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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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와이프를 정말 사랑해?"
 이사벨의 촉촉히 젖은 눈길이 예사롭지 않다.  유학에서 비롯되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좋은 친구로 남기로 했던 그녀.
그녀가 오늘밤 돌연 도발해온다. 그래,크리스마스 이브이기 때문일 거야.
중얼거리는 에드워드의 눈에 갑자기 선술집(pub)에 있던 마을 사람들의 뜨악하는 모습들이 확 들어온다. 낯선 나라, 낯선 두 남자,그리고 끈적거리는 대화.
 그날 밤 스코틀랜드 아일 섬은 어지럽게 아름다웠다. 철 지난 꽃마저 다시 필 듯했다. 해변엔 고깃배들이 올망졸망 줄지어 눈 속에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웬 놈의 눈발은 그렇게 마음을 뒤흔드는 건지.
 중국에서 치과의사로 일하다 영국에 공부하러 온 이사벨의 집안은 3대째 의사의 맥을 이어왔다. 할아버지는 정형외과 의사인데, 문화혁명 때 하방(下放) 당하고 병원을 뺏겼다. 아버니는 시안(西安)의대 미생물학 교수다. 그녀는 다국적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애인과 2년간 동거하다 꿈을 좇아 대륙을 가로질러 날아왔다.
 "엘리자베스는 오늘 컨디션이 안좋아. 이미 잠이 푹 들었을거야......."
 이사벨의 눈이 이젠 숫제 광채를 내뿜는다. 엘리자베스는 태국 부호의 딸이다.
 "이사벨,저기........"
 에드워드는 숨이 탁 막혀드는 걸 느낀다. 맥주를 연거푸 들이켰는데도 입안엔 갈증이 가득하다. 
 "이사벨,섹스는 말이야......."
 40대 가장 에드워드는 여전히 목이 마르다.
 "지난번 버밍엄에서 말했듯이 남녀관계는 책임질 수 있는 사람끼리 갖는 거야.  그게 우리 동양의 미덕 아니겠어?  우린 좋은 친구잖아."

 한달여 전 어느 날이었다. 이사벨은 어학 수업이 끝나자 에드워드에게 다가왔다. 여느 때와는 눈빛이 달랐다. 처연한 것 같기도 하고,외로움에 겨운 것 같기도 하고....
 두려움을 느낀 에드워드는 그녀를 시티센터의 한 커피숍으로 데려 갔다. 그날 밤 이사벨은 '친구 맹약'을 아는지 모르는지 상황을 이상하게 몰아갔다.
 이사벨과 엘리자베스,그리고 이탈리아에서 온 나타샤. 모두 각자가 맘에 드는 영국식 이름을 골라 쓰고 있었다. 에드워드도 영국에 오기 전에 영국 왕자 이름을 택했다. 촌스럽게 영국에서까지 고국식의 이름을 쓸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이들 네사람은 영어 어학원에서 만나 친구가 됐다. 그야말로 '모나미'다.
 "에드워드. 너무 힘들어. 난 애인과 함께 살다 왔잖아.그리고 나 스물여섯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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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 나도 혼자 살기 너무 힘들어. 지난번 얘기했잖아.하지만 우린 잘해낼 수 있어. "
에드워드의 눈물어린 말은 그러나,스코틀랜드 아일 섬의 '이브스런' 풍경에 묻혀 그냥 건성으로 지나가고 있었다. 눈부신 자연의 신비 앞에 모두 넋을 잃었기 때문일까.
맞아. 1989년 방문한 스위스보다 더 멋있어. 너무 멋있어. 죽이는 구나. 텁텁한 맛의 흑맥주 기네스의 알코올 기운이 온 몸에 짜릿하게 번져 나갔다.
스위스도 참 죽였었지. 당시 런던과 파리를 거쳐 스위스로 갔다.런던에선 영국왕립건강협회장인 앤 공주가 전세계 언론인들에게 디너 파티를 열어주었다.자연사박물관에서의 파티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파리 뒷 골목은 추억거리를 남겨 주었다.스위스로 날아 갔을 때 에드워드는 현기증을 느꼈다. 화사한 꽃과 색다른 것들에 넋을 잃었다. 뻐꾸기 시계를 사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일을 생각하며 에드워드는 쓴 웃음을 지었다.

"에드워드, 지난번 이야기했지만 난 너무 힘들어. 동거했던 애인도 마음에
안들어. 난 자유로운 새가 되고 싶어. 당신은 이런 게 싫어? 나,당신과 더
가까이하고 싶어."
헉. 숨이 차올랐다.
"나, 그냥 영국에 남을까? 에드워드는 꼭 돌아가야 돼?"
순간 선술집엔 긴 침묵이 흘렀다. 

"이사벨.안돼. 견뎌내야 해."
에드워드는 이사벨을 동생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나이 차이가 얼마나 많이 나는데...

"그래,이럴 땐 둘러가야 해."
에드워드는 터키산 가죽 코드 안주머니에서 만년필을 꺼냈다.그리고 오른쪽 호주머니에 있던 종이 한장을 꺼내들었다. 에든버러의 여행사에서 챙긴 관광 팸플렛이었다. 다행히 팸플렛엔 빈 공간이 많았다. 
"이사벨,두보 이태백 아니?"
이사벨은 알아듣지 못했다.당연하다. 그가 영어로 '두보 이태백'을 한국어 원음대로 발음했으니 말이야.
"에드워드,무슨 말 하고 있는 거야,지금?"
할 수 없다. 이젠 완전 필담이다.
에드워드는 10년 전 중국어를 좀 공부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사성 발음을 기억하기가 힘들었다. 글로 쓸 수밖에 없었다 .
다행히 고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이었던 고전 담당 '촉새'님 덕분에 에드워드에겐 십여개 한문 문장이 머리에 남아 있었다. 그는 일필휘지로 두보의 산중문답(山中問答)을 써갈기기 시작했다. 과거급제한 사람처럼.
 
問余何事栖碧山
笑而不答心自閑
桃花流水杳然去
別有天地非人間
(산 속에 왜 사느냐고 누가 묻기에
웃고 대답 안 하니 마음 절로 한가롭네.
복숭아꽃 물에 흘러 아득히 가버리니
여기가 바로 속세를 떠난 별천지로세.)

이사벨은 역시 달랐다.  그녀도 이를 줄줄 외우고 있었다. 그래, 중국에선 다 떨어진 치과의사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닥터 아닌가?
에드워드는 순간 흐뭇한 생각이 들었다.
'음,역시...."
에드워드가 머리를 들어 이사벨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뜻밖에 매우 놀란 표정이었다. 

에드워드 앞에서 여전히 매혹의 향기를 지어보이는 이사벨.
그녀는 치과의사로, 보건정책을 공부하러 영국에 왔다. 의대 기초의학 교수인 아버지 집에서 머물던 영국인 여자 선교사의 소개를 통해서였다.
에드워드는 최초의 여자 친구인 이탈리아의 나타샤 소개로 이사벨을 만났다. 나타샤는 몸집이 여간 큰 게 아니었다. 원더우먼 스타일이랄까. 풍만하고 거대했다.  에드워드와 나타샤는 '담배 친구'다. 어느 날 어학원 뜰에서 쉬는 시간마다 나란히 담배를 피우다 친구가 됐다.  에드워드는 기본적으로 내성적인 성격이다. 그러니 말을 먼저 건넨 사람도 나타샤였다. 
에드워드,나타샤,이사벨,그리고 타이 부호(?)의 딸 엘리자베스는  거의 매일 어울려 다니는 사이가 됐다. 
엘리자베스의 어머니는 미인이다. 아빠는 공식적으로 없다. 사생아다. 하지만 아빠가 누군지는 안다.  군부의 실력자라고 했다. 단짝으로 지내온 이사벨의 말에 따르면. 그 군부 실력자는 힘을 이용해 엘리자베스의 엄마를 중견기업가로 키웠다. 식품업체를 여러곳 거느리게 했다.
 네 사람은 서로 나이에 대해선 묻지 않았다.  나이를 묻지 않는 게 서양의 에티켓 아닌가. 그래,로마에선 로마의 법을 따르자.
"너희들은 내 나이를 결코 맞출 수 없을거야. 후후후."
그랬다. 그들은 에드워드의 나이를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는 사이 네 사람은 동갑내기 처럼 친밀감을 더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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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우리 집 같이 갈래?"
보름 전  네사람은 시티센터(도심,미국의 다운타운) 의 한 중국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낼까 의논하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고 있었다. 그 때 나타샤가 야무진 얼굴로 세 친구들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바로 로마행 여행을 제안하고 나선 것이다.
"나타샤. 너희 집에? 우리가 묵을 방이 있니?"
"그래, 방이 두개 남아 있어. 엄마도 너희들을 데려 오래.로마엔 너희들이 볼 게 참 많아."
그들은 즉시 의기투합했다. 다음날 여권과 은행 통장 등을 챙겨 출입국사무소 버밍엄지소로 찾아갔다. 직원은 친철하게 서식 작성법을 알려 주었다. 그런데 결국 로마행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제길헐."
나타샤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중얼거렸다. 출입국사무소 직원은 에드워드의 경우엔 O.K라고 했다. 그런데 타이의 엘리자베스와 중국의 이사벨이 문제였다. 통장잔고가 규정에 못미쳐 이탈리아 로마에 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할 수 없지. 나타샤를 보낼 수밖에."
에드워드는 서운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그 때였다.
"에드워드!"
이사벨의 눈이 돌연 반짝거렸다.
"뭐-?"
"엘리자베스와 너,그리고 나 셋이 함께 스코틀랜드로 떠나자. 어때?"

에드워드는 꼭두새벽부터 바지런을 떨었다.
"두 여자의 정절을 꼭 잘 지켜야 해. 그런데 정절이라는 말뜻이...."
스코틀랜드에서 강도나 성도착자를 만났을 땐 어떻게 할까.  맞아. 칼로 중무장을 해야지. 그는 등산용 칼을 허리에 찼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턱도 없을 것 같았다. 바지 안주머니에 스위스 칼을 하나 더 넣었다.
 "그런데, 그 놈들이 여러 명이면 어떻게 하나.이사벨과 엘리자베스는 겁에 질려 벌벌 떨텐데... ?"
얼마전 버밍엄에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다. 남편을 따라 연수 온 여자가 돈,가방,금반지,목걸이를 몽땅 뺏기고 몹쓸 짓까지 당했다는 것이었다.
 에드워드는 담배를 한 대 꺼내 물었다. 제길헐. 무슨 뾰쪽한 방법이 없을까?
룸에서 나와 응접실까지 왔다갔다 하며 천장에 담배 연기를 뿜어대던 그는 무릎을 탁 쳤다.
"그래, 등산용 칼을 챙겼는데,등산용 스틱까지 준비하면 되잖아. "
스코틀랜드 여행은 1주일 패키지로 예약돼 있었다. 에든버러까지 버스로 달려 그곳에서 이틀을 머문  뒤, 사막처럼 황량한 하이랜드를 거쳐 아일섬으로 갔다 에든버러를 거쳐 돌아오는 코스였다. 하이랜드라면 좀 황당한 영화에 많이 나오는 곳이 아니던가.
'에든버러에는 흑인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고 했지. 음....'
스코틀랜드의 수도인 에든버러에선 흑인을 정말 보기 힘들다고 했다. 황인종도 일본인,한국인,대만 사람,그리고 홍콩 사람 정도가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버밍엄에서 대낮에 흑인 5명에게 노상강도를 당한 악몽을 잊지 못하고 있던 에드워드에게선 '흑인=불량배'라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누가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욕해도 할 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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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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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러준 엄마와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아이>

'베사메 무초' 이후 처음이다.
 코가 꽉 막히고,눈은 금붕어가 됐다. 한 시간 가량 질질 짜댔으니 눈이 퉁퉁 부을 수밖에 없다. 눈물 샘이 말라버린 듯하다.
오늘밤의 최루탄은 MBC 베스트극장 '사랑하는 아들아'. 
 12년 전 산부인과에서 바뀐 두 남자아이의 운명적 삶을 다룬 이 작품은 메마른 마음을 모처럼 촉촉히 적셔주었다.
 두 아이의 뒤바뀐 운명,죽음,부모들의 절규,백혈병으로 죽어가는 아이의 고운 마음씨...
캄캄한 영화관에서  슬픈 영화를 보다 눈물이 나면, 옆 사람 모르게 흘러내리는 눈물을 슬그머니 닦는다. 하지만 콧물과 눈물이 줄줄 흐르고, 마침내 코를 연신 풀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모든 것을 과감히 포기한다.철면피가 되고,소음을 일으키는 3류 관객이 된다.    
수건이나 휴지를 있는 대로 꺼내 폭포수 같은 물을 수습하기 일쑤다.
 몇 년전 마누하님과 함께 영화 '베사메 무초'를 보러 갔을 때의 일이다. 하도 울어서 마누하님에게 핀잔 세례를 받았다.   
"에이,창피해.당신과 함께 영화관 가기 싫어욧!"
 하지만 진심이 아니다. 좀 창피하긴 하겠지만,평소 독하게 사는 내가 지어내는 여린 모습에 깊은 정을 느끼는 눈치다.
 오늘 우리는 '누선(淚腺) 자극 경연대회'라도 벌이듯, 질질 짜며 마주보고 웃었다. 하나가 됐다. 내일은 쉬는 날.
(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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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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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e

사진출처:http://blog.empas.com/dsrlife/5164895

숨길과 외로움의 종착역이 있을까,있다면 그게 어디일까.
기(氣) 도장을 여러 곳에서 운영하는 도사급 친구에게서 언젠가 숨길에 대해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인간은 배꼽 아래 5cm 전후에 있는 단전으로 호흡을 시작한다.복식호흡이다.그런데 인간이, 나이가 들고 운동이 부족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보면 호흡점이 점점 올라간다. 배꼽으로 배로,목으로 올라간다.호흡점이 목을 넘어서면 헐떡거리게 된다. 그게 머리끝까지 올라가면 마침내 죽음을 맞는다.

외로움은 어떨까.
"아무래도 나는 외롬족인 것 같아. 외로움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면 기침이 나오고 눈까지 올라오면 눈물이 나오지.머리끝까지 치고 올라오면 죽는 거야.외로움이 수류탄으로 변해서 내 몸을 폭파하니까."
신간 장편소설 '피터팬 죽이기'에 나오는 내용이다. '2004년 오늘의 작가상'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작가는 김주희씨.

흔히 우리는 성욕을 이야기할 때도 이와 비슷한 톤을 취한다. 중년 이상의 경우를 들먹일 때 "양기나 음기가 입에 몰렸다"고 하지 않던가. 더 늙으면 말도 없어진다.말 동무가 필요한 늙은이가 된다. 서구 나라에 어학연수를 갈 때 해당 언어에 푹 빠지려면 현지 이성과 동거하거나,동네 어린이 또는 공원의 노인과 말동무가 돼야 한다고들 말한다. 특히 외로운 노인은 접근하기가 쉽다. 활기를 잃은 노인의 양기나 음기는 목구멍에서 눈으로,머리로 올라가는 수순을 밟는 것 같다.

결국 외로움과 숨길의 종착역은 머리끝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두 가지가 하늘을 향해 치솟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그게 잘 사는 길이다. 중년이나 장년이라고 스스로 느끼는 사람들은 특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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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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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이따금씩 마주치는 '야후!'(Yahoo!)를 별 생각없이 지나치곤 했다.다국적 인터넷 포탈사이트 '야후'를 연상하면서 건성으로 넘긴 것이다.
그런데 오늘 책을 읽다가 돌연 궁금증이 일었다.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속 야후족과 휘늠(또는 후이늠)족,그리고 포털사이트 '야후' 사이엔 무슨 관계가 있을까. 느낌표를 매단 '야후!'는 또 뭔가.검색엔진을 파고들었으나 종잡을 수 없었다.

gul

그렇다면 사전을 한번 찾아보자.
좀 오래된 영한사전에서 Yahoo을 찾아 보았더니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사람의 모습을 한 동물'이라는 뜻이었다. 또 두음 Y를 소문자로 바꾸면 '버릇없는(시골티 나는)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면 "야후!"가 "이 버릇없는 놈!"이라는 뜻일까. 그럴 리가 없다.

 

하여 귀차니스트의 몸을 끌고 코빌드 영영사전 최신판을 찾아 들여야 보았다.어,이게 뭐야?
yahoo,yahoos
1.People sometimes shout 'yahoo!' when they are very happy or exited about something
2.In informal British English,some people refer to young rich people as yahoos when they disapprove of them because they behave in a noisy,extravagant,and unpleasant way 
첫째,행복감을 느끼거나 흥분했을 때 지르는 소리.
둘째,돈은 좀 있지만 재수나쁜 놈을 비아냥거리는 표현.
첫번째 뜻에 의한 "야후!"는 우리말의 "야호!"에 해당하는 셈이다.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야후족은 타락한 족속이다.그들은 비속하고 악덕을 행하고,그리하야 혐오감의 극치를 보여주는 형편없는 것들이다. 반면 휘늠족은 고결한 종족이다.거짓말이 무엇인지,악이 무엇인지 모르는 후덕하고 합리적인 말(馬)종족이다. 

야후족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또는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Homo homini lupus)'(토머스 홉스)에 해당한다.또 휘늠족은 '이성적이고 시민적인 예의범절로 꾸리는 삶'(존 로크)에 해당한다.
최근 추락하는 경제 때문에 신음하는 국민을 외면하고 색깔 논쟁,정쟁이나 일삼는 정치인들의 모습에 상념이 딱 멈춘다.입맛이 뚝 떨어진다.

(20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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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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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2

영화 '올드보이'가 5일 밤 제3회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5개 부문을 휩쓸었다.최우수작품상,남우주연상(최민식),감독상(박찬욱),조명상(박현원),음악상(조영욱 심현정 최승현 이지수)을 거머쥔 것이다.

old boy는 졸업생,동창생,보스라는 뜻을 갖고 있다.이에 비해 the Old Boy는 (특히 희곡에서) 악마(devil),사탄(the Devil)이라는 뜻으로 쓰인다.극중 이우진의 표정,그가 등장하는 그늘진 배경은 이를 암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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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늘만 습'하며 사는 남자(오대수)는 사설감옥에 15년 간이나 갇혀 고초를 겪고, 풀려난 뒤에는 '근친상간의 복수'를 당한다.  사실, 처절한 복수의 실마리를 제공한 자는 오대수다. 그는 세 치 혀를 잘못 놀렸다. 동창 이우진이 누나와 근친상간의 관계를 맺었다고 떠벌리고 다녀 우진의 누나를 자살로 몰아 넣는다.

그러나 관객들은 이우진 남매의 근친상간을 부도덕한 관계로 규정짓고, 오대수의 인생이 가련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올드보이'에서 가학적인 악마는 오대수의 동창인 이우진이고,죄없는 희생자는 오대수인 셈이다.

올드보이의 스토리는 로맨스(영웅담)체의 반대 형식인 풍자(satire)에 가깝다.풍자는 구속,속박,부자유의 대표적인 장소인 교도소(감옥),정신병동,학교,기숙사,수용소 등을 택한다.지옥을 연상케 한다. 사설감옥은 정체구조라는,전형적인 플롯을  취한다.거기엔 변화가 없다. 답답한 일상이 계속되고 줄거리가 지체된다.

우리는 '올드보이'에서 충격을 받고 재미를 느꼈다. 한줄기의 큰 빛을 보았다.이런 점에서 '올드보이'가 5관왕을 차지한 것은 예상했던 바다. 해외 영화시장에서 받은 좋은 평가를 국내 영화계가 재확인하는 것에 불과하다. 앞으로 훌륭한 영화가 속속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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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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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대한 10가지 정의>


1.블로그는 생필(生必)이다. 콘돔은 애필(愛必)이니.

2.블로그는 연인이다.하루만 보지 않아도 입에 가시가 돋으니.

3.블로그는 하수구다.버릴 것이 있으면 이곳에 과감하게 버리니(하소연하니)

4.블로그는 생명수다. 찌든 삶에서 도피할 수 있는 청정계곡과 같으니.

5.블로그는 나신(裸身)이다.매일 쓰다보면 스스로 발가벗게 되니.

6.블로그는 무료 유흥장이다.온갖 재미와 즐거움을 얻을 수 있으니.

7.블로그는 전투장이다. 컴터를 차지하려고 온 가족이 가벼운 싸움을 벌이니.

8.블로그는 아이디어의 샘물이다. 블로거들의 글에서 반짝이는 무엇인가를 찾을 수 있으니.

9.블로그는 각성제다.빠지면 잠을 잘 수 없으니.

10.블로그는 메시지다.커뮤니케이션학자 마샬 맥루한이 "미디어는 메시지다"라고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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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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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속도가,노안이 된 아빠를 능가하는 고2 아들에게
1독을 권한 글이 있다. 지난 주 '행복한 책읽기' 커버스토리가 그것이다.
난 결코 우리 아이들을 시험에 찌들린  '점수 기계'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이후 두 가지를 주문하곤 했다.

첫째는 독서, 두번째는 외국어 익히기였다.
"너희들의 시대는 범생들의 것이 아니다.그건 산업사회에서
끝장났다.앞으로는 상상력(imagination)과 감성의 시대야.책을 많이 읽고 사색해야 한다.만화도 많이 보고,영화나 연극도 많이 보아야 한다.운동으로 몸짱도 만들어봐.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건 달달 외워 높은 점수를 따는 범생 그룹이 아니다.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새로움을 창조하는 사람이다."
그러면서 골백번 되뇌었던 영어 속담이 있었다.
"All works and no play makes one a fool." 
(All works and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

"영어 등 외국어는 공부가 아니다.너희들이 나중에 세계 여행을 할 때 꼭 필요한 언어소통 무기다."
이건 이미 현장에서 입증해 보였다.우리 가족이 스위스 인터라켄 지역을 여행할 때, 영어를 쓰지 않고 독일어만 고집하는 주민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안돼 쩔쩔매던 모습을 아이들은 기억할 것이다.  아인,쯔바이 등 옛 독일어 단어를 모조리 동원하고 바디랭귀지로 때운 당시 상황에서 뭔가 느꼈을 것이다.  
큰 아들은 의논 끝에 중2 때부터 일본어를 배우게 했다.중3 작은 아들은 올해 초 중국어를 배우게 했으나,한자 실력이 너무 없어 안되겠다는 마누하님의 판단에 따라 중단했다.교사인 마누하님이 틈틈이 한자를 가르치고 있으니,올 겨울 쯤엔 작은 아들이 중국어에 재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얼마 전,난 하는 수없이 현실의 벽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입시 현실을 무시해선 죽도 밥도 안된다고 주장하는 마누하님과 여러 차례 부딪힌 뒤 결국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독서와 사색의 중요성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 마누하님의 등쌀에 못이겨 딱 한 시간 논술 가이드를 해주었다.물론 책방에서 논술 관련 서적 세 권을 사 읽어본 뒤의 일이었다. 딱 두 단어로 가이드는 끝났다.문제해결(problem solving)과 의사결정(decision making).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을까.
현실을 생각할 때마다 우울해진다.
이 망할 놈의 경제와 바보 양산 교육 시스템.
어쨌든  아들이 위크앤 커버스토리를 읽고 마음을 다잡았으면 좋겠다.  
(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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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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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하사의 옆에는 담배와 성냥갑이 이슬을 머금은 채 나뒹굴고 있었다
한산도 한 갑, 꺼진 성냥 한 개비.
주변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金병장은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 뒤 잠시 눈을 감았다.
"그는 담뱃갑을 뜯어 담배 한 개비를 꺼냈을 거야. 그리고 성냥갑에서 딱 한 개비 남은 성냥을 꺼내 그었겠지. 하지만 불붙은 성냥은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꺼지고 말았어. 담배에 생명을 불어넣지 못한 성냥개비의 신세. 그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잠시 꺼억꺼억 울었겠지. 그리고 군화의 끈을 풀어 나뭇가지에 매단 뒤 자신의 목을 맸을 거야."
탈영한 지 사흘 만에 수색대에 발견된 그의 시체는 싸늘했다.
"그 때 마지막 남은 성냥개비로 불을 붙여 담배를 깊숙히 빨아들였다면,그는 죽지 않았을지도 몰라.담배 연기에 자신의 한을 담아 날려버리고,산을 내려왔을지 모르잖아?으~음.."
낮게 신음소리를 뱉는 김병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고요한  새벽에 원고지와 외롭게 씨름하는 게 우리의 삶이지. 우리에게 담배 한 개비는 유일한 안식처야. 그런데,이 애인 같은 담뱃값을 대폭 올린다고? 나쁜 놈들.값을 올려 금연을 유도하겠다니 그게 말이나 돼? 에이~...."

정부가 담뱃값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히자,한국문인협회 소설 분과위원회 소속 작가들은 19일 서울 대학로에서 담뱃값 인상 반대 규탄대회를 열었다. 
金 시인은 “글을 실을 수 있는 매체가 점차 사라져 가고 있고, 원고료도 줄어드는 마당에 담뱃값마저 오른다면 창작 여건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며 담배를 질끈 깨물었다.

(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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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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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여인
감독 게리 마샬 (1990 / 미국)
출연 리처드 기어,줄리아 로버츠
상세보기





그녀는 창녀였다.
뭇남성에게 몸을 파는,허드렛 여자였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팔기 시작했다.그리고 보석이 됐다.
영화 '귀여운 여인'의 주인공 줄리아 로버츠의 이야기가 아니다.

러시아 여제(女帝,여 차르) 예카테리나 1세.
루터교 목사의 하녀라는 천한 신분으로 자란 그녀는 
군인들에게 몸을 팔았다.특히 장군들의 침대를 옮겨다니며
성욕의 노리갯감이 되었다.

그런 그녀에게 줄리아 로버츠의 경우처럼 기회가 왔다.
러시아의 '강한 남자'표트르 대제(大帝)의 눈에 띈 것이다.
 예카테리나는 그 호기를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이제 몸만 팔지 않았다.마음을 팔기 시작했다.
전선의 생(生)과 사(死)의 갈림길에서 불안해 하는 표트르  대제를
야전침대에서 정성껏 모셨다.불편함을 호소하지 않았다.
그가 경련을 일으킬 때나, 멜랑꼬리한 기분이 될 때나
그녀는 항상 그의 곁에 있었다.

마침내 그녀는 표트르의 여왕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표트르가 죽자 정적들을 모두 물리치고 여제의 위(位)에 올랐다. 자신의 딸 옐리자베타에게 왕위를 넘겨 주었다.그녀의 딸은 표트르의 손자(3세)를 후계자로 삼고,무능한 그에게 똑똑한 소피아를 묶어주었다. 소피아는 예카테리나 2세가 돼, 제정 러시아를 거머쥐었다. 

이 땅에도 우리의 '불쌍한 여동생들'이 적지 않다. 그들이 마음과 몸을 속히 정화(purification)해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렸으면 한다. 그들도 예카테리나,줄리아 로버츠(배역)처럼  '인생 2막'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신의 가호가 있기를 빈다. 

(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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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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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 
재산 1조 5천억여원(13억 달러)로 올해 포브스지가 뽑은 '미국 400대 부자'리스트(215위)에 오른 오프라 윈프리가 '차차기(次次期)미국 대통령감'1위에 선정됐다.
이는 미국 연예주간지 '인터치'의 조사 결과다.
물론 '대통령이 될 것 같은 스타 10인'이 누구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하지만 현대 대중문화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대중문화의 힘이 막강하다는 데 대해선 반론도 만만치 않다.이번 대선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브래드 피트,로버트 드 니로 등 헐리우드 스타들이 케리 후보를 지원했지만,그가 결국 미역국을 먹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미디어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의 최대 강점으로는 여성과 아동의 권익 신장에 앞장선 게 꼽혔다. 그는 아프리카 에이즈 아동환자 등을 도왔고,넬슨 만델라 등 유명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
'차차기 미국 대통령감'의 2위는 오스트리아 출신인 아널드 슈워제네거(영화배우,캘리포니아주 주지사),3위 벤 애플렉(영화배우), 4위 P.디디(가수),5위 엘렌 드제너스(방송인),6위 드류 베리모어(영화배우),7위 도널드 트럼프(부동산 재벌),8위 마틴 신(영화배우),9위 윌 스미스(영화배우),10위는 마돈나(가수)였다.
케리 대통령 후보 지지활동을 편 미남배우 벤 애플릭은 여성표를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언론 매체에 종종 등장하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쫄딱 망했다가 억만장자의 대열에 낀 것으로 미뤄,미국의 재정적자 문제를 술술 풀어갈 것이라는 평을 들었다. 마틴 신은 정치 드라마 '웨스트 윙'에서 5년 간 대통령 역을 맡았고,TV영화 '웨스트 윙'에서 케네디 대통령 역을 잘 소화했다. 또 영화 '지옥의 묵시록'에선 베트남 전쟁영웅 역에 캐스팅됐다.    

이번 조사에서 1위에 오른 윈프리는 19세 때 '미스 블랙 테네시'에 당선,ABC방송의 내슈빌 지역 채널에서 뉴스 앵커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시카고 방송국으로 옮긴 그는 인기 없던 프로그램을 톱 프로로 떠올렸다. 1986년 부터 시작한 '오프라 윈프리 쇼'는 110개국에서 방송됐고, 미국 내 시청자만도 2,300만 명에 달한다. 
1985년 골든글로브상을 받은 그는 최근 쇼에서 "한국 여성들은 서구적 미모에 열등감을 갖고 있으며,한국은 성형수술의 천국"이라고 말했다.한인사회의 반발이 거셌음은 물론이다.<주 자료 출처:일간스포츠 11월 8일자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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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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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글을 전혀 남기지 않았다.
그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제자인 플라톤의 기록에 바탕을 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아마추어 민주주의가 군중독재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우려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잠시 조각가로 일하다 소피스트가 된 그는 말장난으로 돈벌이하는 걸 포기했다. 대신 정치의 도덕적 근거를 밝혀내는 데 심혈을 쏟았다. 아테네의 엘리트 청년들에게 독자적인 사고 방식을 가르쳤다. 그들을 훌륭한 정치가로 키우는 데 관심을 기울였던 것이다.
때문에 돈벌이가 거의 없었다. 집에서 죽이 끓는지 밥이 끓는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마누라가 바가지를 득득 긁는 건 당연하다. 그는 마누라 크산티페에게 역사적인 악처의 오명을 씌웠다. 크산티페의 욕설과 항의에 맞서 소크라테스가 변증법을 더욱 발전시켰을 것이라는 해석은 우스갯소리만은 아닐 것이다.

'소크라테스의 아이러니(반어)'라는 방법을 통해 상대방을 무력화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던 그는 어느날 고소를 당한다. 죄목은 청소년 타락,고풍(古風)거역을 사주한 혐의였다.
소크라테스는 스스로 법정 변론에 나섰다. 하지만 재판부는 과반수 찬성투표로 그에게 유죄판결을 내린다. 그는 아테네의 법에 따라 형량을 스스로 매기도록 허용된다.
하지만 그는 이에 불복했다.재판부를 향해 오히려 화살을 쏘았다. 죄가 없는 사람을 법정에 세웠으니 보상을 해줘야 한다며 재판부를 성토한 것이다. 
이러니 무사하겠는가. 법정모독죄까지 뒤짚어쓴 그는 결국 사형선고를 받았다. 제자들은 탈주를 도와주겠다고 했으나,그는 거절했다. 폴리스 밖에서 살아갈 엄두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는 오늘날처럼 미국이나 스위스 등 다른 나라로 망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일가(一家)를 이룬 그가 철학자답게 살 수 있는 곳이라곤 없었다.

사마천은 흉노족에 투항한 이릉(한 무제의 손윗 처남)을 비난한 죄로, 세 가지 형벌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허리를 잘리고 죽거나,금전 50만 전을 내고 풀려 나거나,궁형(거세의 형벌)을 당해야 했다.사마천은 결국 '사기'를 남기기 위해 궁형을 택했다.누가 사마천을 준법의 화신으로 삼을 수 있겠는가.
소크라테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소크라테스는 법정투쟁을 벌였고,형량의 자기 선택권까지 거부하며 보상을 요구하다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는 죽음을 택했다. 조국을 떠난다는 것은 그에겐 죽음보다 더 힘들었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그리스도의 죽음과 비교하는 학자들이 적지 않다. 이들 학자는 소크라테스와 그리스도가, 속물적인 군중(mob)이 내세우는 명분의 희생양이 됐다고 분석한다. 속된 떼거리들이 정통적 가르침이라는 명분을 그럴 듯하게 내세워 행하는 폭력적인 정치,즉 우민정치(愚民政治,mobocracy)야말로 소크라테스가 경멸하는 것이었다.   


헌법재판소는 "준법 교육을 위해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남긴 채 독배를 마시고 죽어간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사례로 드는 것은 부적절하다 "며 교육인적자원부에 교과서의 수정,보완을 요청했다. 
헌법재판소는 "소크라테스 사례는 권위주의 정권의 논리"라며 "중학교 사회교과서에 소크라테스의 사례가 등장하는 것은 기본권의 양보를 요구하고, 헌법과 기본권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던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법률의 목적과 내용이 정당해야 한다는 '실질적 법치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는 우리 헌법 체계와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헌재는 "앞으로 소크라테스 일화는 실질적 법치주의와 법률의 형식만을 중시하는 '형식적 법치주의'의 비교 토론을 위한 자료로 소개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당시 소크라테스의 강력한 저항권 행사와 그가 처한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상황을 가볍게 여겨선 안된다. 그가 독배를 마신 건 준법정신이 아니라,일종의 순교이며 차원 높은 체념이라 볼 수 있다. "악법도 법이다"라며 독배를 마셨다는 것을 준법정신의 표본으로 여기는 '정통적,교과서적' 가르침은 이제 교과서에서 걷어내야 마땅하다.
소크라테스는 그의 어록을 남긴 적이 결코 없다. 

(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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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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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가면서 매우 흥분하는 경우가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병역 기피,병역 비리 등의 역겨운 말이 터져 나올 때다.
'꼬마 아빠'의 숙명을 지고 사는 나는, 예비역 육군 병장이다.
대학 3학년 때 휴학을 한 뒤, 순천에서 병영열차를 타고 논산훈련소로 입대했다. 당시 몸무게나 키나 현역 입대 하한선을 약간 웃도는 꼬마 군인이었다.
논산훈련소 시절은 배고프고,힘든 나날이었다.어릴 때 "꼭꼭 씹으면 단맛을 내는 녹말이 나온다"(침이 녹말을 맥아당으로 분해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따라했다.그러다 보니 밥을 야무지게 씹는 게 습관이 됐다. 다른 훈련생들처럼 '마파람에 개 눈 감추듯' 밥을 후다닥 먹어 치울 수 없었음은 물론이다. 식판에 밥을 타, 서너 술 떠먹다 보면 "식사 끝!"이라는 불호령이 떨어지곤 했다.
논산훈련소에선 역사적으로 23연대,26연대,30연대가 악명 높았다. 군기가 가장 센 연대로 통했다.나는 23연대에서 맹훈련을 받고 눈물을 몇 차례 흩뿌려야 했다. 뺑뺑이를 엄청 돌린 뒤 "피와 땀이 스며있는 이 고지 저 고지에 쏟아지는 별빛은 어머님의 고운 눈길..."로 시작하는 노래를 부르게 하면 여기저기서 목메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훈련 기간은 여름이었다.그런데 물이 모자라 몸을 제대로 씻기가 어려웠다. 조교들은 우리 발가벗은 훈련병들을 화장실에 몰아넣고 호스로 공중에 물을 뿌려댔다. 훈련병들은 물 한방울이라도 더 묻히기 위해 혈안이 됐다. 몇 줄기 물에 몸을 적시는가 하면 이내 샤워시간이 끝나곤 했다.
어느 날 밤이었다. 침상 옆 자리의 동료가 나를 불렀다. 그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방위산업체의 막내 아들이었다. 국립대에서 체육을 전공하다 온 그는 '특별 관리 대상자'였다. 그가 말했다.
"야,너 내일 화장실 청소 희망자 손들라코 하먼 손 번쩍 들거레이."
어이가 없어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화장실 청소를 허게 되먼 장갑 끼고 똥을 닦아내야 한다. 고것만 참으면 목욕을 제대로 할 수 있데이."
그의 말에 따랐다.이후 변기 속에 손을 넣어 똥을 치우며 구토증을 느끼기도 했지만,청소를 마친 뒤 둘이 발가벗고 깨끗하게 몸을 닦을 수 있어 참 좋았다.
이후 육군포병학교를 거쳐 최전방 사단에 배치됐다.꼭두새벽의 구보와 한겨울의 태권도 훈련,영하 20도 안팎의 꽁꽁 얼어붙는 날씨에 얼음을 깨고 물 속에 들어가 단체 기합 받기,한 겨울 군복을 입고 물 속에 들어갔다가 나와 나무에 매달려 "맴~ 맴~" 외치기.....
이런 강훈련은 나를  '강한 남자'로 만들어 주었다.
어려워진 가정 형편 때문에 온 힘과 온 정신을 모아 살아야 했던 대학 복학 시절에 발휘한 강인함은 군대에서 이미 잉태되고 있었다. 포상(견인포의 집)을 지을 때 몇 개월에 걸쳐 '등짐 노가다'를 하고,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이 산 저 산을 오르내렸다. 눈 치우기 작업,철책선 설치 작업 등은 정말 지긋지긋했다. 지식은 머리에서 많이 새나가고 있었다. 하나라도 잊지 않기 위해 김장 등 작업을 할 때 한국외국어대에 다니다 온 동기(현재 모 대학 교수) 와 영어단어를 서로 물어보는 게임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눈물겨운 노력이다.

이런 '강한 남자'되기 프로그램은 내 삶에 큰 도움이 됐다.개구리복을 입고 군문을 나설 때 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었다.
사나이가 되는 길-군 복무.
이를 기피하는 젊은이들을 볼 때마다 분통이 터지고,가슴이 아프다.(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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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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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는 알크메네와 간통해 헤라클레스를 태어나게 했다.알크메네의 남편 암피트리온은 헤라클레스의 양아버지가 되었다. 헤라클레스는 열 두가지의 과업을 풀었다.30년 동안 청소하지 않아 지저분하기로 유명한 아우게이아스의 마구간을 단 하룻 만에 깨끗이 치웠다.지하세계의 수문장인 무서운 개 캐르베로스를 생포했다.또 머리가 숱하게 많이 달린 히드라를 처치했고,네메아 숲의 사자를 목졸라 죽였다.마지막으로 헤라클레스는 헤스페리데스의 딸들이 지키는 정원에서 황금사과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나자렛 예수의 어머니는 처녀였다. 그의 부친은 요셉이 아니라 신이다. 요셉은 이를 믿은 대가로 후세 사람들에 의해 거룩하다는 평을 들었다. 요셉의 운명은 그리스신화의 암피트리온과 비슷하다. 예수는 성전의 환전상들을 몰아낸다. 헤라클레스의 마구간 청소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예수는 앉은뱅이를 고치고, 죽은 라자로를 되살린다.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술이 떨어지자 즉각 공급한다. 폭풍을 잠재우고,미친 사람들의 몸 속에 맴돌던 귀신들을 쫓아내 돼지들의 몸 속으로 들어가게 한 뒤 일제히 자살하게 한다.물 위를 유유히 걷기도 한다. 예수는 “전쟁 대신에 사랑을 하라”고 설파한다.이는 후세 히피들의 삶의 모토가 된다.


예언자 나사렛 예수의 등장(기원전 7년에 출생,서기 30년 경 사망)은 이스라엘의 신과 국민의 관계에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그것은 신과의 관계를 사육제 축제처럼 만들었다. 축제는 항상 '뒤짚어짐'을 뜻한다. 거기에서는 바보가 왕이 되고, 왕이 격하된다. 그리스도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신은 지극히 가난한 가정의 아이 모습으로 태어난다.

크리스마스 이야기는 그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여관에 들어갈 돈조차 없어 사실상 노숙자로서 마구간의 소와 당나귀 사이에서 신은 태어난다.('Die Bildung 교양'에서 발췌 및 재구성, 디트리히 슈바니츠 저)


크리스마스가 코앞에 바짝 다가왔다.

연말에 할 일이 태산 같아,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보내야 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메리 크리스마스'와 '미리 크리스마스'.

조어(造語)가 애교스럽고 그럴 듯하다.

지방 근무를 하던 2년 동안,11월 중순만 되면 큰 플라스틱 통에 소나무를 심고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어 객지의 외로움을 달랬던 일이 기억난다. 쓸쓸한 연말을 훈훈하게 만들고자 애썼으나,뻥 뚫린 가슴엔 찬바람만 가득찼다. 크리스마스는 가진 게 없는 사람들도 왕이 되는 축제의 날이다.'미리 크리스마스'라는 말을 만든 분도 이런 마음으로 글을 쓰지 않았을까. (2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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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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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매일 낮 베틀 앞에 앉는다.
날실과 씨실이 교차할 때마다 님을 향한 그리움에 몸을 떤다.
그렇게 20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갔다.
별이 스무 번이나 하늘을 돌고,서리도 스무 번이나 내렸다.
그녀의 얼굴엔 어느덧 잔주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아름답다.아니다. 오히려 무르익은 육체가 뭇 남성들을 잠 못이루게 한다.
밤 마다 독수공방을 하는 그녀에겐 구혼자 112명의 모습이 차례로 떠오르기도 한다. 그 때마다 고개를 내젓는다. 님의 커다란 어깨가 그녀의 눈에 가득하다.
그녀는 불나비처럼 달려드는 남자들에게 말하곤 한다.
"시아버지의 수의를 다 짜면 재혼하겠어요.여러분 가운데 한 사람과 인연을 맺겠어요."
도시에 밤이 다시 찾아온다. 그녀는 손으로 다시 베를 풀기 시작한다.

그가 마침내 돌아왔다.
거지 꼴을 하고 고향에 왔다. 하지만 마주친 아내는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아르고스 때문에 이내 정체를 들킬 뻔했다. 아르고스는 그의 애견이다. 녀석은 이미 늙을 대로 늙어 눈이 멀었다.그런데도 주인을 냄새로 알아차렸다.

그녀는 한 줄로 세워놓은 도끼 자루 열 두개의 구멍을 남편 오디세우스의 화살로 단번에 꿸 수 있는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발표했다.드디어 활 재주를 보는 날이 왔다.
오디세우스는 열 두개의 구멍에 화살을 보기좋게 관통시킨다. 그리고 협력자들의 도움으로 아내에게 추근거리던 112명을 모두 죽여 피바다를 만든다.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의 20년 생이별은 그렇게 끝났다.

10월 31일은  '상징의 날'인 모양이다.
그 상징은 이 가을 내내 지속될 것이다.
싸이월드,네이버 카페 등 곳곳에는 이를 기리는 글과 그림이 가득하다.
옛 애인에 대한 추억,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애닯음....
10월 31일 밤엔 이 용의 '잊혀진 계절'이, 가장 인기있는 신청곡이 되는 건 당연하다.
어느 누가 추억이 없으랴.
하지만 절제가 필요하다. 잠시 옛 추억에 잠겨 센티해지는 건 좋지만 '한계령'을 넘어선 안된다. 그게 현재에 대한 예의다.
현재의 남친,여친과 미래를 그리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게 옳다.
남편,아내와 따끈한 술을 한 잔 하면서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의 사랑 이야기류를 나누는 삶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솔로는 완전 자유다. (20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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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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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코님 생신 미역국
아사코님 생신 미역국 by 철수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난 미역귀를 참 좋아한다. 쫄깃쫄깃한 생선 회나 오돌뼈처럼 씹는 맛이 일품이다. 얼마 전, 마나님은 우리 가정의 '소비 조합장'인 날 위해 미역귀를 한 봉지 가득 사왔다. 그런데,뜻밖의 문제에 봉착했다.미역귀가 소금기를 너무 많이 품어 한꺼번에 대량 소비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미역귀를 물에 씻어 염기를 좀 빼고 먹을 수밖에 없었다. 더 오돌오돌해진 미역귀는 블로깅을 하는 나에게 energizer가 돼 주었다.


우리 아이들은 미역국을 참 좋아한다. 엄마한테 미역국을 끓여달라고 조르는 광경을 종종 목격한다. 그러니 집에 말린 미역이 떨어지지 않는다.한동안 아침상에서 미역국을 보고  "오늘 누구 생일이야"라고 묻곤 했다.이젠 그런 일이 없어졌다. 아이들이 언제부터 미역국에 사족을 못썼는지,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미역에 요드와 철분 등의 성분이 들어있고, 콜레스테롤이 몸안에 쌓이는 걸 막아주고,변비에도 좋다는 말을 더 어릴 때 엄마에게 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할 뿐이다.

                              

생일에 미역국을 먹는 이유는 뭘까. 마른 홍합을 넣은 미역국은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한다. 생일엔 산고를 겪은 엄마를 생각하며 미역국을 먹어야 한다.하지만,혓바닥 돌기를 부드럽게 감싸는 미역국을 싫어하는 사람도 꽤 있다.

미역국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수험생이나 승진을 앞둔 사람들이다.그들은 "미역국 먹었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이 말은  구한말 일본이 조선의 군대를 해산할 때 생겼다고 한다.군대에서 떨려나온 이들은 호구지책이 막막했다.
일설에 의하면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군대를 '해산(解散)'시켰는데,조선 군인들이 이 단어를 아이 낳는다는 뜻인 '해산(解産)' 및 '해산 미역'과 연결시켜 '미역국 먹었다'는 표현을 만들었다.시험이나 승진에서 '미역국을 먹는 일'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하지만 어머니의 아픔을 상기하는 의미로, 생일에 미역국을 먹는 건 뜻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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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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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쌍차쌍조(雙遮雙照)
둘 쌍(雙),막을 차(遮), 둘 쌍(雙), 비출 조(照).
모든 일체 양변(두 개의 변)을 다 버리면,모든 양변이 융합해 중도(中道)의 근본원리인 정리(
正理)가 나타난다는 뜻이다. 좀 어렵다. 중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천태종의 지자(智者,538~597)대사는 중도의 중요성을 표현하면서,불경의 하나인 영락경(瓔珞經)에 나오는 석가모니의 말씀을 인용했다. 훗날 화엄종의 현수(賢首)대사는 똑같은 중도 원리를 표현하면서 쌍민쌍존(雙泯雙存)이라는 말을 썼다고 한다. *泯=망할,멸할,없어질 민

<2> 수처작주(隨處作主)
따를 수(隨),곳 처(處), 지을 작(作),주인 주(主).
'곳에 따라 주인이 되라' '어디에 있든 내가 주인''어떤 곳에 가더라도 주인이 되라'는 뜻이다.
당나라의 선승(禪僧)인  임제 선사(?~867,임제종의 개조)는 어느 날 수행자들에게 말했다. "隨處作主 立處皆眞"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고,서는 곳마다 참을 행하라)  어떤 상황에 처해도 전심전력하면 참된 생명을 대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주체성,주인의식을 강조한 것이다. 지난해말 앉은 채 열반(坐脫立亡,좌탈입망)에 든 서옹스님은 전남 장성 고불총림 백양사에 '수처작주' 라는 주련(柱聯,기둥 또는 바람벽에 장식으로 써 붙이는 글씨) 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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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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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펠러(Rockefeller, John Davison,1839.7.8~1937.5.23)는 점원에서 시작해 스탠다드
 석유회사를 설립한 자수성가의 표본이다.
그는 성공한 뒤에도 올챙이 시절을 잊지않고, 점심을 항상 싸구려 식당에서 때웠다.메뉴는 로스트 비프와 포테이포. 점심값은 식대 35센트와 팁 15센트.
어느날 계산서에 '식대 45센트'라고 잘못 쓰여진 것을 발견한 그는 웨이터를 불렀다.
록펠러는 오류를 지적하고,시정토록 했다. 그리고 평소와는 달리 팁을 5센트밖에 주지 않았다.
웨이터가 기가 막힌 듯 말했다.
"내가 당신처럼 갑부라면 창피해서라도 그냥 있었을 겁니다."
록펠러는 조용히 일어나며 말했다.
"자네에게 10센트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있었다면 이런 계산 착오는 없었을 걸세. 그 나이에 웨이터나 하지 않고 성공했을 것이고..."

○...벤자민 프랭클린은 한때 서점을 운영했다. 오느 날 손님이 와
책 한 권을 집어들고 값을 물었다. 프랭클린은 1달러라고 답했다.
손님은 깎아 달라고 했다.
그가 말했다.
"그러면 1달러 15센트 주십시오."
손님은 어이가 없어 "아니,깎아달라는데 더 달라고요?"라고 말했다.
"그러면,1달러 50센트 내세요."
손님이 크게 화를 냈다.
프랭클린이 태연하게 말했다.
"시간은 돈보다 더 귀합니다.손님께서는 제 시간을 소비하셨으니
책값에 시간비를 가산해야 할 게 아닙니까?"
(이런 책방 주인이 있으면 손님이 갈까요?)
 

 ○...USA TODAY가 추천하는 '성공을 위한 시간 관리법'이다.

1. 무슨 일이든지 미루지 말고 지금 바로 한다.
2. 출퇴근시 자동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을 활용한다.
3. 최고로 능률이 오르는 시간이 언제인가를 파악하고, 그 시간에는
    가장 소중한 일을 하라.
4. 낙천주의자가 돼라.
5. 자잘한 업무를 묶어 한꺼번에 처리한다.
6.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창조적인 업무는 일상 업무와 분리한다.
7. 한번 손댄 일은 가능하면 끝낸다.
8. 사무실이나 책상의 레이아웃을 개선하고, 특히 책상을 깔끔히 
    정리한다.
9. 
업무 상의 편지와 리포트, 수입 명세서 등에 날짜를 적고 봤다는
    표시를 해두는 습관을 기른다.
10. 계획을 짜고 우선 순위를 정하는 데 시간을 할당한다.
11. 동료,상사와 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할 지 의논한다.
12. 스케쥴을 너무 타이트하게 짜지 않아 업무 완성도를 높인다.
13. 개인적인 대화나 전화는 최대한 자제한다.
14.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써놓을 비상 노트를 꼭 지니고 다닌다.
15.
업무에 대한 마감 시간을 스스로 정하고 지킨다.
16.
머리와 체력도 리듬을 탄다. '10분 휴식'은 리듬에 상향 곡선을
     그리게 해준다.
17. 약속 시간에 일찍 도착하도록 항상 10분 여유를 둔다.
18. 자신의 컨디션에 맞춰 중요한 일과 사소한 일을 나눠 처리한다.
19.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꾸준히 시간을 내려고 노력한다.
20. 지금,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있는 지 자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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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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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o 

리처드 칼슨은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고 나무란다. 그의 책을 읽다 보면 많은 경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하지만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어야 할 경우도 없지 않을 것 같다. 최근 중앙일보 사회부 하재식 기자가 쓴 '성공한 사람에겐 특별한 부모가 있다'라는 책을 읽었다. 나는 일상에서 사소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것들,목숨을 걸 만한 것들을 떠올리곤 했다.
 그 가운데 하나는 바로 부모의 자녀에 대한 관심과 애정과 보살핌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가슴 속에 묻어두기만 해서는 안된다. 적절히 표현해야 한다. 아무리 삶이 고달프고 힘들더라도 부모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아이에게 희망의 등불이자 삶의 지표다. 작은 관심이 우리 아이들의 삶을 바꿀 수도 있다. 최근 클린턴의 자서전 'My Life'를 읽으면서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했다. 유복자로 태어난 그가 과연, 엄마와 외조부모의 보살핌과 애정과 관심이 없었더라도 미국 대통령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
난 '단연코 아니다!(Definitely Not!)'라는 입장이다.
맹자 엄마의 삼천지교(三遷之敎)는 오늘날 적극적으로 해석된다. 맹자 엄마가 묘지와 시장 근처의 환경 때문에 아들이 공부를 하지 않고 엉뚱한 짓만 하는 걸 본 뒤,결국 학교 근처로 이사해 아들을 사람으로 만들었다는 게 소극적 해석이다. 이에 비해 맹자 엄마가 세 번 이사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게 적극적 해석이다. 엄마는 아들이 묘지 근처에서 삶과 죽음에 대해 사색하길 원했고, 시장 근처에서는 상(商)행위와 인간관계를 배우길 바랐다는 것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 시절에 인생살이를 몸으로 겪게 한 뒤 '열공 모드'로 진입케 했다는 이야기다.
 하재식 기자가 쓴 책 '성공한 사람에겐 특별한 부모가 있다'는 플루타크 영웅전과 같은 류의 읽을거리가 아니다. 이 시대를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에 관한 꾸밈없는 이야기다. TV드라마 '겨울연가'의 테마곡을 작곡한 이루마(26)씨,영원한 청춘의 작가 최인호(58)씨,청각 장애인 발레리나 강진희(32)씨,1급 지체장애인인 서강대 영문과 장영희(52) 교수.....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아동학)는 추천사에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강인한 부모, 가치관이 뚜렷한 부모, 자녀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부모, 자녀를 신뢰하는 부모, 올바른 인성을 심어주는 부모를 두었다는 점이다. 오늘날처럼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을 가지고 자녀에게 올바른 길을 제시할 수 있는 부모 되기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일일 것이다"라고 썼다.
 사실 이들의 부모님이 무슨 영웅적인 교육법을 설파한 것은 아니다. 그들은 주어진 삶의 조건에서 자녀의 성격과 환경 등을 감안해 등불이 돼 주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최인호씨의 아버지는 식구 중 한 사람이 잘못하면 모두 모이게 한 뒤 이마와 뺨에 서로 입을 맞추도록 했다.  나는 나름대로,자녀를 잘 키운 이들 부모님에게서 공통점을 찾았다. 그것은 바로 자녀에 대한 관심과 사랑,보살핌이었다.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하지만,나무에 물과 거름을 주는 부모의 역할을 생각하며 오늘도 반성한다.
 <목차>
1. 영원한 청춘의 작가, 최인호
2. 신이 내린 발레리나, 강진희
3. 순수한 영혼을 가진 아티스트, 이루마
4. 아름다운 그녀, 장영희
5. 나만의 방식으로 승부한다, 조승연
6. 아이들의 훌륭한 멘터, 장병혜
7. 무색무취의 배우, 배두나
8. 세상에 평화를 심는 밥퍼 목사, 최상진
9. 소신으로 행동하는 정치인, 김명자
10. 참사랑의 의미를 배우며 사는, 김종헌.이형숙

(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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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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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나 남녀 교제에도 나름대로의 마케팅이 필요할 것 같다.
특히 남자들이 이 마케팅을 잘못하면 '꼴불견'으로 추락한다.
미혼 여성 세 사람이 본 꼴불견 남자.
 
"추근대는 남자... 정말 꼴불견이에요. 진짜 골치 아프죠. 뭐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 쫓아다니다가 잘 되면 끈기있는 거고 잘 안되면 추근대는 거라고 볼 수도 있지만요. 하지만 '난 너 싫어!'라고 외쳤는데도 불구하고 '속마음은 아닐 거야!'라고 쫓아다닌다거나 네가 싫어도 내가 좋다는데 어쩌겠니. 별 수 없으니 네가 참아라.." 뭐 이런 심리인 것 같아요. 하지만 상대가 싫다는데도 계속 접근하면 그건 추근대는 거죠. 너무 느끼해요."(A녀) 
 
"술자리에서 꼴불견 남자들이 자주 보여요. 예를 들면 막무가내로 술을 권하는 남자들이 있어요. 여자들 중에는 술을 잘 마셔서 있는 게 아니라 분위기가 좋아서 함께 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저도 그렇구요. 억지로 먹이려고 작정한 남자들도 많아요. 그리고 혼자 오버해서 크게 떠드는 남자도 꼭 있죠. 평소엔 얌전하면서 술만 마셨다 하면 기고만장한 스타일. 역시 꼴불견이에요. 사사건건 시비 거는 스타일도 있구요. 마실 땐 주축이었다가 계산할 땐 뒤로 물러서는 남자들도 적잖게 봤어요. 술 자리에서의 매너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B녀) 
 
"삼척(있는 척! 아는 척! 잘난 척!)동자를 싫어해요.  심리적으로 남자는 자기 과시욕이 강하다고 하죠. 하지만 불쾌할 정도로 지나치게 과시하는 남자 정말 꼴불견이랍니다. 대부분의 남자는 만난 지 얼마되지 않은 여성과 데이트를 할 때, 그녀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상대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잘 보이고 싶다는 욕구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지적 수준을 과시하며 잘난 척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천성이 잘난 척하는 남자라면 구제불능이겠죠!"(C녀)

좋아하는 후배가 1년 간의 미국 연수를 마치고 최근 귀국했다.
그가 선물한 원서 'The Best Advice Ever For Becoming A Success At Work'(Robert McCord,178p)를 읽으면서 남자들의 '꼴불견 마케팅'에 생각이 미쳤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적지않은 CEO들이 마케팅 전략이 잘 먹혀들지 않는다고 불평하는데, 이는 하등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필립 코틀러의 말 인용)했다. 
이들 CEO가 이른바 '네안데르탈 마케팅'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혼 여성들이 꼴불견이라고  느끼는 남자들도 '네안데르탈 사랑마케팅'을
하기 때문은 아닐까.
 
네안데르탈 마케팅은 이런 것이다.

1.마케팅과 판매를 동일시한다.
(Equating marketing and selling.)
 
2.고객의 관심을 끄는 데 중점을 주기 보다는 (목전의) 고객 확보에 급급한다.
(Emphasizing customer acquisition rather than customer care.)

3.고객의 평생 가치를 관리함으로써 이익을 얻으려고 애쓰기 보다는
  (목전의)거래에서 이익을 얻으려고 한다.
(Trying to make a profit on each transaction rather than trying to profit by managing customer lifetime value.)

4.목표 가격 보다는 가격 인상 비용을 바탕으로 가격을 매긴다.
(Pricing based marking up cost rather than target pricing.)

5.여러가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합하기 보다는 개별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따로 기획한다.
(Planning each communication tool separately rather than integrating marketing communication tools.)

6.고객의 진정한 요구를 이해하고 이를 충족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물건을 당장 팔기 위해 노력한다.
(Selling product rather than trying to understand and meet the customer's real needs.)

(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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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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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3 

모두 4개 면을 제작했으나,제3면은 실종됐다.
발행.편집인은 큰 아들이,주필은 아빠가,인쇄인은 엄마가,편집국장은 둘째 아들이 맡았다.
전격광고 '엄마의 걱정거리'를 극복하지 못한 바람에, 코커 스패니얼인 밍키는 이후 분양주에게 되돌아 갔다.
당시 '빼빼' 둘째 아들은 친가,외가 온 식구들의 애정과 관심 덕분에 몸이 탄탄하고 축구를 즐기는 중3으로 성장했다. 
'병훈이 살찌기 수훈갑은 외숙모'
'희진 누나는 국제 깍쟁이'
'큰 이모 불광사신도회 부회장에'
 제하의 기사가 눈길을 끈다. 
 
가는 세월 누가 막으랴. 하루 하루 성실하게 생활하고,가족을 아끼고 사랑해야지.
(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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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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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us
                                   <사진은 글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

여름철 바캉스를 떠나 민박이라도 할라치면 모기,파리,바퀴벌레는 물론 서생원과 싸워야 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합니다.
저도 어릴 때 낡은 집의 지붕에서 구멍을 뚫고 침범하는 '서생원 군단'과 몸서리치는 전쟁을 벌인 기억이 생생합니다.
또 신혼 때에는 잠실 주공 2단지 아파트에서 살면서 내부로 침입한 서생원 한 놈과 피눈물 전쟁을 불사했죠. 곱게 자란 아내가 기겁을 했기 때문입니다. 
어찌어찌 해 단지 아파트의 서생원을 대규모로 소탕하는 작전이 환경부와 서울시 주관으로 벌어졌습니다. 며칠 동안 아침마다 아파트 단지에서 여자들과 아이들의 금속성 비명소리가 귀청을 때렸죠. 서생원들의 시체가 즐비한 데다, 살려고 발버둥치는 쥐들의 모습이 소돔과 고모라를 연상케 했습니다. 참 힘겨운 전쟁이었습니다.  

(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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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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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


괴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참고 또 참지 울긴 왜 울어
웃으면서 달려보자 푸른 들을
푸른 하늘 바라보며 노래하자
내이름은 내이름은 내이름은 캔디
나혼자 있으면 어쩐지 쓸쓸해 지지만
그럴땐 얘기를 나누자 거울속의 나하고
웃어라 웃어라 웃어라 캔디야
울면 바보다 캔디 캔디야


'캔디'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김정은이 캔디형 신데렐라의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을 요즘 신문 지상에서 부쩍 많이 본다.
'황태자의 첫 사랑'의 명세빈,영화 '아는 여자'의 이나영도 이런 유형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한다.

미디어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커뮤니케이션의 형태가 선형적(Linear)인 것에서 모자이크적(Mosaic)인 것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이성의 시대에서 감성의 시대로 바뀌고 있는 게 큰 흐름이다.  이 때문에 활자매체보다는 방송과 온라인,만화 등이 각광받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c2

최근의 '캔디형 반란'도 이런 시대적 상황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점잔빼는 '공주형' 캐릭터는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반면 활동적이고, 솔직하고, 털털하고, 엉뚱한 이미지의 '캔디형'캐릭터가 시청자들의 시선과 가슴을 사로잡고 있다. 특정 드라마의 대박 행진은 모자이크식 커뮤니케이션으로의 이동을 실감나게 해준다. 오감(五感)을 자극하는 미디어 믹스(Media mix)가 필요한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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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
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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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쉰 세대’ 남자들은 TV연속극을 잘 보지 않는다.
평소엔 일 때문에, 회식 때문에 시리즈물을 감상할 여유가 없다. 또 주말엔 골프, 등산 등 스포츠나 낚시 등 취미 생활을 위해 바쁘다. 잠자기가 취미인 사람을 빼고는.


지난 토요일, 회사 후배와 함께 청계산에 올랐다. 귀가해 두 아들과 오랜 만에 외식(일식)을 한 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요즘 ‘파리의 연인’이 인기 절정임을 알게 됐다.

모 방송국에서 매주 토, 일요일 저녁에 방영하는 시리즈물이라고 한다.  ‘대장금’ 못지않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니 참 대단하다.


나도 한두 번 본 프로그램이었다. 한 장면은 기억 속에 뚜렷하다.

주인공 남자(한기주, 박신양 분)가 사격연습장에서 회사의 대주주 가운데 한 명에게 던지는 가시 돋친 한 마디.

“방아쇠를 당기는 건 오른손입니다. 왼손은 그저 도울 뿐이죠.”

상황을 정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주식 매집에 대한 경고의 소리였다.

방아쇠를 당기는 손과 돕는 손.

앞으로 어떤 상황이 펼쳐질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힘의 논리, 조직의 논리, 의사결정(Decision-making) 권한, 문제해결(Problem-solving) 등의 단어를 연상시켰다.

무서운 말 아닌가.


아이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요즘 ‘애기야’신드롬이 번지고 있다고 한다. 매스컴에선 신드롬이라는 단어를 신중하게 사용해야겠지만, 어쨌든 요즘 이 말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무게를 갖는 모양이다.  여자 주인공(강태영, 김정은 분)이 곤경에 처했을 때 박신양이 애인인 것처럼 꾸며대며 하는 말. "애기야 가자!"


이밖에도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는 말이 많다고 한다.  

<한기주 어록>

“내가 고맙다는 말이 좀 서툴러 도덕시간에 졸았거든....정치경제 시간은 열심히 했다”

“연애?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같이 밥 먹고 집에 데려다 주고, 큰 상처 주기 싫어 작은 상처 주려는 게 연애라면 하는 것 같다.”


<강태영 어록>

“눈물은 아래로 떨어지지만 밥숟가락은 위로 올라간다.”(북한 속담이라네요.)

“여자들은 가끔 그런 상상하거든요. 화려한 사람들 속에서 나 혼자 시든 꽃처럼 앉아 있는데 어디선가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 내 이름을 불러주고 내 어깨 감싸 안아주고 흐트러진 머리 감아올려주는 상상이요. 그런데 대문 앞까지 바래다주면 너무 완벽하잖아요.”

(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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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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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전 7시 자명종 시계 소리를 듣고 침대에서 눈을 떴다. 침대는 원래 중근동(中近東)에서 고안됐고 북유럽에서 개조됐다. 자명종은 미국인 허친스가  자명종과 시계를 결합해 발명(연대 불확실)했다고 한다. 국내에 기계 시계가 들어온 것은 1631년(인조 9년).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정두원(鄭斗源)이 자명종을 갖고 들어왔다.  당시의 자명종은 정해진 시각에 종이 울리는 원시적 형태였다. 태엽식 벽걸이 시계나 자명종 시계 같은 것이 국내에 전래된 것은 19세기 후반.
 이불은 인도산 면화,중근동산(産) 리넨이나 양모,그리고 중국산 명주로 만들어졌다.  이불 재료는 중근동에서 발명된 제조법으로 실을 뽑고 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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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출처:바로크  갤러리>

그는 냉장고에서 물병을 꺼내 유리컵에 물을 가득 부어 꿀꺽꿀꺽 마신 뒤 종합 일간지와 영자신문을 들고 화장실로 간다.  유리는  페니키아의 한 상인이 개발했다는 설이 있으나, 기원전 2000년쯤 투명 유리가 제조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세까지 유리는 귀족들 차지였으며, 산업혁명 이후에야 일반 서민들도 사용할 수 있었다. 광학유리는 17세기에 망원경과 현미경의 발명을 가능케 한 기초재료였다.  스위스 피에르 귀낭 등이 18세기말 고품질 플린트 유리의 제조기술(교반기술)을 발명했다.  신문의 재료인 종이는 중국에서 발명됐다. 영어의 기원은 고대 셈족이 발명한 문자다. 그리고 근대 활판 인쇄술은 독일에서 구텐베르크(1397~1468)에 의해 발명된 방법이다. 그러나 고려 우왕 3년(1377년) 금속활자로 찍은 직지심경이 발견됐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찍은 직지심경은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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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심경>

모카신을 신은 나는 욕실에 들어간다. 이어  (겨울엔)  파자마를 벗고 비누로 세수를 한 뒤 깔끔하게 면도를 한다.  모카신은 미국 동부 산림지대에 살던 인디언들이 발명한 것으로, 사슴가죽으로 만들었다. 이 신에는 최초의 유럽인과 미국인이 발명한 비품이 섞여 있다. 파자마는 인도에서  발명됐고,비누는 고대 갈리아 지방에서 발명됐다. 
면도는 수메르나 고대 이집트에서 비롯됐다.

다시 침실로 돌아와 남유럽풍의 의자에서 옷을 집어 갈아입기 시작한다. 아시아 대초원의 유목민족이 착용했던 가죽의류에서 진보한 양복을 입고,고대 이집트에서 발명된 방법으로 피부를 햇볕에 태우며,지중해의 고대문명에서 전해 온 방법으로 만든 구두를 신는다. 17세기 크로아티아 사람이 걸친 어깨걸이의 흔적이 있는, 밝은색의 가늘고 긴 넥타이를 목에 맨다. 식탁에 앉아 아침밥을 먹은 뒤, 이집트에서 발명된 유리창으로 밖을 슬쩍 본다. 비가 올 때는 동남아시아에서 발명된 우산을 쓴다. 

나는 지하철이나 택시를 타고 출근한다.  세계 최초의 지하철은  1863년 1월 10일 영국 런던의 팔링턴 스트리트와 비셥스 로드의 패딩턴을 잇는 6.0 km 구간에 개통됐다. 물론 당시엔 증기기관차로 운영되었고,전기철도 방식은 1890년 도입됐다.   자동차 택시는 1896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전기 승용차였다.  휘발유 엔진 택시는 1898년 벤츠 자동차 회사가 있는 독일의 슈튜트가르트에서 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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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ON CORPORATION] NIKON D70 (1/13)s F5.0

 
나는 이따금 가게에 들러 동전을 내고 껌을 산다. 동전은 고대 리디아의 발명품이다. 회사에 도착한 파우스트는 커피를 한잔 타서 마신 뒤 일을 시작한다. 커피의 원산지는(설이 다양하나) 이디오피아다.  영국에 커피가 전해진 10여년 뒤인 1650년경 블런트경은 커피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나는 점심을 먹으러 레스토랑에 갈 경우가 적지 않다. 그는  여기서도 많은 문화적 차용 제품을 새로 만난다. 접시는 중국에서 발명된 도자기 모양이다.식탁용 칼은 남인도에서 처음으로 발명된 합금인 철로 돼있다. 포크는 중세 이탈리아의 발명품이고,스푼은 로마인의 제품이다.  오렌지는 동지중해에서,멜론은 페르시아에서,수박은 아프리카에서 비롯됐다. 우유를 제공하는 젖소의 사육과 젖 짜기는 중근동에서 시작됐고, 설탕은 인도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지방 출장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사먹는 와플은, 소아시아의 밀가루를 원료로 해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의 기술로 만든 먹을거리다. 와플에는 미국 동부 산림지대의 인디언들이 발견한 메이플 시럽을 끼얹는다.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사육된 새의 알이나 동아시아에서 사육된 동물의 고기를 북유럽에서 개발된 방법으로 소금에 절여 훈제한 후 얇게 썬 것을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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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링컨센터 건너편 이탈리아 레스토랑 '카페 피오렐로'>
 =사진 출처:이장직 기자 블로그.

식사가 끝나면 의자에 기대어 앉아 담배를 피운다. 이것은 아메리카 인디언의 풍습이고,브라질 농장의 담뱃잎을 미국 버지니아 인디언으로부터 유래된 파이프로 혹은 멕시코에서 유래된 궐련으로 피운다. 또는 스페인을 거쳐 서인도의 열도인 알틸 제도에서 온 여송연을 피운적도 있다. 

일과를 끝낸 뒤에는 소주나 중국의 빼갈,독일에서 발명된 맥주,영국 스코틀랜드에서 발명된 스카치 위스키 등을 한 잔 마시고 귀가하는 일이 종종 있다.
  <문화역사학자 랄프 린턴을 어설프게 흉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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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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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출장길에 들은 이야기다.
"중년의 한국인 사업가가 중국에 공장을 차렸다. 그는 중국인을 투자 파트너로 삼았다. 이 중국인은 온몸을 던져 일했고,회사에도 충성을 다했다. 사업은 날로 번창했다. 
2년 뒤 어느 날,중국인 파트너가 시내의 으리으리한 호텔에서 저녁을 대접하겠다고 했다. 그는 호텔 음식점에서  '그동안 저를 이렇게 부자로 만들어 주신 데 대해 큰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그리고 결초보은의 뜻이라면서 매우 아름답고 젊은 여자를 바쳤고 ,성찬을 대접했다. 한국인 사업가는 이 딸같은 미인에게 완전히 빠져 동거에 들어갔다. 서울의 집과 중국을 오가던 그가 중국에 머무는 시간이 날로 늘어갔다. 그야말로 깨가 쏟아졌다. 
어느 날 밤 돌연 중국 공안(경찰)이 사업가의 아파트에 들이닥쳤다. 그는 잡혀 갔다. 죄목은 간통죄였다. 그가 데리고 살던 여자가 유부녀라는 것이었다. 공안 책임자는 한국인 사업가에게 물었다. '중국 내의 모든 재산을 포기하고 귀국할래,아니면 6개월 징역살이를 할래?'  감옥에 가면 서울에 있는 가족과 친지들이 그의 불륜을 모두 알 것 아닌가. 한국인 사업가는 재산 포기를 결심했고,그 공장은 자연스럽게 여자를 바쳤던 중국인 파트너에게 넘어갔다."
직접 확인하지 못한 내용이나,큰 골격은 맞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 자를 굽혀서 여덟 자를 편다."
중국 성어(成語)다.
즉 왕척직심(枉尺直尋,중국어 발음은 ' 왕 츠 쯔 쉰')이다. 심(尋)은 여덟 자(팔척,八尺)를 뜻한다. 
두산 동아가 펴낸 '프라임 동아 중한사전'은 '왕 츠 쯔 쉰'의 뜻을 이렇게 풀이하고 있다. "한 자를 굽히고 여덟 자를 펴다. 작은 양보로 커다란 이익을 보다. 작은 어려움을 참으면서 큰 일을 이루다"

 오늘날 중국인들은 이 원리를 생활전선에서 적용하고 있다. 작은 것을 탐내다 큰 것을 잃는(小貪大失)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는다.  삼국지 조조의 후예답게 그들은 이런 전략 전술을 마다하지 않는다. 심지어  외국인 투자가들에겐 사기극으로 비치는, 위 사례와 비슷한 행위도 일부 중국인은 서슴지 않는다.  

물론 위의 사례는 미인계와 왕척직심,그리고 사기술의 결합이다.
삼국지에선 유비가 관우와 장비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주성을 여포에게 내준 뒤 작은 고을인 소패로 떠나 때를 기다린다. 왕척직심의 발로라 할 수 있겠다. 또 조조는 한나라 천자를 자신의 근거지로 모신 뒤 벌어진 논공행상에서 원소에게 대장군 벼슬을 양보한다. 이것 역시 왕척직심이다.

사서삼경 중 하나인 '맹자' 의 등문공 장구 하편에는 맹자와 제자인 진대의 대화 가운데 '왕척직심'이라는 말이 나온다.
진대는 맹자에게 옛 기록의 '왕척이직심(枉尺而直尋)'을 상기시키면서 제후를 만나보라고 권한다. 그러나 맹자는 "한 자를 굽혀서 여덞 자를 편다는 것은 이득을 갖고 한 말이니,옳지 않는데도 이로움만 있다면 해야 하느냐"며 나무란다. 맹자는 군자의 도(道)를 역설한다. 

하지만 오늘의 중국인들은 '왕척직심'을 미덕으로 삼고 있다. 진득하게 기다릴 줄 아는 사람들이다. 사기성은 특정 개인의 문제다.
(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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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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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
[Canon] Canon DIGITAL IXUS v3 (1/8)s F3.5


쫑코를 먹으면서(hen-pecked)  음식을 헤아려 보는 의식을 엄숙히 거행했다.
 *쪼은 코-쫀코-쫑코(변화의 순서)

(사진 왼쪽부터)마리 브리자드 코코아,중국 길림성 지방명주인 아오뚱 위지우(傲東御酒),조니 워커 블루라벨(2병),로얄 살루트 21년(1병),발렌타인 30년(1병),발렌타인 17년(1병),웨이룽(威龍)포도주,샤또 포도주,백세주,죽엽청주. 이 가운데 몇 병은 아까워 먹지 못하겠다.

<채우기>
ㄱ=고량주

ㄴ=나폴레옹 꼬냑

ㄷ=동동주

ㄹ=레드 와인(모두)

ㅁ=맥주

ㅂ=복분자술

ㅅ=소주

ㅇ=위스키(대부분)

ㅈ=죽엽청주

ㅊ=청주

ㅋ=캐나디언 클럽

ㅌ=탁주(쌀 막걸리)

ㅍ=토속주(대부분)

ㅎ=헤네시

(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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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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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idas

[Canon] Canon DIGITAL IXUS v3 (1/60)s F2.8



"사람은 자신이 하는 말에 의해 자기의 초상(肖像)을 내보이는 것이다."
미국의 시인 에머슨( Ralph Waldo Emerson)의 말이다.

블로그 이벤트 상품인 아디다스 T가 내손에 들어왔다.
그런데 왜 옷걸이에 걸린 아디다스를 이렇게 내보여야 했을까.
둘째 아들이 '자신의 
초상(肖像) 내보이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약속 위반이다.  둘째아들에게 주려고 나를 겁박('당신에겐 안어울려! 둘째 줘욧!!!) 한 집 사람의 중재자 역할에도 펑크가 났다.

둘째 아드님 왈.
"아빠, 초상권 침해예요. 그냥 옷걸이에 걸고 찍으세요. 아빠 아들이 쪽팔리면 좋겠어요?"
뭐가 쪽팔린 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우리 민법 제750조 제 1항에는 "타인의 신체,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의 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해서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돼 있다. 초상권 침해 손해배상 소송의 근거다.

미국에선 온라인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명예훼손,초상권 침해 사례를 발견해 돈벌이를 하는 변호사들이 무척 많다고 한다. 

이 개명천지에, 이런 일이 어찌 외국에서만 벌어지겠는가.
초상권이나 저작권 침해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수익모델로 삼아, 인터넷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내 기업도 한 둘이 아닌 것 같다. 검색해보면 꽤 많다.  (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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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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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gka 

1967년서울 출생.
리틀엔젤스 단원,키 167cm,몸무게 49kg.
선화예고 1년 휴학,모나코 왕립발레학교 입학 및 졸업.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입단(1986년),현재 같은 발레단 수석발레리나.

성공한 한국인 발레리나 강수진(姜秀珍)씨의 신상명세서다.
벤츠의 본사가 있는 독일 도시 슈투트라르트에는 그의 이름을 딴 난(蘭)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현지의 난 재배업협회가 1998년 노란색 꽃이 피는 신품종을 개발하면서 발레 스타인 그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캐나다에서 분자생물학을 공부하고 있는
hanjs015님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hanjs015/)에서
우연히 강씨의 발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과문한 탓에 이 사진을 처음 보았지만 가슴이 뭉클해져 또다시
나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발동했다. 뭔가 한 마디 하지 않고는 도저히 못배길 그런,블로거 다운 가벼움.

작가 고은님은   "욕심만 많았다"며 자책하셨다.
그리고 나는 말한다.
"성공이 1%의 영감(insperation) 과 99%의 땀(perspiration)으로 이뤄진다는 말은 에디슨의 전용이 결코 아니다."

지난 4월23일 저녁,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 발레 '백조의 호수'를 무대 가까이이서 잘 보고 난 뒤 집으로 돌아올 때 마누하님과 나는 발레리나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껏 아마추어 수준,한담 수준이지만 우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그들의 피와 땀을 인정한다는 점에 대해서 말이다.
"군살이 정말 하나도 없네요. 얼마나 힘들게 연습 했을까요. 가슴도 절벽이네.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숨막히는 절제와 인간 한계의 벽에 도전하는 연습 덕분에 우리가 오늘 호강했네."
아~. 피와 땀! 그리고 운명! (2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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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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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성급한 아이들이 벌써부터 발가벗었다.
고추는 가렸지만,또다른 고추를 익게 할 
작열하는 태양을 부른다.
나의 산책길-양재천 산책로.

a
[Canon] Canon DIGITAL IXUS v3 (1/322)s F4.0

<사진설명>두 남자 아이가 22일 오후 양재천 (인공)수영장에서 물장난을 치고 있다. 


산책을 할 때마다 나는 '시계처럼 정확한 칸트'를 떠올리곤 한다.
갗(가죽)을 다루는 피혁공의 아들로 태어나, 세계적인 철학자가 된 칸트가 걷던 산책로와 같은 길이 나에겐 없다.
조용하고 좁다란 보리수 가로길(철학자의 산책로) 를 갖지 못한 나는 하는 수 없이 여기저기 어슬렁거린다. 아파트단지, 양재천 산책로,대모산 길...
그러면서 나는 칸트를 그리워한다.
키가 150cm에도 못미쳤고 이른바 '왕대갈통'이었다는 칸트. 그의 아버지는 조선시대의 갗바치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에겐 17세기에 악명이 높았던 스코트랜드 선교사 앤드류 칸트(Andrew Cant)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Cant는 영어동사인 'to cant'(점잔빼며 말하다)의 어원이라고 한다.
b
[Canon] Canon DIGITAL IXUS v3 (1/322)s 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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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Canon DIGITAL IXUS v3 (1/322)s F7.1

<위 두장의 사진설명>재복을 타고난 사람들이 산다는 타워팰리스 옆 영동2교 밑의 (인공)수영장이 벌써부터 붐비기 시작한다. 




d
[Canon] Canon DIGITAL IXUS v3 (1/40)s F3.5


e
[Canon] Canon DIGITAL IXUS v3 (1/158)s F2.8

<위 두장의 사진설명> 지하철 역사의 지하수를 재활용해 만든 현천에 물이 흐르고 있다. 물소리에 귀가 씻기고,마음의 때가 벗겨지는 듯하다.  왜 '매달릴 현'자를 썼을까.



그런데 칸트는 어떤 삶을 살았는가. 
그는 우울증 환자였다. 이 때문에 철학 연구에 빠져든 것도 사실이지만.  
또 우물쭈물한 탓에 결혼할 수 있었던 두 여자를 떠나보내야 했다. 한 여자는 시간을 질질 끌어 다른 남자에게 뺏겼고, 한 여자는 다른 곳으로 이사가고 말았다.
칸트는 친구도 없는, 고독한 사나이였다. 그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인용해 " 친구들이여,네게는 친구가 없다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말년엔 우울증과 편집증이 악화돼 빛을 잃었고,치즈를 과식해 경미한 뇌졸중을 잃으킨 뒤 4개월 만에 숨졌다.
"좋아(Es ist gut.)"라는 말을 남기고..... 



g
[Canon] Canon DIGITAL IXUS v3 (1/200)s F3.5

<사진설명> 맨발로 걸으면 경혈을 자극하는 조약돌 바닥. 두 번 돌았더니 발바닥이 아프다. 

아픔.
통증은 살아 있다는 증거다. 이렇게 숨쉬고 있으니,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20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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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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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서재가 없다.
방 세개가 있는 아파트에 살자면 별 수 없다.
두 아들에게 방을 따로 따로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에서 꾀를 냈다.
베란다에 독서방을 만들고 책을 대거 정리한 뒤
큰 방,거실,그리고 큰 아들 방에 책을 분산시켰다.
   


(1) 작은 공간, 내 독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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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Canon DIGITAL IXUS v3 (1/1)s F2.8

베란다에 건설(!)한 내 독서방.
왼쪽으로 나무로 짠 파티션을 치고, 바닥에 나무판을 깔았다. 그 위에 고정시킨 책상은 나무로 짰고 다리 세개(왼쪽)와 서랍(오른쪽)으로 버틴다.    

오른쪽 나무 수납장에도 책이 좀 들어있다. 틈틈이 꺼내보는 사서삼경, 영국 버밍엄대학교 연수 때 애용했던 코빌드 영영사전 등이 똬리를 틀고 있다. 

책상 왼쪽엔 '음 이온 발생 공기 청정기'를 설치하고,스탠드를 고정시켰다.
독서대 위에는 내가 모교 총동창회 이사로 선임됐음을 보여주는 문진과  요즘  읽고 있는 문화인류학 서적인 '국제 비즈니스 문화가 좌우한다'가 놓여 있다.


(2)거실의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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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Canon DIGITAL IXUS v3 (1/2)s F2.8
중국 관련 서적,우리 역사서,선진국 관련 서적,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뇌' 등과 해리 포터 원서 등 소설류, 영화 관련 서적,사회복지학 원서 등이 꽂혀 있다. 왼쪽 벽엔 내가 블로그에 올린 장인장모의 옛날 사진이 걸려 있다. 
하트 모양의 꽃은 '스승의 날' 선물이다.

 

(3)큰 방의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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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Canon DIGITAL IXUS v3 (1/1)s F2.8
소장본 중 내가 귀하게 여기는 '창작과 비평'시리즈. 종이가 누렇게 변했다.

그리고 1권을 잃어버려 천신만고 끝에 채운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16권,1993년판)시리즈를 비롯해 태백산맥,로마인 이야기,아리랑,한강,이문열 삼국지,나폴레옹,이규태 코너,활빈도,임거정,연암 박지원,토정비결,남부군,아! 정여립,하늘이여 땅이여,(정비석 선생의) 미인별곡,(카를 폰 클라우제비츠의)전쟁론 등 관련 서적, 언론학 서적 등이 꽂혀 있다.
 

(4) 큰 아들 방의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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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Canon DIGITAL IXUS v3 (1/1)s F2.8

이 곳에는 모자라는 책 공간을 보충하기 위해 꽃아둔 책들이 있다.
나의 지적 오만을 충족하는 중요한 책 16권.
그것은 1883년 뉴욕에서 HARPER & BROTHERS 출판사가 낸 윌리엄 블랙 시리즈. 무려 121년 된 고서다. 장인어른께 잘 보인 끝에 겨우 얻은 장서다.

그리고 사진엔 안보이지만 서울대의대 출판부가 낸 의학 전문서적들과 보건복지학 관련 전문서적 등이 꽂혀 있다.
 
(5) 121년 된 고서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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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Canon DIGITAL IXUS v3 (1/1)s F2.8



(6)나의 또다른 애장품-10여년 전 내 돈으로 산, 첫 미술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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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Canon DIGITAL IXUS v3 (1/4)s F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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