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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아이패드가 일본에 상륙하던 그 날. 이 진귀한 물건이 내 손에 들어왔다. 물론 미국에서 공수된 것이다. 녀석은 세관에서 30달러를 물고나서야 주인을 찾아왔다.  'wi-fi 전용 아이패드'(32G)다. 우리나라에선 가을쯤 시판될 것으로 보이니 희소성이 주는 기쁨은 더할 나위없이 크다. 약 1,000명이 아이패드를 쓰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얼리 어댑터가 된 건 흔하지 않은 일이다. 

아이패드를 손아귀에 거머쥐자, 정보지원실 근무자에게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그리고 아이팟을 사용한 덕분에 낮설지 않은 아이튠스에서 계정을 만들었다. 국내 신용카드(마스터카드)로 등록했다. 또 미국에서 등록한 것처럼 우회하는 편법을 검색으로 발견해 시도해 봤으나, 며칠 사이 그 방법이 블로킹됐음을 알았다. 신용카드를 none으로 하고 기프트 카드를 써서 성공한 사람들의 가이드는 물거품이 됐다. 하는 수 없이 많은 사람이 적용하는 이른바 탈옥을 할까 한동안 망설였다. 하지만 순정본을 따르기로 최종 결심했다. 탈옥 프로그램을 활용할 경우, 편리하긴 하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결심한 이상,댓가를 치러야 한다. 미국 앱스토어에서 앱(어플,apps)을 마음대로 살 수 없다. 또한 한글 키보드 앱을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아이패드의 기본 화면은 매우 심플하다. 우선, 2.99달러를 신용카드로 지불하고 한글/영문 키보드 앱을 샀다. 하지만 매우 불편하다. 이걸 쓸 때마다 탈옥의 유혹을 강하게 느낀다. 메모장에서 한글로 글을 쓴 뒤 복사해 붙여넣기를 해야 한다. 트위터에서 했더니 비교적 잘 붙었다. 주말엔, 가죽 케이스와 화면보호 필름 등이 패키지로 묶여 있는 제품을 주문했다. 2만 8천 원대로 비교적 싼 것이다. 필름을 붙이고 가죽 케이스로 쌌더니 멋진 모습으로 다가왔다.    

 

아이패드를 친구로 맞는 데는 모두 합쳐 약 76만 원이 들었다. 거기에다 케이스를 별도로 구매했으니 꽤 큰 돈을 지른 셈이다. 이런 지름신의 강림은 괜찮은 일이다. 아이패드가 마음에 쏙 드는 것은 무엇보다도 놀라운 터치 감(感) 때문이다. 또 애플리케이션이 아주 풍부해 무료(free) 어플도 쓸만한 것들이 참 많다.    

아이패드의 기본기를 갖추자, 얼마전부터 신경쓰기 시작한 트위터와 내 조인스 블로그를 북마크에 즉각 추가했다. 하지만 탈옥하지 않는다면, 한글 키보드 문제 때문에 귀찮아서 트위팅이나 블로깅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다. 조블에 글을 써보려 했더니 선택(select),복사(copy),붙여넣기(paste) 기능이 불구다. 이제,하나 둘 아이패드의 기능을 익히고 콘텐트를 소비하면서 불편함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오면 탈옥을 감행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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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