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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한 일본주식회사가 무릎을 얼마나 꿇을 것인가.
15일 일본의 전격적인 법인세 인하 소식을 들은 중년 무역사업가 C모씨는 우리나라가 망한, 그 날의 치욕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1997년 11월 21일은 한국의 임창열 부통리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그 날, C씨는 일본에서 온 바이어(사장)를 제조업체 사장과 함께 접대했다가 개망신을 당했다. 그들은 평소에 하던 대로 저녁식사를 하고 술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또 평소대로 마담에게 양주를 여러 병 가져와 일본 바이어에게 펼쳐 보이도록 했다.
일본 바이어는 평소와 달리 단호한 얼굴로 "모든 술을 물리쳐라"고 지시하듯 내뱉었다. 그리고 일장 훈시에 들어갔다.
"오늘 당신네 나라 한국이 망한 것은 모두 당신들의 책임이요. 조금 잘 살게 됐다고 샴페인부터 터뜨리고,이렇게 흥청망청 술이나 마시니 망하지 않게 생겼소?...."
C씨와 제조업체 사장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야 할 정도로 창피했다. 후끈 달아오른 얼굴로 가까스로 상담(商談) 에 들어갔다. 하지만 일을 처리할 수 없었다.
"그날 (거래할 상품의) 값도 내지 못했죠. 환율이 미친 년처럼 널 뛰니 수출입 가격을 도무지 정할 수 없었습니다. 교만한 일본 사장에게 계속 창피만 당하다 숙소 호텔 앞에서 차를 세워 내리라고 하곤 발길을 돌렸습니다. 평소와 달리 전 차에서 내리지도 않았습니다. 나라가 망한다는 게 그처럼 치욕적인지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그 후 13년의 세월이 흘렀다. 한국은 외환위기를 극복했고, C씨와 동행했던 제조업체 사장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정상을 찾았다. 그런대로 회사와 공장을 잘 운영하고 있다. 얼마 전,일본 바이어를 다시 만났다. 그는 거의 파산 직전이라고 했다. 일본의 재정난과 경제난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만남이었다고 C씨는 말했다.
10여 년 만에 C씨의 (주)일본을 향한 복수가 시작됐다.
"당신들은 기계를 사들여 메뉴얼대로 해보다 안되니 기계를 6개월이나 세워뒀지요? 그 때 저와 제조업체 사장 및 기술자가 일본에 찾아간 걸 기억하시죠. 우리 한국인들은 줄칼 하나로 기계를 갈고 이리저리 만져 불과 몇 시간 만에 기계를 정상가동시켰습니다. 우리 한국인들은 그런 사람들입니다. 일본인들이 갖지 못한 강점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필이면 거래하는 회사의 나라가 망한 날,(주)일본의 기업인은 한국인들에게 거만한 말투로 꾸짖으며 씻을 수 없는 치욕감을 안겨 줬다. 그런 일본 기업들이 국제경쟁력을 잃고 속속 무너지고 잇다. 급기야 15일 일본 정부는 내년부터 법인세를 현재의 42.69%에서 35.69%로 내린다고 전격 발표했다. 인하하는 법인세 5%포인트는 법인세(국세) 4.5% + 법인세(지방세) 0.5%다. 일본의 법인세 인하는 1999년 4.5%를 내린 후 12년 만의 일이다. 다른 나라의 법인세는 한국이 24.2%,싱가포르가 17%이고 미국(35%).독일(29%)은 한국보다 높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회원국 평균은 19.5%다.
교만했던 (주)일본은 법인세 인하로 구멍이 뻥 뚫린 세수(稅收) 1조 5000억원(약 20조 원)을 메울 비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판이다. 우리나라도 일본 기업인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잘 나간다고 뻐기면서 다른 나라 사람들의 가슴에 씻기 힘든 큰 상처를 남겨선 안된다.
글= 김영섭 (edwd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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