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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을 걷다가 갑자기 사람을 만나면 울찔 놀란다. 더욱이 야생동물과 맞닥뜨리면 깜짝 놀라게 마련이다. 오늘은 한밤중에 산책을 나갔다가 너구리들과 여러 차례 조우했다. 영동6교 밑에서 두 차례, 우성아파트단지 안에서 한 차례 너구리와 만났다. 특히 일원동 우성아파트단지에선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우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한 쌍의 너구리 때문에 적지않게 놀랐다. 


휴대폰을 갖고 나가지 않아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다. 오늘 양재6교 밑에서 본 첫 번 째 너구리는 실하게 생긴 녀석으로, 천변의 가장 낮은 산책길을 질주하고 있었다. 두 번 째 만난 너구리는 불이 환하게 켜진 다리 밑 산책로의 벤치로 다가오다 나를 발견하고는 고개를 쳐들고 한동안 위세를 부렸다. 하지만 인기척을 잇따라 냈더니 슬그머니 뒤로 돌아 사라져갔다.   


아파트단지로 돌아와  자전거 보관대 옆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을 때였다. 너구리가 짝을 지어 내게 다가왔다. 하지만 위세도 부리지 않았고, 일정 거리를 두고 앉아 있었다. 너구리가 담배 냄새를 좋아하는지, 아니면 담배연기를 좋아하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담배연기가 굴뚝 같은 방안을 두고 "너구리 잡는다"고 하는 걸 보면 너구리가 연기를 찾아 왔는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에는 오늘 앉은 벤치에서 10m 정도 떨어진 다른 벤치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는데, 갑자기 벤치 옆에서 너구리 한 마리가 불쑥 튀어나와 너무 놀랐다. 아마도 당시에 짧은 비명을 지른 것 같다. 나도 놀라고, 너구리도 놀랐다. 너구리 녀석이 으르렁거렸다. 순간 신발을 신은 채 벤치 위로 올라갔더니, 자신을 위협하는 줄 알고 너구리 녀석이 공격 자세를 취했다. 실제로 몇 차례 공격해 오다 자기 갈 길을 갔다.  


오늘 연 4마리의 너구리와 마주친 뒤 아파트로 들어가려던 순간, 경비 아저씨가 다가오길래 "너구리가 밤중에 나타나 놀라게 된다"며 너구리를 생포할 수 없느냐고 물었다. 경비 아저씨는 119대원들이 출동해 수색작전을 벌였으나 새끼 너구리 두 마리를 잡았을 뿐, 어른 너구리들은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낮 양재천에서 너구리를 볼 때면 야생동물들과 더불어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하지만 밤중에 산책길을 가로막거나 벤치에 고즈넉하게 앉아 있을 때 불쑥 튀어나오는 너구리엔 호감을 가질 수 없다. '양재천 너구리'를 검색해보니 천변 아파트에 사는 분이 찍은 동영상이 하나 나온다. 그래, 바로 이 녀석들이구나. 



     

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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