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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발행하는 '신문과 방송' 2013년 4월호. 


오랜 만에 원고 청탁을 받아 썼다. 

신문,방송사 퇴직자 재활용 또는 활용 문제를 생각해 봤다. 

정년 60세 관련 법안이 며칠 사이 관심을 끌고 있다. 

어느 직종이나 퇴직 후 삶이 걱정이다. 



[언론현장] 언론도 실버 시대 경험과 지혜를 겸비한 선배가 돌아온다

신문과 방송 2013/04/23 09:33
신문 · 방송 분야 퇴직자의 
제작 참여 사례


신문과 방송 퇴직자들도 다른 대부분 직업인과 마찬가지로 청춘을 바쳐 일한 직장을 떠나는 순간 ‘찬바람이 쌩쌩 부는 허허벌판’에 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언론사 퇴직자의 활용 또는 재활용 사례를 전·현직이 함께 살펴보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뜻 깊은 일이다. 

퇴직자 활용 사례는 방송 부문에선 KTV(한국정책방송원, 원장 김관상)의 ‘늘푸른기자단’ 운영을 중심으로, 신문 부문에선 중앙일보의 ‘홈커밍 리포트팀’ 운영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후자는 필자가 중앙일보 행정국장 시절에 시행됐던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사회에 발언하고 봉사할 기회 될 것”

KTV의 늘푸른기자단은 방송기자와 일반인으로 구성돼 있는 데 비해, 중앙일보의 홈커밍 리포트팀은 전원이 중앙일보 기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 전자는 정부 예산으로 운영하느라 지원 폭이 좁은 데 비해, 후자는 기획 및 보도 기간 동안 신문사 중견기자가 받는 수준의 보수를 받았다.

늘푸른기자단의 경우 아직 보상이 충분치는 않으나 공공기관인 한국정책방송원이 방송 퇴직자들을 활용한 첫 사례인 만큼, 앞으로 이 같은 프로그램이 어떻게 확대 및 발전해 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V는 지난해 10월 26일 늘푸른기자단 발대식을 했다. 이 기자단에는 34명이 참가했다. 이후 기획 등 준비를 거쳐 11월 5일 오전 7시 30분에 첫 ‘시니어 리포트’가 방송됐다.

KTV의 ‘열린 소통 시리즈’ 제2탄(제1탄은 ‘캠퍼스 리포트’)에 해당하는 ‘시니어 리포트’의 첫회 주제는 ‘우리도 일할 수 있어요’(보도 : 나윤옥 시니어 기자)였다. 

앵커는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뉴스를 심층적으로 다루게 될 시니어 기자들의 활약상을 기대해 달라”라고 말했다.

첫 번째 보도는 노인 일자리와 관련된 소식으로, 경기도 구리시 여성노인회관에서 열리고 있던 ‘중장년층 채용박람회’ 현장을 소개했다. 

시니어 기자는 “노후생활이 비참한 나라는 결코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아니라는 누군가의 말이 생각납니다”라는 멘트로 보도를 마무리했다.

늘푸른기자단에는 박대석(66세) 전 KBS 기자 등 방송기자와 카메라기자 출신이 상당수 있고, 방송에 관심이 많은 비방송인 출신도 있다. 신문기자나 증권회사 임원 출신도 있다. 

이들은 보도 기획에서부터 촬영, 편집 및 보도를 맡고 있으며, KTV 측은 이들에게 월 1건 이상을 보도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늘푸른기자단을 관리하는 KTV 방송보도과 김현근 기자는 “리포트 1건당 20만 원밖에 지급하지 못하는데도 시니어 기자들이 뜻밖에 매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늘푸른기자단 프로그램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김현근 기자의 말이다. “언론인 엄효섭 씨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방송기자클럽(BJC)의 제안으로 시작이 됐습니다. 만 55세 이상으로 방송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분에게 취재와 촬영 등을 직접 하는 시민 기자단으로 활동하는 기회를 주자는 게 취지였죠.”


방송기자클럽과 KTV 업무협약으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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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V의 ‘늘푸른기자단’이 2012년 10월 20일 발대식을 가졌다.(위) KTV 스튜디오를 견학하는 늘푸른기자단.(아래))


이 프로그램의 기획서에는 ‘해마다 고령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까지 맞물려 은퇴 빈곤층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KTV는 제2의 일자리를 찾는 노년의 삶에 일조하고, 현역 시절 축적한 다양한 경험과 지식, 지혜를 활용해 사회를 향한 발언과 봉사의 장을 마련하고자 늘푸른기자단을 기획했다’라고 돼 있다.

이에 따라 KTV는 한국방송기자클럽과 업무제휴 협약을 맺었다. 방송기자클럽은 경험이 풍부한 전직 방송 언론인을 중심으로 이뤄진 늘푸른기자단의 방송 활동을 지원키로 했다. 

또 비방송인 출신의 실버기자도 선발해 교육으로 실무 능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KTV 김관상 한국정책방송원장과 엄효섭 한국방송기자클럽 회장이 체결한 협약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BJC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늘푸른기자단 모집 등을 적극 홍보한다. △KTV는 선발 과정을 적극 지원한다. △BJC는 늘푸른기자단의 뉴스 제작을 지도 · 독려한다. △KTV는 기자단이 제작한 뉴스 아이템을 편성 · 방영하고, 소정의 사례비를 지급한다.

이 같은 토대 위에서 늘푸른기자단은 첫 방송된 지난해 11월 5일부터 올 3월 말까지 100건 이상의 리포트를 해냈다.
 
KBS 앵커로도 활약했던 박대석 전 KBS 기자는 지금까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을까 △생각하지 않는 민족은 망한다 △85세 이한우 화백 대작 완성 등 3개 주제로 리포팅했다.


신문의 퇴직자 참여는 중앙일보가 첫걸음

한편 중앙일보가 자사 기자 출신들을 객원기자로 임명하고 홈커밍의 형태로 기획보도 하게 한 것은 퇴직자 활용 사례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7 ~ 2010년 가동된 중앙일보의 홈커밍 리포트팀 프로그램은 특히 물질적 지원이 상당한 수준에 달해 퇴직자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 리포트팀은 2007년 10월에는 제2의 인생을 개척하는 노년을, 2008년엔 은퇴자들을 활용하는 기업을 각각 취재해 중앙일보에 보도했다. 

기업 취재 땐 김재봉 씨가 일본 출장까지 갔으며, 중앙일보 도쿄특파원이 그와 동행해 도움을 줬다. 출장비는 중앙일보가 모두 실비로 충분히 지급했다.

중앙일보의 홈커밍 리포트에 줄곧 참가했던 곽태형(66세, 디지털사진학회 고문) 씨는 “홈커밍 리포트팀은 2009년부터 중앙일보 그룹의 온라인과 잡지를 대상으로 실버세대와 관련된 기획보도를 했다”라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참가한 퇴직자들의 호응도 컸고 사회의 반향도 컸다. 곽태형 씨는 “중앙일보가 취재교통비는 실비로 처리해 주고, 원고료는 근무일수에 따라 계산해주었는데 급여가 400 ~ 500만 원에 달해 리포트팀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최고경영자부터 중간 간부에 이르기까지 밥과 술을 산 사람도 매우 많아 실버세대로서 행복감에 젖곤 했다”라고 회상했다.

중앙일보 홈커밍 리포트팀은 실버 문제를 신문 · 잡지에 보도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보도 내용을 보완하고 확충해 ‘Again 이제 다시 시작이다’라는 책(형성라이프, 232쪽, 1만 원)을 2008년 11월 펴내기도 했다.
 
곽태형 씨는 “이 책을 쓰기 전에 중앙일보와 협의했으며,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 책의 원고료로도 1인당 70 ~ 80만 원 정도를 받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국가적, 사회적 관심과 배려 필요

‘Again 이제 다시 시작이다’에는 중앙일보 홈커밍 리포트팀의 경험과 연륜, 지식과 지혜가 녹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노년을 열정으로 꾸려가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 15명이다. 

가수, 발명가, 사이버 외교관, 대형 할인점 사원, 평화 운동가, 밴드 단장, 헬스 트레이너, 결혼 이주여성 교사,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법정관리인, 법률 도우미, IT 강사 등이 그들이다. 

리포트팀은 그들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 안에 잠자고 있던 특별한 힘을 발견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어려움을 뚫고 제2의 인생을 활기차게 살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이 책에서 홈커밍 리포트팀은 ‘실버를 위한 Special 기업’으로 홈플러스, 대우조선해양, 기업은행, 한국농촌공사 등을 꼽았다.

그렇다면 이런 알찬 ‘신문사 퇴직자 활용’ 프로그램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곽태형 씨의 회고담이다. 

“신문사에는 개성이 강하고 잘난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치약을 짜듯 짜서 버리는 풍토가 있다고 느꼈죠. 그런데 중앙일보의 한 간부가 퇴직자들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그 덕분에 2007년 이른바 ‘중앙일보 홈커밍 리포터 프로그램’이 생겼고 이에 따라 홈커밍 리포트팀이 2007년 10월 꾸려진 겁니다.”

중앙일보 홈커밍 리포트팀은 가장 막내격인 곽태형 씨를 비롯해 김성호 · 김재봉 · 신종수 · 정규웅 · 한규남(가나다 순) 씨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됐다. 이들 중앙일보 퇴직자는 부장, 국장, 논설위원 등을 지낸 뒤 은퇴한 저널리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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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에 게재된 ‘홈커밍 리포트’ 연재면.)


이들은 첫 홈커밍 리포트 때 ‘다시 뛰는 실버’라는 표제어로 국내 실버세대가 은퇴한 뒤 제2의 인생을 개척해 가는 사례를 현장 중심으로 취재, 보도했다. 

또 두 번째 홈커밍 리포트 때인 2008년 6월엔 ‘이제는 기업이 나선다’라는 표제어로 우리 사회의 은퇴자들을 활용하는 기업을 집중취재 하여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중앙일보에서 20 ~ 30여 년 기자로 일했던 베테랑이다.
 
리포트팀은 매번 주제를 소화하면서 자료 수집에만도 일주일 정도 매달렸고, 이후 아이템별로 취재 범위를 나눈 뒤 본격 취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홈커밍 리포트팀은 2008년 6월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한국의 고령화문제를 다각도로, 지속적으로 파헤친 것을 높이 평가했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기자협회로부터 ‘214회 이달의 기자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성인용 기저귀 품평회에 참가해 달라는 요청을 관련 기업으로부터 받는 등 사회 각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런 좋은 프로그램이 왜 요즘엔 가동되지 않는지 궁금했다. 

곽태형 씨는 “다시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적지 않은데, 활동 재개 논의는 중앙일보 사우회(회장 김재봉)를 중심으로 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저널리즘 종사자들에 대한 이 같은 국가적 · 사회적 관심이나 배려는 여러 모로 좋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문 · 방송 퇴직자를 활용하는 다양한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김영섭 /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Posted by 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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