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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가끔씩 북한산을 오른다. 그럴 때마다 떠올리는 단어가 있다. 고마움. 그리고 또 하나. 광대무변(廣大無邊). 북한산은 참 넓다. 가없다. 산에서 숙식을 해결할 일도 없으니, 하루해가 너무 짧다고 한탄할 까닭도 없다. 북한산이 무애(無涯)라고 한들, 누가 뭐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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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들어 술을 마신 게 겉잡아 일 주일 남짓하다. 음주에 대한 일종의 압박감을 없애려고 작정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이것 저것 따지다보면 술독에 머리를 쳐박아야 한다. 계속 그러다보면 황천길이 눈 앞이다. 좋은 기회를 맞았다. 일부러 목숨을 재촉할 필요는 없다. 더러 미안한 구석도 있지만, 지금까지 몸을 버리면서 퍼마신 주력이 있으니 주변의 이해를 구할 수 있을 터다.  
 
  그런데,등산 전 날 해선 안되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몇 해 전, 인턴기자를 했던 까마득한 후배와 '일 잔'하고 말았다. 붙임성도 있고, 일도 열심히 잘해 예뻐하던 녀석이다. 고향에서 재배한 과일까지 보내 정이 듬뿍 들었다. 앞날을 헤아려 보니, 또 한참 동안 못볼 것 같아 일을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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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주 탓에, 대학 친구들과의 약속시간부터 지키지 못했다. 게다가 저녁에 가족 모임이 있어 "먼저 올라가라"고 친구들을 종용했다. 하지만 의리로 똘똘 뭉친 녀석들이라 40분이나 기다려 주었다. 불광역에서 만나 택시를 타고 삼각산 쪽으로 접근했다. 이날 산행의 목적지는 형제봉. 큰 봉, 작은 봉이 있으니 아무래도 형봉(兄峰)과 제봉(弟峰)으로 나눠 불러야 될 듯하다. 
 
   이날 산행 코스는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이었다. 등산객,특히 여자들이 '바둑 놓는 자리'(소피를 보는 곳)라고 부르는 한적한 곳이었다. 한 바탕 유격훈련을 방불케 하는 거친 운동을 피할 수 없었다. 그래도 좋았다. 휴일인데도 인적이 뜸했다. 12시 가까이 되어서야 오르기 시작한 덕분일까. 어쨌든, 택시비 4,200원을 들여 접근할 만한 들목이었다. 포근하고, 넓은 북한산이 우리 곁에 바짝 자리잡고 있다니 큰 행운이다. 코스를 잘 택하고,시간대를 잘 조정하면 뭍사람의 엉덩이를 쳐다보지 않고서도 북한산을 오를 수 있음을 오늘 알았다.  그런 구간을 꼼꼼하게 들여다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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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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