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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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앞 '독수리다방'은 아주 유명한 곳이다. '다방'이란 이름에서 풍기는 것처럼 예전에는 1, 2층의 낡은 건물이었으나 98년 9월에 리노베이션을 거쳐 8층으로 된 독수리 빌딩으로 탈바꿈했다.
옛 다방의 운치.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독수리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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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관문은 통과했다.

그날 미팅은 '피보기 미팅'이었다. 남자 다섯명,여자 여섯명.
"니네들 소지품 하나씩 내놓아 봐."
대표의 추상같은 명령이 떨어졌다.
입학시즌 3월.
한껏 들떠 있던 우리는 이날만은 긴장감을 감출 수 없었다.  어쨌든 첫 미팅 아닌가.
시계,손수건,넥타이....
그리고 스카프,여자 시계,반지....
"으,떨려."
그러나 늠름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줘야 한다.
"아랫배에 힘을 줘라.눈에도 적당히..."
천하의 한량인,고등학교 선배이자 대학 과 선배인 '킹카 1호'형이 어수룩한 내게 신신당부한 말이 떠올랐다.
마침내 선택의 순간. 
열 한명 선남선녀의 눈이 탁자 위로 쏠렸다.
"야. 영택아. 너 오늘 횡재했다. 이거 가지고 잘 먹고 잘 살아라."
경쟁자 다섯명이 거금 1천원씩 거둬 준 돈을 손에 쥐고 영택이가 휘파람을 불며 독수리다방 문을 열고 나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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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