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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19 SBS'고 장자연 편지'방아쇠는 오발탄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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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고 장자연 성성납 편지'가 SBS기자들의 목을 날렸다. 
보도국장과 사회부장이 중요한 현재의 보직을 박탈당하고 좌천됐고, 보도본부장은 감봉 4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안을 보도한 우상욱 기자는 물론, 그의 조직 관리자인 법조 데스크가 인사위원회에 회부됐다. 한동안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고 장자연 성상납 편지'가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정 결과 가짜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상욱 기자의 사과문에서 보듯, 일반인의 시각으로는 석연치 않은 대목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권위있는 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어느 누구도 뒤집을 수는 없다. 국과수는 과거 군사정부 시절엔 씻을 수 없는 일부 '정치적' 과오를 남겼지만,우리 사회가 민주화 된 이후엔 '과학적'수사연구 업적을 끊임없이 쌓아왔다.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하고,기자는 기사로 말한다. 따라서 기사가 잘못됐을 땐 뼈아픈 반성과 함께 시청자(독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해야 한다. 이번 사안과 같은 경우엔 특히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으면' 도로묵이다. 비록 고 장자연씨가 자신의 연예계 진출 및 활동과 관련해 막대한 피해를 봤다고 하더라도, 피해자 자신이 정신적으로 매우 피폐한 상태에서 작성한 편지는 팩트를 정확히 검증해야 마땅하다. 더욱이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할 수 없는 제3자의 손에서 나온 편지는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

이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뒤흔들어 놓았고, 수사기관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 SBS 보도 당사자들의 자체 문책은 당연한 것이다. 비록 우리 연예계의 고질적인 악습에 메스를 들이대겠다는 사회적 소명이 있었더라도, 정확한 팩트로 말하는 게 보도기관의 책임이자 숙명이다. 철 지난 사건을, 관 속에 함께 묻힌 사실을 다시 꺼내 난도질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피해도 엄청나다. 사회적 가해자로 거론된 개인을 둘러싼 가족 친지, 그리고 조직이 입은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한숨 푹 자기 바란다. 


고 장자연 사건의 진위는 고인과 거론된 당사자, 그리고 하나님만이 안다. 아니 어쩌면 하나님만이 안다(Only God Knows). 고인을 에워싸고 벌어진 해괴망칙한 일들이 모두 정상적인 상황에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약과 술 등이 그 비정상적인 행위들에 거의 모두 투입됐을 가능성이 크고,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받고 크나큰 정신적 피해를 본 고인이 종말을 맞기 직전엔 정상적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란 매우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SBS보도 파문 이후 경찰은 비교적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했다.  고인의 편지를 재판부에 냈다는 교도소 수감자를 수사했고, 편지의 필적 감정을 국과수에서 정밀 감정했다. 경찰의 발빠른 수사 진행에 작은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사건일수록 속히, 그리고 정확히 진상을 파악해 사건을 처리해야 할 것이다. 연예계와 우리 사회의 못된 버릇은 뿌리뽑아야  마땅하다. 이를 위해선 누군가 방아쇠(trigger)를 당겨야 한다. 이번 SBS 방아쇠는 오발탄을 냈다. 목표물을 적중하려면 방아쇠를 
제대로 당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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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