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명 수필/단상 회상2023. 7. 1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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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요즘 하고 있는 일이 없다면 정말 끔찍할 것 같다. 일의 소중함을 절감한다. 돈을 벌어 '가정적 지위(Domestic status)'도 적절히(?) 유지하고, 무료함과 나이 들어서 무가치하다는 잡념을 떨칠 수 있으니 말이다. 젊었을 때 중시했던 '사회적 지위(Social status)'는 현재의 나와는 전혀 무관하다. 한참 전, 오랜 만에 만난 어떤 까마득한 고교 및 신문사 선배가 명함을 달라고 하셨다. "그게 왜 필요하지요?" 내 대답이다.

2.한동안 일 탓에 손가락 통증이 심해 "일 좀 그만하고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지금이야말로 '손뼉 칠 때 떠나야 하는 때'가 아닌지 자문자답하곤 했다.
3.일을 많이 줄였더니 손가락이 휠씬 덜 아프고 시간이 많이 남아 돌았다. 혼자 생활하는 경우가 흔해졌다. 노후 일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 계기였다. 술을 덜 마시려고 약속도 하지 않고 나홀로 즐기기를 계속한 지 꽤 오래 됐다. 가장 친한 친구(들)와 월 2회 정도 음주하면 좋을 것 같다. 이 정도면 간과 췌장이 충분히 견딜 수 있지 않을까? 약도 잘 먹는데...
 
돌다리 두드리기
4.홀로 지내기, 고독, 외로움 등의 개념에 대해서도 곰곰 생각해 본다. 사실 외로움과 고독이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 한글과 한자의 차이 아닌가?
5.검색해보면 고독(solitude)은 '다른 사람 또는 사회와 접촉하지 않고 혼자 있는 상태'이고, 외로움(loneliness)은 '홀로 남아 (생기는)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이라고 한다. 전자는 긍정적이고, 후자는 부정적이라고 한다.
6.뼈에 사무치는 외로움은 스트레스를 일으켜 우울증과 치매 위험을 높인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마음 편하게, 홀로, 홀가분하게 잘 지내는 것은 행복의 지름길이라고 나는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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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