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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어 어항

 

 

우울감을 떨쳐내고, 작은 행복감을 주는 열대어(카디날 테트라, 구피 등 2종), 새우(체리 새우, 생이 새우 등 2종) 그리고 번식력이 매우 강한 다슬기 등 총 5종이 우리집 어항 속에 살고 있다.
 
 
구피가 새우의 먹이를 빼앗아 먹는 모습, 새우가 탈피하는 모습, 새우가 새처럼 날아다니는 모습, 구피가 굼벵이처럼 기어다니는 모습 등이 모두 소확생 장면이다. 각각의 먹이가 다른데 구피 녀석들의 욕심이 과한 것 같다.
 
 
게다가 이들 생물은 가족 대화의 중요한 주제로 떠올랐다. 예전에 구피가 한 마리씩 죽어갈 때의 놀라움과 슬픔, 새우가 새끼를 쳐서 세대(generation)가 늘어날 때의 기쁨, 다슬기의 엄청나게 빠른 번식 속도와 이에 대한 대책 논의 등.
 
 
어느날 어항 뚜껑을 닫지 않은 상태에서 구피 한 마리가 공중으로 점프해 밖으로 튕겨져 나와 바짝 마른 채 주검으로 발견됐을 때의 경악감, 그런 불행의 반복 가능성에 대한 작은 공포도 가족을 묶어주는 역할을 했다.
 
 
이런 저런 '어항 소확행'에 난 무임 승차다. 가장 힘들고 전문적인 어항 물 갈기, 온도 조절, 먹이 주기 등 관리 의무( 또는 권리)에서 벗어나 있다. 그냥 보고, 느끼고, 즐기고, 슬퍼하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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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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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비 분수의 추억

 
 
퇴직 후, 마눌님과 한 지붕 아래서 싸우지 않고 살려면 나름대로 미리 준비해야 한다. 회사 다닐 때와는 모든 게 달라져 삶에 큰 혼선을 빚기 때문이다.
 
 
일설에 의하면 퇴직 후 첫 부부여행을, 대판 싸우지 않고 무사히 넘겨야 황혼 이혼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그런 것 같다.
 
 
물론 그런 여행 후에도 옛 어른들의 시집살이 관련 말씀을 따라야 한다.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소경 3년'(순화 이전의 표현)으로 여러 난관을 뚫어야 싸우지 않고 살 수 있다. 항상 지고 살아야 살아남는다.
 
 
이밖에도 설거지, 청소, 쓰레기 분리수거 및 버리기 등 집안 살림을 이것저것 자청해야 한다. 일어나서 나갈 곳(사무실)을 마련하고, 몸과 정신이 멀쩡하는 한 돈도 벌어야 한다.
 
 
난 이 인고(?)의 9년 더하기 2년을 잘 견뎌낸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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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맞기 싫어 직장을 때려치운다는 영국 보건의료시스템(NHS) 직원. 

 

1. '신체 주권(bodily sovereignty)'이라는 표현을 오랜 만에 본다.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에 해당하는 영국 보건의료시스템(NHS)의 남성 직원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하기 싫어 직장을 그만둔다는 내용의 기사가 영국 공영방송 BBC에 나왔다.
 
 
2. 신체 주권은 예컨대 우리나라의 성문 헌법에 규정돼 있거나 영국의 불문 헌법(관습 헌법)상 인정되는 신체의 자유를 향유하는 권리다. 쉽게 말해 내 몸에 대한 어떤 결정도 내 마음(뜻)대로 내린다는 뜻이다. 하지만 "꼴리는대로 살겠다는데 웬 참견이냐"는 식으로 비친다. 아무래도 내가 지나친 준법주의자인 것 같다.
 
 
3. 신체 주권, 말인즉 옳다.(언즉시야!)
이런 권리를 침해 받기 싫으면 그에 따르는 불편함도 감수하거나 감당해야 한다. 위헌적 다툼은 사후에야 가능하다. 코로나 팬더믹이 우리에게 참 많은 것을 겪고 느끼게 한다. 역시 비상한 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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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