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KBS-2 주말연속극 '사랑해주세요'에서 자궁암 선고를 받은 고두심(61세의 오순옥 역)은 "모든 게 다 부질없는 일"이라며 긴 한숨을 내뱉는다. 

그녀는 남편 백일섭(63세의 구청6급 공무원 은퇴자 김종대 역)에게 인생이 허무하다는 넋두리를 늘어놓고 " 우리 여행 갑시다. 가까운 온천이라도.."라고  청한다. 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한다.백일섭은 돌연한 아내의 센티멘털 코드를 싸늘하게 퉁놓고 "내 잘끼다"라며 잠자리에 든다. 


무심한 남편의 대응에 한없는 외로움의 나락으로 떨어진 그 날 밤. 고두심은 마루에 쓸쓸히 앉아 있아 고독을 씹는다. 이 장면은 네온등의 흩어진 푸르스름한 빛이 깔린 배경과 어우러져 처절하게 아름답다. 한 폭의 풍경화 같다고 하기엔 너무나도 처연하다.

고두심은 "여행 간다"는 쪽지를 남긴 채 다음날 아침 행방을 감춘다. 핸드폰 연락도 끊는다. 하지만 그녀는 그다지 갈 곳도 없다. 친정 마을을 찾는다. 그리고 아버지의 묘 앞에서 사자(死者)와의 대화를 꾀한다. 죽은 사람의 묘소를 찾아가는 건, 어쩌면 산 자가 넋두리 할  영혼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백일섭은 망연자실 우두커니 앉아 있는 그녀를 바닷가 기차역에서 만난다.(12월 18일, 53회) 

총 56부 작인 주말연속극 '결혼해주세요'는 12월 26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후속작은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명콤비로 손발을 맞췄던 이재상PD와 조정선 작가의 재회 작품 '사랑을 믿어요'다.  2009년 빅히트한 '솔약국집 아들들'의 45회 끝 에고편에 나오는 노래의 제목이 '사랑을 믿어요'였다. 2011년 새해 원단(1월 1일) 오후 7시 45분에 처음으로 안방을 찾아오는 '사랑을 믿어요'의 OST가 궁금하다. 아직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컬그룹 엠투엠(M to M)이 불렀던 그 '사랑을 믿어요'가 혹시 새 주말연속극의 OST는 아닐까? 


반응형
Posted by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