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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섹스 앤 더 시티'엔 '명품 중의 명품'으로 꼽히는 에르메스 버킨 백이 등장한다. 이 유명한 백은 1984년에 선보였다. 당시 에르메스의 사장인 장 루이 뒤마가 여행하기 위해 비행기를 탔는데, 옆 자리엔 놀랍게도 영국 출신 여배우 제인 버킨이 앉아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제인의 토트백이었다. 그 백 안에는 온갖 잡동사니들이 어지럽게 들어 있었다. 뒤마는 그녀에게 많은 물건을 정리하고 수첩을 넣을 수 있는 포켓을 단 가방을 만들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 결과 탄생한 명품이 바로 에르메스 버킨 백이다.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에선 주인공으로 나오는 뉴욕의 특급 커리어우먼 3명 가운데 사만다 존스(킴 캐트럴)가 에르메스 버킨 백을 사려다 망신을 톡톡히 당한다. 홍보전문가인 그녀는, 에르메스 버킨 백을 하루라도 더 빨리 손에 넣기 위해 자신의 고객인 헐리우드 스타 루시루를 사칭한다.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돈을 내지만 들통이 나고 만다. 결국 그녀의 로망인 에르케스 버킨백은 루시루의 손아귀에 떨어지고, 명품은 받지 못한다. 자업자득이다.

   
 

사실 에르메스 백의 원조에 해당하는 명품은 '캘리 백'이다. 헐리우드 스타 출신으로 모나코 왕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에 대한 경의의 표현으로 붙인 이름이다. 그레이스 켈리는 임신 중에 에르메스 제품인 '삭 오아 쿠로아'(가죽끈이 달린 높은 가방)로 툭 튀어나온 배를 가렸다. 악어가죽으로 만든 빨간색 백이었다. 이는 전세계 여성들의 관심사가 됐다. 그 때 에르메스 사장이었던 로베르 뒤마가 '삭 오아 쿠로아'백에 '켈리 백'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되느냐고 물었고,모나코 왕실은 흔쾌히 승락했다. 그래서 '켈리 백'이 태어났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에르메스 버킨'백은 전세계의 내로라하는 로얄패밀리와 셀렙(celebrity),패셔니스타들의 표적물이 돼왔다. 린제이 로한은 자신의 보물 1호로 에르메스 버킨을 꼽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빅토리아 베컴은 이 명품의 마니아다. 에르메스 버킨을 종류 별로 수집하는 편집증을 보일 정도다. 그러니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에 나오는 멋쟁이 뉴요커 사만다 존스가 오매불망 그릴 수 있는 명품이 바로 에르메스 버킨 백이다. 에르메스 버킨 백은 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나, 값이 수 천 만원에 달한다.

   
 

국내 사이트 가운데 '홍콩대신 보물나라'(http://hk-bomul.com) 에는 '에르메스 버킨(벌킨) 35 은장-오리지널 이탈리아 토고 가죽' 제품이 120만원에 스페셜 오퍼로 나와 있다. 여기서 '토고'란 '숫소 통가죽'을 뜻한다. 또 '에르메스 스타일 이태리 수입 우피가죽 토트백'이라는 제품이 30만 원 안팎의 값으로 다른 사이트에 떠 있다. 에르메스 버킨의 짝퉁이거나 스타일을 본떠 만든 제품이 이 정도이니,정품 값은 훨씬 더 비싸다. '중고 명품 구구스'사이트(http://www.gugus.co.kr)엔 중고품인 '에르메스 버킨'백이 750만~1420만 원으로 나와 있다. '에르메스 와니 버킨 40'은 4500만 원에 나와 있는 것도 있다. 여기서 '와니'는 일본어로 '악어'라는 뜻이고, '40'은 사이즈를 뜻한다.

   
 

그러니 1개 또는 매우 작은 수량만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든 최고급 정품 에르메스 백 값은 1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러니 에르메스를 '명품 중의 명품'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보통사람들에겐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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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