, 폭력적인 언행으로 자신을 옥죄는 남편과는 속히 이혼하고 싶다. 독서량이 턱없이 모자라고 재능도 없으니 꿈에서 깨어나라고 윽박지르는 남편이 참 싫다. 뭐 이런 나쁜 자식이 다 있나. 이따금 반항도 해보지만, 언어영역의 인기강사로 말발도 쌔고 정보수집력도 대단한 남편을 도통 이겨먹을 수가 없다. 

하루 속히 남편의 마수에서 벗어나길 간절히 바라면서 오늘 하루도 보낸다. 큰딸은 이런 남편의 친가(시가)와도 사이가 좋을 리 없다. 큰딸과 안동에 사는 시어머니의 고부갈등도 무시할 수 없는 지경이다. 

다섯때, 국밥집 주인이자 주방장인 김철수(조진웅 분)와 영화배우 윤화영(윤미라 분)의 매니저 일을 보고 있는 여동생 김철숙(하재숙 분)과의 갈등도 큰 편이다. 오빠는 자신들의 엄마에게 함부로 대했던 아줌마(윤화영)의 '하녀질'이나 하고 있는 여동생이 밉다. 

빨리 정신 바짝 차리고 좋은 데 시집이나 가길 바란다. 하지만 김철숙은 "기필코 엔터테인먼트 사장이 되고 말 것"이라며 막무가내다. 철숙은 오빠의 국밥집에 족발이나 사들고 가고, 자신이 모시는 '선생님'(윤화영)에게 전달해야 할 생일 케이크를 깜빡 잊고 집으로 가져가기도 하는 꺼벙한 노처녀다. 두 사람 사이의 바탕은 '오누이 사랑'이지만 겉으로 나타나는 건 못마땅함과 갈등뿐이다.     

여섯째, 김교감의 어머니인 차귀남(나문희 분)과 그녀의 둘째 며느리인 윤화영(윤미라 분)의 고부 갈등이다. 차귀남은 "지난해 시아버지 제삿날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촬영이 있다고 거짓 핑계를 대고 남미의 이과수 폭포에 갔다"며 며느리 윤화영을 대놓고 비난한다. 

그러나 윤화영은 "사실은 드라마에 전혀 캐스팅되지 못하는 신세를 한탄해 폭포에 빠져 죽으러 갔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시어머니가) 이과수폭포처럼 잔소리를 쏟아내기 때문에 시가에 오고 싶지 않다"며 시어머니와 정면 충돌한다.  서로 이해하거나 배려할 생각은 추호도 없는 것으로 비친다.  

일곱째, 막내딸과 남친과의 갈등이다. 막내딸의 남친은 숨겨놓은 여자와 함께 유원지에 놀러가는 등 밀애를 즐기는 것 같다. 바람둥이 남친을 둔 탓에 막내딸은 핸드폰 통화 때마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네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라며 분노한다. 

용암을 내뿜는 화산처럼, 그의 남친에 대한 감정은 항상 활화산이다. 조만간 공식적으로 배신당하고 홧김에 어떤 남자든 골라잡을 듯한 태세다. 막내딸의 갈등은 현재의 남친과의 사이에선 풀리지 않을 공산이 높다. 국밥집 주인과의 새로운 만남?  

여덟째, 큰딸의 세 아들 사이의 갈등이다. 투닥투닥 다투며 크는 게 아이들인지라 이 세 사람의 갈등은 풀어지기 보다는 누그러뜨려질 가능성이 크다. 드라마의 막판이 현재보다 몇 년 뒤인지는 모르지만 세 아들의 나이로 보아 이들이 모두 철이 들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큰 아이가 셋째 아이의 편을 드는 바람에 왕따의 신세에 빠져 있는 둘째 아이의 스트레스를 풀어줄 기제가 필요하긴 하겠다. 

아홉째, 큰아들과 큰사위의 갈등이다. 포장마차에서 남자의,가장의 권위와 가정의 평화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다 찢어진 모습에서 갈등의 폭이 꽤 넓은 걸 느낄 수 있다. 큰아들은 시대의 흐름에 따르고자 애쓰고, 큰사위는 남녀 차별.부부 유별.가장 권위 등을 신봉하는 극보수주의 마초의 전형이다. 

열째, 김교감의 큰 며느리와 그녀를 둘러싼 외국 남자 및 한승우(이상우 분)의 갈등이다. 외국남자는 곧 사라지겠지만, 한승우의 서혜진(박주미 분)에 대한 애착 또는 집착은 간단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모두 기혼이라 이런 상황을 둘러싼 갈등과 2인의 갈등이 다채롭게 펼쳐질 공산이 크다. 

열한번째, 수양딸 최윤희(황우슬혜 분)과 운명과의 갈등이다. 고등학교 때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김교감 집에서 얹혀 살아온 최윤희는 뼈아픈 기억을 안고 있으면서도,겉으로는 평온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그녀의 내면 갈등이 얼마나 심할 것인지 짐작 간다. 

교사로서의 남학생들과의 갈등도 다소 예상된다. 외로운 그녀에게 김우진(이필모 분)이 다가올 것이다. 김우진이 최윤희의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사랑을 어떻게 구해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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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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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주말연속극 '사랑을 믿어요'의 새해 첫날 첫 방송분이 전국 시청률 21.6%를 기록했다. 비교적 좋은 출발이다. 지난번 같은 시간대의 주말드라마 '결혼해 주세요'의 첫 방송분 시청률 16.7%를 훌쩍 뛰어넘는 성적표다. 

하지만 시청율이라는 게 뜬구름 같은 것이라 손에 잡히지 않는다. 따라서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 뿐만아니라 '30%의 벽'을 깨뜨리고 그야말로 대박을 낼 수도 있다. 그건 앞으로의 플롯과 스토리 전개 등에 전적으로 달려 있음은 물론이다. 

50부작의 시리얼로 꾸며지는 가족드라마 '사랑을 믿어요'는 무난한 성격의 김 교감 집 가족과 그 주변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TV극이다. '솔약국집 아들들'에 이어 이번에 손발을 맞추는 작가의 코드는 '사랑 지상주의'로 읽힐 수 있다. '사랑을 믿어요'의 제작의도를 보면 사랑을 지고지선으로 여기는 듯한 작가의 스타일과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연출가과 극작가는 "난 그냥 사랑을 믿어요"라고 선언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것도 사랑이고,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도 사랑이고,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도 사랑이다. 그러니 사랑을 믿지 않을 도리도 없겠다. 

순탄하게 출발선에 선 드라마 '사랑을 믿어요'의 코드(사건,플롯,흥미요소 등)는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난 큰 며느리의 외로움과 학업상 어려움이다. 잘 생긴 프랑스 남자와 한국 남자의 등장은 큰아들 가정에 암운(暗雲)을 몰고 올 수도 있는 핵폭탄 같은 존재다. 

앞으로 이런 상황을 둘러싼 부부의 심적 갈등, 엄마의 부재를 힘겨워하는 딸의 반항과 아빠의 너그러운 사랑, 큰 며느리와 주변 남자들 사이의 갈등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할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행복결말을 풀어놓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둘째, 작은 아버지(작가)와 작은 어머니(영화배우)의 30년에 걸친 갈등관계다. 이들은 '무늬만 부부'다. 모든 걸 따로 하고, 집안에서도 마주치길 꺼려하는 사이다. 가족적,사회적 체면을 위해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지내는 이들 부부가 어떤 계기로 다시 가정의 화목과 사랑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무엇이 '변화 촉진 인자'가 될 것인가. 

셋째, 큰딸과 큰사위의 불평등 관계를 둘러싼 갈등이다. 큰딸은 드라마작가로 뜨기만 하면 '마초''폭력남'인 남편과 깨끗하게 이혼하고 새로운 삶을 꾸리고 싶어한다. 가능하면 학원장이자 인기강사인 남편에게서 충분한 위자료를 받고 싶어한다.  

큰딸이 과연 작가가 될 수 있을지, 그리고 남편이 '여성 상위' 시대는 아니더라도 '동성 평등'시대에 걸맞게 변화할 것인지가 이 드라마의 중요한 감상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 수양딸(교사)은 어떻게 행복,특히 가정의 행복을 찾고 만들 수 있는지가 중요한 감상 포인트다. 친부모의 교통사고사로 김교감 집에 얹혀 살아온 수양딸이 성장기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훌훌 털어내고 좋은 상대를 맞아 어떻게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을지가 극의 전개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한다. 

다섯째, 주인공 라인을 제외한 조연들이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갈지도 드라마 관전의 핵심 요소다. 가족드라마에선 등장인물을 차별하지 않는다. 모두들 한가락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큰사위 권해효는 "데뷰 이후 처음으로 욕 먹을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작가는 앞으로 가부장제도,가장의 권위 등을 살리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것인지 궁금하다. 시대의 흐름에는 썩 맞지 않는 코드이자 이데올로기인데, 과연 작가는 이를 과감히 밀어붙일 수 있을까. 이건 여섯번 째 감상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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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