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에 있으면서 만족하는 사람도 있지만,체념 속에 하루하루를 사는 사람도 있다.
방 안에 있지만, 늘 방 밖을 그리워하는 사람도 있다.
방 밖에 살면서 나름대로 삶을 즐기고,길(道)을 찾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방 밖에 살면서 방 안을 그리워하는 사람도 있을까.
로빈손 크루소가 아니라면 방외(方外)에서 방내(方內)를 마냥 들여다 보고픈
사람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눈이 이내 곧 침침해지는 데다,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마무리 못한
'다빈치 코드 1,2'권(댄 브라운 지음.양선아 옮김/베텔스만)의 마지막 수십 쪽을
오늘 꿀꺽 삼켰다.그리고 새로 만난 나의 쌀 '방외지사(方外之士)'1,2권 (글 조용헌,사진 김홍회/정신세계원).
최근 정년퇴직한,존경하는 선배가 권한 책이다. 항상 방외(方外)를 그리워하면서도 의무감 때문에 땅바닥을 더 굳게 딛으려 바둥거리는 나를 잘 아는 분,그 분이 한 번 읽어보라고 하신 책이다.
조용헌 교수의 말마따나 처성자옥(妻城子獄,가족들이여 용서를!)에 갇혀 지내는 방내인(方內人)들에게 작은 위안을 주는 기인(奇人),이인(異人).달사(達士)들의 삶이 여기 살아 꿈틀대고 있다.
저자 조용헌이 쓴 이 책의 머리말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벌써 내 마음은 이 방(房)을 넘어 어디론가 떠난 느낌이다.
인터넷에서 긁어온 책 내용을 소개한다. 그리고 '방 밖의 나'를 찾으러 책 속으로
다시 들어가야겠다.
방(方)의 의미인 테두리, 경계선, 고정관념, 조직사회를 뛰어넘어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개척하고 실행해 옮긴 우리시대의 평범하지만, 평범을 거부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30대 삼팔선, 40대 사오정을 걱정하며 생존에 몰두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하는 고민을 잊고 사는 우리에게 죽기전에 살고 싶은대로 살아보겠다는 신념을 실천한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 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리라.
대학을 졸업하고 남들 다하는 취업을 거부한 채 시골에서 고택을 지키는 강처사, 대나무로 엮은 뗏목을 타고 황해바다를 들락거린 윤명철, 다니던 잡지사를 그만뒤고 지리산에 들어간 시인 이원규외 13인의 삶은 흥미롭기도 하지만 방외지사를 선택한 그들만의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대부분 산골등 인적이 드문 곳에 사는 방외지사들을 찾아나선 저자는 <조용헌의 사찰기행>이라는 기행문을 쓴 작가 답게, 그들을 만나러 가는 여정과 만남과 그들과 나눈 대화를 감칠맛 나게 써내려간 글이 인상적이다.
미디어 소개...
이 책의 독자는 책 주인공들을 꽤나 부러워할 것 같다. 당장 월급을 주는 직장이나, 체면 등 어느 울타리에도 얽매이지 않고 살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내 살고 싶은 대로’ 살아가는 사람들,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는 삶이다.
'방외지사'는 닫힌 공간(방·房)이나 테두리·경계선(방·方) 너머의 사람을 뜻한다. 저자에 따르면 과거에는 산 속에 숨어 산 도인이지만, 현대에는 고정관념 너머의 삶을 추구하는 자유인이다. 사주명리학을 공부한 저자(원광대 초빙교수)가 지난 18년간 이 땅과 중국·일본의 600여개 사찰, 고택(古宅)들을 답사하는 과정에서 만난 '재야의 기인·달사' 13명이 책의 주인공.
나와 다른, 너무도 다른 삶에 본능적 호기심이 발동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호기심만이 아니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자유와 방종이 구별되고, 또다른 치열한 삶이 그려지며, 가슴 찡한 인간 냄새가 곳곳에 박혀 있다.
주인공 중 그나마 가장 ‘기인같지 않은’ 강기욱(44)을 만나보자. 그는 아내와 두 딸을 둔 가장. 그러나 대학졸업 후 월급받는 직장을 가져본 적이 없는 ‘백수의 제왕’이다. 백수지만 퇴계와 사단칠정 논쟁으로 유명한 고봉 기대승의 후손들이 사는 전라도 광주의 너브실이란 마을에서 3,500여평의 대저택에 살고 있다. 수입은 집을 관리해주는 대가와 놀이 삼는 답사 안내비. 네식구 한달 생활비는 50만원이다. 그의 신조는 “눈 먼 새도 공중에 날아다니면 입에 들어오는 것이 있게 마련”, 주로 하는 일은 “노는 일”이다. 웬만한 기인들을 만나온 저자도 그와 헤어지면서 “한 세상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가”하고 되씹었다고 말한다.
무협지에 자주 등장하는 중국 화산파 23대 장문인 ‘여자 신선’ 곽종인(64)도 있다. 평생 신선 공부를 해온 도인으로 여선(女仙)이 되기 위해선 꼭 통과해야 한다는 참적용(斬赤龍·여자의 생리를 수련으로 인위적으로 끊는 것) 등을 이뤄 장문으로 등극했다. 보통사람들의 삶(순행)과 달리 죽지 않는 경지에 도전하는, 역행하는 삶을 살겠다는 의지의 표상으로 하늘을 향한 상투를 틀고 있다. 서울 잠실에 살고 있는 여선을 통해 중국 산시(陝西)성의 화산이 왜 도사들로 유명한지, 제대로 된 도교의 수행법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서양에 와인을 가이드하는 소믈리에가 있다면 동양에는 차 맛을 감별하는 품명가(品茗家)가 있다. 저자가 찾은 최고의 품명가는 손성구(43). 그는 차 맛을 통해 비료와 농약이 들어갔는지 여부, 차의 잎만 보고도 어느 지역, 해발 몇m에서 자랐는지, 수확하던 때 비가 많았는지 적었는지 등을 간파한다. 실제 차에 관한한 ‘도사’인 그는 중국의 차 박람회에 갔다가 중국 품명가들과의 자존심 대결 끝에 15가지의 보이차를 놓고 맛과 차기(茶氣)를 통해 13개차의 산지 등을 맞히기도 했다. 1봉지에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하는 차를 즐기는 품명가. 그는 욕심만 내지 않으면 그럭저럭 먹고 산다며 최근엔 ‘둠벙 파 놓으면 개구리가 뛰어든다’는 식으로 ‘중국차 즐기기’(www.teancha.com)란 둠벙을 하나 파놓았다.
책에는 이밖에 산중무예 기천문 2대 문주인 무림고수 박사규, “죽기 전에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자”며 공무원 생활 20년을 접고 고향집에 돌아온 박태후,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전국을 떠도는 시인 이원규, 염라대왕의 대외비문을 훔쳐본다는 역술가 박청화(사진), 스승을 찾아 평생을 해매는 내과의사 이동호, 독버섯까지 달여먹으며 치열한 화두를 잡고 있는 대각심 스님, 뗏목을 타고 한반도 주변 바다를 누비는 동국대 교수 윤명철, 두 발로 전국 땅을 밟고 있는 신정일, 평생 발우를 만드는 지리산 터줏대감 김을생, 춥고 배고프지만 민족의 전통을 이어가는 소목장 이정곤 등의 삶과 철학 등이 담겼다. 주인공의 삶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사진은 작가 김홍희의 작품이다.
저자소개...
조용현
1961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민속학을 전공하여 불교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원광대학교 동양학 대학원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난 18년간 한·중·일 3국의 600여 사찰과 고택을 답사하는 과정에서 재야의 수많은 기인, 달사들을 만나 교류을 가져왔다. 이들 <방외지사>와의 만남을 통해 천문, 지리, 인사에 관한 강호동양학의 3대 과목을 한국 고유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금도 강호를 표주하고 있을 저자는 자신을 문필가로 불러달라면서 그 내력을 이렇게 말한다. "나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문필가가 되었다. 타의 가운데 상당 부분은 조상의 묘자리와 모종의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최근에야 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는 한국에서 매우 오랜 전통을 지닌 직업관이기도 하다. " 저서로 『조용헌의 사찰기행』『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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