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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14 가난한 문인들과 담배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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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하사의 옆에는 담배와 성냥갑이 이슬을 머금은 채 나뒹굴고 있었다
한산도 한 갑, 꺼진 성냥 한 개비.
주변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金병장은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 뒤 잠시 눈을 감았다.
"그는 담뱃갑을 뜯어 담배 한 개비를 꺼냈을 거야. 그리고 성냥갑에서 딱 한 개비 남은 성냥을 꺼내 그었겠지. 하지만 불붙은 성냥은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꺼지고 말았어. 담배에 생명을 불어넣지 못한 성냥개비의 신세. 그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잠시 꺼억꺼억 울었겠지. 그리고 군화의 끈을 풀어 나뭇가지에 매단 뒤 자신의 목을 맸을 거야."
탈영한 지 사흘 만에 수색대에 발견된 그의 시체는 싸늘했다.
"그 때 마지막 남은 성냥개비로 불을 붙여 담배를 깊숙히 빨아들였다면,그는 죽지 않았을지도 몰라.담배 연기에 자신의 한을 담아 날려버리고,산을 내려왔을지 모르잖아?으~음.."
낮게 신음소리를 뱉는 김병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고요한  새벽에 원고지와 외롭게 씨름하는 게 우리의 삶이지. 우리에게 담배 한 개비는 유일한 안식처야. 그런데,이 애인 같은 담뱃값을 대폭 올린다고? 나쁜 놈들.값을 올려 금연을 유도하겠다니 그게 말이나 돼? 에이~...."

정부가 담뱃값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히자,한국문인협회 소설 분과위원회 소속 작가들은 19일 서울 대학로에서 담뱃값 인상 반대 규탄대회를 열었다. 
金 시인은 “글을 실을 수 있는 매체가 점차 사라져 가고 있고, 원고료도 줄어드는 마당에 담뱃값마저 오른다면 창작 여건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며 담배를 질끈 깨물었다.

(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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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