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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앞두고 어려운 이웃을 향한 '사랑의 온도계'에 비상이 걸렸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총체척 비리가 까발개졌기 때문이다. 22일자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특별감사(특감) 결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흥청망청 쓴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들의 '코 묻은 돈'을 비롯해 국민이 십시일반 내놓은 성금으로 유흥주점에서 술이나 마시고,스키.바다낚시 등을 했다는 것이다.
특감 결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관리-운영-성금의 배분에 이르기까지 온전한 구석이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앙일보는 이같은 공동모금회의 참 어처구니없는 짓거리를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이라는 제목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 선의(善意)를 미끼로 돈을 걷어 자신들의 배를 채운 것은 황당무계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관계자들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등 이사 20명이 모두 사표를 낸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법에 따라 철저히 죄를 가려 엄중 처벌해야 한다. 그 길만이 꽁꽁 얼어붙을 수 있는 '사랑의 온도계'에 온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
지난해 법문을 들은 고승(高僧)의 말씀이 뇌리를 스친다. 그 스님은 '석가모니 장사'를 칼날같이 경계했다. 그 분의 말씀엔 부처님을 팔아 받은 시주금을 규모있게 쓰지 않는 일부 승단의 행태를 비판하는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스님이 스스로 '석가모니 장사'를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측면이 훨씬 더 강하다. 그 분은 책 출판이나 강의,법문 등으로 절 운영비의 상당분을 충당하려고 안간힘을 쓰신다. 그 스님의 말씀을 원용하자면 '예수 장사'도 경계해야 마땅하다.
종교계도 그러하거늘, 사회복지계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불우이웃 장사'로 돈을 벌어 유흥주점에서 하룻밤에 100만 원이 넘는 돈을 뿌리는 짓은 결코 저질러선 안된다. 국민의 선의를 이렇게 짓밟는다면,사회복지계를 향한 눈길이 고울 리 없다. 색안경을 쓰고 보기 시작하면, 아무리 선한 국민이라도 '사랑의 온도계'를 높일 턱이 없다. 누구를 믿고 생선을 맡기랴. 보건복지부는 특감 결과를 바탕으로 속히 더 무거운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래야 연말 이웃돕기 성금 모으기의 전선에 우려되는 빨간 불이 파란 불로 바뀔 것이다. 정부의 시원한 조치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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