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저모/리뷰2010. 12. 2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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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늘씬한 미인을 담은 상자를 '선물'로 보낸다면 어떨까. 한 모임에서 교환할 선물을 뭘로 할까 고민하다 검색을 해보기로 했다. 그러다 만난 게 이 괴상망칙한(?) 사진이다. 이런 '선물'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될 것이다. 이같은 흉내를 낸다면 그건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성상납'이 될 터다. 

하긴, 밤에 피는 야화(夜花)에 비견할 미녀를 바친 옛날 이야기는 숱하게 많다. 이른바 미인계다. 삼국지에는 왕윤이 동탁을 제거하기 위해 양녀인 절세미인 초선을 여포에게 애첩으로 바친다. 여포는 주군인 동탁이 자기 애첩을 희롱하는 걸 눈치채고 결국 그를 죽이고 만다. 무서운 계책이다. 

서양에서 으뜸가는 미인계의 명수는 누가 뭐래도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가 아닐까. 그녀는 스스로 벌거벗고 고급 양탄자로 자신의 몸을 돌돌 말게 한다. 그런 뒤 하인에게 들린 채 로마의 영웅 시저(카이사르)가 있는 궁궐로 잠입, 시저를 품는 데 성공한다.

앞으로 며칠 후면 신정이고, 설날(2월 3일,목요일)도 그리 멀지 않았다. 이런 명절만 되면 공직자들이 선물을 빙자한 뇌물을 받은 뒤 들통 나는 바람에 패가망신한다. 선물인지 뇌물인지 생각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경우의 피해자는 정말 억울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사실 직종에 따라 선물과 뇌물의 경계선이 애매할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독일어로 선물을 뜻하는 'Gift'에 '독(毒)이라는 뜻도 있다는 사실이다. 동전에 양면이 있듯이, 진정한 선물은 훈훈한 정 나누기가 될 것이나 욕망이 깃든 선물은 전갈에 물린 듯 몸을 해칠 것이다. 

또 하나 기억하면 좋을 단어의 어원이 있다. 우리나라 말인 선물(膳物)은 원래 '신(신령)에게 제(祭)를 지내기 위해 제삿상에 올리는 음식'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 선물은 이웃과 나눠먹었다고 한다. 접신(接神) 체험,즉 신과 마주한,결코 평범하지 않은 경험을 주변과 나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으로 마땅한 선물을 고르는 데는 실패했다. 그래서 2만원에 상당하는 문화상품권을 샀다. 20대 여성이 내 선물을 받을 대상이니,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보너스로 '쉐어박스 다운로드 상품권 20,000원' 짜리를 문화상품권과 함께 선물 봉투에 넣었다. 이 정도면 연말연시를 맞은 솔로 여성에게 괜찮은 선물이다. 진정성이 있는 오롯한 '선물'로 받아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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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