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 우화에 따르면 인간의 수명은 본래 30년이었다. 하지만 동물 가운데 유독 인간만이 불만을 나타냈다. 제우스 신은 나귀에게서 18년, 개에게서 12년, 원숭이로부터 10년을 덜어 인간의 수명을 70년으로 늘려 주었다.
나귀의 18년은 사회를 이끌기 위해 힘차게 일하는 시기, 개의 12년은 가족의 부양을 위해 눈치를 보는 시기다. 그 뒤엔 다시 어린이가 되어 주위의 보살핌을 받으며 원숭이의 10년을 살게 된다. 그래도 인간은 만족한 기색이 없었다고 한다.
교훈은 두 가지다. 첫째, 태어나 처음 30년은 책임으로부터 해방된 기간이라 즐거움만 있지만 그 뒤엔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둘째, 한 사람이 가족을 위해 기여할 만큼 성숙하는 데는 30년의 세월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30년이란 시간과 성숙의 관계는 거의 모든 문명권에서 유사하게 나타난다. 세례 요한은 30세 때 설교를 시작했고, 예수도 30세 때 세례를 받고 광야로 나섰다. 선지자 에제키엘이 예언을 시작한 나이도 30세다.
알베르 카뮈도 ‘시지프의 신화’에서 30세는 ‘시간의 의미를 깨닫는 나이’라고 말했고, 카프카의 ‘심판’에서 주인공 요제프 K는 30세 생일 아침에 알 수 없는 죄목으로 체포된다. 태어나 처음 현실을 직면하는 나이라는 의미다. 석가모니도 30세에 도를 찾아 안락한 궁궐을 버리고 떠났고, 공자는 ‘흔들림 없이 든든히 서는 나이’라는 뜻으로 30세를 이립(而立)이라 불렀다. [JTBC 송원섭 기자가 1일자 중앙일보에 쓴 '분수대'에서 발췌] (기사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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