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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14 '인간시계' 칸트와 나의 산책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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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성급한 아이들이 벌써부터 발가벗었다.
고추는 가렸지만,또다른 고추를 익게 할 
작열하는 태양을 부른다.
나의 산책길-양재천 산책로.

a
[Canon] Canon DIGITAL IXUS v3 (1/322)s F4.0

<사진설명>두 남자 아이가 22일 오후 양재천 (인공)수영장에서 물장난을 치고 있다. 


산책을 할 때마다 나는 '시계처럼 정확한 칸트'를 떠올리곤 한다.
갗(가죽)을 다루는 피혁공의 아들로 태어나, 세계적인 철학자가 된 칸트가 걷던 산책로와 같은 길이 나에겐 없다.
조용하고 좁다란 보리수 가로길(철학자의 산책로) 를 갖지 못한 나는 하는 수 없이 여기저기 어슬렁거린다. 아파트단지, 양재천 산책로,대모산 길...
그러면서 나는 칸트를 그리워한다.
키가 150cm에도 못미쳤고 이른바 '왕대갈통'이었다는 칸트. 그의 아버지는 조선시대의 갗바치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에겐 17세기에 악명이 높았던 스코트랜드 선교사 앤드류 칸트(Andrew Cant)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Cant는 영어동사인 'to cant'(점잔빼며 말하다)의 어원이라고 한다.
b
[Canon] Canon DIGITAL IXUS v3 (1/322)s F4.0

c
[Canon] Canon DIGITAL IXUS v3 (1/322)s F7.1

<위 두장의 사진설명>재복을 타고난 사람들이 산다는 타워팰리스 옆 영동2교 밑의 (인공)수영장이 벌써부터 붐비기 시작한다. 




d
[Canon] Canon DIGITAL IXUS v3 (1/40)s F3.5


e
[Canon] Canon DIGITAL IXUS v3 (1/158)s F2.8

<위 두장의 사진설명> 지하철 역사의 지하수를 재활용해 만든 현천에 물이 흐르고 있다. 물소리에 귀가 씻기고,마음의 때가 벗겨지는 듯하다.  왜 '매달릴 현'자를 썼을까.



그런데 칸트는 어떤 삶을 살았는가. 
그는 우울증 환자였다. 이 때문에 철학 연구에 빠져든 것도 사실이지만.  
또 우물쭈물한 탓에 결혼할 수 있었던 두 여자를 떠나보내야 했다. 한 여자는 시간을 질질 끌어 다른 남자에게 뺏겼고, 한 여자는 다른 곳으로 이사가고 말았다.
칸트는 친구도 없는, 고독한 사나이였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인용해 " 친구들이여,네게는 친구가 없다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말년엔 우울증과 편집증이 악화돼 빛을 잃었고,치즈를 과식해 경미한 뇌졸중을 잃으킨 뒤 4개월 만에 숨졌다.
"좋아(Es ist gut.)"라는 말을 남기고..... 



g
[Canon] Canon DIGITAL IXUS v3 (1/200)s F3.5

<사진설명> 맨발로 걸으면 경혈을 자극하는 조약돌 바닥. 두 번 돌았더니 발바닥이 아프다. 

아픔.
통증은 살아 있다는 증거다. 이렇게 숨쉬고 있으니,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2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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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