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명 수필2019. 1. 11.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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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2010! 

티스토리에 첫 글을 써서 올린 게 2010년 3월 9일이었다. 그 날의 글 소재는 '와콤 뱀부'였다. 한참 뒤인 2010년 6월 5일 0시 24분에 두 번째 글을 올렸다. 이번에는 미국에 출장 가는 후배에게 부탁해 막 출시된 아이패드를 달러로 구입해 국내에 반입한 사실과 관련된 글이었다. 그 때만해도 애플 아이패드는 손에 넣기 힘들었다.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패드의 입수 시기는 2010년 5월 28일이었다. 국내의 유수한 회사들이 반입한 아이패드가 모두 합쳐 약 1천대로 추산되던 시절이다.  


국내 굴지의 언론사인 우리 회사의 경우에도 미디어 그룹 전체에 딱 세 대를 사들여 회장 등 고위급이 시험 작동해보던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당시 개인적으로 세관을 통해 아이패드를 들여왔으니, 주위에서 모두 나를 '얼리 어댑터'라고 칭송(?)했다. 

아이패드를 지하철 안에서 펼치면 주변에 있던 중고교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마냥 신기한 듯 바라보았고, 일부는 난리법석을 떨기도 했다. 모바일이 우리 삶에 뿌리내려 널리 활용되는 지금 생각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새삼스럽게 먼 옛날을 오늘 소환하는 까닭은?  9년 여에 걸친 세월의 벽을 뛰어넘어 제3의 인생을 도모하려 함이다. 어른들의 말씀대로 '죽으면 썩어 문드러질 삭신! 놀면 무엇하겠는가?'  

돈이 안드는 웹디자인 과정의 재수강? (링크)


[2010년 6월 5일자 글]


지난달 28일, 아이패드가 일본에 상륙하던 그 날. 이 진귀한 물건이 내 손에 들어왔다. 물론 미국에서 공수된 것이다. 녀석은 세관에서 30달러를 물고나서야 주인을 찾아왔다.  'wi-fi 전용 아이패드'(32G)다. 우리나라에선 가을쯤 시판될 것으로 보이니 희소성이 주는 기쁨은 더할 나위없이 크다. 약 1,000명이 아이패드를 쓰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얼리 어댑터가 된 건 흔하지 않은 일이다. 

아이패드를 손아귀에 거머쥐자, 정보지원실 근무자에게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그리고 아이팟을 사용한 덕분에 낮설지 않은 아이튠스에서 계정을 만들었다. 국내 신용카드(마스터카드)로 등록했다. 또 미국에서 등록한 것처럼 우회하는 편법을 검색으로 발견해 시도해 봤으나, 며칠 사이 그 방법이 블로킹됐음을 알았다. 신용카드를 none으로 하고 기프트 카드를 써서 성공한 사람들의 가이드는 물거품이 됐다. 하는 수 없이 많은 사람이 적용하는 이른바 탈옥을 할까 한동안 망설였다. 하지만 순정본을 따르기로 최종 결심했다. 탈옥 프로그램을 활용할 경우, 편리하긴 하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다. 결심한 이상,댓가를 치러야 한다. 미국 앱스토어에서 앱(어플,apps)을 마음대로 살 수 없다. 또한 한글 키보드 앱을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아이패드의 기본 화면은 매우 심플하다. 우선, 2.99달러를 신용카드로 지불하고 한글/영문 키보드 앱을 샀다. 하지만 매우 불편하다. 이걸 쓸 때마다 탈옥의 유혹을 강하게 느낀다. 메모장에서 한글로 글을 쓴 뒤 복사해 붙여넣기를 해야 한다. 트위터에서 했더니 비교적 잘 붙었다. 주말엔, 가죽 케이스와 화면보호 필름 등이 패키지로 묶여 있는 제품을 주문했다. 2만 8천 원대로 비교적 싼 것이다. 필름을 붙이고 가죽 케이스로 쌌더니 멋진 모습으로 다가왔다.    

 
아이패드를 친구로 맞는 데는 모두 합쳐 약 76만 원이 들었다. 거기에다 케이스를 별도로 구매했으니 꽤 큰 돈을 지른 셈이다. 이런 지름신의 강림은 괜찮은 일이다. 아이패드가 마음에 쏙 드는 것은 무엇보다도 놀라운 터치 감(感) 때문이다. 또 애플리케이션이 아주 풍부해 무료(free) 어플도 쓸만한 것들이 참 많다.    

아이패드의 기본기를 갖추자, 얼마전부터 신경쓰기 시작한 트위터와 내 조인스 블로그를 북마크에 즉각 추가했다. 하지만 탈옥하지 않는다면, 한글 키보드 문제 때문에 귀찮아서 트위팅이나 블로깅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다. 조블에 글을 써보려 했더니 선택(select),복사(copy),붙여넣기(paste) 기능이 불구다. 이제,하나 둘 아이패드의 기능을 익히고 콘텐트를 소비하면서 불편함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오면 탈옥을 감행할지도 모르겠다. 

[2010년 3월 9일자 글]

와콤 태블릿 '뱀부'((BAMBOO)와 만난 지도 1개월이 넘었다. 하지만 공부해야 할 컴퓨터 분야가 너무 많아 요즘엔 인강에 목을 매고 있다. html과 자바 스크립트 공부에 여념이 없다. 게다가 최근 나를 사로잡은 위젯이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든다. 위자드닷컴(www.wzd.com),위젯닷컴(www.widget.com) 을 들여다 보고 기본서적을 탐구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어쨌든 뱀부가  목이 빠지도록 날 기다리고 있다. 절절한 느낌이 전해진다. '컬러와 이미지-색의 소사전'(久野尙美 지음, 문은배 옮김,도서출판 국제,194쪽)도 자신을 안아주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토하는 듯하다. 이 책은 2005년 9월 9일 코엑스의 컬러 엑스포에서 샀다. 컴퓨터에서 제공하는 256가지 색보다 훨씬 많은 658色에 대한 정보가 실려 있는 책이다. 


 
태블릿 뱀부와의 만남은 나에게 많은 영감을 불어넣어 줄 것 같다. 뱀부와 포토샵,일러스트레이터는  내 안에 감춰져 있는 '끼'를 찾아 떠나는 여로의 동반자가 될 것으로 본다. 난 어릴 때 만화광이었다. 만화를 보고 따라서 스케치를 하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재주는 없지만, 그림을 그린 뒤 혼자 낄낄대던 소년기가 그립다. 그동안 곁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났다. 벌써 인생의 황혼으로 접어들고 있으니 삶이란 게 참 무상하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라는 말을 곱씹고 있다. 요즘 컴퓨터 공부 때문에 자주 지나가는 종로3가 일대엔 하릴없이 서성대는 노인들이 참 많다. 그 분들은 나 같은 50대를 보고 '20년 만,아니 10년 만 젊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중얼거릴지도 모른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꽤 긴 '제2의 인생'길을 걸어가자면 차근히 준비해야 한다. 

 

건강과 적당한 돈, 친구, 취미, 재미있는 일, 보람 있는 일을 틈틈이 하나씩 마련해야겠다. 지난해 고려대에서 초빙교수로 일한 경험은 내 인생을 상당히 바꿔놓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전반기엔 학생들을 가르치는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가르치는 것은 배우는 것이다(Teaching is learning)'라는 말을 실감한 반 년이었다. 후반기 들어선 나름대로 작은 살림을 꾸렸다. 매우 바쁘게 살았다. 끌려가는 삶이 아니라, 내 자신의 안을 찬찬히 들여다 보고  만년(晩年)에 꽃을 피우기 위해 씨를 뿌렸다. 불교 기본교리는 물론, 장자와 선가귀감,동사열전(東師列傳,해동고승전의 확대판 격) 등을 읽으면서 마음을 닦았고, 수계(受戒)까지 했다. 법명은 종명(鐘鳴,새벽 종소리)이다. 이른바 '속뜰(내 뜨락) 가꾸기'의 첫걸음이다. 또 여름엔 꽤 큰 돈을 들여 색소폰을 사서 레슨을 받았다. 기초과정을 거쳤으니 연습을 하면 쉬운 곡은 연주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뜻깊은 것은 웹마스터 과정을 공부한 뒤, 포토샵과 플래시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를 배운 일이다. 하다 보니 태블릿까지 넘보게 됐다. 인강으로 듣고 있는 컴퓨터 분야를 속히 익힌 뒤,뱀부와 함께 재미있게 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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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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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콤 태블릿 '뱀부'(BAMBOO)와 만난 지도 1개월이 넘었다. 하지만 공부해야 할 컴퓨터 분야가 너무 많아 요즘엔 인강에 목을 매고 있다. html과 자바 스크립트 공부에 여념이 없다. 게다가 최근 나를 사로잡은 위젯이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든다. 위자드닷컴(www.wzd.com),위젯닷컴(www.widget.com) 을 들여다 보고 기본 서적을 탐구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하지만 뱀부가  목이 빠지도록 날 기다리고 있다. 절절한 느낌이 전해진다. '컬러와 이미지-색의 소사전'(久野尙美 지음, 문은배 옮김,도서출판 국제,194쪽)도 자신을 안아주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토하는 듯하다. 이 책은 2005년 9월 9일 코엑스의 컬러 엑스포에서 샀다. 컴퓨터에서 제공하는 256가지 색보다 훨씬 많은 658色에 대한 정보가 실려 있는 책이다. 

 
태블릿 뱀부와의 만남은 나에게 많은 영감을 불어넣어 줄 것 같다. 뱀부와 포토샵,일러스트레이터는  내 안에 감춰져 있는 '끼'를 찾아 떠나는 여로의 동반자가 될 것으로 본다. 난 어릴 때 만화광이었다. 만화를 보고 따라서 스케치를 하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재주는 없지만, 그림을 그린 뒤 혼자 낄낄대던 소년기가 그립다. 그동안 곁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났다. 벌써 인생의 황혼으로 접어들고 있으니 삶이란 게 참 무상하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라는 말을 곱씹고 있다. 요즘 컴퓨터 공부 때문에 자주 지나가는 종로3가 일대엔 하릴없이 서성대는 노인들이 참 많다. 그 분들은 나 같은 50대를 보고 '20년 만,아니 10년 만 젊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중얼거릴지도 모른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꽤 긴 '제2의 인생'길을 걸어가자면 차근히 준비해야 한다. 

 

건강과 적당한 돈, 친구, 취미, 재미있는 일, 보람 있는 일을 틈틈이 하나씩 마련해야겠다.

지난해 고려대에서 초빙교수로 일한 경험은 내 인생을 상당히 바꿔놓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전반기엔 학생들을 가르치는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가르치는 것은 배우는 것이다(Teaching is learning)'라는 말을 실감한 반 년이었다. 후반기 들어선 나름대로 작은 살림을 꾸렸다. 매우 바쁘게 살았다. 끌려가는 삶이 아니라, 내 자신의 안을 찬찬히 들여다 보고  만년(晩年)에 꽃을 피우기 위해 씨를 뿌렸다. 불교 기본교리는 물론, 장자와 선가귀감,동사열전(東師列傳,해동고승전의 확대판 격) 등을 읽으면서 마음을 닦았고, 수계(受戒)까지 했다. 법명은 종명(鐘鳴,새벽 종소리)이다. 이른바 '속뜰(내 뜨락) 가꾸기'의 첫걸음이다. 

또 여름엔 꽤 큰 돈을 들여 색소폰을 사서 레슨을 받았다. 기초 과정을 거쳤으니 연습을 하면 쉬운 곡은 연주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뜻깊은 것은 웹마스터 과정을 공부한 뒤, 포토샵과 플래시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를 배운 일이다. 하다 보니 태블릿까지 넘보게 됐다. 인강으로 듣고 있는 컴퓨터 분야를 속히 익힌 뒤, 뱀부와 함께 재미있게 놀고 싶다. 신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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