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명 수필/단상 회상'에 해당되는 글 136건

  1. 2011.03.19 자전거 인파, 천변에 몰리나
  2. 2011.03.18 3륜 바이크? 3륜 자전거!... 여자들의 로망 자전거
  3. 2011.03.18 봄에 발이 짱나게 안아프려면?
  4. 2011.03.13 개에도 격(格)이 있다
  5. 2011.03.03 "3월은 외로움이 깃발처럼 나부끼는 달"
  6. 2011.02.03 익숙한,너무나 익숙한 것들에 대한 생각_새해 원단의 느낌들
  7. 2011.01.10 [동영상]양재천 돌다리
  8. 2011.01.10 강추위 속에서도 양재천은 유유히 흐른다
  9. 2010.11.26 [동영상]오마이포털 운영자 김영섭
  10. 2010.11.26 오마이포털 운영자 김영섭은?
  11. 2010.08.16 캐리커처
  12. 2010.07.14 코로 마시는 술
  13. 2010.07.14 버섯은 1 능이, 2 표고, 3 송이
  14. 2010.07.14 학생들의 롤링페이퍼 선물_잊을 수 없는 귀중한 추억,고마움
  15. 2010.07.14 성냄(怒)은 '노예(奴)의 마음(心)'이다
  16. 2010.07.14 '나'라는 생각(我相) 버리기
  17. 2010.07.14 나는 닭눈이 싫다
  18. 2010.07.14 돈 없이 베풀 수 있는 7가지(무재칠시)
  19. 2010.07.14 혓바닥을 조심하라(사불급설,駟不及舌)
  20. 2010.07.14 곱게 늙고,빨리 죽기
  21. 2010.07.14 50대 '늙은 생쥐'들은 회사의 10년 후를 생각하지 않는다
  22. 2010.07.14 바보되기가 어렵다(난더후투)_중국인들의 바보론
  23. 2010.07.14 유대인의 식사법 '카샤룻'은...
  24. 2010.07.14 노후의 최대 적은 자식?_장수와 조기퇴직
  25. 2010.07.14 삼족오와 삼두매
  26. 2010.07.14 화가 최석운의 '여름'_익살의 마학
  27. 2010.07.14 세월은 여시,여시 같은 세월
  28. 2010.07.14 생물학적 유전자와 문화적 유전자(gene & meme)
  29. 2010.07.14 달팽이는 나를 떨리게 한다
  30. 2010.07.14 멀티미디어 시대_원소스 멀티유스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1. 3. 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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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전환과 스트레스 해소,그리고 운동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자전거 행렬이 이번 주말 부쩍 눈에 뜨기 시작했다. 드디어 '방안 퉁수'로 지내던 많은 사람들이 본격적인 운동에 나선 것일까. 

서울 강남구 양재천의 분위기가 지난 주말과는 영 딴판이다.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로 보이는 남녀가 저마다 특색있는 탈것과 패셔너블한 옷차림으로 속속 페달 경쟁에 나섰다.

앞으로는 꽃샘추위가 없으면 좋겠다. 날씨가 봄 날씨 다워야 하이킹도, 바이시클링도, 봄나들이도 한껏 즐길 것 아닌가. 아직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는 봄,봄,봄이 밖으로 활기차게 뛰어 나올 채비를 하고 있는 주말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양재천 외에도 걷기와 자전거 타기 등 운동을 할 수 있는 좋은 길이 많이 생겼다. 거대한 헬스장을, 그곳도 실내 헬스클럽이 도무지 흉내낼 수 없는 대자연 헬스장을 집 근처에 두고 있는 사람들은 작은 행복감을 맘껏 느껴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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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1. 3. 1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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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륜 바이크? 3륜 자전거!

3륜 자전거는 바퀴가 당연히 3개다. 그 가운데 20인치 이하의 바퀴를 3개 단 자전거를 ‘미니벨로’라고 부른다. 행운의 소녀 신데렐라를 연상시키는 자전거다. 

우리 집 마누하님이 타는 3륜 자전거는 빨간색이다. 거의 선홍에 가깝다. 눈이 부실 정도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자전거를 관리해 달라고 방송한 뒤, 얼마전 이사 온 아파트 동 앞마당에 기약없이 세워둔 3륜 자전거를 옮긴다고 해놓고선 아직도 방치하고 있다. 휴일엔 이 일을 반드시 해치울 생각이다. 이제, 화사한 봄이 바짝 다가오고 있으니 서둘러 양재천 자전거 타기 운동을 준비해야 할 때가 됐다. 


뜯어볼수록 미니벨로 3륜 자전거가 어여쁘다. 양재천에 나가면 걷는 사람들이 모두들 부러운 눈초리로 쳐다본다. 물론 모두 여자들이다. 여자들은 대체로 2륜( 두 발) 자전거에 대해 작은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집 사람도 그렇고,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조카딸도 그렇다. 자전거를 타고는 싶지만, 자꾸 넘어지는 바람에 타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 사람에겐 3륜 자전거가 제격이다. 

이 미니벨로 자전거는 인터넷을 통해 전남 무안군 '그린자전거'라는 소기업에서 주문했다. 자전거 값이 32만원, 배송료가 2만원이었다. 물가가 뛰었으니 자전거 값도 좀 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자전고를 타고 양재천에 나들이를 나가면 마누하님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진다. 양재천아! 기다려라. 내가 곧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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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1. 3. 1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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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춘래춘사춘(春來春似春)이다. 봄철에 해당하는 3월이지만, 아직 본격적인 봄은 아니다. 하지만 곧 화창한 봄이 온다. 봄이 되면 삼삼오오 친구들과 또는 직장 동료들과 야유회 가는 사람들이 많다. 또 겨우내 잔뜩 움츠렸던 등산객들이 산을 오르내리는 발길도 훨씬 더 잦아진다. 봄맞이 행사, 봄 맛보기(嘗春,상춘) 외출이 늘어나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봄철에 가장 칼로리를 많이 소모하는 신체 부위가 바로 발(足)이다. 손이 고생(手苦)하는 것보다는 발이 고생(足苦)하는 게 많은 계절이 봄이다. 발바닥은 흑인이나 백인이나 모두 하얗다. 조물주의 신비인가. 발바닥엔 살갗을 거무튀튀하게 만드는 멜라닌 색소가 없다.

발이 열을 받아 후끈거린다고 호소하는 인종은 주로 아시아 쪽 사람들이다. 특히 한반도에 사는 우리와 일본, 중국인들에게 '발병'이 많다고 한다. "십리도 못가서 발병 난다"는 노랫말의 그 발병이다. 의사들은 이를 일컬어 '발작열감( 發作熱感)증후군'이라고 한단다. 되게 어렵다. 그냥 발병이라고 하면 될 것을 괜스레 폼 재느라 그렇다.

이 발병은 중장년에 특히 많다고 한다. 하지만 병원에 간다고해서 뭐 뚜렷한 처방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검사해봤자 체크되지도 않는다. 근육이나 뼈,그리고 신경 계통에서 원인을 찾지 못한다. 옛날 사람들은 비타민B가 부족해 발병이 났다고 한다. 특히 비타민B12의 결핍은 치명적은 아니지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다리의 감각이 뚝 떨어지고,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술을 줄창 폭음하는 젊은 술꾼(애주가)들에게도 흔히 나타난다. 영양을 잘 흡수하지 못하는 노인들은 특히 발병을 많이 호소한다. 당뇨병 환자, 갑상선호르몬 환자도 심하다.

봄철엔 누구나 일시적으로 발병 환자가 될 수 있다. 지리산 같은 험산을 잠을 설치며 걷는 사람들이나, 봄이 왔다고 좋아하며 먼 길을 무리하게 걸으면 발에 탈이 난다. 때문에 등산이나 걷기를 하는 사람들은 열을 잘 발산하는 양말을 꼭 신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신발도 열과 땀을 잘 내보내는 좋은 제품을 신는 게 바람직하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은 기능성 양말.등산화에 딱 들어맞는다. 발병에 잘 걸리지 않으려면 평소 다리를 높이 올리는 운동을 시간 날 때마다 해주고, 찬 물에 담가주고, 비타민 성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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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1. 3. 13.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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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가 요즘 난데없는 수난을 겪고 있다. 오뉴월 복날도 아닌 따뜻한 봄날에 이런저런 일들  때문에 굴욕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견공(犬公) 수난시대’다. 개들은 일상생활에서도 시도 때도 없이 비웃음과 비아냥, 더 나아가 욕설의 대상이 된다. 이들에게 영혼이 있고, 견격(犬格)이 있고, 인간과 비슷한 법적 권리가 있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우선, 인간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명예훼손 소송이라도 걸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인간들을 본따 이른바 ‘점증하는 좌절의 혁명’을 일으킬 수도 있겠다. 그게 무슨 개소리냐고?   

 

 

 

# 최근 KTF 광고에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라는 카피가 등장했다. 때맞춰 ‘견격회복추진협의회’(약칭 견회추)가 결성됐다고 치자. 이 위원회는 당장 거품을 물고 달려들 것이다.  인간들이 접근하기 힘든 깊은 산속에서 ‘견회추(犬回推)’ 한국비상대책회의가 열렸다. 협의회 회장이 나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구 상의 많은 견공 가운데 잉글리쉬 코커 스패니얼 종족에 속한다.

“여러분, 인간들은 참 의리도 없고 비열한 것들입니다. 물론 모두 다 그런 건 아닙니다. 우리를 한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 분들은 우리를 끔찍이 아껴 미용도 시켜주고, 맛있는 것만 골라주지요. 우리가 죽으면 아들딸이 죽은 것처럼 슬퍼하고 심지어는 식음을 전폐하기도 합니다.  또 장례식을 성대하게 올려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파렴치한 인간들이 훨씬 더 많지요. 우리 견공 가운데 일부 종족은 살아선 인간들에게 똥개니 뭐니 놀림감이 되고, 죽어선 보신탕이라는 이름으로 먹잇감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인간들 때문에 매년 복날이 가까워지면 사시나무 떨 듯 공포에 질리고, 피눈물을 흘리다가 세상을 등지는 우리 동족이 숱하게 많습니다. 인간들의 말대로 ‘개죽음’을 당하는 거죠.”  마지막 대목에 이르러, 회장이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분을 참지 못하겠는 듯, 게거품을 물었다. 회의장에는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회장이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숨을 돌린 뒤 다시 입을 열었다. 

“견회추를 결성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투쟁목표와 실천 프로그램을 제대로 짜기 위해선 소위원회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선 인간의 오염된 언어, 말도 안되는 언어를 바로잡는 차원에서 문제점을 논의하겠습니다. 만장하신 견공 여러분, 좋은 의견을 많이 내주시기 바랍니다.”

 

 

 

# 털을 말끔하게 단장하고, 멋진 옷을 갖춰 입고, 헝겊 신발을 곱게 신은  시츄 공이 손을 들고 발언권을 얻었다. 미용실에 갔다가 막 나온 듯, 폼 나는 모습이었다.

“저는 인간들의 각 나라에서 함부로 쓰이고 있는 말을 바꾸라고 인간들을 윽박지르는 소위원회가 시급히 결성돼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우리 견공들을 너무 얕봅니다. ‘아무 가치도 없다, 보잘것 없다’ 는 뜻으로 그들이 쓰는 말만 해도 부지기수입니다. ‘개 뼈다귀 같다, 개 발싸개 같다, 개 방귀 같다, 개 코구멍으로 안다, 개떡 같다, 개똥 같다, 개코 같다,개뿔도 아니다’와 같은 표현이 모두 그런 것들이죠. 이거 말이 됩니까. 우릴 뭘로 알고...”  시츄 공이 뒷발로 단상을 몇 차례 박차고, 분을 삭이지 못하는 표정으로 돌아갔다.  



 

 

# 인간들을 이따금 물어뜯어 공포의 분위기를 빚는 불독 공이 나타났다. 양옆으로 찢어져 늘어진 입을 씰룩거리면서 단상에 올랐다. 

“요즘 집에서 우리 아저씨와 함께 TV를 보다가 열불이 났어요. 탤런트 변우민인가 뭔가 하는 작자가 나오는 CF인데, 아 글쎄,  카피가 ‘집 나오면 개고생’이라고 돼있잖아요? ‘고생’이라고 해도 충분히 말뜻이 통합니다. 그런데, 왜 굳이 우리를 욕보이는 겁니까. 그 저의가 무엇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단 말입니다. 이 것 뿐인가요. 좋지 않은 뉘앙스의 말 앞에 꼭 ‘개’라는 접두사를 쓸 데 없이 붙인단 말이에요. 우리가 뭐 그렇게 만만한 존재인가요? 하도 화딱지가 나서 전 가끔 인간들을 사정없이 물어뜯습니다. 그리고, 낯짝이 좋아 보이는 작자들을 씹을 때 ‘개기름이 번지르르 흐른다’고들 하는데 지들이 사람이지 개입니까? 왜 우리를 물고 늘어지나요? ‘개나발을 분다. 개똥상놈이다, 개망나니다, 개망신을 당했다, 개불상놈이다, 개새끼다, 개수작을 부린다, 개싸움을 한다, 개잡년. 개잡놈이다, 개죽음을 당했다, 개지랄을 떤다, 개코망신이다...’ 입에 다 주워담기도 힘드네요.”  불독 공이 물러나자, 발발이 공이 발언하겠다고 나섰다. 이때, 회장은 잠시 정회를 선포했다. “여러분, 집에서 싸오신 간식을 좀 드세요. 귀족 동네에 사시는 분들은 변변치 않은 동네에서 오신 분들과 사이좋게 나눠 드시길 부탁 드립니다.”    

 

 

 

# 발발이 공이 발발거리면서 단상으로 겨우 올라갔다. 헛헛 기침을 하더니 말을 꺼냈다. 

“앞에서 좋은 말씀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우리의 존재 자체를 욕설화하는 표현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와 우리의 조상들을 싸잡아 욕보이는 짓이죠. ‘개가 똥을 마다한다, 개가 웃을 일이다,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 같은 게 좋은 예죠. 그리고 떳떳하지 못하게 어떤 계집이 사내와 붙어 먹을 때, 그 사내를 가리켜 왜 ‘개구멍 서방’이라고 합니까. 우리가 뭐 그 계집하고 ‘부적절한 관계’라도 맺었나요? 억울합니다. 인간들이 가장 많이 쓰는 욕설도 그렇지요. ‘개새끼’라는 욕 말입니다. 우리에게 불륜의 덫을 씌우려고 하는지 뭔지 도통 알 수가 없네요. 요즘엔 잘 쓰지 않는 것 같던데 ‘고뿔’에 걸리면 왜 ‘개좆부리에 걸렸다’고 하는지,원 참...  ‘개차반 같은 놈’이라고 할 때는 우리가 먹는 밥까지 더럽히는 셈이죠. 아, 그리고 또 국회의원이라는 작자들이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는데도 왜 ‘개판을 쳤다’고 합니까? 우리가 여의도를 점령이라도 했나요?”

  회의의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 졌다. 견공들의 명예를 더럽히는 말을 바로잡는 조치를 취해 나갈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데만도 한참이 더 걸릴 것 같았다. 이들의 말을 듣다보니 ‘개 같은 세상’이라는 영화 제목이 떠올랐다. 사람이 사는 세상이 왜 개 같다고 표현돼야 할까, 그리고 개판은 언제나 걷힐 것인가 사뭇 궁금해지기도 했다. (2009.03)

  


 [어느 학부모의 항의 메일]
 
시간대 물문하고 나오는 저 광고에 뜨악했습니다. 

어린이들의 입에서 곧 개고생이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흘러나올것이며 
개를 붙인 다른 단어도 생성해내서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참신하고 기발함을 생각한 그들의 변명이 더 
어이가 없었습니다. 

누군가는 산뜻이라고도 표현하더군요. 
요즘 한창 뜨고 있는 
드라마까지 삽입하니 
산뜻할 수 밖에요..

언어는 사람의 생각을 만들어내고 
성품을 변화시킵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더더욱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 광고를 늦은 시간에만 보낼수 있게 하든지 
언어순화를 할 것을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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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깃발처럼 나부끼는 삼월"
한메일로 보내온 '사단법인 우리땅걷기'의 메일 제목이다. 돌연 센티멘탈한 모드로 바뀐다. 
그냥 외롭다. 꽃샘 추위 탓만은 아닐 터다. 고독이 마냥 펄럭거린다. 

메일 속 시(詩)를 쓴 분은 더욱 감성을 자극한다. 이성부 시인. 고교 선배다. 한참 위여서 몇 계단을 올라야 할지 모를 정도의 선배다. 질풍노도(Strum und Drang)의 그 시절, 이 분의 시를 읊조리는 친구들이 참 많았다. 고교 동기 몇 명의 얼굴이 스쳐간다. 그 가운데 몇몇은 이미 세상을 하직했다. 20대에 꽃이 진 녀석도 있다. 옛 생각에 외로움이 정말 깃발처럼 나부낀다. 
  





뒤돌아보면

서시오 불빛아래

그대 외로움

나부끼고 있었지

 

네거리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그대 외로움

환하게 환하게 빛나고 있었지

소리치고 있었지

 

다시 등 돌리고 걸어가면

등에 와 박히는 화살 같은 삼월

그대 외로움 달려와서

함께 피 흘리고 말았었지

 

사람마다 거리마다

터져 나오는 사랑

온 세상을 뒤흔들고 있었지

펄 펄 펄 넘치고 있었지.

  === 이성부 시인의 '노래조(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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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있고 너무 익숙한 것들에 대해 우린 무심하기 일쑤다. 심지어는 손에 익고, 정겨운 그것들을 무시하고 멸시하고 지겹게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오래 묵은 장맛 같은 그런 일상이 참으로 중요한 것임을 잊어선 안된다. 

매년 느끼는 것 가운데 하나가 양력 새해 첫 날은 '보졸레 누보' 같고, 음력 새해 첫 날은 오래 숙성시킨 포도주  같다는 생각이다. 양력 새해 첫 날이 가볍고 활기차다면, 음력 원단(元旦)은 묵직하고 지혜롭다는 느낌을 준다. 

음력 설엔, 양력 새해 첫 날 꿈꿨던 일들이나 계획을 긴급점검하는 기회를 갖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가족 등 나를 둘러싼 사람들에 대한 정(情)의 불씨를 다시 살리는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래 된 것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어쩌면 삶의 궤적에서 가장 중요하고 값진 것인지도 모른다. 해묵은 것들이, 그래서 가볍게 무심하게 지나치는 그것들이, 다른 그 어느 것들보다도 훨씬 더 소중한 것임을 자각하는 건 행복감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돈 주고 살 수 없는 활력소다. 파랑새는 우리 곁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해운대' 는 그 해묵은 것들의 의미와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라 아니 할 수 없겠다. 매일매일의 일상성에서 일탈해, 목숨이 경각에 달린 절박한 순간을 맞았을 때 비로소 우리는 그 값어치를 느낄 수 있을 게다. 간장이나 된장 같은, 해묵은 포도주와도 같은 그것들의 진가를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영화 '해운대'는 그런 점에서 구정 특선으로 아주 알맞은 작품이다. 연인,부부,그리고 부모형제 등 더불어 숨쉬는 그들이 우리의 삶에서 차지하는 크나큰 비중을 되새기게 한다.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갈망과,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환상도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바로 '지금,여기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소중한 것들은 과연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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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1. 1. 1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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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위 속에서도 양재천은 힘차게 흐른다. 


콸콸 흐르는 물소리가 캠코더를 다루느라 꽁꽁 언 손을 녹여준다. 


올 한 해도 이렇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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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1. 1. 10.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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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 만에 삼성 캠코더를 들고 양재천으로 나갔다. 
실로 오랜 만의 촬영이지만,아직도 왕초보에 불과하다. 사용설명서를 다시 읽고 겨우 기초코스를 다시 시작하니 만감이 교차한다. 이걸 살 땐 화이팅이 넘쳤는데...

삼성의 캠코더 용 인텔리 스튜디오에서 스틸사진을 타임라인에 넣고 전영의 '어디쯤 가고 있을까'를 붙여 뚝딱거린 뒤 동영상으로 저장했다. 좀 긴 것은 wmv확장자로 저장이 잘 안된다. 삼성의 한계인가,아니면 내 잘못인가. 용량을 확 줄이고 대충 잘랐더니 짧은 시간 안에 저장된다. 이를 다음 티비팟에 올려봤다. 앗! 그런데 티비팟의 프레임이 씌워지니 자막의 글자가 가리워진다. 다음부터는 이를 감안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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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11. 2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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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걸어온 길을 동영상으로 소개합니다. 
부끄러운 구석도 꽤 있지만, 빈천한 가정에서 태어나 매우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이제 앞으로는 더 이상 부끄럽게 살지 않았으면 합니다. 액티브 시니어로 활기차게 살다가 
돌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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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11. 2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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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인포(info)란을 메운 저의 소개서입니다. 
과거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겨두고, 새롭게 태어나 제2의 인생을 활기차게 꾸리려고 합니다.
퇴직의 길을 필연적으로 밟을 후배들에게 좋은 사례로 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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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8. 16.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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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친하게 지냈던 후배(화백)가 그려준 커리커처다.  사내보에 처음으로 쓴 커리커처인데, 앞으로도 계속 내 분신처럼 활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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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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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오늘 술 한잔 마시지 말고(not drink),한 잔 마시자(smoke)!"

앞으로 전세계의 숱한 애주가들이 과연 이런 말을 쓸 것인가.


                        alco
       <포장마차에서 술 마시는 연예인들-출처:일간스포츠>


조인스닷컴과 인터넷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흡입하는 술'이 등장했다. 알코올과 산소를 섞어 코로 빨아들이는 술이다.
한글을 쓰는 우리는, 설령 코로 마시는 술이 유행하더라도 똑같은 단어를 사용할 것이다. 국어 사전을 보면 '마시다'에는 (1)액체를 목구멍으로  삼키다 (2)(공기 따위를)들이쉬다 등 두 가지 뜻이 있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술을 마시자고 권할 때는 커뮤니케이션의 형태를 바꿔야 한다. 손으로 술잔을 꺾거나, 코를 벌렁거리는 몸짓을 해야 한다.
이에 비해 영어권 사람들은 술이 액체냐,기체냐에 따라 다른 말을 써야 한다.  drink와 smoke.     

애주가의 한 사람으로서 '흡입하는 술'을 만든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를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술이 술을 먹는 경우가 있고,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 많은 술을 마시고 있으니 자중을 해야 한다는 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코로 술을 빨아들이겠다니, 이게 무슨 해괴한 발상인가.

주신(酒神) 박카스에 대한 모독이다.
입으로 씹고, 마시고,핥는 것은 우리 인간에게 중요한 미각을 자극하는 행위다. 굳이 심리학자 프로이드를 입에 올리지 않더라도, 구강기(Oral Stage) 욕구는 평생 우리 안에 잠재해 있다. 구강기에 제대로 욕구를 발산하지 못한 사람은 커서도 손가락을 물어뜯고,담배를 질근질근 씹는다고 한다. 그 중요한 '구강 욕구'를, 하찮은 '코 욕구'로 대체하라니 불끈하지 않을 수 없다.

고주망태 알콜중독자를 빼고, 음주 땐 대체로 상대가 있다. 때때로 '술 상무'가 필요한 경우조차 있다. 술은, 주로 혼자 피우는 담배와는 사뭇 다르다. 술 한 잔에 정이 오가고,술 한잔에 긴장을 풀고 대화와 토론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

'씹는 담배'가 오래 전 개발됐다. 하지만 애연가들이 어디 이런 말을 하고 있는가.  "내년부터는 담배를 피우지 않고(not smoke),씹어야겠다(chew)."
 '흡입하는 술' 개발 아이디어-한 마디로 웃기는 발상이다.

(20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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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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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사람들이 첫 손에 꼽는 능이 버섯

"버섯은 1 능이, 2 표고, 3 송이죠."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중원2리 생태건강마을 추진위원장  장영수(61,이장)씨와 총무 이광순(44)씨는 입에 침이 마르도록 능이버섯을 찬미했다.      
  
천연산 능이버섯이 으뜸이라는 것이다.  그 다음이 표고버섯,송이버섯이라고 한다.
과문한 탓에 송이버섯을 첫째로 쳐 온 터여서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설명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중원산 일대에서 자연채취할 수 있는 능이버섯은 맛과 향이 특히 뛰어나다고 이들은 말했다.

시골 사람들이 두 번째로 꼽는 표고 버섯


두 사람의 '능이 찬가'는 끊이지 않았다.

"인공재배가 되지 않는 능이버섯은 맛과 향이 뛰어나 향(香)버섯이라고 부릅니다. 송이버섯은 소나무 뿌리에서 균생합니다. 이에 비해 능이버섯은 참나무 뿌리에서 균생하죠. 갓의 크기가 7~40㎝이고  7~30㎝까지 자랍니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성분과 암세포를 억제하는 다량체 성분이 능이버섯에 들어 있습니다. 또한 단백질을 분해하는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 큰 효과를 발휘합니다. 비타민도 풍부하죠. 능이의 향은 흙 냄새, 강한 풀 냄새, 꽃 향기, 나무 향, 고기 향, 상큼한 우유 향 등으로 다양합니다."

능이버섯은 가을이 제 철이라고 한다.

버섯을 따는 대로 바로 말리고, 요리하기 전에 데치면 떫은 맛이 없어진다. 전골, 튀김 프라이, 조개국물, 볶음나물, 필라프(밥에 고기,새우 따위를 넣고 버터로 볶은 음식),계란 무침 등 여러 가지 요리에 쓴다.

찬 바람이 불면 제 맛이 나는 능이버섯을 먹고 싶다. 



시골 사람들은 세 번째로 꼽지만 값비싸고 맛있는 송이 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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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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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마지막 강의를 한 뒤 학생들에게서 귀한 선물을 받았다.  샤또 시삭 1997년산 와인과 스타벅스의 물병(텀블러). 내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 동학(同學)의 마음을 모아 사준 선물이다. 

한 여학생은 그래도 서운했던지,초컬릿 세 알과 함께 그림을 그려넣은 쪽지를 건네주었다. 가슴이 벅차다.  1학기 땐 스승의 날에 뜻밖의 많은 선물을 받고 당황 반, 기쁨 반의 심정을 속뜰에 심었다. 하지만 2학기 땐 그런 날도 없어 언감생심(焉敢生心)이라 적이 놀란 게 아니다. 
 
더욱 놀라게 한 값진 선물은 롤링 페이퍼(rolling paper)였다. 1학기 땐, 2학기 수업에 참고하기 위해 비판과 충고를 적어주도록 설문조사를 했었다. 2학기 수강생들이 나름대로 정성껏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완성한 롤링 페이퍼에는 참으로 고마운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행복감에 몸이 잠시 떨렸다. 성적 처리를 끝내면, 1년 동안 깊게 정든 고려대를 떠난다. 내가 그동안 가르치면서 배웠던, 젊고 패기에 찬 학생들이 모두 꿈을 이루길 두 손 모아 빈다. 

(2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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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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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를 얻으려다가 자신의 몸을 망친다면 선비가 아니다. 몸을 망치며 진실을 얻지 못한 자는 다른 사람을 부리지 못한다. (이런 부류는) 남의 일의 도구가 되고, 남의 즐거움에 이용돼 자신의 즐거움을 누리지 못한 사람들이다."[行名失己 非士也 亡身不眞 非役人也  是役人之役 適人之適 而不自適其適者也]
(장자 『대종사』편)
 
상당 부분 맞는 말인 것 같다. 일에 중독돼 허우적거리면 안된다. 워커홀릭(WORKAHOLIC)의 굴레에 묶여 있는 사람은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또 명예욕에 눈이 멀어 바른 길을 벗어나면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 

자신이 삶의 주체가 되기는커녕 일의 노예가 되거나, 다른 사람의 장단에 놀아나는 사람은 결코 다른 사람들을 부릴 수 없다. 일의 노예가 되면 화를 잘 내게 된다. 상형문자인 한자가 이를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성낼 노(怒)는 천대 받고 멸시 당하는 '종(奴,노예)의 마음(心)'이다.
 

불교에선 마음(뜻)으로 짓는 세 가지 업(業)인 삼독(三毒)을 경계한다. 그건 탐욕(貪), 성냄(嗔),어리석음(痴)이다. 마음을 쉬는 법(停心觀)으로 탐,진,치를 없애라고 가르친다. 명예욕이 지나치거나 일 욕심이 너무 많으면 노예의 마음으로 떨어져 성냄(嗔)이 잦아진다. 

그리고 일을 그르치는 어리석음의 덫에 걸리기도 한다. 인도에서 발원한 불교(소승불교)가 중국으로 건너와, 지극히 현실적인 중국인의 곁에 다가선 데는 노자와 장자의 사상이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이 복잡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데는 '무위자연'이 도리어 걸림돌이 될 수 있겠다. 하지만 사람이 일의 아가리 속으로 끌려 들어가지 않기 위해선, 틈나는 대로 마음공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고개를 쳐든다. 노예가 되지 않고, 나 자신이 이 우주의 주재자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높은 경지에는 사실 도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마음의 밭을 가는 일을 매일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그 밭의 주인이 될 수 있을 터다. 오늘 '경자유전(耕者有田)'을 내 멋대로 해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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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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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선원(金剛禪院,원장 혜거스님)에 딸린 시민선방이 내걸고 있는 실천 및 수행 수칙에는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말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마음이 잠시 머무르면, 오만가지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 가는 곳마다 주인의식을 갖고 삶을 꾸리라는 뜻의 이 네 글자는 입처개진(立處皆眞) 과 짝을 이룬다. 

그러니까 주인의식으로 모든 일을 대하면 서 있는 자리가 모두 참됨이라는 뜻이 되겠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과거와 미래에 집착하지 말고, 오늘을 뜻깊게 살아야 한다는 말씀으로도 들린다.
 
서양에서도 '바로 지금,여기(Now, Here)'가 중요한 화두다. '생각할 염(念)'자 자체가 '현재(今)를 생각하는 마음(心)'이기도 하다. 하지만 속세에선 선종(禪宗)의 대선사인 임제 의현(臨濟 義玄)스님의 말씀을 곧이곧대로 따를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국내 기업의 한 총수는 과거 '머슴론'을 내비친 적이 있다. 또 어떤 조직에서 개개인이 처한 상황이 사뭇 달라, 자칫 화(禍)를 부를 소지도 없지 않다.
 
따라서 마음가짐은 주인의식으로 가득 채우되, 함부로 겉으로 드러내선 안될 것 같다. 구업(口業)을 짓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도끼눈을 뜨지 않도록 하는 뾰쪽수, 그건 바로 아상(我相)을 버리는 데 있다.  '나라는 생각(我相), 남이라는 생각(人相), 중생이라는 생각(衆生相), 오래 산다는 생각(壽子相)에 대한 집착'(금강경)을  버리면 된다.  

아상을 버리면 굳이 표출할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이 신경을 곤두세우게 할 위험성도 낮다. 마음을 닦아, 아상을 여의는 경지에 다가가면 '수처작주'를 하더라도 넘침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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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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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척 부러운 사람들이 있다. 권력을 움켜쥔 사람도 아니고, 엄청난 부(富)를 쌓은 사람도 아니다. 닭 눈(鷄目)을 갖지 않은 사람이 그지없이 부럽다. 

닭눈은 사뭇 도전적이고, 참을성이 없는 사람을 상징한다. 닭들은 만나기만 하면 부리로 쪼면서 싸우기 일쑤다. 관상학적으로 닭의 눈을 가진 사람은 며느리나 사위를 삼지 않는다고 한다. 

금강선원 원장인 혜거 스님의 말씀이다. 눈이 둥글고,눈동자가 노랗다면 영락없이 닭눈이라고 한다. 우스갯말로는 '순수 혈통의 닭눈'인 셈이다. 불교의 수행 측면에서도, 닭눈을 가진 사람은 끈기가 없어 제대로 수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과 티격태격 하고, 공연히 다른 사람의 결점을 끄집어내 쪼는 닭눈이 나는 싫다.  이런 게 모두 업(業)의 소치인 줄은 모르겠으나, 나에게도 이런 닭눈의 DNA가 아직 꽤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아니다. 어떤 땐 이런 기운이 지나침을 느낀다.  

오! 가여운 나의 경박함이여!  아직 오지 않은 것들을 괜스레 걱정하는 것도 이런 닭눈 탓이 아닐까.  이젠 잘 죽는 일을 생각하게 된다. 요즘 선서(善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석가모니불의 경지에 도달할 순 없겠지만, 잘 죽는 준비를 차근히 하고 싶다. 

그러자면 우선 닭눈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자기 감정의 조절에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희로애락을 남에게 들키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조어장부(調御丈夫)의 경지를 목표 삼아 여생을 꾸리고 싶다. 혜거 스님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귀격(貴格)으로 친다. 고인은 실실 웃거나 화를 잘 내지 않았다고 한다. 포커 페이스의 일종에 속한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렇더라도,너무 심각한 것은 싫다. 밝은 웃음과 유머,다른 사람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나는 좋다.
 
나는 잘 죽고 싶다. 갱년(更年)의 삶, 제 2의 인생에선 닭눈의 DNA를 내 몸뚱아리에서 완전히 도려내 던져버리고 싶다. 그래야 웰다잉(Well-dying)할 수 있을 것으로 굳게 믿는다. 닭눈(鷄目)의 탈을 벗으려면 많은 수행과 수련이 필요하다. 

노자,장자를 읽을 나이에 삼국지나 좋아하고 있어선 안된다.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편안해 지는 경지인 경안(輕安)을 거듭하다 보면 닭눈의 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밤 문득, 여유롭고 관대하고 남의 허물을 덮어주는 덕인(德人)이 사무치게 그립다. 

그리하야 언젠가 이승을 하직하기 전에, 덕인으로 거듭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온 몸이 뜨거워 지는 걸 느낀다. 오! 나의 이 경박(輕薄), 이 부박(浮薄)을 어찌 할 것인가.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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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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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에 고(故) 한용철 박사를 기리는 홈페이지(http://www.drhanmemorial.pe.kr/)에 접속하게 되었다. 고인은 서울대병원장과 삼성서울병원 초대원장 등을 지낸 분이다. 호흡기내과의 큰 어른이며,특히 결핵분야의 태두이셨다. 그 분이 생전에 좌우명으로 삼았던 게 무재칠시(無財七施)다.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보석 같은 좌우명을 되돌아 본다. 

무 재 칠 시
[無財七施]- 잡보장경[雜寶藏經]



어떤 사람이 하는 일마다 풀리지 않아 부처님을 찾아가 호소했습니다.
 
"부처님 저는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으니 이 무슨 까닭입니까?"
 
"그것은 네가 남에게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저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빈털털이입니다.
 남에게 줄 것이 있어야 주지 도대체 무얼 준단 말씀입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아무 재물財物이 없더라도 베풀[施]수 있는
 일곱 가지는 있는 것이다.[無財七施]


1.
화안시(和顔施)
 
   얼굴에 밝은 미소를 띠고 부드럽고 정답게 대하는 것이다.
 
   얼굴에 환하고 기쁨 가득찬 미소를 머금은 표정은

   그 자체로도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소중한 보시(布施)가 되는 것이니라.

 
 
2. 언사시(言辭施)
 
  공손하고 아름다운 말로 대하는 것을 말하니
  사랑의 말,칭찬의 말, 격려의 말,양보의 말,부드러운 말 등이다
 

  우리가 몸으로 짓는 열가지 업중에 [身口意]

  입으로 짓는 업[口業]이 네 가지나 된다는 점을 보더라도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니라. [妄語 綺語 兩舌 惡口]

 
 
3. 심시(心施)
 

   착하고 어진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자비심으로 이웃들에게 베푸는 보시행으로

   우리가 늘 따뜻하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도

   소중한 보시(布施)니라.

4. 안시(眼施)

 

   호의를 담아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으로 대하는 것을 말한다.

 

   부드럽고 안온한 눈빛 하나로도 충분한 보시(布施)가 되느니라.

 

 
 
5. 신시(身施)
 
   몸으로 베푸는 것으로, 남의 짐을 들어 준다거나 예의 바르고
   친절하게 남의 일을 돕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면 공손하고 반갑게 인사하고 어른을 만나면

   머리 숙여 인사 할 줄 알고공손하고 예의 바른 몸가짐은

  사람들에게 훈훈한 마음을 안겨 주는 보시행(布施行)이니라.


   *다섯 번째는 '지시(指施)'(지시나 가르침을 고운 말로 하라)도 가능.
 

6. 상좌시(床座施)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내주어 양보하는 것이고,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비워주는 것을 말한다.

 

   지치고 힘든 이에게 편안한 자리를 내어주는 것도

   소중한 보시행(布施行)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하느니라.

 

  

7. 방사시(房舍施)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라는 것이다.
 
 굳이 묻지 않고 상대의 속을 헤아려서 도와주는 것이다. (찰시,察施 )
 

 

   "네가 이 일곱 가지를 행하여 습관이 붙으면 너에게 행운이 따르리라"


<자료 출처>(바로가기)

http://blog.naver.com/mcrane/110019800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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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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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진실로 이르노니 혓바닥을 조심하라. 사불급설(駟不及舌).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가 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직역이다. 네 마리가 끄는 수레가, 혓바닥이 놀리는 말보다 빠르지 않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혓바닥이 쏟아놓는 말(言)이 퍼지는 속도가 말(馬) 네 마리가 끄는 수레보다 빠르니,말을 조심하라는 얘기다. 백 번, 천 번 맞는 말이다.

그 놈의 혓바닥이 놀리는 허무한 말은, 파장이 길고 그 말을 전하는 작자의 인격에 따라 현기증을 일으킬 만하다. 

특히 술자리에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이런 저런 말을 쏟아냈다가는 뒷감당이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참으로 중요한 게 말이지만,참으로 힘든 게 말이기도 하다.

듣고,겪고,느끼면서 춤추는 혓바닥이 얼마나 위험한 지 아는 분들이 적지 않으리라. 그런데도 자꾸 술이 우리 자신을 마셔버리는 경우가 적지않다.한심하다. 

오늘의 다짐.  사불급설(駟不及舌)!!!  

서양에선 이렇게 다짐한다고 한다.
"Put chains on your tongue,or it will put chains on you."
(네 혀를 쇠사슬로 채워라. 그렇지 않으면 네 혀가 너를 속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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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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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인십색,각양각색이다. 때문에 삶을 꾸리면서 부러워하는 대상이 사람마다 사뭇 다르게 마련이다. 공부 잘 하고,예쁘고,참한 20대 초반의 여대생이 "빨리 늙고 싶다. 곱게 늙고 싶다"고 말하는 걸 오래 전에 듣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최근엔 40대임에도 몸매가 20대 뺨치는 한 인기 여배우가 "곱게 늙고 싶다"는 말을 했다는 보도에 빙그레 웃음지은 적이 있다. 

그래,맞다. '9988234'가 되면 얼마나 좋으랴.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2~3일 만에 죽으면(4) 좀 좋겠는가. 그러려면 운동도 꾸준히 하고, 돈도 구차하지 않을 만큼 모아야 하고,아프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세상사가 뜻대로 되는 건 아닐 게다. 그런 홍복을 안고 태어난 사람은 극히 드물다. 

곱게 늙어가는 것. 그것도 결코 쉽지 않다. 그런 분들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튀어 나온다. 이래저래 나이 듦이 스스로 느껴지고,옆 사람의 눈에 뜨일 때면 바람이 바뀐다. "그래. 정결하게 살다가 빨리 죽으면 좋겠다."  


지난해 강남의 한 마라톤교실에 등록해 준비운동도 배우고 양재천을 헉헉거리며 뛴 적이 있다. 마라톤 국가대표선수를 지냈다는 우리 코치는 10km코스가 가장 위험하다고 매번 강조했다. 나이가 들면서 운동을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절감해, 무턱대고 뛰다가 다치거나 죽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10km코스가 왜 위험천만한 것일까. 곰곰 생각해보니 틀린 말이 아닐 것 같았다. 중장년에 접어들어서도 마음은 20대인 분들이 하고 많다. 자신의 엔진이 이미 낡았는데도,그걸 인지하지 못하는 환상족이 흔하다. 이런 사람들이 10km를 만만하게 보고 꼭 사고를 치는 것 같다. 

마라톤을 잠시 하면서 나도 그런 축에 낀다는 걸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대의 마음,50대의 몸인데 그걸 무시하고 뛰다보면 여기저기 몸 부속품이 처참하게 망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늘,참 기분이 묘하다. 그리고 다시금 곰곰 생각해 본다.결론은 이렇다.  "그래. 정결하게 살다가 빨리 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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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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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 덕분에 밥벌이를 하는 부류가 참 많다. 정신분석학을 긍정적 시각에서 분석하는 학자나, 부정적 시각에서 문제점을 파헤치는 정신과학자,심리학자가 숱하게 많다. 그뿐인가. 이 학문 체계를 요리조리 돌려 써먹는 신경정신과 의사,심리분석가,카운셀러 등이 세상에 얼마나 널려 있는지 셀 수 없다.

요즘 뉴스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전세계에 숱한 일자리를 만들어준 또다른 대가가 환생한 듯한 착각에 빠진다. 주인공은 바로 마키아벨리. '바티칸의 금서'였던 군주론의 저자다. 

입에 풀칠을 하기위해 메디치 집안에 빌붙어 쓴 측면이 있는 그의 저서 '군주론'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최근 부쩍 높아진 것 같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8일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대 개혁 입법이라는 모자를 쓴 게 잘못이라는 반성조의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마키아벨리를 거론했다. 그는 "우리가 세운 방향과 목표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관료의 바다'에 빠졌던 것 같다. 그 때 능숙한 항해술이 필요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나오는 '사자(열정)와 여우(교묘함)의 지혜'가 필요했는데…."라고 말했다. 개혁에 대한 열정은 넘쳤으나,지혜가 부족했다는 투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앞서 한 달 전쯤에도 정치판에 마키아벨리가 등장했다.  전 국회의원(열린우리당) 김성호씨는  "노무현 대통령은 이제 따뜻한 인간의 얼굴이 아니라 여론에 따라 흔들거리며 오직 권력유지에만 골몰하는 ‘마키아벨리의 얼굴’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했다는 그는 일부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이같이 썼다고 한다. 김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이다.  

이래 저래 마키아벨리가 무덤 속에서 벌떡 일어나 우리 곁을 배회하는 듯한 느낌이다. '정치 빅뱅'을 앞둔 시점에서 거인이 불티 나듯 팔리고 있는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사무실을 정리하면서 쓰레기통에 버려진 책 한 권을 손에 넣었다. '마키아벨리 회사에 가다'-아무도 말하지 않는 직장인의 생존전략'(페터놀,한스 루돌프 바흐만 지음/황금가지)이라는 책이다. 신문 지상에서 그 내용을 본 기억이 난다. 

이 책에선 50대의 '늙은 생쥐'가 등장한다. 은퇴할 날이 머지않은 이 늙은 생쥐들은 조직의 10년 후를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풍자됐다. 이들의 대부분은 매우 현실적이며,목표지향적이고 주도면밀하다. 또 쾌락을 누리고 권력의 열매를 실컷 맛본다는 것이다.  

마키아벨리가 날개 돋히듯 잘 팔리는 건 정말 희한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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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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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중국 연수는 시종여일 강행군이었다. 이번 연수 중 가장 인상깊은 건 우리나라의 현지 기업 전문가들에게서 산업 동향을 들을 수 있었던 점이다. 

한마디로 중국 및 외국 기업과의 경쟁이 만만치 않다는 걸 절감했다. 포스코,삼성,CJ 관계자들의 정성어린 브리핑과 따뜻한 영접에 감사를 드려야겠다.

각설하고,내가 가슴 깊이 아로새기고 돌아온 키워드는 네 글자다. 난더후투(難得糊塗).

 '바보 되기가(멍청해지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총명하기도 어렵지만,바보되기는 더 어렵다(총밍난,후투겅난/聰明難 糊塗更難)'를 4자성어로 줄인 표현이다. 

문화대혁명을 떠올리면 비굴하게 비치는 측면도 없지 않을 터이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집권 전의 이하응(대원군)처럼 바보연하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꼭 그렇게 볼 것만은 아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이게 바로 중국인의 슬기로운 생활 태도이자 상술이 아니겠는가. 

이 성어는 중국인들의 액자에 널리 쓰인다고 한다. 샤오캉(小康)사회를 넘어 다퉁(大同)사회를 지향하는 중국인들의 삶에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난더후투(難得糊塗).  잘난 체하지 말자.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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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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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가 끝나면 깊은 시름에 잠길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연휴엔 아무래도 마음이 늘어진다. 편하게 두 다리 쭉 뻗고, 이것저것 먹어치운다. 쇼파에 드러누워 TV만 줄창 보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면 뒤룩뒤룩한 뱃살이 손톱 몇 개의 두께에 해당하는 영토를 불린다. 술독에 빠진 사람들은 얼굴까지 붇는다. 의학적으로 따지자면 콜레스테롤과 GPT,GOT 등 수치를 악화시키는 먹을거리가 연휴의 걱정거리다.

콜레스테롤에 관심이 쏠리다보니 유대인의 음식문화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힌두교도는 소고기를,이슬람교도는 돼지고기를 각각 금기로 여긴다. 

유대교도에게도 가리는 음식이 있다. 오징어,낙지,문어,새우,게 등을 먹지 않는다. 성서의 가르침에 따라 비늘과 지느러미가 없는 물고기,조개류,갑골류를 멀리 한다.   

유대의 식사법인 '카샤룻'에는 '코셔(kosher)'와 '트라이프(tripe)'가 있다. 코셔는 먹기에 적당한 음식을, 트라이프는 부적당한 음식을 가리킨다. 이스라엘에선 율법에 맞고,위생기준에 적합한 식품에 대해 '코셔 인증(認證)마크'를 붙여준다. 

오징어,문어,새우에는 콜레스테롤이 많다. 식품 100g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 함량을 보면  닭고기 가슴살의 경우 54mg이다. 이에 비해 오징어는 날것이 312mg,마른 오징어 다리 1,106mg이다. 새우는 183mg이고,낙지는 66mg이며,게는 80mg이다.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내과의사에게서 오징어,문어,낙지,새우 같은 음식을 가급적 섭취하지 말라는 권고를 받는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으나,유대인의 음식 지혜로 느껴진다. 연휴 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면 유대인들의 '카샤룻'을 미친 척 따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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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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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은 인류 역사상 생물학적으로는 가장 오래 살고, 사회적으로는 가장 일찍 죽을 운명이다.(사회학자 데이비드 리프먼) 노후 대책은 그래서 중요하다. 

하지만 사회안전망(social security net)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수급 개시 연령)는 점점 늘어난다. 반면 받을 수 있는 돈( 급여 비율)은 점점 줄어든다. 불안하기 이를 데 없다. '은퇴 위기(retire crisis)'다. 

만약 현재와 비슷한 경제 수준에서 남북통일이 된다면 중년들은 그나마 기대하는 국민연금마저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른다. 통일 비용과 사회복지 비용을 이 세대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할 판이다. 

그래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가 신나지 않는다. 세계화 속에서 광증을 드러내고 있는 민족주의와 거기에 바탕한 민족통합이 개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대참사일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 마련된 쪽박마저 깨질 위험이 크다. 


노후대책의 걸림돌은, 결코 튼실하지 못한 사회안전망으로만 그치는 게 아니다. 대학까지 가르쳐 놓아도 백수가 우글거리는 사회현상 역시 중년들에겐 큰 짐이다. 요즘 주변을 돌아보면 못난 자식에게 보증을 서거나 사업자금을 대주고 알거지로 전락한 노인들이 적지 않다. 

오죽했으면 공영방송에서 "노후대책의 최대 적(敵)은 자식"이라는 취지의 기획보도물을 최근 내놓았을까. 애지중지 키운 자식이 '적'이라니, 우리가 처한 현실이 안타깝다.  

이미 만월(滿月)을 넘긴 '하현달 인생'들은 월식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중년은 구체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의식을 바꾸고,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준비해야 한다. 맞벌이가 가능하면 주저없이 나서야 한다.씀씀이를 줄이고, 눈 높이를 낮추는 연습을 해야 한다. 'The show must go on.'이라고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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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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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족오(三足烏)가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로 뜨고 있다고 한다. '태양에 살고,다리가 셋 달린 까마귀'인 삼족오는 우리 민족에게 신성(神聖,divinity)을 상징한다.  

삼족오는 금오(金烏) 또는 준오라고도 불린다. 금오는 김시습이 쓴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의 금오(金鰲)와는 다르다. 후자는 경주의 산 이름이다. 

삼족오는 고대 동북아시아의 태양숭배사상과 샤마니즘의 산물이라고 한다. 설화를 보면 하늘을 건너가는 태양에 까마귀가 살고 있다는 신앙은 중국 전한시대,고구려 때부터 전해 내려왔음을 알 수 있다. 초사(楚辭)와 산해경(山海經)에서 삼족오를 볼 수 있다. 한편 이집트에서도 유사한 설화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삼족오 못지않게 우리 조상의 관심을 끈 건 삼두매(삼두일족응,三頭一足鷹)이다. 삼족오에서 파생된 이미지라 할 수 있다.두 새의 차이점은 다리 셋,머리 셋이라는 것이다. 공통점은 숫자 3이 양쪽에 들어 있다는 것이다.  

삼족오는 삼두매 외에도 삼두삼족주작(三頭三足朱雀)을 파생시켰다. 머리가 셋, 다리가 셋인 주작은 '조선왕조실록'과 '악학궤범'에도 모습을 보인다. 중국에선 삼족오가 음양오행론에 수용됐으나, 한반도에선 삼두삼족주작으로까지 변형됐다는 것이다.  

삼족오 같은 고대사의 설화 조류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고대사 관련 드라마 때문이다. 하지만 그 바람이 너무 뜨거워질까봐 걱정이다. 광풍(狂風)이 되어선 안될 것이다. 국수주의 바람을 부르는 데 잘못 이용되면 곤란하다. 

이성적으로,실리적으로 꼼꼼이 따져보아야 할 전시작전권 문제에 지나치게 큰 영향을 끼쳐서도 좋을 게 없다. 민족 자존심을 일정 부분 높여주는 활력소가 되는 정도에 그쳤으면 한다. 중추가절에 담긴 뜻처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열풍(熱風)에 그쳤으면 싶다. 

이 뜨거운 바람을 좋은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창작한 캐릭터는 썩 많지 않다. 그러니 이런 바람을 타고 삼족오,삼두매,삼두삼족주작 같은 신비의 상징을 우리의 대표 캐릭터로 개발했으면 참 좋겠다. 삼두매의 경우 부적으로 만들어 팔아도 될 듯하다. 

일본에선 이런 게 각 지방에 참 많다. 관광수입으로 연결된다. 우리도 민족 혼(魂)을 고취하고, 로열티를 받아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창의력은 다른 나라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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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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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최석운의 작품 '여름'> (애장품)


요즘 마누하님에게서 핀잔을 많이 듣는다. 밥을 먹을 때나 커피를 마실 때나,나도 모르게 기린처럼 목을 쭉 빼기 때문이다. 

"당신, 여름 남자 닮아가요? 자세 좀 똑바로 하고 식사해욧!  *%^$#..."

정말 그런가.  화가 최석운의 작품 '여름'에 나오는 두 남자의 바이러스가 내 몸에 들어온 것일까.  10여 년 전 신문에서 그의 익살스런 작풍을 보고 침을 꼴딱 삼켰다. 급기야, 없는 살림에 1백만 원도 넘는 거금을 들여 '여름'을 사고 말았다. 

대학로에서 작가를 만나 잠깐 이야기하던 중, 그 사람이 처가의 고향 사람이란 사실을 우연히 알았다. 그러고 보니 마누하님과 같은 항렬이었다.

이따금 부아가 치밀라치면 이 그림을 쳐다본다. 이내 화가 풀린다. 그림에 화기(火氣)를 흡입하는 빨판이라도 있는 것 같다. 싸움질을 하고 있는 두 남자의 표정이 참 익살스럽다. 순수하다. 사회면을 장식하는 패륜이나 극악무도한 범죄와는 애초부터 전혀 무관한  표정이다. 

두 남자는 머지않아 옆구리에 올린 두 팔을 풀 게 틀림없다. 화를 풀고, 마음의 문을 활짝 열 것이다. 요즘 하찮은 일이 법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세태를 보면 참 안타깝다. 

이 두 남자처럼 팔을 풀고 막걸리라도 한 잔하면서 화해하면 좋으련만...  우리가 '변호사 전성시대'를 굳이 만들어줄 필요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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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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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여시(如矢). 정말이지 쏜살 같다. 나이 탓인가. 종전엔 여간해선 못느꼈던 걸 요즘엔 느낀다. 시시때때로 목이 마르다. 마시고,또 마셔도 갈증은 나를 풀어주지 않는다. 고독을 씹는다더니,반대로 고독이 나를 씹는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가나 보다. 최근 작은 사건이 하나 있었다. 

지난 13일 대학의 홈커밍 행사가 열렸다. 가끔씩 모임에서 보는 얼굴이 대부분이지만, 그 날 학과 동기들의 모습은 웬지 달라보였다. 나이테를 공식확인한 자리였기 때문인 것 같다. 모두들 중얼거렸을 게다. "많이 늙었구나." 


그 시절,대강당에서 진행되는 채플 시간에 우린 '가짜(家字) 대학생'들과 함께 기도를 올렸다. 우린  '연세/상(商)'자를 새긴 배지를 달았고,그녀들은 '연세/가(家)'자  배지를 달고 다녔다. 당시의 가정대학은 요즘 생활과학대학으로 바뀌었다. 상경대학과 가정대학은 같은 시간에 예배를 드렸다.  참 다행이었다. 함께 입학했던 중국 화교 여학생은 1학기를 마치고 학교를 그만두었다. 

그 바람에 입학정원이 160명에 달하던 우리 경영학과엔 여자의 씨가 말랐다.  입가에 작은 점이 있던 그녀는 예뻤다.  출결 점검이 매우 엄격해 '연세 고등학교'라고 일컫던 경영학과 커리큘럼을 따라가지 못했을까. 특례입학했던 그녀는 돌연 자퇴를 하고 말았다.  그래서 우린, 대학당국이 여학생만 있는 가정대학을 상경대학과 묶어준 걸 감사하게 생각하곤 했다.
  
"문과대학에는 여학생들이 많았었지. 그런데, 자칫 잘못 했다간 맞아죽을까봐 접근하지 못했었지."  대학 배지가 새겨진 베레모를 받아 쓴 동기들의 이런저런 회상이 이어진다. 

"교양학부 식당은 좀 비쌌지. 음식은 고급스러웠지만 말이야."
"상경대학 건물은 교육과학대학 건물로 바뀌었대. "
"경영학과가 경영대학으로 독립하려고 했을 때, 경제학과와 응용통계학과의 반대가 무척 심했대. 돈 되는 학과가  빠져나가려고 하니 그럴수밖에 없지."
"결국 독립한 경영대학은 문과대학 뒷쪽에 자리잡았다는데..." 

단과대학 기(旗)를 든 학군단 소속 학생들의 뒤를 따라 우린 행진했다. 강당에서 백양로로,언더우드 동상이 있는 문과대학 앞뜰로... 그러나 축제 기간 중에 있는 후배들은 우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마치 우리가 70년대에 그랬던 것처럼. 

어느덧 행진대열은 백주년기념관에 도착해 있었다. 우린 정해진 자리에 앉았다.  앗, 그 때였다. 낮익은 여자 몇 명이 시야에 들어왔다. 아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난 잠시 심호흡을 한 뒤 그녀를 불렀다.
"xxx씨!"

그녀는 나를 단박에 알아보지는 못했다. 명찰을 본 뒤 기억을 더듬으면서 그녀는 손을 내밀어 악수에 응했다. 하지만 옛날과 달리 활달했다. 그래,나이가 몇 살인데...

가정대학 출신의 그녀는 같은 동아리(클럽)에서 활동했던 내 동기들을 많이 알고 있는 듯했다. 계를 묻어 평소에도 자주 만나는 동기에게 물었다. 그녀는 졸업 후 외국계 은행에서 일했고, 그 때 거래 관계로 알고 지낸 사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명단을 찾아보니,서초동에서 살고 있었다. 직위란은 비어있지만,직장이 명기된 걸로 보아 그녀는 아직도 사회생활을 하는 것 같았다.  

동기들과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됐다. 우선,남학생이 전무한 가정대학 학생들이 상경대학 학생들과 미팅을 많이 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  대학 시절에 힘들었던 기억이 남아있는 오대산 등산의 파트너였고, 여러 모로 친했던 동기(사업가)와 나의 첫 미팅 파트너가 동일 인물이었다!

"그러니까,우리 둘 다 그녀에게 결국 차인 셈인가?"
우린 키득대며 웃었다. 그녀는 지방대학의 교수다.

스스로 당긴 운명의 화살에 따라 난 삶을 꾸려 왔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쏜살에 얹혀 살아온 인생!  하지만 날아가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정신 없다. 마누하님과 나에겐,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하는 순간이 있다. 좀 쑥스럽지만  그건 TV 시청 시간이다. KBS1의 대하 드라마 '서울 1945' 를 매주말 함께 즐긴다. 오래 전 소설 '태백산맥' 매 권을 가슴 졸이며 함께 즐겼던 것처럼. 끝날 때마다 아쉬워 한 마디 한다. 

"에이~ 짜식들 좀 길게 하지." 
그럴 때마다 마누하님의 말씀은 한결 같다. "여보, 일 주일 금~방 간다!"
정말이다. 금방 간다. 아찔하다. 아무래도 올해는 이 드라마와 함께 세월 가는 걸 체감하고 살 팔자인가 보다. 세월은 여시(如矢)다. 여시(여우) 같은 세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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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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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이 노래가 왜 그리 좋았는지 모르겠다. 

"원숭이 똥구멍은 빠~알개. 빨가면 사과,사과는 달다,달면 바나나,바나나는 길어,길면 기차,기차는 빨라,빠르면 비행기,비행기는 높아,높으면 태극기,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하늘 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놀 곳과 놀거리가 마땅치 않던 어린 시절, 목청 높여 외치고 부르던 말잇기와 노래가 새삼 떠오른다.  눈 속에서 포즈를 취한 이 놈은 일본 마카쿠 원숭이(Japaness Macaque Monkey)다.  일명 '눈 원숭이'(Snow Monkey)다.


잔뜩 무뎌진 내 더듬이를 옛 추억에 들이댄 것은  유명한 일본 원숭이 '이모'에 관한 이야기를 '잠들기 전 10분이 나의 내일을 결정한다'(한근태 지음,랜덤하우스중앙,296쪽)에서 읽고 난 뒤다. 

마카쿠족(族)에 속하는 이 똑똑한 원숭이가 등장하는 무대는 1953년 9월 일본의 섬 가고시마(鹿兒島)다. 이 놈은 원숭이의 생태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고구마를 주자 가까운 개울가로 걸어가 물에 고구마를 깨끗이 씻어먹었다. 

이런 행동은 그 무리에 널리 퍼지고 이내 관습으로 자리잡았다. 저자는 삼성경제연구소의 CEO를 위한 책 소개 프로그램에 내놓은 요약 글을 묶어 출간했다.모두 60권의 경영경제 관련서를 재치있게 요약한 것이다. 

동물의 행동을 결정짓는 요인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진(gene,생물학적 유전자)과 밈(meme,문화적 유전자)이 그것이다. 전자는 한 생명체에서 다른 생명체로,후자는 모방을 통해 한 사람의  뇌에서 다른 사람의 뇌로 복제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생일 축하노래로 굳어진 '해피 버스데이 투유'가 밈의 대표주자라는 해석은 자못 흥미롭다. 원숭이의 빨간 항문과 생일케익의 빨간 촛불이 연상돼 입가에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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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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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와 놀아나다

어딜 가니

몰라

멀리가니

모올라

가기는 가니

(!!)


달팽이 약전

내 안의 뼈란 뼈 죄다 녹여서 몸 밖으로 빚어낸 둥글고 아
름다운 유골 한 채를 들쳐엎고 명부전이 올려다 보인 젖은
뜨락을 슬몃슬몃 핥아가는 온몸이 혓바닥뿐인 生이 있었다.

-서정춘 시집 '귀'에서-


2005년 8월 25일 초판 발행된 서정춘 시인의 시집에서 달팽이와 관련된 시 두 편을 발견했다.  평소 자폐아적인 개념으로 달팽이를 바라보던 내게 작은 떨림을 안겨주었다. 가을이 성큼 다가와 그런가.  암수가 함께 사는(자웅동체) 달팽이 모습들이 참 아름답다. 일생을 부디끼며 함께 보내는 달팽이의 삶이, 이 가을 어떤 느낌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갈지 사뭇 궁금하다.

(20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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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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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에서도 오래 전부터 '원소스 멀티유스(One-Source Multi-Use)'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수없이 강조돼 왔다. 쉽게 말해  신문사 편집국에서 생산한 콘텐트를 여러가지 형태로 활용하자는 뜻이다. 

하지만 개념만 둥둥 떠다닐 뿐 아직까지 이렇다할 실체가 없다. 그만큼 기존의 사고방식과 습관을 버리기란 쉽지 않다. 

이 개념의 기원은 무엇인가.  '원소스 멀티유스(One-Source Multi-Use)'는 영화,즉 영상산업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른바 윈도 전략(Window Strategy)개념이다. 잘 알다시피 영화 시장의 끝은 스크린이 아니다. 

우선 비디오로 만들어 팔 수 있다. 그것뿐인가. DVD,오리지널 사운드앨범(OST,영화음악 앨범),TV 방영,해외판권 판매,출판,캐릭터 머천다이징 등으로 돈을 벌 수 있다.  한 편의 영화 콘텐트가 흥행에 성공하면 다양한 부가가치(VA)를 창출한다. 

이를 영화산업에선 'CORE(Create One Release Everywhere)의 법칙' 이 적용되는 윈도 전략이라고 한다. CORE법칙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에피소드1'이 꼽힌다. 이 영화는 1억 5천만 달러를 들여 만들었다. 

윈도 별 배급수익은 *극장 4억 3천만 달러 *비디오 8억달러,TV방영 4억3천만 달러 *해외배급 로열티 3억 달러 *캐릭터 머천다이징 OST 등 30억 달러다. 모두 50억원을 벌어들인 것이다.<'대박과 쪽박 사이의 영화 경제학,MJ미디어,베니김 지음>

이제 미디어산업 종사자들도 '원소스 멀티유스(One-Source Multi-Use)'개념을 기획 초기부터 염두에 두고  일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우리 실정에선 이런 게 바로 블루오션 전략일 수 있겠다. (20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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