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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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라 불리는 상황은 불확실성을 띠게 마련이다. 이른바 비선형적(non-linear) 상황이다. 도무지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럴 때 결코 간과해선 안될 일이 있다.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다수(군중)의 의견을 듣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요커'의 칼럼니스트 제임스 서로위키는 '군중의 지혜(Wisdom of Crowds)'라는 책에서 "다수의 지혜를 모으면,때로는 한두 사람의 전문가보다 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0년 전 영국의 한 마을의 가축시장에서 살찐 황소를 보여주고, 이 소를 잡으면 몇 파운드의 살이 나올 지 알아맞추는 사람에게 시상하는 경품대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6펜스의 돈을 내도록 했다. 모두 787명이 참가한 이 이벤트에서 정답(1198파운드=540kg)을 정확히 알아맞춘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그러나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제출된 답의 평균을 냈더니 1197파운드였다. 

'군중의 지혜'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또 하나의 에피소드가 있다.  1968년 미국 잠수함 '스콜피온'이 임무를 마친 뒤 돌아오다 실종됐다. 존 크레이븐이라는 해군 장교는 잠수함 전문가나 해류전문가에게만 기대지 않았다. 

그는 엉뚱하게도 수학자,잠수함 전문가,구조대원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팀을 구성했다. 잠수함의 재원 등에 관한 정보를 주고, 팀원 각자가 실종된 잠수함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 거라고 생각하는 지 시나리오를 작성해보라고 요청했다. 상품은 시바스리갈 한 병.

이들은 실종 잠수함의 위치를 정확히 짚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들의 시나리오에서 제시된 위치를 종합해 수색작업을 벌인 결과 잠수함을 쉽게 찾아냈다. 그 잠수함은 종합(평균) 예상지점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수학적 또는 과학적으로 분석해 추세선을 발견하면 문제해결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선형적(linear)상황에선 전문가 한 사람의 힘으로도 문제를 풀 수 있다. 하지만 비선형적 상황에선 이야기가 다르다. 

통찰력이 남다르고 특출한 사람이 있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겠지만,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땐 '군중의 지혜'를 빌려볼 일이다. 특수 상황에서 우중(愚衆)을 믿어선 안되겠지만, 나름대로 지혜로운 사람들의 의견은 반드시 수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어려울 수록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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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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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비비아나 토룬 등이 디자인한 '뱅글(Bangle) 시계'. 이런 팔찌시계는 "시간이 우리를 구속해선 안되며, 오히려 우리를 시간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 는 철학에서 비롯됐다. 시계줄이 트여 있는 것은 시간의 굴레에서 해방된다는 것을 뜻하며, 거울로 만든 시계판은 현재(Now)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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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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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고3은 산삼도,인삼도,해삼도 아니라는 우스갯말이 있다.대학에 가야 인간이 된다고 한다.  

O...광주에는 대동여지도를 방 벽에 붙여놓고 천산대학을 기여코 졸업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사람이 있다. 그의 말이 걸작이다. "하고 싶은 일은 천산대학(千山大學)을 졸업하는 일이다. 천산대학이란 죽기 전에 1천 개 산을 오르는 일이다. 현재까지 300여 개의 산을 올랐다. 화랑의 풍류도를 짐작하는 데는 등산이 최적인 것 같다. 산천을 유람하다보면 변화를 받아들이게 된다. 아울러 육체는 건강해지고 정신은 유연해 진다. 등산을 하다보면 호연지기가 길러지고 자연과 교감하게 되며, 자신에 대한 사색과 자신과 만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래서 등산은 운동이라기보다는 풍류도를 실천하는 것에 가깝다. 다시 말해 등산 행위는 도(道) 닦는 일과 같다."

오늘 난장닷컴에는 1년에 1천 곳의 바(BAR)를 가고야 말겠다는  사나이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와 있다. 미국 뉴욕에 사는 댄 프리만(www.thousandbars.blogspot.com )이라는 사람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올해 안에 1,000곳의 바를 방문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지금까지 535곳의 바를 방문했으며, 한 곳에서 보통 3~5잔의 맥주를 마신다는 것이다.  그의 꿈은 '천바대학'졸업인 것 같다. 

우리 학창 시절엔 '백미(백번 미팅)대학'의 졸업을 꿈꾸는 사람이 있었다. 또 어떤 사람은 대학 앞 거리의 술집을 하루에 모두 돌아버리겠는 꿈을 실천하곤 3박4일 술에 취해 지냈다는 전설도 없지 않다. 일주(一酒)대학?

참 희한(稀罕)한 이들이 많다. 이것도 일종의 가벼운 편집증(paranoia) 인가. 하긴 '편집증 환자만이 살아남는다(Only the Paranoid Survive)'라는 책이 있는가 하면,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라는 블로그(
http://blog.joins.com/iseek/')도 있긴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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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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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드라마는 항상 무게라는 기준으로 표현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인간이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이 그녀에게 일어난 것일까? 그녀의 드라마는 무거움의 드라마가 아니라 가벼움의 드라마였다. 그녀 위에 떨어진 것은 무거운 짐이 아니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었다." (작품 속의 명문장/그녀=사비나)

바람둥이 외과의사 토마스는 자식을 하나 낳은 아내와 이혼하고 오랜 애인인 화가 사비나 등 여성들과 정사를 나누며 살아간다. 사비나에겐 프란스(대학교수)라는 애인이 있다.

토마스는 어느 날 체코의 한 마을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테레자를 만나 자기 집으로 데려온다. 테레자는 토마스에겐 고향같이 포근한 여자다. 함께 잠 드는 것 자체가 그에겐 행복이다. 이상한 일이다. 그러나 테레자는 다른 여인들과의 섹스를 마다하지 않는 토마스 때문에 심신을 망가뜨려 간다. 

1968년 '프라하의 봄'을 짓밟는 소련군의 침공으로 취리히로 피신한 두 사람은 프라하로 다시 돌아오나 토마스는 체제에 협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사 자격을 박탈당한다. 창문 청소부, 농장 트럭 운전기사 등 일자리를 전전하며 늙어가는 토마스는 테레자와 진정한 사랑을 이룬다. 미국으로 건너갔던 사비나는 토마스의 아들에게서 두 사람의 사고사를 알리는 편지를 받는다. 

토마스의 사랑은 그렇게 되어야 하는(es muss sein) 것이 아니라, 다른 모양이 될 수도 있는(es konnte auch anders sein) 것이다. 무거움을 견딜 수 없는 가벼운 사랑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사랑과 망명과 현대인의 분열을 다룬,지극히 실제적인 작품이다.  체코 태생의 소설가 이자 극작가인 밀란 쿤데라(1929~)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막 나온 뜨끈뜨끈한 책 한 권을 운좋게 얻었다. 위 내용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요약한, 이 책의 한 chapter를 더 짧게 간추린 것이다. 둘러보니 요긴한 책이다. '교양으로 읽어야 할 절대지식-세계명작 편'(가메야마 이쿠오 외 지음/이다 미디어,864쪽).

이 chapter의 들어가는 부분엔 다음과 같이 서술돼 있다. "사랑과 성,역사와 이데올로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는 주인공들의 방황을 통해 현대인의 분열을 묘사하고 있다. 인간의 삶과 죽음을 가벼움과 무거움이라는 이분법적 측면에서 조명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 많은 세계명작을 읽을 엄두도 못냈던,나같은 사람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일리아스'부터 '반지의 제왕'에 이르기까지 무려 226편의 명작이 보석처럼 빛난다. 

개개의 책에 푹 빠지는 게 가장 좋겠다. 하지만 이런 책으로나마 세계명작의 냄새라도 두루 맡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좋은 일이다.  값이 2만 7천원으로 좀 비싸지만,소장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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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명 수필/단상 회상2010. 7. 1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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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회사를 위해 일하지 말라!"
"7년 만에 주어지는 1년 간의 안식휴가,1000만 원의 휴가비와 1,000만원짜리 헬스 이용권..  무료 교육이 유난히 많고 윈윈(win-win)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이상한 회사,휴가는 내 맘대로 가고 사명은 목숨처럼 지키는 회사"

이상한 나라(wonderland)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제목은 '우리는 이상한 회사에 다닌다'이다.(매일경제신문사,남동희 엮음)

10여 년 전부터 내가 견지해 온 작은 기업철학이 있다.
"개인의 목표와 조직의 목표가 일치하는 회사가 가장 좋다. 그런 직장은 '(어른들의)신나는 놀이터'가 될 것이다. 개인이 돈을 위해 일한다고 느끼기보다는, 일을 즐기고 있다고 느낄 때 가장 행복하다. 조직과 개인의, 목표와 지향점이 가장 가까운 회사야말로 가장 훌륭한 조직이다."

누가 뭐래도 아직 이런 작은 철학을 버리지 않고 있는 내게도 '우리는 이상한 회사에 다닌다'는 책은 충격이다. 이 책의 머리말에 등장하는 시간관리 메트릭스 등 익숙한 단어에 잠시 상념의 나래를 접고 똬리를 틀어본다. 리더십,코칭,시간관리,그리고 프랭클린 플래너...

이상한 회사,이상한 문화,이상한 사람들,이상한 고객들. 이 책의 chapter들이다. 눈에 띄는 소제목이 적지 않다. 이상한 단어들 때문이다. 조기출근수당 5000원,I LOVE TEENS,난초에 물 주는 고유업무, 명절 청소경연 대회,People first,Strategy second(사람이 전략보다 중요하다),당신의 감정계좌는 어떻습니까,플래너를 사랑하는 챔피언들.....
흥미롭다. 그런데, 우린 이상한 회사에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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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Z