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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벌레가 움츠리는 것은 그 몸을 넓게 펼치기 위함이며,노루가 제 배꼽을 물어뜯는 것은 위험에서 벗어나고자 함이다."
일본의 기업가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의 정신적 스승은, 시공을 초월해 존재했던, 중국의 손무(孫武)였다. 병가(兵家)의 성(聖)으로 일컫는 손자(孫子)였다.멀티미디어 시대_원소스 멀티유스 (0) | 2010.07.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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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씹어먹는 술'은 알코올과 물을 복합탄수화물에 섞어 건조시킨 것이라고 한다. 이 술은 주로 인터넷에서 팔리고 있으며, 위스키에 국한되지 않고 브랜드,럼,포도주,보드카 등 여러 가지 맛을 낸다.
'씹어먹는 술'에도 좋은 점이 있다. 야구장 등 관중이 흥분해 술병을 내던지기 쉬운 곳에선 불상사를 막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인터넷에서 제한없이 이 술을 살 수 있게 되면 독일에서와 같은 꼴불견을 연출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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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비비아나 토룬 등이 디자인한 '뱅글(Bangle) 시계'. 이런 팔찌시계는 "시간이 우리를 구속해선 안되며, 오히려 우리를 시간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 는 철학에서 비롯됐다. 시계줄이 트여 있는 것은 시간의 굴레에서 해방된다는 것을 뜻하며, 거울로 만든 시계판은 현재(Now)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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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없이 앓는,
안동댐 민속촌의 헛 제사밥 같은,
그런 것들을 시랍시고 쓰지는 말자.
강 건너 臨淸閣 기왓곡에는
아직도 북만주의 삭풍이 불고,
한낮에도 무시로 서리가 내린다.
진실은 따뜻한 아랫목이 아니라
성에 낀 창가에나 얼비치는 것,
선열한 陸史의 겨울 무지개!
유유히 날던 鶴 같은 건 이제는 없다.
얼음 박힌 山川에 불을 지피며
오늘도 타는 저녁 노을 속,
깃털을 곤두세우고
찬바람 거스르는
솔개 한 마리.
시'솔개'전문 (김종길 시인)
요즘 솔개 예찬론이 뜨겁다.
온-오프가 따로 없다.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의 홈페이지에는,솔개의 진취적 기상을 들어 개혁세력의 비상을 촉구하는 외부 칼럼이 실려 있다. 황영기(黃永基) 우리은행장은 '생존을 위한 개혁'을 강조하면서 솔개가 생명을 연장하는 몸부림을 소개했다. 뿐만 아니다. 각종 포털사이트,언론사 사이트,각종 단체 심지어 교회 홈페이지에도 솔개 예찬 글이 속속 올라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오늘 자 중앙일보 오피니언 면 분수대 칼럼엔 경제부 이세정 차장이 쓴 '솔개'제하의 글이 실렸다.
이러니 솔개에 대해 모르다간 간첩으로 오인받거나 무식꾼이 될 판이다. 솔개 예찬의 요지는 이렇다.
"솔개는 가장 장수하는 조류다. 최고 약 70세의 수명을 누릴 수 있는데 이렇게 장수하려면 약 40세가 되었을 때 매우 고통스럽고 중요한 결심을 해야만 한다. 솔개는 약 40세가 되면 발톱이 노화해 사냥감을 효과적으로 잡아챌 수 없게 된다. 부리도 길게 자라고 구부러져 가슴에 닿을 정도가 되고, 깃털이 짙고 두껍게 자라 날개가 매우 무겁게 된다. 따라서 하늘로 날아오르기가 나날이 힘들다. 이즈음이 되면 솔개에겐 두 가지 선택이 있을 뿐이다. 그대로 죽을 날을 기다리든가 아니면 약 반년에 걸친 매우 고통스런 갱생 과정을 수행하는 것이다. 갱생의 길을 선택한 솔개는 산 정상부근으로 높이 날아올라 곳에 둥지를 짓고 머물며 고통스런 수행을 시작한다. 부리로 바위를 쪼아 부리가 깨지고 빠지게 만든다. 그러면 서서히 새로운 부리가 돋아나는 것이다. 그런 후 새로 돋은 부리로 발톱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새로 발톱이 돋아나면 이번엔 날개의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낸다. 약 반년이 지나 새 깃털이 돋아난 솔개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다. 다시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라 30년의 수명을 더 누리게 된다.(매일경제 연재 <우화경영>, 정광호 세광테크놀러지 대표의 글)
솔개(소리개,수리개)는 영문명이 Black Kite이고,학명은 Milvus migrans lineatus (J.E. GRAY) 이다. 몸길이는 68.50cm, 깃은 어두운 갈색,부리는 검은 색, 다리는 녹색이다. 꼬리가 다른 수리에 비해 길고, 꼬리를 폈을 때 가운데가 안으로 들어간 게 특징이다. 겨울철새로 도시와 경작지에 산다.
<전남 여수 남쪽의 연도(소리도)의 등대>
살펴보건대 솔개에 얽힌 이야기가 적지 않다. 장자가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제자들이 "까마귀나 솔개가 선생님의 시신을 먹을까봐 두렵다"고 했다. 그러자 장자는 "땅 위에 있으면 까마귀나 솔개의 밥이 되고, 땅 속에 있으면 땅강아지와 개미의 밥이 되거늘 어찌 한 쪽 것을 빼앗아 딴 쪽에 줘 한 쪽 편만 들려고 하느냐"며 나무랐다고 한다.
조선시대 성종은 장군 어유소에게 "날아가는 솔개를 쏴 맞히면 그 놈이 떨어진 곳까지 땅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장군 어유소가 쏜 화살에 맞은 솔개가 떨어진 곳이 경기도 동두천시 생연동이라고 한다.
용인시에는 솔개초등학교가 있다. 이 학교는 이 맹금류의 정신을 가르치기 위해 '솔개교육'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여수 남쪽에는 솔개가 날개를 편 모양의 연도(鳶島)가 있다. 주민들은 이 섬을 '소리도'라고 부른다. 이밖에도 전국 곳곳에 솔개와 관련된 지명이 적지 않다.
솔개는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의 꿈 그 자체이기도 하다. 시인 김종길처럼 솔개의 웅혼한 기상과 말없음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 것 같다. 가수 이태원은 '솔개'라는 노래를 불렀다. "우리는 말 안하고 살 수가 없나. 나르는 솔개처럼...”
<박환성 감독의 '솔개,그 마지막 몸짓'에서>
그런데 큰 문제가 생겼다. 예부터 우리의 삶 곳곳에 투영된 솔개들이 사라졌다. 연포 해수욕장이 있는 자리는 물론,서울의 고궁 근처에 떼를 지어 살던 솔개들이 자취를 감췄다. 2004년 초에는 TV에서 환경스페셜 프로그램의 주제로 '한반도 마지막 솔개,최초공개!'를 다룰 정도가 됐다. 마지막 생존지가 낙동강 하구라는 것이었다. 또 환경영화제엔 '솔개,그 마지막 몸짓'이라는 작품(박환성 감독)이 출품돼 상을 받았다. 지금 우리 산하에서 과연 몇 마리의 솔개를 발견할 수 있을까.
이쯤되면 매우 착잡하다. 우리 스스로 환경을 파괴하는 바람에 그 놈들이 단말마 같은 비명을 지르며 죽어 가지 않았을까. 아예 이 땅을 떠나 서식지를 옮기지 않았을까. 생각은 '솔개 예찬론'에까지 이른다. 이솝우화에도 등장하는 이 용맹하고 진취적인 새가 우리 눈앞에 잘 보이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면, 솔개를 이렇게 예찬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정신을 상기할 수는 있겠지만, 치열한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기업이 과연 솔개를 배울 수 있을까. 기업은 두 발로 달리는 자전거와 같다는 말이 있다. 조금만 멈추어도 뒤뚱거리다 거꾸러지고 만다. 적자생존(the survival of the fittest)의 좋은 예가 될 수 없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 괜히 트집을 잡는 것 같아 좀 미안하다. 하지만 차라리 '바퀴벌레'를 배우는 게 좋지 않을까?
<<바퀴벌레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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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方)의 의미인 테두리, 경계선, 고정관념, 조직사회를 뛰어넘어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개척하고 실행해 옮긴 우리시대의 평범하지만, 평범을 거부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30대 삼팔선, 40대 사오정을 걱정하며 생존에 몰두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하는 고민을 잊고 사는 우리에게 죽기전에 살고 싶은대로 살아보겠다는 신념을 실천한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 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리라.
대학을 졸업하고 남들 다하는 취업을 거부한 채 시골에서 고택을 지키는 강처사, 대나무로 엮은 뗏목을 타고 황해바다를 들락거린 윤명철, 다니던 잡지사를 그만뒤고 지리산에 들어간 시인 이원규외 13인의 삶은 흥미롭기도 하지만 방외지사를 선택한 그들만의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대부분 산골등 인적이 드문 곳에 사는 방외지사들을 찾아나선 저자는 <조용헌의 사찰기행>이라는 기행문을 쓴 작가 답게, 그들을 만나러 가는 여정과 만남과 그들과 나눈 대화를 감칠맛 나게 써내려간 글이 인상적이다.
미디어 소개...
이 책의 독자는 책 주인공들을 꽤나 부러워할 것 같다. 당장 월급을 주는 직장이나, 체면 등 어느 울타리에도 얽매이지 않고 살기 때문이다. 시쳇말로 ‘내 살고 싶은 대로’ 살아가는 사람들,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는 삶이다.
'방외지사'는 닫힌 공간(방·房)이나 테두리·경계선(방·方) 너머의 사람을 뜻한다. 저자에 따르면 과거에는 산 속에 숨어 산 도인이지만, 현대에는 고정관념 너머의 삶을 추구하는 자유인이다. 사주명리학을 공부한 저자(원광대 초빙교수)가 지난 18년간 이 땅과 중국·일본의 600여개 사찰, 고택(古宅)들을 답사하는 과정에서 만난 '재야의 기인·달사' 13명이 책의 주인공.
나와 다른, 너무도 다른 삶에 본능적 호기심이 발동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호기심만이 아니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자유와 방종이 구별되고, 또다른 치열한 삶이 그려지며, 가슴 찡한 인간 냄새가 곳곳에 박혀 있다.
주인공 중 그나마 가장 ‘기인같지 않은’ 강기욱(44)을 만나보자. 그는 아내와 두 딸을 둔 가장. 그러나 대학졸업 후 월급받는 직장을 가져본 적이 없는 ‘백수의 제왕’이다. 백수지만 퇴계와 사단칠정 논쟁으로 유명한 고봉 기대승의 후손들이 사는 전라도 광주의 너브실이란 마을에서 3,500여평의 대저택에 살고 있다. 수입은 집을 관리해주는 대가와 놀이 삼는 답사 안내비. 네식구 한달 생활비는 50만원이다. 그의 신조는 “눈 먼 새도 공중에 날아다니면 입에 들어오는 것이 있게 마련”, 주로 하는 일은 “노는 일”이다. 웬만한 기인들을 만나온 저자도 그와 헤어지면서 “한 세상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가”하고 되씹었다고 말한다.
무협지에 자주 등장하는 중국 화산파 23대 장문인 ‘여자 신선’ 곽종인(64)도 있다. 평생 신선 공부를 해온 도인으로 여선(女仙)이 되기 위해선 꼭 통과해야 한다는 참적용(斬赤龍·여자의 생리를 수련으로 인위적으로 끊는 것) 등을 이뤄 장문으로 등극했다. 보통사람들의 삶(순행)과 달리 죽지 않는 경지에 도전하는, 역행하는 삶을 살겠다는 의지의 표상으로 하늘을 향한 상투를 틀고 있다. 서울 잠실에 살고 있는 여선을 통해 중국 산시(陝西)성의 화산이 왜 도사들로 유명한지, 제대로 된 도교의 수행법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서양에 와인을 가이드하는 소믈리에가 있다면 동양에는 차 맛을 감별하는 품명가(品茗家)가 있다. 저자가 찾은 최고의 품명가는 손성구(43). 그는 차 맛을 통해 비료와 농약이 들어갔는지 여부, 차의 잎만 보고도 어느 지역, 해발 몇m에서 자랐는지, 수확하던 때 비가 많았는지 적었는지 등을 간파한다. 실제 차에 관한한 ‘도사’인 그는 중국의 차 박람회에 갔다가 중국 품명가들과의 자존심 대결 끝에 15가지의 보이차를 놓고 맛과 차기(茶氣)를 통해 13개차의 산지 등을 맞히기도 했다. 1봉지에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하는 차를 즐기는 품명가. 그는 욕심만 내지 않으면 그럭저럭 먹고 산다며 최근엔 ‘둠벙 파 놓으면 개구리가 뛰어든다’는 식으로 ‘중국차 즐기기’(www.teancha.com)란 둠벙을 하나 파놓았다.
책에는 이밖에 산중무예 기천문 2대 문주인 무림고수 박사규, “죽기 전에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자”며 공무원 생활 20년을 접고 고향집에 돌아온 박태후,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전국을 떠도는 시인 이원규, 염라대왕의 대외비문을 훔쳐본다는 역술가 박청화(사진), 스승을 찾아 평생을 해매는 내과의사 이동호, 독버섯까지 달여먹으며 치열한 화두를 잡고 있는 대각심 스님, 뗏목을 타고 한반도 주변 바다를 누비는 동국대 교수 윤명철, 두 발로 전국 땅을 밟고 있는 신정일, 평생 발우를 만드는 지리산 터줏대감 김을생, 춥고 배고프지만 민족의 전통을 이어가는 소목장 이정곤 등의 삶과 철학 등이 담겼다. 주인공의 삶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사진은 작가 김홍희의 작품이다.
저자소개...
조용현
1961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민속학을 전공하여 불교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원광대학교 동양학 대학원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난 18년간 한·중·일 3국의 600여 사찰과 고택을 답사하는 과정에서 재야의 수많은 기인, 달사들을 만나 교류을 가져왔다. 이들 <방외지사>와의 만남을 통해 천문, 지리, 인사에 관한 강호동양학의 3대 과목을 한국 고유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금도 강호를 표주하고 있을 저자는 자신을 문필가로 불러달라면서 그 내력을 이렇게 말한다. "나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문필가가 되었다. 타의 가운데 상당 부분은 조상의 묘자리와 모종의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최근에야 하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는 한국에서 매우 오랜 전통을 지닌 직업관이기도 하다. " 저서로 『조용헌의 사찰기행』『5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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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와 딱따구리,손발의 조화 (0) | 2010.07.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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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80의 사회를 우려한다 (0) | 2010.07.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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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서서 무지개를 보려면 비바람을 두려워해선 안된다 (0) | 2010.07.14 |
침팬지는 나뭇가지에서 과일을 딸 때 두 손으로 가지를 붙잡고,발로 과일을 움켜쥔다. 땅 위를 걸어갈 때는 손가락을 구부려 몸을 지탱한다.즉 발을 손으로 사용하고, 손을 발로 사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유전자가 침팬지와 99% 정도 같은 인간은 다르다. 손과 발을 엄연히 다르게 쓸 줄 안다.인류학자들은 유인원이 '자기의 작은 세계'인 숲에서 빠져나와 직립보행하는 데 수천 년이 걸렸다고 말한다.
무슨 일을 할 때 구성원 간에 조화가 잘 이뤄질 경우 우린 '손발이 척척 들어맞는다'고 말한다. 또 "나, 원 참.도둑질을 하더라도 손발이 맞아야 하지."라는 말을 어른들에게 들은 기억이 적지 않다.손발이 척척 들어맞는다는 건 손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하고,발 역시 제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상호협력해야 한다는 뜻임에 분명하다. 화우동심(和祐同心)이다.
딱따구리(woodpecker)는 부리로 나무에 구멍을 뚫는다.끌을 사용하지 않는다.날쥐나 두더지는 네 다리로 땅을 판다.삽 같은 걸 쓰지 않는다.쥐는 이빨로 나무를 자르거나 갉는다.칼을 사용하지 않는다.하지만 인간은 자기의 신체 일부분으로 이런 짓을 하지 않는다.도구를 발명함으로써 '신체의 확장'에 성공했다.그뿐이랴.눈부신 정보혁명을 일으켜 '두뇌의 확장(extension of the brain)'을 이뤘다.이는 내연(內延)과 외연(外延)의 늘림과 넓힘이다.
'두뇌의 확장'이라는 놀라운 문명 덕분에 우린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 블로깅을 즐기고 있다. 손발이 척척 들어맞으려면 각기 제 할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그래야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도 잘 활용할 수 있다.교육부총리 인선에 따른 잡음을 털고 청와대가 새 진용을 구성한 지도 며칠이 지났다. 인사수석 인선도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손발이 맞아야 외국을 상대로 '국가 마케팅'을 벌일 수 있다.
외환(外患)이 있더라도 내우(內憂)가 없다면,어려움을 헤쳐나갈 가능성이 크다.손발의 조화를 기대한다.
(2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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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돈,돈..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조 여원을 남겼다고 한다. 열심히 일한 대가로 삼성전자 직원들이 1인당 1,157만원의 상여금을 거머쥐었다는 보도다. 우울한 소식 속에서 이런 뉴스가 눈을 번쩍 뜨게 하는 건 당연하다. 창의력과 성실성으로 보상을 받는 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보통 사람 가운데, 깨끗하고 정당한 돈을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그러나 말이다. 독일의 한 인류학자가 쓴 글이 가슴을 때리는 건 웬일일까. "국경없는 시장은 국민의 불안을 부추긴다.(중략) 최고 경영자들이 모범사례로 인용하는 것이 일반 개인들한테는 '생존의 막장'을 뜻할 수도 있다. 전기,발전 부문의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인 '아세아 브라운 보베리'의 경영자 바네비크는 그룹의 본부를 스웨덴에서 스위스 취리히로 옮겼다. 그러면서 서유럽과 북미에서 직원 5만4천 명을 해고했다.이어 동유럽과 아시아에서 4만6천 명을 새로 고용했다." 그는 한스 페터 마르틴과 하랄드 슈만의 베스트셀러 저서인 <세계화의덫>을 인용해 세계화를 비판했다. 세계화에 따른 이른바 '터보 자본주의(turbo capitalism)는 변화를 몰고 온다. 20대 80의 사회가 닥쳐온다는 것이다. 인류의 20%만 소비할 수 있으며,나머지 80%는 소비의 환상만을 소유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의 놀라운 저력과 업적에 다시한번 큰 박수를 보낸다. 그러면서도 나는 '20대 80의 사회'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부(富)에 대한 욕심을 갖는 그룹과 곤궁에 빠져 허덕이는 그룹. 이 두 그룹이 국내서도 20대 80의 비율로 확 갈라질까 사뭇 두렵다.빈부의 격차가 더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기업도 기업이지만,정부는 이 점에 각별히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노무현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경제 살리기'에 역점을 두겠다고 다짐하고,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의 생계를 챙기겠다고 밝힌 것은 천만다행이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세계화의 덫에 걸려선 안된다는 점이다. 생존의 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우리만의 '터보'엔진을 강력히 돌려야 마땅하다.그것은 바로 삼성정자와 같은,우리의 희망이자 동력 기업이 국내에서도 보란 듯이 업(業)을 기(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곤궁그룹 80%의 출현을 막고, 욕심그룹을 20%보다 훨씬 더 많이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쪼록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속속 출현해 우리아들,딸들이 마음놓고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그래야 '기러기아빠'와 같은 처철한 가족해체 현상과 각종 생계형 범죄를 막을 수 있다. '우리나라=좋은 나라' 만세(!)를 염원한다.
(2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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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이후 난 장자(莊子)를 싫어했다.
당시 고전읽기반을 택한 나에게 선생님이 던져준 첫 책은 '장자'였다. 소요유(逍逍遊)편에 나오는 괴물스런 거대 물고기 곤(鯤), 그것이 모습을 바꾸는 괴물 새 붕(鵬)은 어린 나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하지만 그 기괴하고 황당무계한 내용과 난해함은 곧 나를 따분하게 만들었다. 장자는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서 느낀 흥미와 즐거움을 거의 주지 못했다.
그후 노자와 장자는, 통이 크고 허풍이 심하다는 '짱깨'(장궤,掌櫃)들과 연관돼 기피 대상이 됐다.무위(無爲),자연,운명 등을 강조하는 도가 사상에 흥미를 느낄 이유가 전혀 없었다. 난 힘을 원했다. 특히 철없던 그 시절엔 백구두를 신고 많은 졸개들을 거느리고 다니는 '보스'가 되고 싶었다. 크면서 형태가 바뀌었지만,힘에 대한 염원이랄까 열정은 여전했다. 짜라투스트라,파우스트를 좋아한 건 당연하다. 운명과, 운명에 맞서는 힘은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었다.
7일 오후 44세를 일기로 세상을 뜬 가수 길은정씨는 무엇을 추구했을까. '마지막 편지'를 보면 그는 블루를 좋아하고,말이 통하고 파랑색처럼 순수하고 맑으며 천재성이 빛나는 사람(남자)을 좋아했음에 틀림없다. 그가 원래 블루와 천재성을 좋아했는지, 병마와 싸우다보니 희망(블루)과 힘(천재성)을 좋아하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인동초 같은 삶을 돌아보면 길씨도 노,장자보다는 파우스트,짜라투스트라를 더 좋아하지 않았을까.
8일 밤은 선친의 기일(忌日)이다. 그 분은 내 두 아들이 태어나기 훨씬 전에 이 세상을 하직했다.제사를 지나기 전에 대치아파트를 지나 양재천으로 산책을 나갔다.추위가 대단했다.칼바람이 뺨을 뚫고 들어와 온몸에 한기를 더했다.
"들판에 서서 무지개를 보려면 비바람을 두려워해선 안된다." 그리고 나는 보았다.
물이 끊임없이 흘러가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길은정씨도,우리 아버지도,푸껫의 희생자들도 그렇게 흘러갔으리라. 차가움에서 뜨거움을 거쳐 다시 차가움으로 돌아갔으리라.
장자는 부인이 죽자, 동이를 두드리며 노래를 불렀다. 문상 간 친구 혜자(惠子)가 서둘러 장자의 행동을 말렸다. 장자는 말한다.
"처음 아내가 죽었을 때,난들 다른 사람처럼 슬프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아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와 태어나기도 전의 일을 생각해 보았지.아내가 태어나기 전에 원래 생명이 없었네.형체도 없었고,기(氣)도 없었지.이 모두가 혼돈 속에 뒤섞여 있다가 변해서 기가 있게 되고,기가 변해서 형이 생기고,형이 변해서 생명이 생겼던 거네.이제 다시 변해서 죽음으로 돌아간 것뿐일세.마치 계절이 바뀌어 봄,여름,가을,겨울이 되풀이하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이제 내 아내는 큰 방에서 잠들려 하는데,내가 시끄럽게 곡을 한다면,이는 천명(天命)을 이해하지 못하는 처사가 아니겠는가."-<장자>18장 '지락(至樂)'편
"삶과 죽음은 운명이고,낮과 밤이 일정함은 하늘의 법칙이다.이는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만물의 실상이다."-<장자>6장 '대종사(大宗師)'편
삼국지는 피가 뜨거울 때 읽어야 한다. 짜라투스트라,파우스트와 가깝게 지내는 것도 마찬가지이리라. 이제 노자와 장자를 읽을 나이가 얼추 된 것 같다. 아직도 피는 끓지만...
(2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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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음 속 깊이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결국은 우리가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엄격한 논리와 놀라운 직관력을 가져야만 이 세상의 신비를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파올로 코엘료의 말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어디를 향해 마구 달리고 있는가?
그는 말한다.
"길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다. 아니,사람마다 하나씩의 길이 있다. 진정한 길은 평생 가는 길이다. 그 길에서 각기 다른 표지들을 배우고 일상의 경험을 배우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내 행동이 심연에서의 거부를 거쳐 수용한 것이었을까. 인생 여정이 진정한 나의 길이었을까. 나는 과연 나의 칼을 발견했을까...
이따금 길을 잃을 때가 있다. 길눈이 어두워서도 아니고,기꺼이 받아들인 것은 더더욱 아니다. '운명'보다는 '자유의지'에 더 기대어 살아온 세월이었다.주먹(fist,faust)으로 운명의 벽을 뚫고자 했던 삶이었다. 새해 벽두,내 안의 나를 들여다보려고 애써봤다. 그리고 생각하고,적는다. 말로 표현되지 않는 생각은 나쁜 생각이므로.
나는 내 몸에 걸친 옷이 내게 참 잘 어울린다고 마인드 컨트롤(mind control) 하면서 살아왔다.이렇게 살고 있다.그리고 '어울리지 않음'을 두려워하고 있다. 모두 삶의 껍데기들 때문이다.
오늘 밤,적어도 이 순간만은 인성(人性)이 아닌,천성(天性)의 알몸으로 있다가 잠들고 싶다.
(2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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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 풍속도가 많이 달라졌다는 내용을 신문에서 많이 보았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나에겐 '폭탄주 송년회'가 여전했다. 주인을 잘못 만난 내 몸뚱아리는 올 연말에도 처절한 신세를 면치 못했다.내 뱃속에 '구라파 전쟁'을 일으킨 '폭탄주 송년회'가 30일 밤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폭탄주는 영어로 bomb-alcohol(또는 drink)이 아니다.
Boiler-maker다.'몸을 보일러처럼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술''온몸을 취기로 끓게 하는 술'이라는 뜻이다.Boiler-maker는 1970년대 미국의 부두,탄광,벌목장 등 3D업종 노동자들이 마시던 술이다.그런데, 어찌하여 우리나라에선 공부 깨나 했다는 사람들에게 이토록 폭탄주가 광범위하게 번졌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양주 한 잔(알코올 40도)과 맥주 3분의 2잔(알코올 4.5도)을 섞으면 알코올 도수가 10도인 폭탄주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폭탄주는 맥주의 탄산가스 때문에 양주 알잔보다 더 빨리 취하게 한다. 또 음주 다음날 아침에 허기를 느끼는 것은 알코올이 혈당을 낮춰 한끼 굶은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요한 건 양주든 폭탄주든 알코올 섭취량에 비례해 간 독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폭탄주를 마시고 빨리 취해 일찍 귀가해 쉬는 게 좋다"는 말에도 일리가 있다.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술이 술을 먹는 단계에 이르면 그야말로 골치 아프다. 아, 휴간(休肝)!
(20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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