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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05 송혜교 주연 '페티쉬' 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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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가 '팜므 파탈'로 변신한 영화 '페티쉬(fetish)'가 개봉한 지 한참 뒤에 네티즌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이 영화가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호기심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나 노출 신이 심했으면 19금 판정을 내렸을까. 제작진이 언론과 접촉하며 언급한 것을 보면 심각한 노출 장면이나 매우 폭력적인 장면 따윈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전혀 문제가 될 수 있는 장면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대마초를 피우는 장면,수영장 자살장면 등도 작품의 전체적 윤곽에 바탕을 두고 보기에 따라선 청소년들에게 유해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영화의 제목과 주제 자체가 '청소년 관람불가'판정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페티쉬는 팬티.브래지어 등 물건이나 여성의 작고 귀여운 발(예컨대 중국 여성의 전족) 등 특정 신체 부위에서 야릇하고 짜릿한 성적 쾌감.만족감을 얻으려는 경향을 말한다. 이 때문에 페티쉬를 지구촌 수많은 사람들이 각기 다를 수밖에 없는 '성적 취향'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윤리적 보호대'로 철저하게 무장한 대다수 사람들은 페티쉬를 '성적 이탈'이나 '변태의 일종''병적 집착'으로 본다. 그러므로 매우 건전한 시각에선 영화 제목 자체 탓에 청소년들에게 접근금지 장벽을 칠 수밖에 없다.   

이 영화는 비록 독립영화이긴 하나,명색이 송혜교의 헐리우드 진출작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숙희(송혜교 분)는 가혹한 운명의 사슬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혼 브로커의 중매로 미국으로 건너가 새 색시가 된다. 그녀는 대를 이어 신내림을 받고 살아가야 하는 세습무당의 딸이다. 

그래서 샤머니즘의 굴레를 끊기 위해 낯설고 물설고 문화충격(culture shock)을 감수해야 하는 미국 행을 택한다.그녀는 입술에 새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미국문화에 흡수되려고 한다. 그녀에게 미국문화란 옆집에 사는 존(아노 프리쉬)과 줄리(애쉬나 커리) 부부의 이상야릇한 분위기다.  

패티쉬는 단편 영화 '물속의 물고기는 목말라하지 않는다'로 부산국제영화제와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대된 손수범 감독의 장편(feature) 데뷔작이다. 스타피쉬 픽쳐스가 제작했다. '페티쉬'는 원제가 '시집(Make yourself at home)'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페티쉬'의 주제.내용.대사 및 영상 표현 등이 직접적.자극적이라는 점을 들어 이 영화에 '19금' 딱지를 붙였다. 등급심의 7개 부문 가운데 선정성.주제.폭력성 등에서 '높음'등급을 받은 것으로 보도됐다.

독립영화인 데다 접근성을 제한한 탓인지 영화관에 든 관객은  1000명도 채 안되는 모양이다. 서울 스크린 5개를 비롯해 8곳에서 상영됐는데도 극히 저조한 흥행성적을 거뒀다. 

심리 스릴러에 속하는 이 영화의 트레일러만 보면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을 뿐, 왜 19금이 됐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그건 아마도 '치명적 욕망을 부르는 페티쉬'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이름이 실질을 지배하는 경우는 결코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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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