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서 아침까지 기다린 75세 이상 환자, 자정 전 병동 입원한 환자보다 사망률 39% 높아
70대 중반 이상으로 병원 응급실에서 하룻밤을 샌 환자는 자정 전 전문 병동에 입원한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이 39%, 각종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이 24%, 더 오래 입원할 확률은 2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소르본대 연구팀은 응급실을 찾은 75세 이상 환자 1598명을 조사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내에선 대학병원 응급실에 실려온 70대 중반 남성이 대기실에서 차례를 기다리다가 앉은 채 숨지는 사고가 최근 발생했다. 조선일보가 강원소방본부 등을 인용해 18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춘천에서 홀로 사는 A(74)씨는 13일 오후 8시 52분쯤 응급실에 도착했다. 하지만 미리 온 환자가 많아 대기실에서 앉은 채 기다려야 했다. 그는 이튿날 오전 4시쯤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소르본대 연구팀은 2022년 12월 12~14일 프랑스 전역의 응급실 97곳을 방문해 입원한 75세 이상 환자를 조사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들 환자를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 응급실에 머물렀던 환자(응급실 그룹)와 자정 이전에 전문 병동에 무난히 입원한 환자(병동 그룹) 등 두 집단으로 나눠 비교했다. 응급실 그룹은 707명(44%), 병동 그룹은 891명(56%)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응급실에 실려와 다음날 오전까지 하룻밤을 지샌 환자는 자정 전 무난히 전문 병동에 입원한 환자에 비해 입원 30일 내 사망률,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 더 오래 입원할 확률이 모두 더 높았다. 이는 특히 자율성이 제한된 환자(거동 불편자 포함)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병원 감염 위험은 42%, 낙상 위험은 123%나 더 높았다. 자율성이 극히 제한된 환자의 병원 내 사망 위험은 약 2배 더 높았다.
응급실에서 바퀴 달린 침대에서 입원을 기다리는 환자는 각종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에는 낙상, 감염, 출혈, 심근경색, 뇌졸중, 혈전증, 욕창, 이상나트륨혈증 등이 포함된다. 나이든 환자는 전체 응급실 환자의 약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은 몸이 허약하고 앓는 병이 많다. 입원 대기시간이 길어질수록 제때 약물을 투여(복용, 주사)할 기회를 잃는다. 입원 중 헛것을 보는 증상(섬망)도 심해질 수 있다. 혼잡한 응급실의 딱딱한 침대에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사망, 부작용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연구팀은 분석할 때 연령, 성별, 동반질환), 의존도, 수축기 혈압, 산소포화도(SpO2), 외상 관련 응급실 방문 등을 두루 감안해 조정했다. 연구팀은 “자율성이 제한된 환자는 특히 각종 위험이 더 높으므로 전문 병동에 우선적으로 입원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Overnight Stay in the Emergency Department and Mortality in Older Patients)는 ≪미국의사협회 내과학회지(JAMA Internal Medicine)≫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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