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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깃발처럼 나부끼는 삼월"
한메일로 보내온 '사단법인 우리땅걷기'의 메일 제목이다. 돌연 센티멘탈한 모드로 바뀐다.
그냥 외롭다. 꽃샘 추위 탓만은 아닐 터다. 고독이 마냥 펄럭거린다.
메일 속 시(詩)를 쓴 분은 더욱 감성을 자극한다. 이성부 시인. 고교 선배다. 한참 위여서 몇 계단을 올라야 할지 모를 정도의 선배다. 질풍노도(Strum und Drang)의 그 시절, 이 분의 시를 읊조리는 친구들이 참 많았다. 고교 동기 몇 명의 얼굴이 스쳐간다. 그 가운데 몇몇은 이미 세상을 하직했다. 20대에 꽃이 진 녀석도 있다. 옛 생각에 외로움이 정말 깃발처럼 나부낀다.
뒤돌아보면
서시오 불빛아래
그대 외로움
나부끼고 있었지
네거리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그대 외로움
환하게 환하게 빛나고 있었지
소리치고 있었지
다시 등 돌리고 걸어가면
등에 와 박히는 화살 같은 삼월
그대 외로움 달려와서
함께 피 흘리고 말았었지
사람마다 거리마다
터져 나오는 사랑
온 세상을 뒤흔들고 있었지
펄 펄 펄 넘치고 있었지.
=== 이성부 시인의 '노래조(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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