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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실(청와대 비서실, 정책실)에서 민정수석을 없앤다고 밝혔다. 조선시대로 치면 승정원의 형방 승지를 없애는 격이다.
대통령 당선인은 또 사정, 정보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겠노라고 약속했다. 조선시대로 치면 승정원의 병방 승지의 업무를 조정하는 것에 해당한다.
2. 대통령실은, 정확하지는 않으나, 대충 조선시대의 승정원과 내시부를 합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승정원의 역할은 왕명의 출납으로 명확히 규정돼 있었다. 이에 비해 환관(내시)들로 이뤄진 내시부의 역할은 총체적이고 잡다했다.
3. 경국대전을 보면 내시부의 역할은 궁궐 내 음식물 감독, 왕명의 전달, 궐문 수직, 청소 등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궁궐 내의 모든 잡무를 맡았다. 따라서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막중한 일을 맡아 했다고나 할까.
4.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조선시대의 내시부는 상선(종2품) 2명, 상온(정3품, 당상) 1명, 상다(정3품, 당하) 1명, 상약(종3품) 2명, 상전(정4품) 1명, 상책(종4품) 3명, 상호(정5품) 4명, 상탕(종5품) 4명, 상세(정6품) 4명, 상촉(종6품) 4명, 상훤(정7품) 4명, 상설(종7품) 6명, 상제(정8품) 6명, 상문(종8품) 5명, 상경(정9품) 6명, 상원(종9품) 5명 등으로 구성됐다. 정원이 58명으로 상당히 큰 규모다.
5. 나무위키에 따르면 승정원은 정3품의 승지 6명으로 구성됐다. 도승지-좌승지-우승지-좌부승지-우부승지-동부승지와 이방, 호방,예방,병방,형방,공방 등 승지가 거의 일대일 대응을 이뤘다.
즉 승정원은 도승지(총괄 및 이방 승지/비서실장 겸 인사수석), 좌승지(호방 승지, 경제수석), 우승지(예방 승지, 사회수석 및 춘추관장), 좌부승지(병방 승지, 국가안보실장), 우부승지(형방 승지,민정수석), 동부승지(공방 승지, 산업정책비서관 등) 등으로 구성됐다.
6. 승지는 모두 직급이 정3품이었으나, 서열은 엄격했다고 한다. 6명의 승지 외에 승정원일기를 작성하는 주서(정7품)가 있었다.
또한 비록 환관(내시)이지만 내시부의 상선 2명은 승지보다 더 높고 상온, 상다 등 2명이 승지와 같은 품계였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게 있다. 승지들은 출퇴근을 하지만, 내시부 환관들은 궁 안에서 임금과 숙식을 함께 하는 수족이나 다름없는 존재들이었다는 점이다. 어쩌면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겠다.
7. 오늘날의 대통령실 중국 후한말 '십상시'처럼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을 항상 안고 있다. 대통령의 귀와 눈을 가려 바보, 허수아비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8.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실에서 사정, 정보조사 기능을 없애면 문제가 생길까? 반드시 그렇지 않다. 불편이 다소 뒤따르겠지만, 운영의 묘를 잘 살리면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다.
9. 검찰총장 및 대검 차장, 국가정보원장 및 국정원 1~3차장 등에게 직보를 하도록 지시하면 된다. 다만 잘못된 정보를 가려내는 선구안이 필요하다. 각종 정보를 이용한 협박, 공갈 등 나쁜 짓을 그만두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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