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22. 1. 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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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로 자유롭게 살고 싶은 젊은 사람들, 인지 기능이 유지될 때까지 '돈 버는 일'을 계속하고 싶은 퇴직자 등을 위해 산업 번역의 일단을 소개합니다.
 
<외신 기사 작성과 산업번역(기술번역)의 큰 차이>
 
1. 외신 기사 작성의 경우 기자의 판단에 따라 상당히 많은 부분을 생략하고 문장을 재구성해도 된다. 때론 기자의 해설을 붙여도 된다. 그러나 산업번역의 경우 모든 문장을 순서대로 차근차근 빠짐없이 번역해야 한다. 출판번역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2. 외신 기사에선 동어반복(tautology)이 금물이다. 같은 뜻의 단어, 구, 문장을 다른 형태로 표현해야 한다. 그러나 산업번역에서 그랬다간 당장 목이 달아난다. 동어반복을 하지 않는 경우 '일관성(consistency) 위반'으로 심각한 오류가 된다. 자유로운 영혼, 글솜씨가 좋은 사람에겐 산업번역이 저승길(?)일 수도 있다.
 

3. 외신 기사 작성(및 출판번역)에는 특별한 도구(tool)가 필요 없다. 영상번역의 경우엔 매우 낡은 도구가 있긴 하나, 산업번역의 CAT(Compter-Assisted Translation) tool처럼 효율적인 것은 아직 개발돼 있지 않다. 반면 산업번역에선 CAT tool이 없으면 안 된다. 본인이 꽤 비싸게 구입한 소프트웨어이든, 번역 회사의 자체 소프트웨어이든 반드시 CAT tool을 사용해야 한다.
 
다만 일부의 경우 MS워드의 Track Changes(변경사항 추적) 기능을 활용해 '번역 결과물(deliverables)'을 납품해 달라는 요구를 받는다. 이 때는 CAT tool의 강력한 무기인 TM(번역 메모리translation memory), Term Glossary(용어집)를 활용할 수 없어 적지 않은 고통이 따른다.
 
 
4. 번역 의뢰자 또는 번역회사(LSP, Language Service Provider)가 마련해 놓은 '스타일 가이드'가 있으면 반드시 이를 따라야 한다. 준수하지 않으면 심각한 오류로 처리된다. 특정 표현이나 용어도 마찬가지다. 관련 회사의 TM, Term Glossary의 준수는 필수다.
 
 
5. 용어 자체가 대체적으로 외신 기사 작성(및 출판번역, 영상번역)의 경우와 산업번역의 경우 판이하게 다르다. 후자의 경우 매우 전문적이고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번역가에게 특히 검색 기능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따라서 외신 기사를 번역하다가, 산업번역 일을 하게 되면 완전히 딴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번역 자체보다는 관련 테크닉의 활용 및 처리에 훨씬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 때도 종종 있다.
 
그래서 어떤 번역회사에선 신문기자 출신의 다양한 경험은 오히려 번역에 걸림돌이 된다며, 내놓고 지적질을 하기도 한다. 나도 그런 동영상 또는 글을 본 적이 여러 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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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