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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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와 워렌 버핏/성공을 말한다'를 읽은 뒤 사색에 잠기게 한 단어가 세 개 있었다.'오이자 보드'(또는 위저 보드,Ouija board,죽은 사람 영혼과의 연결판)와 '피다 남은 꽁초'(cigarette butt), '자기 무력화 현상'(self-neutralizing)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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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자 보드'(Ouija board)는 죽은 사람의 영혼과 접할 때 쓰는 점술판의 일종이라고 한다.  워렌 버핏은 이 말을 쓰고 있다. 10년 후의 미래,은퇴 후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버핏은 "죽은 뒤에도 한 5년 간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이미 이사들에게 오이자 보드를 나눠줬습니다.하지만 그게 없더라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절 대신해 일할 유능한 사람이 한둘 아니니까요."
오이자 보드가 뭔지,그리고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난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의 말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성공한 사람들은 죽은 뒤에까지 일을 하고 싶어하는구나." 말에 과장이 섞여 있을 수 있겠으나,그가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일을 누구보다도 즐기고 있음은 분명한 것 같다. 그는 전형적인 한국식 '일 벌레' 유형도 아니다. 야구 구경도 가고,파티에도 참석하고,브릿지 게임도 즐긴다.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과 성실성. 그게 우리의 '무기'가 아닐까. 


'피다 남은 꽁초'(cigarette butt)는 월 스트리트에서 통용되는 말이다.내재가치보다 덜 평가된 회사를 일컫는다. 워렌 버핏은 일생 최대의 실수로 방직공장이었던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한 걸 꼽는다. 팔겠다고 내놓은 값이 유동자산에도 못미치는 점에 혹한 버핏은 이 회사를 선뜻 사들였다.그러나 막대한 손실을 입은 뒤에야 비로소 그는 이 회사를 투자회사로 바꿨다. 그는 말한다."가격이 싸다는 유혹을 이기지 못한 게 실수였습니다.담배 꽁초는 어디서나 쉽게 눈에 띄고 지저분하지만 그래도 한 모금 정도는 빨 수 있죠.게다가 무료입니다."
우리가 삶을 꾸리건,사업을 하건 이 사례를 떠올릴 필요가 있겠다. 당장 눈 앞의 이익을 좇아선 안된다. 만만해 보인다고 덥썩 물었다간 일을 그르치게 마련이다. '싼 게 비지떡'은 값진 교훈이다.

'자기 무력화 현상'(self-neutralizing)은 이 치열한 경쟁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다. 정보력이나 기술력이 앞선 기업은 상대적 우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능력을 갖추게 되면 경쟁우위는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고 만다.버핏은 길거리에서 고적대를 구경할 때의 상황을 예로 들었다. 사람들 속에 섞여 나 혼자 발꿈치를 들고 있을 때는 고적대가 잘 보이지만,다른 사람들이 모두 발꿈치를 들면  안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게다가 발꿈치를 일찍 든 탓에 피로가 쌓여 남보다 뒤쳐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개인도, 조직도 이를 잊어선 안된다. 미디어산업에서도 기껏 차별화를 해놓으면 다른 매체가 곧장 따라온다. 때문에 선발기업이 경쟁 우위를 잃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자기 혁신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이른바 '개혁 피로'에 빠져 조직이 흐느적거릴 수도 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이를 어떻게 잘 조화롭고 슬기롭게 해내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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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