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명 수필/단상 회상2011. 7. 11.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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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동안 줄곧 영화감상에 빠져 들었다가 오랜만에 일찍 집을 나섰다. 오전 6시 출근길에 나선 것은 신문사 석간 시절 이후 매우 드문 일이다. 

TV 시청을 끝낸 뒤 새벽까지 영화 감상을 하느라 느즈막히 사무실에 나가던 일상을 오늘 확 바꾼 것은 내 인생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이다.

퇴직 전에 계획했던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은 탓에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다. 그 때문에 사무실에 나가는 일이 뜸했고, 영화 마니아와 워크홀릭(걷기 중독자)처럼 지냈다.

오전 6시에 아파트를 나선 것은 일터로 나가는 새벽인파와 마주치지 않으려는 속셈에서다. 조금 더 지나면 졸린 얼굴의 시민들이 지하철을 꽉 메우기 때문이다. 

안하던 짓을 한 까닭에, 출근 준비를 하기 위해 막 일어난 마누하님에게서 행방을 묻는 메시지가 날아든다. 오늘 조기 출근은 내 인생이 측은해지지 않도록 예의를 갖추기 위한 것이다. 아이폰 글쓰기를 끝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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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