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1050건

  1. 2010.07.14 바보되기가 어렵다(난더후투)_중국인들의 바보론
  2. 2010.07.14 유대인의 식사법 '카샤룻'은...
  3. 2010.07.14 노후의 최대 적은 자식?_장수와 조기퇴직
  4. 2010.07.14 삼족오와 삼두매
  5. 2010.07.14 화가 최석운의 '여름'_익살의 마학
  6. 2010.07.14 세월은 여시,여시 같은 세월
  7. 2010.07.14 생물학적 유전자와 문화적 유전자(gene & meme)
  8. 2010.07.14 달팽이는 나를 떨리게 한다
  9. 2010.07.14 멀티미디어 시대_원소스 멀티유스
  10. 2010.07.14 졸업은 시작이다
  11. 2010.07.14 박수 칠 때 떠나야 하는 이유&노루가 제 배꼽을 물어뜯는 것
  12. 2010.07.14 고행의 봉정암
  13. 2010.07.14 씹어 먹는 술
  14. 2010.07.14 군중의 지혜,집단지성
  15. 2010.07.14 시간으로부터의 해방은 가능할까
  16. 2010.07.14 고3은 인삼도,해삼도,산삼도 아니라던데... 편집증만 살아 남는다?
  17. 2010.07.14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18. 2010.07.14 우리는 이상한 회사에서 일한다
  19. 2010.07.14 낙타 17마리를 세 사람이 나눠갖는 방법-베두인의 현자
  20. 2010.07.14 솔개 예찬론에 대하여
  21. 2010.07.14 마누라는 여왕개미?
  22. 2010.07.14 환자들이 세상을 바꾼다
  23. 2010.07.14 아버지를 말한다
  24. 2010.07.14 음식점 경영 노하우 10
  25. 2010.07.14 점성술,꽁초,그리고 자기무력화
  26. 2010.07.14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에게 한 수 배우기
  27. 2010.07.14 방외지사와 방 밖의 나
  28. 2010.07.14 섹스 자원봉사
  29. 2010.07.14 좋은 고독(solitude),나쁜 고독(loneliness)_좋은 스트레스'(eustress),나쁜 스트레스(distress)
  30. 2010.07.14 피도 눈물도 없이 경영하라 vs 인간의 얼굴을 한 경영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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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중국 연수는 시종여일 강행군이었다. 이번 연수 중 가장 인상깊은 건 우리나라의 현지 기업 전문가들에게서 산업 동향을 들을 수 있었던 점이다. 

한마디로 중국 및 외국 기업과의 경쟁이 만만치 않다는 걸 절감했다. 포스코,삼성,CJ 관계자들의 정성어린 브리핑과 따뜻한 영접에 감사를 드려야겠다.

각설하고,내가 가슴 깊이 아로새기고 돌아온 키워드는 네 글자다. 난더후투(難得糊塗).

 '바보 되기가(멍청해지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총명하기도 어렵지만,바보되기는 더 어렵다(총밍난,후투겅난/聰明難 糊塗更難)'를 4자성어로 줄인 표현이다. 

문화대혁명을 떠올리면 비굴하게 비치는 측면도 없지 않을 터이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집권 전의 이하응(대원군)처럼 바보연하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꼭 그렇게 볼 것만은 아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이게 바로 중국인의 슬기로운 생활 태도이자 상술이 아니겠는가. 

이 성어는 중국인들의 액자에 널리 쓰인다고 한다. 샤오캉(小康)사회를 넘어 다퉁(大同)사회를 지향하는 중국인들의 삶에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난더후투(難得糊塗).  잘난 체하지 말자.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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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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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가 끝나면 깊은 시름에 잠길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연휴엔 아무래도 마음이 늘어진다. 편하게 두 다리 쭉 뻗고, 이것저것 먹어치운다. 쇼파에 드러누워 TV만 줄창 보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면 뒤룩뒤룩한 뱃살이 손톱 몇 개의 두께에 해당하는 영토를 불린다. 술독에 빠진 사람들은 얼굴까지 붇는다. 의학적으로 따지자면 콜레스테롤과 GPT,GOT 등 수치를 악화시키는 먹을거리가 연휴의 걱정거리다.

콜레스테롤에 관심이 쏠리다보니 유대인의 음식문화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힌두교도는 소고기를,이슬람교도는 돼지고기를 각각 금기로 여긴다. 

유대교도에게도 가리는 음식이 있다. 오징어,낙지,문어,새우,게 등을 먹지 않는다. 성서의 가르침에 따라 비늘과 지느러미가 없는 물고기,조개류,갑골류를 멀리 한다.   

유대의 식사법인 '카샤룻'에는 '코셔(kosher)'와 '트라이프(tripe)'가 있다. 코셔는 먹기에 적당한 음식을, 트라이프는 부적당한 음식을 가리킨다. 이스라엘에선 율법에 맞고,위생기준에 적합한 식품에 대해 '코셔 인증(認證)마크'를 붙여준다. 

오징어,문어,새우에는 콜레스테롤이 많다. 식품 100g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 함량을 보면  닭고기 가슴살의 경우 54mg이다. 이에 비해 오징어는 날것이 312mg,마른 오징어 다리 1,106mg이다. 새우는 183mg이고,낙지는 66mg이며,게는 80mg이다.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내과의사에게서 오징어,문어,낙지,새우 같은 음식을 가급적 섭취하지 말라는 권고를 받는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으나,유대인의 음식 지혜로 느껴진다. 연휴 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면 유대인들의 '카샤룻'을 미친 척 따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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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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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은 인류 역사상 생물학적으로는 가장 오래 살고, 사회적으로는 가장 일찍 죽을 운명이다.(사회학자 데이비드 리프먼) 노후 대책은 그래서 중요하다. 

하지만 사회안전망(social security net)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수급 개시 연령)는 점점 늘어난다. 반면 받을 수 있는 돈( 급여 비율)은 점점 줄어든다. 불안하기 이를 데 없다. '은퇴 위기(retire crisis)'다. 

만약 현재와 비슷한 경제 수준에서 남북통일이 된다면 중년들은 그나마 기대하는 국민연금마저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른다. 통일 비용과 사회복지 비용을 이 세대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할 판이다. 

그래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가 신나지 않는다. 세계화 속에서 광증을 드러내고 있는 민족주의와 거기에 바탕한 민족통합이 개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대참사일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 마련된 쪽박마저 깨질 위험이 크다. 


노후대책의 걸림돌은, 결코 튼실하지 못한 사회안전망으로만 그치는 게 아니다. 대학까지 가르쳐 놓아도 백수가 우글거리는 사회현상 역시 중년들에겐 큰 짐이다. 요즘 주변을 돌아보면 못난 자식에게 보증을 서거나 사업자금을 대주고 알거지로 전락한 노인들이 적지 않다. 

오죽했으면 공영방송에서 "노후대책의 최대 적(敵)은 자식"이라는 취지의 기획보도물을 최근 내놓았을까. 애지중지 키운 자식이 '적'이라니, 우리가 처한 현실이 안타깝다.  

이미 만월(滿月)을 넘긴 '하현달 인생'들은 월식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중년은 구체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의식을 바꾸고,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준비해야 한다. 맞벌이가 가능하면 주저없이 나서야 한다.씀씀이를 줄이고, 눈 높이를 낮추는 연습을 해야 한다. 'The show must go on.'이라고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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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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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족오(三足烏)가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로 뜨고 있다고 한다. '태양에 살고,다리가 셋 달린 까마귀'인 삼족오는 우리 민족에게 신성(神聖,divinity)을 상징한다.  

삼족오는 금오(金烏) 또는 준오라고도 불린다. 금오는 김시습이 쓴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의 금오(金鰲)와는 다르다. 후자는 경주의 산 이름이다. 

삼족오는 고대 동북아시아의 태양숭배사상과 샤마니즘의 산물이라고 한다. 설화를 보면 하늘을 건너가는 태양에 까마귀가 살고 있다는 신앙은 중국 전한시대,고구려 때부터 전해 내려왔음을 알 수 있다. 초사(楚辭)와 산해경(山海經)에서 삼족오를 볼 수 있다. 한편 이집트에서도 유사한 설화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삼족오 못지않게 우리 조상의 관심을 끈 건 삼두매(삼두일족응,三頭一足鷹)이다. 삼족오에서 파생된 이미지라 할 수 있다.두 새의 차이점은 다리 셋,머리 셋이라는 것이다. 공통점은 숫자 3이 양쪽에 들어 있다는 것이다.  

삼족오는 삼두매 외에도 삼두삼족주작(三頭三足朱雀)을 파생시켰다. 머리가 셋, 다리가 셋인 주작은 '조선왕조실록'과 '악학궤범'에도 모습을 보인다. 중국에선 삼족오가 음양오행론에 수용됐으나, 한반도에선 삼두삼족주작으로까지 변형됐다는 것이다.  

삼족오 같은 고대사의 설화 조류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고대사 관련 드라마 때문이다. 하지만 그 바람이 너무 뜨거워질까봐 걱정이다. 광풍(狂風)이 되어선 안될 것이다. 국수주의 바람을 부르는 데 잘못 이용되면 곤란하다. 

이성적으로,실리적으로 꼼꼼이 따져보아야 할 전시작전권 문제에 지나치게 큰 영향을 끼쳐서도 좋을 게 없다. 민족 자존심을 일정 부분 높여주는 활력소가 되는 정도에 그쳤으면 한다. 중추가절에 담긴 뜻처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열풍(熱風)에 그쳤으면 싶다. 

이 뜨거운 바람을 좋은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창작한 캐릭터는 썩 많지 않다. 그러니 이런 바람을 타고 삼족오,삼두매,삼두삼족주작 같은 신비의 상징을 우리의 대표 캐릭터로 개발했으면 참 좋겠다. 삼두매의 경우 부적으로 만들어 팔아도 될 듯하다. 

일본에선 이런 게 각 지방에 참 많다. 관광수입으로 연결된다. 우리도 민족 혼(魂)을 고취하고, 로열티를 받아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창의력은 다른 나라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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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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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최석운의 작품 '여름'> (애장품)


요즘 마누하님에게서 핀잔을 많이 듣는다. 밥을 먹을 때나 커피를 마실 때나,나도 모르게 기린처럼 목을 쭉 빼기 때문이다. 

"당신, 여름 남자 닮아가요? 자세 좀 똑바로 하고 식사해욧!  *%^$#..."

정말 그런가.  화가 최석운의 작품 '여름'에 나오는 두 남자의 바이러스가 내 몸에 들어온 것일까.  10여 년 전 신문에서 그의 익살스런 작풍을 보고 침을 꼴딱 삼켰다. 급기야, 없는 살림에 1백만 원도 넘는 거금을 들여 '여름'을 사고 말았다. 

대학로에서 작가를 만나 잠깐 이야기하던 중, 그 사람이 처가의 고향 사람이란 사실을 우연히 알았다. 그러고 보니 마누하님과 같은 항렬이었다.

이따금 부아가 치밀라치면 이 그림을 쳐다본다. 이내 화가 풀린다. 그림에 화기(火氣)를 흡입하는 빨판이라도 있는 것 같다. 싸움질을 하고 있는 두 남자의 표정이 참 익살스럽다. 순수하다. 사회면을 장식하는 패륜이나 극악무도한 범죄와는 애초부터 전혀 무관한  표정이다. 

두 남자는 머지않아 옆구리에 올린 두 팔을 풀 게 틀림없다. 화를 풀고, 마음의 문을 활짝 열 것이다. 요즘 하찮은 일이 법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세태를 보면 참 안타깝다. 

이 두 남자처럼 팔을 풀고 막걸리라도 한 잔하면서 화해하면 좋으련만...  우리가 '변호사 전성시대'를 굳이 만들어줄 필요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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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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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여시(如矢). 정말이지 쏜살 같다. 나이 탓인가. 종전엔 여간해선 못느꼈던 걸 요즘엔 느낀다. 시시때때로 목이 마르다. 마시고,또 마셔도 갈증은 나를 풀어주지 않는다. 고독을 씹는다더니,반대로 고독이 나를 씹는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가나 보다. 최근 작은 사건이 하나 있었다. 

지난 13일 대학의 홈커밍 행사가 열렸다. 가끔씩 모임에서 보는 얼굴이 대부분이지만, 그 날 학과 동기들의 모습은 웬지 달라보였다. 나이테를 공식확인한 자리였기 때문인 것 같다. 모두들 중얼거렸을 게다. "많이 늙었구나." 


그 시절,대강당에서 진행되는 채플 시간에 우린 '가짜(家字) 대학생'들과 함께 기도를 올렸다. 우린  '연세/상(商)'자를 새긴 배지를 달았고,그녀들은 '연세/가(家)'자  배지를 달고 다녔다. 당시의 가정대학은 요즘 생활과학대학으로 바뀌었다. 상경대학과 가정대학은 같은 시간에 예배를 드렸다.  참 다행이었다. 함께 입학했던 중국 화교 여학생은 1학기를 마치고 학교를 그만두었다. 

그 바람에 입학정원이 160명에 달하던 우리 경영학과엔 여자의 씨가 말랐다.  입가에 작은 점이 있던 그녀는 예뻤다.  출결 점검이 매우 엄격해 '연세 고등학교'라고 일컫던 경영학과 커리큘럼을 따라가지 못했을까. 특례입학했던 그녀는 돌연 자퇴를 하고 말았다.  그래서 우린, 대학당국이 여학생만 있는 가정대학을 상경대학과 묶어준 걸 감사하게 생각하곤 했다.
  
"문과대학에는 여학생들이 많았었지. 그런데, 자칫 잘못 했다간 맞아죽을까봐 접근하지 못했었지."  대학 배지가 새겨진 베레모를 받아 쓴 동기들의 이런저런 회상이 이어진다. 

"교양학부 식당은 좀 비쌌지. 음식은 고급스러웠지만 말이야."
"상경대학 건물은 교육과학대학 건물로 바뀌었대. "
"경영학과가 경영대학으로 독립하려고 했을 때, 경제학과와 응용통계학과의 반대가 무척 심했대. 돈 되는 학과가  빠져나가려고 하니 그럴수밖에 없지."
"결국 독립한 경영대학은 문과대학 뒷쪽에 자리잡았다는데..." 

단과대학 기(旗)를 든 학군단 소속 학생들의 뒤를 따라 우린 행진했다. 강당에서 백양로로,언더우드 동상이 있는 문과대학 앞뜰로... 그러나 축제 기간 중에 있는 후배들은 우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마치 우리가 70년대에 그랬던 것처럼. 

어느덧 행진대열은 백주년기념관에 도착해 있었다. 우린 정해진 자리에 앉았다.  앗, 그 때였다. 낮익은 여자 몇 명이 시야에 들어왔다. 아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난 잠시 심호흡을 한 뒤 그녀를 불렀다.
"xxx씨!"

그녀는 나를 단박에 알아보지는 못했다. 명찰을 본 뒤 기억을 더듬으면서 그녀는 손을 내밀어 악수에 응했다. 하지만 옛날과 달리 활달했다. 그래,나이가 몇 살인데...

가정대학 출신의 그녀는 같은 동아리(클럽)에서 활동했던 내 동기들을 많이 알고 있는 듯했다. 계를 묻어 평소에도 자주 만나는 동기에게 물었다. 그녀는 졸업 후 외국계 은행에서 일했고, 그 때 거래 관계로 알고 지낸 사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명단을 찾아보니,서초동에서 살고 있었다. 직위란은 비어있지만,직장이 명기된 걸로 보아 그녀는 아직도 사회생활을 하는 것 같았다.  

동기들과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됐다. 우선,남학생이 전무한 가정대학 학생들이 상경대학 학생들과 미팅을 많이 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  대학 시절에 힘들었던 기억이 남아있는 오대산 등산의 파트너였고, 여러 모로 친했던 동기(사업가)와 나의 첫 미팅 파트너가 동일 인물이었다!

"그러니까,우리 둘 다 그녀에게 결국 차인 셈인가?"
우린 키득대며 웃었다. 그녀는 지방대학의 교수다.

스스로 당긴 운명의 화살에 따라 난 삶을 꾸려 왔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쏜살에 얹혀 살아온 인생!  하지만 날아가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정신 없다. 마누하님과 나에겐,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하는 순간이 있다. 좀 쑥스럽지만  그건 TV 시청 시간이다. KBS1의 대하 드라마 '서울 1945' 를 매주말 함께 즐긴다. 오래 전 소설 '태백산맥' 매 권을 가슴 졸이며 함께 즐겼던 것처럼. 끝날 때마다 아쉬워 한 마디 한다. 

"에이~ 짜식들 좀 길게 하지." 
그럴 때마다 마누하님의 말씀은 한결 같다. "여보, 일 주일 금~방 간다!"
정말이다. 금방 간다. 아찔하다. 아무래도 올해는 이 드라마와 함께 세월 가는 걸 체감하고 살 팔자인가 보다. 세월은 여시(如矢)다. 여시(여우) 같은 세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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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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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이 노래가 왜 그리 좋았는지 모르겠다. 

"원숭이 똥구멍은 빠~알개. 빨가면 사과,사과는 달다,달면 바나나,바나나는 길어,길면 기차,기차는 빨라,빠르면 비행기,비행기는 높아,높으면 태극기,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하늘 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놀 곳과 놀거리가 마땅치 않던 어린 시절, 목청 높여 외치고 부르던 말잇기와 노래가 새삼 떠오른다.  눈 속에서 포즈를 취한 이 놈은 일본 마카쿠 원숭이(Japaness Macaque Monkey)다.  일명 '눈 원숭이'(Snow Monkey)다.


잔뜩 무뎌진 내 더듬이를 옛 추억에 들이댄 것은  유명한 일본 원숭이 '이모'에 관한 이야기를 '잠들기 전 10분이 나의 내일을 결정한다'(한근태 지음,랜덤하우스중앙,296쪽)에서 읽고 난 뒤다. 

마카쿠족(族)에 속하는 이 똑똑한 원숭이가 등장하는 무대는 1953년 9월 일본의 섬 가고시마(鹿兒島)다. 이 놈은 원숭이의 생태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고구마를 주자 가까운 개울가로 걸어가 물에 고구마를 깨끗이 씻어먹었다. 

이런 행동은 그 무리에 널리 퍼지고 이내 관습으로 자리잡았다. 저자는 삼성경제연구소의 CEO를 위한 책 소개 프로그램에 내놓은 요약 글을 묶어 출간했다.모두 60권의 경영경제 관련서를 재치있게 요약한 것이다. 

동물의 행동을 결정짓는 요인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진(gene,생물학적 유전자)과 밈(meme,문화적 유전자)이 그것이다. 전자는 한 생명체에서 다른 생명체로,후자는 모방을 통해 한 사람의  뇌에서 다른 사람의 뇌로 복제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생일 축하노래로 굳어진 '해피 버스데이 투유'가 밈의 대표주자라는 해석은 자못 흥미롭다. 원숭이의 빨간 항문과 생일케익의 빨간 촛불이 연상돼 입가에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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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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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와 놀아나다

어딜 가니

몰라

멀리가니

모올라

가기는 가니

(!!)


달팽이 약전

내 안의 뼈란 뼈 죄다 녹여서 몸 밖으로 빚어낸 둥글고 아
름다운 유골 한 채를 들쳐엎고 명부전이 올려다 보인 젖은
뜨락을 슬몃슬몃 핥아가는 온몸이 혓바닥뿐인 生이 있었다.

-서정춘 시집 '귀'에서-


2005년 8월 25일 초판 발행된 서정춘 시인의 시집에서 달팽이와 관련된 시 두 편을 발견했다.  평소 자폐아적인 개념으로 달팽이를 바라보던 내게 작은 떨림을 안겨주었다. 가을이 성큼 다가와 그런가.  암수가 함께 사는(자웅동체) 달팽이 모습들이 참 아름답다. 일생을 부디끼며 함께 보내는 달팽이의 삶이, 이 가을 어떤 느낌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갈지 사뭇 궁금하다.

(20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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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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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에서도 오래 전부터 '원소스 멀티유스(One-Source Multi-Use)'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수없이 강조돼 왔다. 쉽게 말해  신문사 편집국에서 생산한 콘텐트를 여러가지 형태로 활용하자는 뜻이다. 

하지만 개념만 둥둥 떠다닐 뿐 아직까지 이렇다할 실체가 없다. 그만큼 기존의 사고방식과 습관을 버리기란 쉽지 않다. 

이 개념의 기원은 무엇인가.  '원소스 멀티유스(One-Source Multi-Use)'는 영화,즉 영상산업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른바 윈도 전략(Window Strategy)개념이다. 잘 알다시피 영화 시장의 끝은 스크린이 아니다. 

우선 비디오로 만들어 팔 수 있다. 그것뿐인가. DVD,오리지널 사운드앨범(OST,영화음악 앨범),TV 방영,해외판권 판매,출판,캐릭터 머천다이징 등으로 돈을 벌 수 있다.  한 편의 영화 콘텐트가 흥행에 성공하면 다양한 부가가치(VA)를 창출한다. 

이를 영화산업에선 'CORE(Create One Release Everywhere)의 법칙' 이 적용되는 윈도 전략이라고 한다. CORE법칙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에피소드1'이 꼽힌다. 이 영화는 1억 5천만 달러를 들여 만들었다. 

윈도 별 배급수익은 *극장 4억 3천만 달러 *비디오 8억달러,TV방영 4억3천만 달러 *해외배급 로열티 3억 달러 *캐릭터 머천다이징 OST 등 30억 달러다. 모두 50억원을 벌어들인 것이다.<'대박과 쪽박 사이의 영화 경제학,MJ미디어,베니김 지음>

이제 미디어산업 종사자들도 '원소스 멀티유스(One-Source Multi-Use)'개념을 기획 초기부터 염두에 두고  일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우리 실정에선 이런 게 바로 블루오션 전략일 수 있겠다. (20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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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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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commencement)은 시작(beginning)이다."

오랜 만에 되새겨보는 말이다. 50을 몇 달 앞두고 학위를 받았으니 감회가 없을 순 없다.

눈을 깔고 뭔가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블로그 친구들의 열렬한 도움이 없었더라면 학위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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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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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벌레가 움츠리는 것은 그 몸을 넓게 펼치기 위함이며,노루가 제 배꼽을 물어뜯는 것은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함이다."

일본의 기업가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의 정신적 스승은, 시공을 초월해 존재했던, 중국의 손무(孫武)였다. 병가(兵家)의 성(聖)으로 일컫는 손자(孫子)였다. 

흔히 '손자병법'이라고 부르는 불후의 명저 '손자십삼편'을 남긴 손무는  오왕 합려를 도와 초나라를 쳐 승리한 뒤 권력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거만하고 횡포해진 합려의 모습을 보고, 오나라의 미래를 밝게 보지 않았다. 

월나라 왕 구천에게 살해된 합려의 아들 부차는 부왕의 원수를 갚고 패권을 잡기 위해 오자서를 손무에게 보냈다. 부춘에 칩거하고 있던 손무에게 출사를 권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손무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그는 "여름에 겨울의 가죽 옷을 입고 있으니 우습지 않느냐"라는 비유의 말로 오히려 오자서에게 사직을 권했다. 하지만 책략은 들려주었다. 부차는 손무에게 들은 전략을 바탕으로 전쟁에서 이겼다. 그는 그러나 손무가 던진 세 가지 계책 중 하나를 지키지 못했다. 

월나라 왕 구천을 살려둔 것이다. 이는 훗날 오나라 멸망의 씨앗이 되었다. 어쨌든 전쟁에서 이긴 부차는 사례하기 위해 손무를 다시 찾았으나, 그의 행방은 묘연했다. 손무는 이후 모습을 결코 드러내지 않았다.

월나라 왕 구천을 도와 오나라를 멸망시킨 범려는 물러날 때가 됐다고 여겨 재야로 내려왔다. 세상사의 격류를 등지고 강호에 묻힌 그는 남다른 눈과 판단력으로 장사를 해 큰 돈을 벌었다. 사람들은 그를 '상인의 시조'로 불렀다. 범려는 도지라는 곳에서 상행위를 해 떼돈을 벌었기 때문에 '도주공(陶朱公)'으로 칭송받았다.

손자와 범려는 '물러날 때'를 알고, 이를 실행에 옮긴 사람들이다.  크고 작은 권력을 내던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쉽지 않은 일을 결행한 연유로 그들의 이름과 언행이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아닐까. 자벌레와 노루의 몸짓이 범상치 않게 여겨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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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가모니불의 진신사리를 모신 절이 국내에 5곳 있다고 한다. 영취산 통도사(경남 양산군),오대산 상원사 중대(강원도 평창군),설악산 봉정암(강원도 인제군),사자산 법흥사(강원도 영월군),태백산 정암사(강원도 정선군) 등이다. 이른바 적멸보궁(寂滅寶宮) 이다.
   연초에 월정사와 이 절의 말사(末社)로 적멸보궁인 상원사 상대를 참배한 데 이어,이번 여름엔 설악산 봉정암을 찾았다.  사람들이 봉정암 참배를 구도의 길이니 고행이니 하는 바람에 길을 떠나기 전부터 바짝 얼었다.  술과 담배를 옆구리에 끼고 살아온 터라, 염천에 봉정암을 과연 제대로 오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사흘간 금주하고 헬스클럽에서 땀을 뺀 뒤, 양재천 땡볕에서 자전거 타기를 강행했다. 허벅지 근육도 주인처럼 잔뜩 긴장했다. 평소 운동을 잘하지 않는 나로선, 그야말로 강행군이었다. 특히 봉정암에서 철야기도를 하기로 했으니, 얼마나 힘든 일인가. 걷기 전 근육이완제 한 알을 삼켰다. 결코 쉽지 않은 코스였지만, 전례없이 사전 준비를 한 덕분인지 숨을 헐떡거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날씬함(?)을 잃은 몸 때문에 과부하를 받는 발목이 매우 아팠다. 봉정암에서 입정,기도하고 1시간 여 동안 새우잠을 잔 뒤 하산해 집으로 돌아오면서 큰 희열을 느꼈다.  

(20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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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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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어먹는 술'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팝뉴스가 독일의 공영방송 도이체 벌레를 인용,보도한 바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알코올 30도의 위스키 과자를 청소년들이 길거리에서 씹어 먹고 다니는 광경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술을 둘러싸고 파문이 일고 있다.  

'씹어먹는 술'은 국내서도 2002년 9월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에서 선을 보였다. 이 술은 1998년 충청대 도대홍 교수팀이 식이섬유를 이용,응고시키는 기술로 개발했다. 연구팀은 충북도의 요청에 따라 엑스포에서 알코올 18~20도의 '씹어먹는 술'을 14.5g단위로 포장해 관람객들에게 나눠 주었다.  

설탕과 유기산 등 천연과당류를 이용해 스펀지처럼 매우 작은 구멍을 가진 조직을 만들고 이 안에 식용 발효 알코올을 흡수시킨 술이라고 한다. 

독일의 '씹어먹는 술'은  알코올과 물을 복합탄수화물에 섞어 건조시킨 것이라고 한다. 이 술은 주로 인터넷에서 팔리고 있으며, 위스키에 국한되지 않고 브랜드,럼,포도주,보드카 등 여러 가지 맛을 낸다.  

'씹어먹는 술'에도 좋은 점이 있다. 야구장 등 관중이 흥분해 술병을 내던지기 쉬운 곳에선 불상사를 막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인터넷에서 제한없이 이 술을 살 수 있게 되면 독일에서와 같은 꼴불견을 연출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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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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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라 불리는 상황은 불확실성을 띠게 마련이다. 이른바 비선형적(non-linear) 상황이다. 도무지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럴 때 결코 간과해선 안될 일이 있다.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다수(군중)의 의견을 듣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요커'의 칼럼니스트 제임스 서로위키는 '군중의 지혜(Wisdom of Crowds)'라는 책에서 "다수의 지혜를 모으면,때로는 한두 사람의 전문가보다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0년 전 영국의 한 마을의 가축시장에서 살찐 황소를 보여주고, 이 소를 잡으면 몇 파운드의 살이 나올 지 알아맞추는 사람에게 시상하는 경품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6펜스의 돈을 내도록 했다. 모두 787명이 참가한 이 이벤트에서 정답(1198파운드=540kg)을 정확히 알아맞춘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그러나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제출된 답의 평균을 냈더니 1197파운드였다. 

'군중의 지혜'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또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다.  1968년 미국 잠수함 '스콜피온'이 임무를 마친 뒤 돌아오다 실종됐다. 존 크레이븐이라는 해군 장교는 잠수함 전문가나 해류전문가에게만 기대지 않았다. 

그는 엉뚱하게도 수학자,잠수함 전문가,구조대원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팀을 구성했다. 잠수함의 재원 등에 관한 정보를 주고, 팀원 각자가 실종된 잠수함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 거라고 생각하는 지 시나리오를 작성해보라고 요청했다. 상품은 시바스리갈 한 병.

이들은 실종 잠수함의 위치를 정확히 짚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의 시나리오에서 제시된 위치를 종합해 수색작업을 벌인 결과 잠수함을 쉽게 찾아냈다. 그 잠수함은 종합(평균) 예상지점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수학적 또는 과학적으로 분석해 추세선을 발견하면 문제해결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선형적(linear)상황에선 전문가 한 사람의 힘으로도 문제를 풀 수 있다. 하지만 비선형적 상황에선 이야기가 다르다. 

통찰력이 남다르고 특출한 사람이 있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땐 '군중의 지혜'를 빌려볼 일이다. 특수 상황에서 우중(愚衆)을 믿어선 안되겠지만, 나름대로 지혜로운 사람들의 의견은 반드시 수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어려울 수록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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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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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비비아나 토룬 등이 디자인한 '뱅글(Bangle) 시계'. 이런 팔찌시계는 "시간이 우리를 구속해선 안되며, 오히려 우리를 시간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 는 철학에서 비롯됐다. 시계줄이 트여 있는 것은 시간의 굴레에서 해방된다는 것을 뜻하며, 거울로 만든 시계판은 현재(Now)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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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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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고3은 산삼도,인삼도,해삼도 아니라는 우스갯말이 있다.대학에 가야 인간이 된다고 한다.  

O...광주에는 대동여지도를 방 벽에 붙여놓고 천산대학을 기여코 졸업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사람이 있다. 그의 말이 걸작이다. "하고 싶은 일은 천산대학(千山大學)을 졸업하는 일이다. 천산대학이란 죽기 전에 1천 개 산을 오르는 일이다. 현재까지 300여 개의 산을 올랐다. 화랑의 풍류도를 짐작하는 데는 등산이 최적인 것 같다. 산천을 유람하다보면 변화를 받아들이게 된다. 아울러 육체는 건강해지고 정신은 유연해 진다. 등산을 하다보면 호연지기가 길러지고 자연과 교감하게 되며, 자신에 대한 사색과 자신과 만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래서 등산은 운동이라기보다는 풍류도를 실천하는 것에 가깝다. 다시 말해 등산 행위는 도(道) 닦는 일과 같다."

오늘 난장닷컴에는 1년에 1천 곳의 바(BAR)를 가고야 말겠다는  사나이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와 있다. 미국 뉴욕에 사는 댄 프리만(www.thousandbars.blogspot.com )이라는 사람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올해 안에 1,000곳의 바를 방문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지금까지 535곳의 바를 방문했으며, 한 곳에서 보통 3~5잔의 맥주를 마신다는 것이다.  그의 꿈은 '천바대학'졸업인 것 같다. 

우리 학창 시절엔 '백미(백번 미팅)대학'의 졸업을 꿈꾸는 사람이 있었다. 또 어떤 사람은 대학 앞 거리의 술집을 하루에 모두 돌아버리겠는 꿈을 실천하곤 3박4일 술에 취해 지냈다는 전설도 없지 않다. 일주(一酒)대학?

참 희한(稀罕)한 이들이 많다. 이것도 일종의 가벼운 편집증(paranoia) 인가. 하긴 '편집증 환자만이 살아남는다(Only the Paranoid Survive)'라는 책이 있는가 하면,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라는 블로그(
http://blog.joins.com/iseek/')도 있긴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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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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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드라마는 항상 무게라는 기준으로 표현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인간이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이 그녀에게 일어난 것일까? 그녀의 드라마는 무거움의 드라마가 아니라 가벼움의 드라마였다. 그녀 위에 떨어진 것은 무거운 짐이 아니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었다." (작품 속의 명문장/그녀=사비나)

바람둥이 외과의사 토마스는 자식을 하나 낳은 아내와 이혼하고 오랜 애인인 화가 사비나 등 여성들과 정사를 나누며 살아간다. 사비나에겐 프란스(대학교수)라는 애인이 있다.

토마스는 어느 날 체코의 한 마을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테레자를 만나 자기 집으로 데려온다. 테레자는 토마스에겐 고향같이 포근한 여자다. 함께 잠 드는 것 자체가 그에겐 행복이다. 이상한 일이다. 그러나 테레자는 다른 여인들과의 섹스를 마다하지 않는 토마스 때문에 심신을 망가뜨려 간다. 

1968년 '프라하의 봄'을 짓밟는 소련군의 침공으로 취리히로 피신한 두 사람은 프라하로 다시 돌아오나 토마스는 체제에 협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사 자격을 박탈당한다. 창문 청소부, 농장 트럭 운전기사 등 일자리를 전전하며 늙어가는 토마스는 테레자와 진정한 사랑을 이룬다. 미국으로 건너갔던 사비나는 토마스의 아들에게서 두 사람의 사고사를 알리는 편지를 받는다. 

토마스의 사랑은 그렇게 되어야 하는(es muss sein) 것이 아니라, 다른 모양이 될 수도 있는(es konnte auch anders sein) 것이다. 무거움을 견딜 수 없는 가벼운 사랑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사랑과 망명과 현대인의 분열을 다룬,지극히 실제적인 작품이다.  체코 태생의 소설가 이자 극작가인 밀란 쿤데라(1929~)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막 나온 뜨끈뜨끈한 책 한 권을 운좋게 얻었다. 위 내용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요약한, 이 책의 한 chapter를 더 짧게 간추린 것이다. 둘러보니 요긴한 책이다. '교양으로 읽어야 할 절대지식-세계명작 편'(가메야마 이쿠오 외 지음/이다 미디어,864쪽).

이 chapter의 들어가는 부분엔 다음과 같이 서술돼 있다. "사랑과 성,역사와 이데올로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는 주인공들의 방황을 통해 현대인의 분열을 묘사하고 있다. 인간의 삶과 죽음을 가벼움과 무거움이라는 이분법적 측면에서 조명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 많은 세계명작을 읽을 엄두도 못냈던,나같은 사람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일리아스'부터 '반지의 제왕'에 이르기까지 무려 226편의 명작이 보석처럼 빛난다. 

개개의 책에 푹 빠지는 게 가장 좋겠다. 하지만 이런 책으로나마 세계명작의 냄새라도 두루 맡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좋은 일이다.  값이 2만 7천원으로 좀 비싸지만,소장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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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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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회사를 위해 일하지 말라!"
"7년 만에 주어지는 1년 간의 안식휴가,1000만 원의 휴가비와 1,000만원짜리 헬스 이용권..  무료 교육이 유난히 많고 윈윈(win-win)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이상한 회사,휴가는 내 맘대로 가고 사명은 목숨처럼 지키는 회사"

이상한 나라(wonderland)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제목은 '우리는 이상한 회사에 다닌다'이다.(매일경제신문사,남동희 엮음)

10여 년 전부터 내가 견지해 온 작은 기업철학이 있다.
"개인의 목표와 조직의 목표가 일치하는 회사가 가장 좋다. 그런 직장은 '(어른들의)신나는 놀이터'가 될 것이다. 개인이 돈을 위해 일한다고 느끼기보다는, 일을 즐기고 있다고 느낄 때 가장 행복하다. 조직과 개인의, 목표와 지향점이 가장 가까운 회사야말로 가장 훌륭한 조직이다."

누가 뭐래도 아직 이런 작은 철학을 버리지 않고 있는 내게도 '우리는 이상한 회사에 다닌다'는 책은 충격이다. 이 책의 머리말에 등장하는 시간관리 메트릭스 등 익숙한 단어에 잠시 상념의 나래를 접고 똬리를 틀어본다. 리더십,코칭,시간관리,그리고 프랭클린 플래너...

이상한 회사,이상한 문화,이상한 사람들,이상한 고객들. 이 책의 chapter들이다. 눈에 띄는 소제목이 적지 않다. 이상한 단어들 때문이다. 조기출근수당 5000원,I LOVE TEENS,난초에 물 주는 고유업무, 명절 청소경연 대회,People first,Strategy second(사람이 전략보다 중요하다),당신의 감정계좌는 어떻습니까,플래너를 사랑하는 챔피언들.....
흥미롭다. 그런데, 우린 이상한 회사에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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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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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인 아버지가 세 아들에게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가 남긴 유산은 낙타 17마리였습니다. 
아버지는 유서에서 재산 분배를 명했습니다.
"큰 아들은 낙타의 절반을 상속받고,둘째 아들은 3분의 1을 받아라.그리고 막내는 내가 남긴 낙타의 9분의 1을 가져라."
세 아들은 머리를 쥐어짰으나, 17마리를 아버지의 유언대로 나눌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현자가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는 지혜롭기로 이름난, 나스 알 파드 출신의 헬림 벤 박티어 촌장이었습니다.

촌장은 자신이 타고 온 낙타의 등에서 내렸습니다.
"자네들이 갖고 있는 17마리와 내 낙타를 합쳐보게. 모두 18마리 아닌가.  자,이제 선친의 유언대로 자네들에게 낙타를 나눠주겠네. 장자는 (18마리의) 절반인 9마리를 갖게. 둘째는 (18마리의) 3분의 1인 6마리를 갖고. 막내 아들은 (18마리의) 9분의 1인 2마리를 갖게. 9+6+2=17마리이네. 한 마리는 원래 내것이니 이건 내가 타고 가겠네. 됐나?"

우리의 18번 째 낙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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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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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없이 앓는,
안동댐 민속촌의 헛 제사밥 같은,
그런 것들을 시랍시고 쓰지는 말자.

강 건너 臨淸閣 기왓곡에는
아직도 북만주의 삭풍이 불고,
한낮에도 무시로 서리가 내린다.

진실은 따뜻한 아랫목이 아니라
성에 낀 창가에나 얼비치는 것,
선열한 陸史의 겨울 무지개!

유유히 날던 鶴 같은 건 이제는 없다.
얼음 박힌 山川에 불을 지피며
오늘도 타는 저녁 노을 속,

깃털을 곤두세우고
찬바람 거스르는
솔개 한 마리.

시'솔개'전문 (김종길 시인)


요즘 솔개 예찬론이 뜨겁다.
온-오프가 따로 없다.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의 홈페이지에는,솔개의 진취적 기상을 들어 개혁세력의 비상을 촉구하는 외부 칼럼이 실려 있다. 황영기(黃永基) 우리은행장은  '생존을 위한 개혁'을 강조하면서 솔개가 생명을 연장하는 몸부림을 소개했다. 뿐만 아니다. 각종 포털사이트,언론사 사이트,각종 단체 심지어 교회 홈페이지에도 솔개 예찬 글이 속속 올라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오늘 자 중앙일보 오피니언 면 분수대 칼럼엔 경제부 이세정 차장이 쓴 '솔개'제하의 글이 실렸다.
이러니 솔개에 대해 모르다간 간첩으로 오인받거나 무식꾼이 될 판이다. 솔개 예찬의 요지는 이렇다.
"솔개는 가장 장수하는 조류다. 최고 약 70세의 수명을 누릴 수 있는데 이렇게 장수하려면 약 40세가 되었을 때 매우 고통스럽고 중요한 결심을 해야만 한다.  솔개는 약 40세가 되면 발톱이 노화해 사냥감을 효과적으로 잡아챌 수 없게 된다. 부리도 길게 자라고 구부러져 가슴에 닿을 정도가 되고, 깃털이 짙고 두껍게 자라 날개가 매우 무겁게 된다. 따라서 하늘로 날아오르기가 나날이 힘들다.  이즈음이 되면 솔개에겐 두 가지 선택이 있을 뿐이다. 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리든가 아니면 약 반년에 걸친 매우 고통스런 갱생 과정을 수행하는 것이다. 갱생의 길을 선택한 솔개는 산 정상부근으로 높이 날아올라 곳에 둥지를 짓고 머물며 고통스런 수행을 시작한다.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리가 깨지고 빠지게 만든다. 그러면 서서히 새로운 부리가 돋아나는 것이다. 그런 후 새로 돋은 부리로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새로 발톱이 돋아나면 이번엔 날개의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약 반년이 지나 새 깃털이 돋아난 솔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 다시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라 30년의 수명을 더 누리게 된다.(매일경제 연재 <우화경영>, 정광호 세광테크놀러지 대표의 글)

솔개(소리개,수리개)는 영문명이 Black Kite이고,학명은  Milvus migrans lineatus (J.E. GRAY) 이다. 몸길이는 68.50cm, 깃은 어두운 갈색,부리는 검은 색, 다리는 녹색이다. 꼬리가 다른 수리에 비해 길고, 꼬리를 폈을 때 가운데가 안으로 들어간 게 특징이다. 겨울철새로 도시와 경작지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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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 남쪽의 연도(소리도)의 등대>

살펴보건대 솔개에 얽힌 이야기가 적지 않다.  장자가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제자들이 "까마귀나 솔개가 선생님의 시신을 먹을까봐 두렵다"고 했다. 그러자 장자는 "땅 위에 있으면 까마귀나 솔개의 밥이 되고, 땅 속에 있으면 땅강아지와 개미의 밥이 되거늘 어찌 한 쪽 것을 빼앗아 딴 쪽에 줘 한 쪽 편만 들려고 하느냐"며 나무랐다고 한다.
조선시대 성종은 장군 어유소에게 "날아가는 솔개를 쏴 맞히면 그 놈이 떨어진 곳까지 땅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장군 어유소가 쏜 화살에 맞은 솔개가 떨어진 곳이 경기도 동두천시 생연동이라고 한다.
용인시에는 솔개초등학교가 있다. 이 학교는 이 맹금류의 정신을 가르치기 위해 '솔개교육'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여수 남쪽에는 솔개가 날개를 편 모양의 연도(鳶島)가 있다. 주민들은 이 섬을 '소리도'라고 부른다. 이밖에도 전국 곳곳에 솔개와 관련된 지명이 적지 않다.
 솔개는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의 꿈 그 자체이기도 하다. 시인 김종길처럼 솔개의 웅혼한 기상과 말없음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 것 같다. 가수 이태원은  '솔개'라는 노래를 불렀다. "우리는 말 안하고 살 수가 없나. 나르는 솔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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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환성 감독의 '솔개,그 마지막 몸짓'에서>

그런데 큰 문제가 생겼다. 예부터 우리의 삶 곳곳에 투영된 솔개들이 사라졌다. 연포 해수욕장이 있는 자리는 물론,서울의 고궁 근처에 떼를 지어 살던 솔개들이 자취를 감췄다. 2004년 초에는 TV에서 환경스페셜 프로그램의 주제로 '한반도 마지막 솔개,최초공개!'를 다룰 정도가 됐다. 마지막 생존지가 낙동강 하구라는 것이었다. 또 환경영화제엔 '솔개,그 마지막 몸짓'이라는 작품(박환성 감독)이 출품돼 상을 받았다. 지금 우리 산하에서 과연 몇 마리의 솔개를 발견할 수 있을까.

이쯤되면 매우 착잡하다. 우리 스스로 환경을 파괴하는 바람에 그 놈들이 단말마 같은 비명을 지르며 죽어 가지 않았을까. 아예 이 땅을 떠나 서식지를 옮기지 않았을까. 생각은 '솔개 예찬론'에까지 이른다. 이솝우화에도 등장하는 이 용맹하고 진취적인 새가 우리 눈앞에 잘 보이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면, 솔개를 이렇게 예찬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정신을 상기할 수는 있겠지만, 치열한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기업이 과연 솔개를 배울 수 있을까. 기업은 두 발로 달리는 자전거와 같다는 말이 있다. 조금만 멈추어도 뒤뚱거리다 거꾸러지고 만다. 적자생존(the survival of the fittest)의 좋은 예가 될 수 없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 괜히 트집을 잡는 것 같아 좀 미안하다. 하지만 차라리 '바퀴벌레'를 배우는 게 좋지 않을까? 
<<바퀴벌레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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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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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1
우리 집 여왕개미(Queen ant)가 '신생의 축제'(결혼비행,nuptial fligt)에서 자신을 좇아 하늘로 날아오른 생식개미와 결합한 지도 어언 19년이 더 지났다. 내년 초면 왕국 건설 20주년을 맞는다. 여왕개미는 일개미 한 마리와 병정개미 두 마리를 거느리고 산다. 언젠가 병정개미들은 자신들의 여왕개미를 찾아 길을 떠날 것이다. 이 두마리 개미는 평균 크기인 '2머리(6밀리)'를 이미 넘어섰다. 병정개미는 요즘 매일 '위턱 대련'을 하고 있다. 이들은 완전한 어둠 속에서도 사물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적외선 홑눈'의 기능 향상에 온힘을 쏟고 있다. 이들은 홑눈의 힘이 일정 수준에 달하고 '존슨씨 기관(지구 자기장을 감지하는 감각기관)'이 어른스러워지고,현재 6천5백개인 후각세포가 30만개로 늘어나는 날이 오면 왕국을 떠날 것이다. 페로몬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할 것이다. 자신들의 여왕개미를 찾아 바람을 가르며 하늘로 치솟을 게 뻔하다.

ant2

우리 집 여왕개미가 오늘 밤 웃으며 한 마디 토해냈다.
"여왕개미가 무슨 일개미 같냐?"
여왕개미와 일개미,병정개미는 오랜 만에 밥상에 둘러앉아 함께 영양섭취를 했다. '진딧물 분비꿀 43%,곤충 고기 41%,나뭇진 7%,버섯 5%,곡물 가루 4%'의 전통 식단은 아니지만,즐거운 완전소통(더듬이 접촉과 총체적 생각 교환)의 시간이었다.
여왕개미는 오늘도 힘들다. 일개미가 딱 한 마리뿐인 데다가 부실한 탓에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한다. 병정개미들을 실어 나르는 것도 그녀의 몫이다. 그러니 여왕개미의 푸념에 일리가 있고도 남는다.  영양섭취를 한 뒤 일개미와 병정개미들은 일렬로 줄을 서 쓰레기터(주방)로 식사의 흔적들을 날랐다.  일개미와 비슷한 일을 참 많이 하는 우리 여왕개미는 그런 모습이 재미있는 모양이다.  여왕개미가 건강해야 우리 왕국이 안전하다.  신민(臣民)의 한결같은 바람은 그녀의 건재함이다. 여왕폐하,만수무강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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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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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9

연전에 김철중 조선일보 기자가 '역사를 바꾼 31명의 별난 환자들-창조적 사고와 천재적 광기 분석'(번역본)이라는 책을 내놓은 적이 있다. 괴짜,이인(異人),기인(奇人),정신적 불안정자 등으로 이 세상의 역사를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다. 조지 워싱턴,나폴레옹,히틀러,처칠,스탈린,프랭클린 루스벨트,바이런,찰스 디킨스,버나드 쇼,마르셀 프루스트,반 고흐,프로이드 등이 주인공이다.

이 명단엔 니체가 없다. 
하지만 그는 정신질환으로 숨졌다. 니체는 본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 포르타 공립학교를 다녔다. 그 시절 그는 친구와 함께 술에 크게 취한 채 귀가하다가 교사와 마주쳐 반장 자격을 한 동안 정지당하는 징계를 당한다. 그의 공립학교 시절 병상기록은 화려(?)하다. 두통,류머티즘,감기,오환,뇌충혈 등으로 평균 일주일 이상 앓았다. 특히 두통은 그를 평생 괴롭혔다. 오죽했으면 니체가 "두통에 적응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라고 했을까. 그는 포르테 시절 문학 동아리 '게르마니아'에서 활동하면서 첫 역사적 에세이 '운명과 역사'(1862년)를 발표했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1859년에 썼다는 '고향 없이'라는 시(詩)다.이 시에는 그의 작품에 평생 되풀이되는 내용이 처음 등장했다.<'니체,그의 삶과 철학'/이제이북스,김기복,이원진 옮김>

고향 없이

빠른 말(馬)들이 나를 실어가고 있다.
두려움도 망설임도 없이
아주 먼 곳으로
나를 본 사람은 나를 알아본다.
또 나를 아는 사람은 누구든 나를 부른다.
고향 없는 이라고...

아무도 감히
나에게 물으려 하지 않는다.
나의 고향이 어디에 있는 지를.

나는 공간과 스쳐가는 시간에
한 번도 속박된 적이 없이,
독수리처럼 자유롭다.  

*'자유,정의,진리'의 독수리 상이 불현듯 떠오른다.
 니체는 평생 결혼하지 않고,이곳 저곳을 떠돌아 다녔다.
 세계주의자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독수리 처럼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  

(20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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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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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0

어릴 때 할머니 무릎에 누워 듣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느 산골에 사는 부부가 어린 아들을 돌림병으로 잃었다.
엄마는 곡기를 끊고 연일 대성통곡했다. 반면 아빠는 곰방대를 물고 먼 산만 쳐다보았다. 참다 못한 엄마가 아빠에게 한 소리 한다. "당신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요? 금지옥엽 아들을 잃고 담배나 피고 있으니,말이요."
아빠가 조용히 말했다. "요강을 가져와 보시요."
영문을 모른 채 엄마가 요강을 가져왔다.
아빠가 말한다. "요강에 침을 뱉어보시요."
엄마가 슬픔으로 엉킨 침을 뱉었다.
이번에 아빠 차례다. 놀랍게도 요강 속에는 결핵 환자가 내뱉은 것 같은 핏덩어리가 가득했다.  
오늘 밤 일본 만화가 다니구치 지로가 쓴 '만화 같지 않은' 만화책 '아버지'를 읽고 핏덩이를 토해냈다는 이야기 속 아버지를 떠올린다. 
 

m21

주인공의 아버지는 순수하지만 고집불통 인간이다. 돗토리의 대화재로 집을 잃은 그는 처가에서 재기하라고 빌려준 돈을 다 갚기 위해 아둥바둥 일만 했다. 결혼 전 장인,장모에게서 "양조장 집 딸의 돈을 노리고 접근한 게 아니냐"는 말을 가슴에 아로 새긴 채 빚을 청산하기 위해 묵묵히 일만 한다. 다른 사람과 결혼할 예정이었던  그의 아내는 멋을 잃은 남자의 곁을 떠난다. 큰 딸의 담임선생님을 따라 가출한다. 철 모르는 주인공은 엄마와 이혼한 아버지를 평생 증오한다. 중학교 때 아버지의 이발소 금고에서 돈을 훔친 뒤 물어 물어 찾아간 엄마는 새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안고 있었다. 충격받은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내달려 집으로 돌아온다.  이후 그의 친부 증오는 극에 달한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중학교 때는 육상부,고교 때는 사진부 활동에 몰입한다.그리고 고향을 영영 등지기 위해 도쿄로 유학을 떠난다. 그로부터 14년 뒤 어느 날 부친의 부음을 듣고 영안실에 나타난 그는 외삼촌과 만난다.외삼촌이 회고하는 이야기를 듣고 주인공은 아버지가 얼마나 곧고, 성실하며,다정다감한 지 깨닫게 된다. 특히 주인공이 아끼던 강아지를 아버지가 정성껏 돌봤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아들이 그토록 아끼던 개를 고향에 돌아와 품 안에 안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는 아버지.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인공은 아버지의 시체가 화장되는 현장에서 울음을 토한다. 아버지를 절절하게 느낀다. 때는 이미 늦었다. 그러나 그는 까마득한 옛 추억에 젖는다. "내가 고향을 생각할 때마다 어떤 법칙처럼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어느 봄 날 오후,나는 아버지의 이발소 마루바닥에 앉아 놀고 있었다.따뜻한 봄 햇살의 온기가 한가득 머문 마루. 아마도 그건 어린 시절 중 내가 기억하는 가장 행복한 한때였으리라."
그는 다시 그 따스한 봄 날의 햇살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말한다.
"고향은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었다. 나는 생각한다. 고향에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고향이 우리 각자의 마음 속에 돌아오는 것이라고..."
          


만화 다니구치 지로의 ‘아버지’


“아버지…당신이 미웠어요”

다니구치 지로의 <아버지>(애니북스 펴냄)가 나왔다.
일본에선 1995년 단행본(원제는 <아버지의 달력>)으로
소개되었는데 2001년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수상할 만큼 최근까지 상찬이 이어진 작품이다.

이렇게 화려한 책 바깥과 달리 책속은 소박하다.
군더더기 없는 펜선따라 전해지는 이야기는 한없이 나직하다.
만화적 과장과 왜곡 따위가 일절 배제됐다. 하지만 속 깊이
울리는 것은 곡절의 삶을 지나온 ‘가족’을 섬세하게,
사실적으로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부고를 전해 듣는 요이치. 미동도 없이 두 가지를
셈해본다. 아버지의 나이, 그리고 자신이 고향을 떠나 지내온
세월. 15년이었다. 고향 도토리현에서 도쿄까지 기차로 8시간이
걸리는 거리가 비행기 1시간 거리로 줄어드는 데 걸린 시간인
셈.반면 자신은 애면글면 가족, 특히 아버지로부터 멀어지기
위해 발버둥쳤던 아득한 시간이었다.

중학교 때 “아직 가족에게 의지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무력을 뼈저리게 느”낄 만큼 아버지가 싫었던 요이치.
이유는 초등학생일 때 지켜본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혼이었다.
그 탓이 아버지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장난감을 든 꼬마
요이치의 머리를 봄볕이 지나고 있었고, 한쪽에서 이발사인
아버지는 손님의 머리를 깎고 있었다. 요이치에게는 이것이
‘고향’이고 ‘가족’이었지만, 아버지로 인해 풍경은 지워졌다고
확신했다.

‘가족사 곡절’ 나직이 되밟아

문상 때 만난 다른 가족들을 통해 요이치는 내막이 다
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제각각 이유로 떠난 이가 다시
돌아와도 여전히 같은 품을 지닌 고향인 양 묵묵히 요이치를
지켜보고 기다렸던 아버지가 비로소 고향을 떠난 때였다.

다니구치의 실제 이야기가 바탕이 되었다. 이혼하게 된 배경
한 가운데 도토리 대화재 사건(1952년)이 있다. 6천이 넘는
가옥이 탔고 시가지의 3분의2가 잿더미가 된 재앙이었다.
‘가족’은 애썼지만 넘어서기 어려운 고빗사위였다. 지난해
소개되어 이미 감동을 줬던 또 다른 작품 <열네 살>처럼
따뜻한 실사영화를 한편 보는 듯하다. 다니구치 특유의 감성과
작법이 오롯하기 때문이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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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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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이라면 모두 다 아는 모 그룹 회장이 생전에 "그 많은 기업을 어떻게 운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고인은 "경영이란 모두 다 하나로 통하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비즈니스 타임스'라는 잡지 최근호에는 더본 코리아 백종원 사장(40)에 관한 글이 실렸다. '6개 브랜드 거느린 음식점 부자'라는 제하의 이 기사에는 그가 전하는 '음식점 경영 노하우 10'이 붙어 있다. 혼자 보기가 아까워 소개한다.

1.지나친 자신감은 금물이다
'안되면 식당이나 해야지'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가는 망하기 십상이다.자신감은 훌륭한 무기이지만 자칫 자기 오류에 빠질 수 있다.


2.입으로 느끼는 30%의 맛과 몸으로 느끼는 70%의 맛을 구분하라
소문난 맛집에 손님들이 줄을 서는 것은 맛 때문만은 아니다.입으로 느끼는 것은 30%에 불과하다. 나머지 70%는 눈으로 보는 것과 냄새,듣는 것,피부로 느끼는 것이다.


3.주인 스스로 음식의 60%는 만들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이 하려는 음식을 모르면 주방장에게 의존하게 되고 끌려 다니게 된다.최소한 자신이 하는 업종의 음식은 직접 만들 줄 알아야 한다.


4.인내심이 필요하다
자기가 하는 음식에 믿음을 갖고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준비한 메뉴가 손님들에게 인정받으려면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5.손님의 말 한마디에 음식 맛이 바뀌면 안된다
음식점을 찾는 대부분의 손님들은 음식에 대한 반응이 거의 없다.손님이 불평하면 잘 구분해서 듣고 고쳐야지 곧이곧대로 들으면 안된다.손님의 반응을 알려면 문밖에서 몰래 들어라.그래야 솔직한 얘기를 들을 수 있다.


6.메뉴를 정할 때 너무 세세히 묻지 말라
메뉴를 정할 때 다른 사람에게 너무 세세하게 묻지 않도록 하라.자칫 메뉴나 콘셉트가 달라지거나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7.주 메뉴에 전력을 쏟아라
주 메뉴를 정하고 그 한 가지를 잘해야 소문이 빨리 나고,인지도도 높일 수 있다.불안하다고 욕심 내어 이것저것 메뉴를 넣으면 그저그런 음식이 된다.


8.가격으로 승부하지 마라
처음부터 장사가 잘되게 하기 위해 무리하게 가격을 내려놓고 시작하는 것은 그야말로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많이 팔겠다고 가격을 내리면 처음에는 장사가 잘될 지 모르나 결국 음식점을 하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그만두게 된다.


9.콘셉트를 정하면 끝까지 밀고 나가라
모든 사람들을 손님으로 잡겠다는 것은 욕심이다.콘셉트가 확실한 음식점을 시작했다면 그 콘셉트에 맞는 사람들만 잡으면 된다.한 가지만 잘하는 집이나 전문점이 성공하듯이 타킷을 정확히 정해야 한다.


10.현장을 직접 경험하라
음식점을 열기 전에 충분히 해봐야 한다. 최소 3개월 가량은 다른 음식점에서 일을 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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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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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성공을 말한다'를 읽은 뒤 사색에 잠기게 한 단어가 세 개 있었다.'오이자 보드'(또는 위저 보드,Ouija board,죽은 사람 영혼과의 연결판)와 '피다 남은 꽁초'(cigarette butt), '자기 무력화 현상'(self-neutralizing) 등이 그것이다.

                                     o1

'오이자 보드'(Ouija board)는 죽은 사람의 영혼과 접할 때 쓰는 점술판의 일종이라고 한다.  워렌 버핏은 이 말을 쓰고 있다. 10년 후의 미래,은퇴 후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버핏은 "죽은 뒤에도 한 5년 간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이미 이사들에게 오이자 보드를 나눠줬습니다.하지만 그게 없더라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절 대신해 일할 유능한 사람이 한둘 아니니까요."
오이자 보드가 뭔지,그리고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난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의 말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성공한 사람들은 죽은 뒤에까지 일을 하고 싶어하는구나." 말에 과장이 섞여 있을 수 있겠으나,그가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일을 누구보다도 즐기고 있음은 분명한 것 같다. 그는 전형적인 한국식 '일 벌레' 유형도 아니다. 야구 구경도 가고,파티에도 참석하고,브릿지 게임도 즐긴다.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과 성실성. 그게 우리의 '무기'가 아닐까. 


'피다 남은 꽁초'(cigarette butt)는 월 스트리트에서 통용되는 말이다.내재가치보다 덜 평가된 회사를 일컫는다. 워렌 버핏은 일생 최대의 실수로 방직공장이었던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한 걸 꼽는다. 팔겠다고 내놓은 값이 유동자산에도 못미치는 점에 혹한 버핏은 이 회사를 선뜻 사들였다.그러나 막대한 손실을 입은 뒤에야 비로소 그는 이 회사를 투자회사로 바꿨다. 그는 말한다."가격이 싸다는 유혹을 이기지 못한 게 실수였습니다.담배 꽁초는 어디서나 쉽게 눈에 띄고 지저분하지만 그래도 한 모금 정도는 빨 수 있죠.게다가 무료입니다."
우리가 삶을 꾸리건,사업을 하건 이 사례를 떠올릴 필요가 있겠다. 당장 눈 앞의 이익을 좇아선 안된다. 만만해 보인다고 덥썩 물었다간 일을 그르치게 마련이다. '싼 게 비지떡'은 값진 교훈이다.

'자기 무력화 현상'(self-neutralizing)은 이 치열한 경쟁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다. 정보력이나 기술력이 앞선 기업은 상대적 우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능력을 갖추게 되면 경쟁우위는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고 만다.버핏은 길거리에서 고적대를 구경할 때의 상황을 예로 들었다. 사람들 속에 섞여 나 혼자 발꿈치를 들고 있을 때는 고적대가 잘 보이지만,다른 사람들이 모두 발꿈치를 들면  안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게다가 발꿈치를 일찍 든 탓에 피로가 쌓여 남보다 뒤쳐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개인도, 조직도 이를 잊어선 안된다. 미디어산업에서도 기껏 차별화를 해놓으면 다른 매체가 곧장 따라온다. 때문에 선발기업이 경쟁 우위를 잃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자기 혁신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이른바 '개혁 피로'에 빠져 조직이 흐느적거릴 수도 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이를 어떻게 잘 조화롭고 슬기롭게 해내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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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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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북'이라는 출판사에서 낸 책 '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성공을 말한다'를 읽으며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한참 생각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꼽은 '영웅'은 아버지였다.

(1)'인생의 역할 모델'을 묻는 질문에 대해 워렌 버핏은 "여러분의 영웅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여러분의 삶이 어떻게 전개될 지도 짐작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그는 아버지와 함께 아내 수전 버핏,컬럼비아대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을 꼽았다. 몇 년 전 죽은 그의 아내 수전 버핏은 이혼한 뒤에도 전 남편과 각종 모임에 함께 참석하고 사이가 좋았다.뿐만 아니다.그녀는 전 남편에게 걸맞은 여자를 소개해 결혼토록 했다. 세계의 미디어들은 이들을 놓고 '아름다운 이혼'의 사례로 평가한다. 그의 아버지 하워드 버핏은 친구와 함께 증권회사를 경영했으나,대공황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었다고 한다. 워렌 버핏은 당시의 배고픔을 잊지 않고 산다. 햄버거와 콜라를 즐기고 20달러 짜리 스테이크를 즐겨 먹으며,40년 전 3만달러를 주고 산 낡은 집에서 산다.중고 자동차를 직접 몰고 다닌다.이게  410억 달러의 재산을 가진 세계 2위 갑부의 생활이다. 그는 고인이 된 아내와 함께 약 3조원을 기부했다. 세계 3위의 기부자다.
 
한편 빌 게이츠는 변호사 아버지,교사로서 자원봉사 활동에 헌신적인 어머니를 '자신의 영웅'으로 꼽았다. 그는 말한다. "전 훌륭한 부모님을 두었어요. 두 분은 집에 오시면 비지니스나 법률,정치,자선 활동 등 밖에서 경험한 것들을 우리들에게 고스란히 전해 주셨습니다.여동생과 제가 진로를 결정하는 데는 부모님의 영향이 가장 컸습니다.부모님 덕분에 우린 독서광으로 자라 관심 분야도 굉장히 다양했습니다.

(2) 두 사람의 공통점
그들이 여러 번 반복한 단어 중에는 '한국'이 들어 있다.디지털 마인드가 매우 강하고,교육열이 뜨거운 나라로 예시한 것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독서광'이다. 우리가 자녀들에게 무엇을 지도해야 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또 있다. 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 자녀들이 어떤 분야를 좋아할 경우 웬만하면 팍팍 밀어주어야 함을 암시한다. 무슨 일을 하든 독서와 사색,상상력이 기본이다.   



(3)워렌 버핏의 말,말,말(테마 중심 정리)
 *습관이 인생을 좌우한다.
 *좋아하는 일을 택하라.그러면 성공은 자연적으로 따라온다.
 *리더십이 혁신을 가능케 한다.
 *영웅은 살아가는 힘을 제공한다.
 *기술은 '자기 무력화 현상' (SELF-NEUTRALIZING)을 내포하고 있다.
 *비지니스의 다국화는 필연적인 과정이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중국은 어마어마한 미래 가치를 가진 나라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사회에 재산의 99%를 환원할 것이다.
 *오랫 동안 변치 않는 비지니스가 가치 있는 것이다.
 *기회를 잡으면 놓치지 않는다.
*버크셔 해서웨이를 산 것이 가장 큰 실수다.
*과거는 돌아보지 않는다.평소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돈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소중한 건 지식이다.
*죽은 뒤에도 버크셔와 함께 할 것이다.

(4)
빌 게이츠의 말,말,말
 *확고한 비전과 목표가 인생을 바꾼다.
 *매일 하는 일을 즐겨라.
 *매일 아침 눈 뜨는 순간 혁신을 생각하라.
 *다양한 관심 분야 중에서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을 선택했다.
 *아이가 스스로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을 갖도로 독려한다.(인터넷의 가치)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되,10년 후를 대비해야 한다.
*MS의 해외 비지니스 전망은 밝다.
*중국은 어마어마한 미래 가치를 가진 나라다.
*신성한 태아는 없다.모두가 평등하며 능력이 우선이다.
*전 세계가 IT의 혜택을 누리는 시대가 올 것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MS는 그 위대함을 입증할 위기를 세 번 정도 넘길 것이다.
*창업했다면 역경을 즐겨라.
*내가 내리는 최선의 결정은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다. 
*최고의 자원은 바로 시간이다.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사람이 재산이다.
*경쟁기업이 기업의 성장에 견인차가 될 것이다.
*앞으로 10년 동안,그 후에도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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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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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에 있으면서 만족하는 사람도 있지만,체념 속에 하루하루를 사는 사람도 있다.
방 안에 있지만, 늘 방 밖을 그리워하는 사람도 있다.
방 밖에 살면서 나름대로 삶을 즐기고,길(道)을 찾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방 밖에 살면서 방 안을 그리워하는 사람도 있을까.
로빈손 크루소가 아니라면 방외(方外)에서 방내(方內)를 마냥 들여다 보고픈
사람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눈이 이내 곧 침침해지는 데다,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마무리 못한
'다빈치 코드 1,2'권(댄 브라운 지음.양선아 옮김/베텔스만)의 마지막 수십 쪽을 
오늘 꿀꺽 삼켰다.그리고 새로 만난 나의 쌀 '방외지사(方外之士)'1,2권 (글 조용헌,사진 김홍회/정신세계원).
최근 정년퇴직한,존경하는 선배가 권한 책이다. 항상 방외(方外)를 그리워하면서도 의무감 때문에 땅바닥을 더 굳게 딛으려 바둥거리는 나를 잘 아는 분,그 분이 한 번 읽어보라고 하신 책이다.
조용헌 교수의 말마따나 처성자옥(妻城子獄,가족들이여 용서를!)에 갇혀 지내는 방내인(方內人)들에게 작은 위안을 주는 기인(奇人),이인(異人).달사(達士)들의 삶이 여기 살아 꿈틀대고 있다. 
저자 조용헌이 쓴 이 책의 머리말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벌써 내 마음은 이 방(房)을 넘어 어디론가 떠난 느낌이다.
인터넷에서 긁어온 책 내용을 소개한다. 그리고 '방 밖의 나'를 찾으러 책 속으로
다시 들어가야겠다.


 방(方)의 의미인 테두리, 경계선, 고정관념, 조직사회를 뛰어넘어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개척하고 실행해 옮긴 우리시대의 평범하지만, 평범을 거부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30대 삼팔선, 40대 사오정을 걱정하며 생존에 몰두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하는 고민을 잊고 사는 우리에게 죽기전에 살고 싶은대로 살아보겠다는 신념을 실천한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 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리라.

 

대학을 졸업하고 남들 다하는 취업을 거부한 채 시골에서 고택을 지키는 강처사, 대나무로 엮은 뗏목을 타고 황해바다를 들락거린 윤명철, 다니던 잡지사를 그만뒤고 지리산에 들어간 시인 이원규외 13인의 삶은 흥미롭기도 하지만 방외지사를 선택한 그들만의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대부분 산골등 인적이 드문 곳에 사는 방외지사들을 찾아나선 저자는 <조용헌의 사찰기행>이라는 기행문을 쓴 작가 답게, 그들을 만나러 가는 여정과 만남과 그들과 나눈 대화를 감칠맛 나게 써내려간 글이 인상적이다.

 

미디어 소개...

 

마음가는 대로 사는 그들 부럽다


 

이 책의 독자는 책 주인공들을 꽤나 부러워할 것 같다. 당장 월급을 주는 직장이나, 체면 등 어느 울타리에도 얽매이지 않고 살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내 살고 싶은 대로’ 살아가는 사람들,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는 삶이다.

'방외지사'는 닫힌 공간(방·房)이나 테두리·경계선(방·方) 너머의 사람을 뜻한다. 저자에 따르면 과거에는 산 속에 숨어 산 도인이지만, 현대에는 고정관념 너머의 삶을 추구하는 자유인이다. 사주명리학을 공부한 저자(원광대 초빙교수)가 지난 18년간 이 땅과 중국·일본의 600여개 사찰, 고택(古宅)들을 답사하는 과정에서 만난 '재야의 기인·달사' 13명이 책의 주인공.

나와 다른, 너무도 다른 삶에 본능적 호기심이 발동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호기심만이 아니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자유와 방종이 구별되고, 또다른 치열한 삶이 그려지며, 가슴 찡한 인간 냄새가 곳곳에 박혀 있다.

주인공 중 그나마 가장 ‘기인같지 않은’ 강기욱(44)을 만나보자. 그는 아내와 두 딸을 둔 가장. 그러나 대학졸업 후 월급받는 직장을 가져본 적이 없는 ‘백수의 제왕’이다. 백수지만 퇴계와 사단칠정 논쟁으로 유명한 고봉 기대승의 후손들이 사는 전라도 광주의 너브실이란 마을에서 3,500여평의 대저택에 살고 있다. 수입은 집을 관리해주는 대가와 놀이 삼는 답사 안내비. 네식구 한달 생활비는 50만원이다. 그의 신조는 “눈 먼 새도 공중에 날아다니면 입에 들어오는 것이 있게 마련”, 주로 하는 일은 “노는 일”이다. 웬만한 기인들을 만나온 저자도 그와 헤어지면서 “한 세상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가”하고 되씹었다고 말한다.

무협지에 자주 등장하는 중국 화산파 23대 장문인 ‘여자 신선’ 곽종인(64)도 있다. 평생 신선 공부를 해온 도인으로 여선(女仙)이 되기 위해선 꼭 통과해야 한다는 참적용(斬赤龍·여자의 생리를 수련으로 인위적으로 끊는 것) 등을 이뤄 장문으로 등극했다. 보통사람들의 삶(순행)과 달리 죽지 않는 경지에 도전하는, 역행하는 삶을 살겠다는 의지의 표상으로 하늘을 향한 상투를 틀고 있다. 서울 잠실에 살고 있는 여선을 통해 중국 산시(陝西)성의 화산이 왜 도사들로 유명한지, 제대로 된 도교의 수행법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서양에 와인을 가이드하는 소믈리에가 있다면 동양에는 차 맛을 감별하는 품명가(品茗家)가 있다. 저자가 찾은 최고의 품명가는 손성구(43). 그는 차 맛을 통해 비료와 농약이 들어갔는지 여부, 차의 잎만 보고도 어느 지역, 해발 몇m에서 자랐는지, 수확하던 때 비가 많았는지 적었는지 등을 간파한다. 실제 차에 관한한 ‘도사’인 그는 중국의 차 박람회에 갔다가 중국 품명가들과의 자존심 대결 끝에 15가지의 보이차를 놓고 맛과 차기(茶氣)를 통해 13개차의 산지 등을 맞히기도 했다. 1봉지에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하는 차를 즐기는 품명가. 그는 욕심만 내지 않으면 그럭저럭 먹고 산다며 최근엔 ‘둠벙 파 놓으면 개구리가 뛰어든다’는 식으로 ‘중국차 즐기기’(www.teancha.com)란 둠벙을 하나 파놓았다.

책에는 이밖에 산중무예 기천문 2대 문주인 무림고수 박사규, “죽기 전에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자”며 공무원 생활 20년을 접고 고향집에 돌아온 박태후,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전국을 떠도는 시인 이원규, 염라대왕의 대외비문을 훔쳐본다는 역술가 박청화(사진), 스승을 찾아 평생을 해매는 내과의사 이동호, 독버섯까지 달여먹으며 치열한 화두를 잡고 있는 대각심 스님, 뗏목을 타고 한반도 주변 바다를 누비는 동국대 교수 윤명철, 두 발로 전국 땅을 밟고 있는 신정일, 평생 발우를 만드는 지리산 터줏대감 김을생, 춥고 배고프지만 민족의 전통을 이어가는 소목장 이정곤 등의 삶과 철학 등이 담겼다. 주인공의 삶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사진은 작가 김홍희의 작품이다.

 

 

저자소개...

 

조용현

1961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민속학을 전공하여 불교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원광대학교 동양학 대학원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난 18년간 한·중·일 3국의 600여 사찰과 고택을 답사하는 과정에서 재야의 수많은 기인, 달사들을 만나 교류을 가져왔다. 이들 <방외지사>와의 만남을 통해 천문, 지리, 인사에 관한 강호동양학의 3대 과목을 한국 고유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금도 강호를 표주하고 있을 저자는 자신을 문필가로 불러달라면서 그 내력을 이렇게 말한다. "나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문필가가 되었다. 타의 가운데 상당 부분은 조상의 묘자리와 모종의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최근에야 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는 한국에서 매우 오랜 전통을 지닌 직업관이기도 하다. " 저서로 『조용헌의 사찰기행』『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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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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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의 성(性)고민에 귀를 기울인 적이 있다. 그들의 절규에 가까운 섹스 욕구 표현이 지금도 귀에 들리는 듯하다. 선천성 장애인이든 후천성 장애인(중도 장애인)이든 그들도 섹스를 원한다.

책 '섹스 자원봉사-억눌린 장애인의 성'(아롬,가와이 가오리 지음/육민혜 옮김)'에는 산소통을 달고 사는 장애인이 섹스를 하는 동안 통을 제거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야말로 목숨을 건 섹스다.  저자는 장애인들의 식사,용변,이동을 돕는 것을 ADL(Activities of Daily Living,일상 생활 활동)자원봉사라고 말한다.이에 비해 장애인의 여행,쇼핑,화장을 돕는 것을 QOL(Quality Of Life)자원봉사라고 표현한다.저자는 후자에 장애인의 섹스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 속의 섹스 자원봉사자 사유리는 국립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각각 초등학교 4학년,유치원생인 두 아들을 둔 40대 초반의 유부녀다.그녀는 원래 장애인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쳐주는 NPO(Non-Profit Organization)에서 일했다. 그녀는 러브호텔에서 척수손상을 입은 남자 장애인에게 두 차례,공중화장실에서 또다른 남자 장애인에게 한 차례 자원봉사를 한 것으로 나온다.  그녀는 자살기도로 상반신 마비의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저자는 또 장애인을 상대로 한 윤락업소가 2003년 현재 일본 전국에 여덟 곳 있다고 소개한다. 장애인의 자위를 도와주려고 시도하는 단체도 있다고 한다.장애인 남성 한 명과 여성 두 명으로 시작한 조직으로 '장애인의 성 생활 서포트넷'이라는 홈페이지도 개설했다고 한다. 장애와 장애인,그리고 그들의 삶과 섹스 등에 잠시 상념이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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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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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에도 '좋은 고독'과 '나쁜 고독'이 있다고 한다.
마치 스트레스처럼 두 얼굴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스트레스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좋은 스트레스'(eustress)와 '나쁜 스트레스(distress)'가 그것이다.
좋은 스트레스는 무엇인가.어떤 사람이 어떤 훌륭한 목표,예컨대 빠른 승진을 위해 뼈깎는 노력을 기울일 때도 스트레스를 느끼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는 나쁜 게 아니다.마음 속 깊이 품은 희망 때문이다.목표를 훌륭하게 달성하면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모두 그 사람의 피가 되고 살이 된다.적어도 정신 측면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우리가 겪는 스트레스의 상당 부분은 나쁜 스트레스다. 끝이 안보이는 업무,상사.선배의 부당한 대우,배우자의 죽음 등이 모두 해로운 스트레스다.보건의료 분야를 취재하던 기자 초창기에 흥미롭게 받아들인 개념이다.

경영 컨설턴트인, 일본 여성 쓰다 가즈미(津田和壽澄)는 최근 펴낸 저서 '고독을 즐기는 사람이 성공한다'(황매 BOOKS)에서 흥미로운 고독 이분법을 소개했다.고독에는 '좋은 고독(solitude)'과 '나쁜 고독(loneliness)'이 있다. 좋은 고독은 적극적.긍정적인 것이다.반면 나쁜 고독은 소극적.부정적인 것이다. 좋은 고독은 삶에 빛과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인큐베이터(incubator)의 역할을 한다.사람에게 해방감을 가져다 준다.그러나 나쁜 고독은 우리를 냉혹한 어둠 속으로 밀어넣고,출구가 보이지 않는 막다른 길목으로 몰아간다.사람에게 좌절감과 구속감을 가져다 준다.
그녀는 고독의 힘(solitude power)을 굳게 믿는다.스스로 적극적.긍정적인 '혼자만의 시간'을 선택해 거기서 효용성이 샘솟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고독을 느끼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 고독을 어떻게 관리하는가에 우리의 인생이 달렸다.

파우스트를 창조한 괴테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사회에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다.그러나 영감을 얻는 것은 오직 고독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우리는 고독을 두려워 하는가. 그럴 필요없다. 고독에서 인생의 영양소를 충분히 취하면 된다.저자가 주장하는 비타민S(Vitamin Solitude)를 말이다.
고독(Solitude)-영감(Inspiration)이 끈질긴 사슬로 연결돼 있다고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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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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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투수들이 강타자를 만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 다르다고 한다.어떤 투수는 정면승부를 걸다가 홈런을 맞고 망연자실한다.또 어떤 투수는 거친 볼을 구사한다.시속 155km 이상의 강속구를 강타자의 몸쪽 높은 곳으로 일단 던진다.위협구를 던지는 것이다.강타자의 팬들은 이런 투수에게 욕설을 퍼붓고 경멸하기도 한다.부드러운(soft ball)과 거친 볼(hard ball)을 각기 구사하는 투수를 나무랄 수만은 없다.그것도 일종의 전략,전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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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북스출판사에서 '일등기업을 위한 미래 공격경영술'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을 한 권 내놓았다.'피도 눈물도 없이 경영하라'(조지 스토크,로브 라케나워 지음)는 서적이 그것이다.보스톤컨설팅그룹 서울사무소가 감수한 이 번역서는 기업활동에서의 하드볼 플레이어(Hardball player)를 테마로 다뤘다.저자들은 하드볼 플레이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냉철한 경쟁원리로 경영에 임하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기업 및 그러한 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그들은 노벨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이 자신의 저서인 '자본주의와 자유'를 인용,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 한 토막을 소개한다.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은 한 가지,오직 한 가지다.바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을 이용해 이익을 늘리는 데 매진하는 것이다.이때 기업은 경쟁의 법칙을 벗어나지 않는 한,다시 말해 부정을 저지르거나 속임수를 쓰지 않는 한 그 어떤 행위라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섬뜩한 느낌을 준다.특히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지 않는 사람들에겐 소름이 끼칠 듯하다.하지만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창업자인 브루스 헨더슨의 말을 곰곰 씹다보면 맞는 말인 것도 같다.그는 "어떤 업계에서든 경쟁에서 가장 앞서가는 기업이라 할지라도 그 자신의 시장점유율을 계속 늘려나가야 한다.그렇지 못하면 결국 경쟁에서지고 있다는 증거다."라고 말했다.그는 확고한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비용절감,가격인하로 소비자에게 혜택 돌리기,시장점유율 높이기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흥미로운 대목은 그의 끝맺음 말이다. "상품 값을 내렸는데도 시장점유율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뭔가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실패하는 기업들만 모여있는 업계는 전체적으로 응집(합병과 이를 통한 개선)되는 데 실패한다.그리고 이는 생산성을 제고하고 인플레이션을 방지해야 하는 국가적인 '규모의 경제' 실패로 이어진다."

우린 '인간의 얼굴을 한 경영'을 바란다.그것이 윤리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따라서 '피도 눈물도 없는 경영'은 매우 낯설다.잔혹하고 비인간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나라 간의 울타리가 없어지고 자본과 인력의 흐름이 자유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뚜렷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경우에 따라 준법하면서   '하드 플레이어'가 될 필요는 과연 없는지 잠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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